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두번째 기사[노동]납치논란 2라운드 “동의아래 연행” Vs “협박·매수” |
강진우 기자 / jwkang@dominilbo.com |
헌법소원 제기한 이주노동자, 경찰 대질심문서 진술번복
속보=헌법소원을 취하하지 않아 납치를 당했다고 주장했던 파키스탄 출신 이주노동자(산업연수생) 바샤랏 알리(23)씨가 지난 25일 대질심문에서 납치가 아닌 동의 아래 송출업체 직원을 따라 나섰다며 진술을 번복했다.
이에 대해 외국인 노동자 상담소(소장 이철승 목사)는 가족에 대한 협박과 매수로 말미암은 동의가 자율 의사냐며 강하게 반박하고 있다.
마산중부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을 때 알리씨는 “23일 오후부터 송출회사, 대사관 직원 등이 찾아와 헌법 소원을 취하하라고 요구했고 형과 떨어진 틈을 이용해 ‘형과 헌법소원을 취하하기로 합의했다’며 자신을 차에 태워 납치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차에서 계속 형과 통화하게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거부당했으며 경찰로부터 전화가 오자 그때부터는 헌법소원 취하 서류에 서명을 하라고 요구했다”고 진술했었다.
하지만 25일 송출업체 직원과 한 대질심문에서 알리씨는 “자기가 이들을 따라가겠다고 동의하고 갔다”고 진술을 뒤집어 납치 주장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이에 대해 외국인 노동자 상담소 이철승 소장은 29일 “알리씨가 없어진 이후 정황을 살펴본 결과 소송 취하 명목으로 800만원 남짓 주겠다고 한 점과 본국의 가족으로부터 소송을 취하하라는 간곡한 부탁을 받은 점 등 매수와 가족 협박을 통해 얻어낸 동의”라며 진술 번복을 순수한 동의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또한 그는 “문제의 핵심은 헌법 소원 재판을 받기도 전에 중소기업청 등 공공기관이 훼방을 놓고 있는 것”이라며 “이번 기회를 통해 산업연수생 제도의 부당함을 세상에 알려 완전 폐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사건에 대해 검찰 지휘를 받아 조사를 계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
첫번째 기사 [노동]헌법소원 제기한 이주노동자 알리씨 납치
|
인터넷 도민일보/조미령 기자 / miju@dominilbo.com
|
|
 |
경남외국인상담소는 24일 오전 10시 30분 상담소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17일 고용허가제가 시작됐지만 산업연수생 제도의 악법성은 해결되지 않았다”며 “이런 가운데 헌법소원을 제기한 이주노동자가 중기협과 연수생 사후관리업체, 파키스탄 대사관 일행에 의해 감금 납치된 사건에 분노와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개탄했다. 가운데는 납치된 것으로 알려진 알리씨의 형./사진=김구연 기자
|
|
파키스탄 대사관 직원과 송출업체 직원 등 헌법소원 취하 강요
헌법소원을 제기한 이주노동자가 대사관과 송출회사 일행에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4일 경남외국인상담소(소장 이철승)에 따르면 지난 23일 오후 4시께 마산시 진동면 친형(29)이 일하는 회사 기숙사에 있던 파키스탄 이주노동자 바샤랏 알리(24)가 중소기업협동중앙회 직원 1명과 파키스탄 송출업체 직원 3명, 파키스탄 대사관 직원 1명 등 5명에게 헌법소원 취하를 강요받았다.
이를 거부하던 알리는 이들에게 감금돼 있다 근처 친구 집으로 피신했지만 곧 이들에게 붙잡혀 차량에 납치됐고, 이튿날인 24일 오전 3시께 파키스탄 대사관으로 이송 중인 사실이 확인됐다.
사건 당시 대사관 일행이 알리를 찾아 온 것을 목격한 친형 무바르크 알리는 “(헌법 소송 취하 각서)에 사인을 하지 않으면 파키스탄에 있는 가족들과 너희 형제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라며 “출입국관리소 벌금과 실직한 이후 월급·변호사 수임료·항공비 등을 다 줄 테니 사인을 하라고 강요했다”고 말했다.
