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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퍼옴 2009-10-29 18:53:23, Hit : 1072
Subject   동생의 초경
http://mooncalfs.egloos.com/5129815 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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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 아래가 축축히 물들어있었던 때를 기억한다. 벌건 피가 슬그머니 흘러나와서, 나는 기쁜 표정으로 속옷을 덜렁덜렁 흔들고 어머니께 자랑스럽게 말했다. 나, 생리해. 나는 생리가 조금 늦은 편이었기에, 걱정하고 있었던 나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었다. 어머니는 복잡미묘한 표정으로 일단 생리대를 차고 팬티나 입으라고 나를 타박놓으시고, 이내 함께 웃어버렸다. 아버지는 그날 한아름 커다란 국화꽃바구니를 사오셨다. 평소라면 엄두도 못낼 스카이 라운지에서 나는 여자가 된 날을 축하받았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감사드릴 일이다. 세상이 많이 변했다고 해도, 여전히 생리를 시작한 아이에게 그걸 무척이나 부끄러운 행위처럼 설명하는 집도 있다고 하니까. 우리 집은 꽤나 보수적인데도,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참 개방적이었다. 나는 지금도, 아버지에게 생리 날짜를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기분이 몹시 나쁘고 싫으니까, 예민해져있다고 말해두면 아버지도 이해해주시는 편이다. 남자친구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첫단추가 다정했기에, 나는 공공장소에서 생리에 대해 말하는게 그렇게까지 부끄럽지 않다. 여자인 내가 알려주지 않으면 상대 남성이 절대 이해할 수 없는 게 이런 부분이니까.

동생이 초경을 시작했다. 기분이 이상하다. 어리다고만 생각했던 아이가 자라서, 어머니가 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 한 구석이 묘하게 복잡하다. 여자라면 당연히 얻게 될 한 달의 한 번의 생리통과 귀찮은 일주일을 그 애도 선사받았다는 게, 기쁘기만은 않기도 하다. 어머니도 이런 기분이었을까. 내가 생리를 시작한다고 말했을 때, 당신도 이런 기분을 느꼈을까.

생리에 대해 별로 기분 나쁜 기색없이 받아들이는 동생을 보면서, 내게 이것저것을 물어오는 그 애를 보면서 우리가 자매라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오늘은 꽃다발과 커다란 케이크를 들고 가야지. 내가 받았듯, 동생에게도 축하를 해줘야지. 네가 시작한 그것이 누구에게도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고, 사랑한다고 말해줘야겠다.  조금 부끄럽지만.

출처:동생의 초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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