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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닉 2003-08-12 13:01:44, Hit : 3048
Subject   [번역] A.3.4. 아나키즘은 평화주의인가?
A.3.4. 아나키즘은 평화주의인가?

    평화주의적인 경향은 아나키즘에 지속적으로 존재해왔다. 그 대표적인 예가 레오 톨스토이Leo Tolstoy이다. 이런 경향의 아나키즘을 흔히 “아나코-평화주의(anarcho-pacifism)”라 부르기도 한다. (때로는 “비폭력 아나키스트”라는 용어를 쓰기도 하지만, 이는 그 외의 아나키즘 운동을 “폭력적”인 것으로 규정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적절치 못하다.) 아나키즘과 평화주의의 결합은 아나키즘의 기본적인 사상과 주장에 비추어 볼 때 그리 예외적인 것은 아니다. 결과적으로 폭력과 상해의 위협은 개인의 자유를 파괴하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피터 마샬(Peter Marshall)이 지적했듯이, “개인의 자주적 주권를 존중하는 아나키즘의 이념에 비춰볼 때, 궁극적으로 아나키즘적 가치는 비폭력, 혹은 ‘폭력이 아님’을 암시한다.” [Demanding the Impossible, p. 637] 말라테스타(Malatesta)는 “아나키즘의 주요 강령은 인간관계에서 폭력을 제거하는 것이다” 그래서 아나키스트는 “폭력에 반대한다”고 기술함으로써 이를 보다 명확히 했다.[Life and Ideas, p. 53]

    그러나 그토록 많은 아나키스트들이 폭력을 반대하고 평화주의를 갈망한다고 해서 모든 운동이 필연적으로 평화주의적인 것은 아니다.(여기서 “평화주의적”이란 말은 모든 형태의 폭력을 동시에 전면 부정하는 것을 의미한다.) 오히려 국가의 조직화된 폭력에 대항하면서 동시에 압제자가 행하는 폭력과 억압당하는 사람들이 행하는 폭력을 구분할 줄 아는 반군국주의 입장이 대부분 아나키스트들의 입장이라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하다. 따라서 아나키스트들이 군대와 자본주의자들의 전쟁을 반대하는 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하면서 동시에 억압에 대항해서 무장단체를 조직하고 지원하는지에 대한 이유가 보다 명백해진다. (러시아 혁명의 와중에 붉은 군대와 흰 군대에 저항해 일어났던 마흐노주의자들의 무장봉기, 스페인 혁명 때 파시스트들에 대항하기 위해 조직되었던 아나키스트 민병의 예 - A.5.4.와 A.5.6.을 참조하라)

    대충 정리해 보면, 비폭력의 문제는 개인주의적 아나키스트와 사회적 아나키스트, 두가지의 경향으로 나누어 진다. 개인주의적 아나키스트의 대부분은 상호부조론자들과 마찬가지로 비폭력적 방법에 의한 사회변화를 지지한다. 그러나 대개의 개인주의적 아나키스트들도 공격에 대한 자기 방어로서의 폭력을 인정한다는 측면에서 순수 평화주의자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한편 사회적 아나키스트들 대부분은 견고한 권력을 무너뜨리고 국가와 자본주의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힘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혁명적 폭력의 사용을 지지한다. (아나코 생디칼리스트였던 바트 드 리히트Bart de Ligt가 대표적인 인물인데, 그는 평화주의자들의 고전이라 일컬어지는 [폭력의 정복]을 쓴 저자이기도 하다) 말라테스타는, 폭력은 “그것 자체로 사악한 것”이긴 하지만 “폭력으로부터 자신과 이웃을 방어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라고 말하며 “노예는 항상 정당한 방어를 수행할 수 있는 상태에 있다. 결국 지배자와 압제자에 대항하는 노예의 폭력은 항상 도덕적으로 정당한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같은 책 p. 55, pp. 53-54] 또 사회적 억압은 “개인들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사물들의 조직과 사회적 지위 관계에서 나온다. 아나키스트 혁명의 목표는 개인이 아닌  계급으로서 특권화된 지위에 종말을 고하는 것이다. 따라서 아나키스트들은 “사람이 아닌 사물들의 조직과 지위 관계를 무너뜨려야 한다”라고 한 바쿠닌의 말을 강조한다. [Richard B. Saltman, The social and Political Thought of Michael Bakunin p. 121, p. 124 and p. 122에서 재인용]