형 알리는 “집안 형편이 좋지 않아 3형제 중 2명이 돈을 벌려고 한국에 왔는데 동생이 헌법소원을 제기해 송출회사측이 파키스탄에 있는 가족들에게 협박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상담소는 24일 오전 10시 30분 상담소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달 17일 고용허가제가 시작됐지만 산업연수생 제도의 악법성은 해결되지 않았다”며 “이런 가운데 헌법소원을 제기한 이주노동자가 중기협과 연수생 사후관리업체, 파키스탄 대사관 일행에 의해 감금 납치된 사건에 분노와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개탄했다.
상담소는 특히 “헌법소원이 헌재에 본안 회부된 사실은 소원 당사자만이 알 수 있는 일인데 어떻게 중기협과 사후관리업체 등에 정보가 흘러갔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며 “그런 정보가 없었다면 어떻게 알리와 주소지를 알고 찾아왔겠느냐”며 이번 사건의 배후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경남외국인상담소 이사 조현철 변호사는 “이번 사건의 궁극적인 책임은 대사관 일행에 있다기보다는 산업연수생 제도가 존재하는 한 이같은 인권유린이 반복된다는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대사관 일행과 그 배후에 대한 당국의 엄정한 조사와 처벌 그리고 헌재의 현명한 결정이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파키스탄 대사관측이 24일 오후 5시께 외교관과 알 리가 창원에 내려가겠다고 경찰에 통보했다”며 “창원으로 내려오는 대로 경찰청이나 마산중부경찰서에서 감금 및 납치와 관련해 알리와 대사관 일행 측을 상대로 조사할 방침”이라며 했다.
한편 지난달 상담소와 민변 경남지부가 알리 등 2명의 위임을 받아 헌법소원을 제기했고 최근 헌법재판소로부터 본안에 심판결정통보로 재판에 정식 회부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알리씨가 제출 헌법소원 내용은
|
강진우 기자 / jwkang@dominilbo.com
|
“법치·평등권 위반”
지난달 파키스탄 외국인 노동자 알리(23)씨를 포함한 2명이 산업연수생 운영 지침으로 입은 손해를 회복해 달라는 취지로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그 내용은 산업연수생 제도가 헌법 6조와 95조의 법치주의, 11조 평등권, 15조 직업 선택의 자유, 119조 시장 경제의 원리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우선 법치주의를 위반했다는 주장은 산업연수생 제도는 연수를 위한 체류 자격으로 산업연수생이 입국했는데 이들에 대해 법률상 아무 근거없이 외국인 근로자로 취업을 할 수 있게 했으므로 위법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평등권 위반이다. 산업연수생 보호를 위한 노동부 예규인 외국인 산업기술 연수생의 보호 및 관리에 관한 지침은 근로기준법의 적용 범위에 관해 △폭행 및 강제 근로 금지(근로기준법 6조) △연수 수당의 정기, 직접, 전액, 통화불 지급(42조) △연수 시간, 휴게·휴일, 시간외, 야간 및 휴일 연수(제 23조, 53조, 54조, 55조) 등 극히 일부 규정의 적용만 받도록 할 뿐 퇴직금, 임금 채권 우선변제, 휴가 제도, 여성근로자 등에 대한 특별보호 등 주요 조항 적용을 배제하고 있다.
따라서 이 노동부 예규는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합리적 이유없이 차별하는 것으로 헌법상 평등 원칙에 위배돼 외국인 근로자의 평등권을 침해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직업 선택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것. 산업 연수생은 연수 기간 동안 직장을 선택할 여지가 인정되지 않는데 이는 직업 수행 내지 행사의 자유로 보장돼야 할 직장 선택의 자유를 제한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국내 노동시장의 안정 등 공공복리를 위해 특정 직종, 일정한 범위 안의 사업장 이동 등은 허가나 신고제 도입으로 제한할 수 있겠지만 지금처럼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전면 봉쇄하는 것은 직장 선택의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며 나아가 행복추구권 또한 침해한다는 것이다.
마지막 시장경제 원리에 위배된다는 것은 산업연수생 신분으로 입국하면 단순 기능 노무를 제공하는 외국인 근로자라는 점 때문에 늘 최저 수준 임금을 받게 되는데 이는 직장 선택의 자유가 본질적으로 침해받는 데 기인하므로 시장 경제 원리에 위배된다는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