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월 17일 외국인 근로자들이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강제추방 저지와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를 요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모습. /조선일보DB
알카에다 활동과 연계가능성"
불법체류 외국인들 反韓활동 증가
정치적 성격… 배후에 급진세력 개입 의혹
이슬람국가 출신 외국인 29개국 6만7000명
호경업기자 hok@chosun.com
입력 : 2004.10.03 18:30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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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카에다 한국 테러대상 지목
법무부가 3일 한나라당 김재경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를 통해 국내 불법체류외국인들의 반한활동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한 것은, 알 카에다가 한국을 테러대상국에 포함시켰다는 소식과 겹쳐지면서 잠재적인 사회불안요인으로 등장했다. 특히 알 카에다의 ‘한국 테러대상국 포함’ 소식과 관련 정부 고위 관계자가 이날 “국내에 들어와 있는 이슬람계통 불법체류자 중에도 주목할 만한 사람들이 있다”고 언급함으로써 이들 국내 불법체류자들의 반한활동이 알 카에다와의 테러활동과 연계될 가능성까지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금까지 정부당국이 파악한 불법체류자들의 반한활동은 반정부적 시위 및 집회가 주종을 이루는 가운데 일부 단체가 테러협박을 하고 있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반한활동이 처음으로 포착된 것은 올 초 명동성당에서 열린 외국인 불법체류자들의 시위에서 “자진출국 전면 거부, 정권타도, 이라크 파병반대” 등의 구호가 등장하면서라고 한다. 그동안 불법체류자 단속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소규모 집회가 전국 곳곳에서 열리기는 했지만, ‘정권타도’ ‘이라크 파병반대’ 등과 같은 정치성 구호가 등장한 것은 이때가 처음이라는 것이 정부측 설명이다. 이에 정부 당국은 불법체류자들의 활동이 단순히 단속에 대한 항의 차원을 넘어 정치성을 띠고 있다는 점에 주목, 이들의 배후에 일부 급진세력들이 개입하고 있다는 판단을 하고 이에 대한 대책마련에 나섰다는 것이다.
정부 당국은 특히 이들의 시위에 앞서 지난 1월 16일에는 태국계 반한단체인 ‘아키아’에 의한 항공기 테러협박이 있었고, 열흘 뒤인 1월 27일에는 총리실 민정비서관실 앞으로 여의도 도시가스를 폭파하겠다는 ‘주한국 연변방 흑룡회’ 명의로 협박편지가 배달되면서 이들의 반한활동에 대한 경계를 한층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실에 배달된 편지의 경우 발송자의 명의로 볼 때 작성자가 국내에 체류 중인 조선족일 것으로 추정됐고, 이 때문에 국내 외국인 불법체류자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이에 따라 불법체류자가 정부정책에 반대하거나 불법집회를 개최하며 시위하는 등 반정부 활동이 잇따라 벌어지고 있는 사태를 방치해둘 수 없다고 판단, 연초 국무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에게 실태를 보고했고 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지난 4월 반한활동 불법체류자에 대한 종합대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정부 당국은 대응방안은 마련했으나 반한활동을 펼치는 불법체류자 수가 얼마나 되는지 그 주도세력은 누구인지 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파악조차 못하고 있다. 법무부 통계에 따르면 작년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은 모두 43만7954명이다. 이 중 이슬람국가 출신은 29개국 6만7068명으로 집계됐다. 특히 이 가운데 미 국무부가 테러지원국으로 분류한 이란, 이라크, 리비아, 시리아, 수단 등 5개국 출신이 1755명이다. 또 알 카에다 등 테러 단체를 실질적으로 지원해 왔다는 의혹을 받아온 파키스탄과 아프가니스탄 출신이 7177명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아직까지 반한활동이 국외단체 및 국내단체와 연계해 움직인다는 증거는 없고 반한활동 가능자들에 대한 동향파악에 집중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법무부가 반한활동 대책을 시행하면서 특히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은 해외 테러단체들과의 연계를 차단하는 것이다. 최근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한국 등을 테러공격 목표로 공개 경고하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에도 국내 반한활동에 대한 감시 필요성이 높아졌다는 법무부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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