    사실, 대부분의 아나키스트들에게 있어 폭력의 문제는 상대적으로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들은 폭력을 찬양하지도 않을뿐더러 사회적 투쟁이나 혁명의 기간에 어찌되었건 폭력을 최소화하도록 해야한다는 데 생각을 같이 한다. 아마 아나키스트라면 네덜란드의 평화주의자이자 아나코생디칼리스트인 바트 드 리히트Bart de Ligt 가 내놓은 다음과 같은 주장에 모두 동의할 것이다. “자본주의 세계의 특징적 조건인 폭력과 전쟁은 착취받은 계급의 역사적 임무인 개인의 해방과 병행될 수 없다. 폭력이 커지면 커질수록 혁명은 약해진다. 심지어 폭력이 의도적으로 혁명의 편에 봉사할 경우에도 그러하다.“

    이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의 아나키스트들이 “부르주아 평화주의의 부조리”(드 리히트의 책에서 한 장의 제목)라는 말의 사용도 적극 지지한다. 드 리히트와 다른 아나키스트들에게 있어 폭력은 이미 자본주의체제에 내재되어 있기 때문에 자본주의를 평화주의적으로 전환하려는 어떤 시도도 좌절될 수 밖에 없다. 이것은 한편으로, 전쟁이 종종 다른 수단에 의한 경제적 경쟁이기 때문이다. 각국은 경제위기가 닥치면 전쟁을 일으켜 순수하게 경제적으로 얻을 수 없었던 이익을 갈등을 통해 얻고자 시도한다. 다른 한편으로, “폭력은 현대 사회에서 필수불가결하다... 그 이유는, 폭력이 없으면 각국의 지배계급이 착취받는 대중에 대항하여 그들의 특권을 완벽하게 유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군대는 무엇보다 불평불만으로 가득한 노동자들을 진압하기 유지된다.” [바트 드 리히트의 같은 책, p. 62] 국가와 자본주의가 존재하는 한 폭력은 피할 수 없다. 평화주의 아나키스트들에게 있어, 모순없이 일관된 평화주의자가 되기 위해서는 아나키스트가 되어야 한다. 그것은 모순없이 일관된 아나키스트가 되기 위해서는 평화주의자가 되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비평화주의자 아나키스트에게 있어 폭력은 폭압과 착취의 피할 수 없는 불행한 결과로 비춰진다. 뿐만 아니라 폭력은 특권 계급이 자신의 권력과 부를 포기하게 만드는 유일한 수단이기도 한다.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스스로 자신의 권력을 포기하지 않는다. 오직 그렇게 하게끔 강제해야 한다. 따라서 대다수의 민중을 노예 상태에 빠뜨리는 보다 폭압적이고 지속적인 폭력을 끝장내기 위해서는 “과도기적” 폭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한다. 논의를 단순히 폭력이냐 비폭력이냐의 문제로 끌고가면 어떻게 이 사회를 보다 좋은 것으로 바꾸는가 하는 현실적 문제를 간과하게 된다는 것이다. 알렉샅더 버크만Alexander Berkman이 지적하듯이 자칫 평화주의 아나키스트들은 “일하기 위해 소매를 걷어 올리는 것을 일 그 자체로 여기는” 것처럼 중요한 문제를 간과하기 쉽다. 이와 대조적으로 “혁명의 투쟁시기는 단지 소매를 걷어 올리는 것일 뿐이다. 정말 실질적인 작업은 그 다음부터다.”[ABC of Anarchism, p. 40] 실제로 대부분의 사회적 갈등과 혁명은 상대적으로 평화롭게 시작된다.(파업, 점거 등등을 통해) 폭력적으로 돌변하는 것은 권력자들이 그들의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폭압을 행사하면서부터이다. (가장 고전적인 예가 1920년 이탈리아이다. 노동자들이 공장을 점거하자 파시스트들이 그들에게 갖은 테러를 자행했다. -- A.5.5. 참조)

    앞서 말했듯이, 모든 아나키스트들은 반군국주의자들이며 국가주의/자본주의 전쟁과 군대(“방위” 산업도 포함해서)를 모두 반대한다. (루돌프 로커Rudulf Rocker와 샘 돌고프Sam Dolgoff와 같은 몇 명의 아나키스트들이 2차 세계대전 기간에 반파시스트-자본주의 진영을 지지한 일은 있지만...) 아나키스트와 아나코생디칼리스트들이 주창한 반-전쟁기계의 구호는 1차 대전이 시작되기 훨씬 이전부터 베를린과 북미의 생디칼리스트와 아나키스트들에 의해 곳곳에 전파되었다. 그들은 군인들에게 상부의 명령을 따르지 말고 파업 중인 동료 노동자들을 탄압하지 말 것을 촉구하는 프랑스 CGT 전단지를 뿌렸다. 엠마 골드만과 알렉산더 버크만은 1917년에 “징병거부 동맹”을 조직했다는 이유로 둘다 체포되어 미국에서 추방되었다. 같은 시기에 유럽에서는 다수의 아나키스트들이 1, 2차 대전 중에 징병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수감되었다. 아나코생디칼리스트들의 영향 하에 있던 IWW는 반전을 주도하고 막강한 찬전론자들에게 반전 메시지를 전했다는 이유로 정부의 대대적인 진압을 당해야했다. 최근에도 아나키스트들(노엄 촘스키Noam Chomsky나 폴 굿맨Paul Goodman같은 사람들을 포함해서)은 징병제에 대한 거부 뿐만 아니라 여러 다른 평화 운동에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또한 걸프 전쟁(이탈리아에서 이에 반대하는 시위를 조작한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베트남 전쟁, 포크랜드 전쟁 등에 대항하여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계급전쟁이 아닌 전쟁은 NO"라는 슬로건이 유행하게 된 것도 이러한 최근의 사건들을 통해서이다. 이 슬로건은 아나키스트들의 반전을 잘 요약하고 있다. -- 즉, 전쟁은 각국의 억압받는 계급이 권력자들의 권력과 이익을 위해 서로 죽이는 계급제도의 사악한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아나키스트들은 이러한 조직화된 살육에 가담하기 보다 노동자들로 하여금 지배자들의 이익이 아닌 그들 자신의 이익에 봉사하라고 호소한다.

    “결코 우리는 타협해서는 안된다. 사람들간의 형제애, 정의, 자유를 약속하는 유일한 방법으로서, 자본주의자들과 임금 노예들, 지배자들과 지배받는 사람들 사이의 간극을 보다 명확히 하고 사유재산을 몰수하는 동시에 국가를 무너뜨리도록 선전해야한다. 우리는 이러한 일들이 성사될 수 있도록 준비해야한다.” [말라테스타의 같은 책, p. 251] (윗 글은 말라테스타가 피터 크로포트킨Peter Kropotkin에 반박하기 위해 쓴 것이다. 크로포트킨은 그가 몇 십년동안 주창해왔던 것들을 철회하고 1차 세계대전 중 독일의 권위주의와 제국주의에 대항하기 위해 연합국을 지지하게 된다. 말라테스타의 지적에 따르면 “모든 정부와 자본주의 계급은 자국의 노동자와 반역자에 대하여 온갖 악행을 저지른다.” [같은 책, p. 246])

   이상으로, 아나키스트에 대한 평화주의의 흡인력은 이제 명백해졌다. 폭력은 권위주의적이고 강제적이다. 따라서 폭력을 사용하는 것은 아나키스트의 원리에 어긋난다. 아나키스트라면 “우리는 폭력에 반대하는 원리 위에 서 있기 때문에 사회적 투쟁이 가능하면 인간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는다.”[같은 책, p. 57] 라고 주장한 말라테스타의 말에 모두 동의할 것이다. 전부는 아니지만 엄격한 평화주의자가 아닌 대부분의 아나키스트들은 폭력이 종종 역효과를 일으키고 사람들을 소외시키며 사회 변혁을 위한 아나키스트 운동과 민중운동을 정부가 탄압하는 구실을 제공하기도 한다는 평화주의 아나키스트들의 주장을 수긍한다. 또한 모든 아나키스트들이 비폭력 직접행동과 시민 불복종 운동을 지지하고 그것이 급진적 변혁을 위해 보다 효과적인 방법론이 될 수 있다는 것에 의견을 같이한다.

    요컨대, 순수하게 평화주의자인 아나키스트는 거의 없다. 대부분이 폭력적 방법을 필요악으로 받아들이고 폭력을 가급적이면 최소화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또 폭력을 제도화한 혁명이 새로운 형태의 국가를 만들어낸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권위를 무너뜨리는 것과 폭력에 저항하기 위해 폭력을 사용하는 것은 결코 권위적인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따라서 대부분의 아나키스트들이 비록 평화주의자는 아니지만, 자기 방어 이외에는 폭력을 사용하지 말아야 하고, 어쩔 수 없는 경우에는 폭력을 최소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매닉 (2003-08-12 13:04:01)
몇 주전에 벌써 했어야할 번역을 이번에 거의 야매로 했습니다. 번역을 하면서 죽 일어보니까, 인식의 깊이에 있어서는 역시 무까이 꼬오의 [폭력론 노트]에 미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드는 군요. 하긴 인트로인 특징도 있겠지만...
 Prev    A.3.3. 어떤 종류의 녹색아나키즘이 존재하는가? 번역 들어갑니다 [1]
매닉
  2003/08/12 
 Next    F.1 'are anarcho-capitalists really anarchists?' 합니다. [1]
자하
  2003/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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