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는 테러리스트가 아니다”
이주노동자 합동단속, 탄압중단 촉구 기자회견 열려
기사전송 기사프린트 전민성(minsungch) 기자
▲ 7일 오전 열린 '이주노동자 합동단속, 탄압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이주노동자들은 푯말에 '이주노동자를 테러리스트로 부르는 것을 중단하라' '우리는 한국에서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이지, 테러리스트가 아니다' '살인적인 이주노동자 합동단속 중단하라'등의 문구를 적었다.
ⓒ2004 전민성
7일 오전 11시, 서울 명동 성당 들머리에서 ‘이주노동자 합동단속, 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기자회견장에는 명동성당 들머리에서 이주노동자 전면합법화를 요구하며 노숙투쟁을 한 지 오늘로 327일을 맞은 명동성당 농성단과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의 티푸씨, 신승철 민주노총 부위원장, 이병현 민주노동당 노동위원장 등이 참석해, 이주노동자에 대한 무차별 연행과 인권유린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 명동성당 농성단의 아노와르 대표는 "정부가 이주노동자들을 테러리스트로 지목하여, 비자를 가진 합법적인 이주노동자까지 단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2004 전민성
아누아르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아름다운 땅이라고 알고 온 한국의 정부는 우리가 투쟁할 수밖에 없도록 만들고 있다”며 특히 “정부가 이주노동자들을 테러리스트라고 지목하여, 비자를 가진 합법적인 이주노동자까지 단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산 외국인노동자센터에서 상담일을 하고 있는 티푸(31, 방글라데시)씨도 “단지 이슬람 국가에서 태어난 것은, 알카에다, 테러리스트와 관련이 없다”며, 특히 “주요 일간지 중 일부가 이주노동자들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싣고, 테러리스트라는 설명을 덧붙였다”며, ‘이것은 명백한 인권유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알카에다 경고 후 법무부가 경찰, 용역들과 대규모 합동단속을 시작했으며, 단지 이슬람 국가 출신이라는 이유만으로 합법적인 비자를 가진 이주노동자들까지 연행해 갔다”고 증언했다.
그는 지난 월요일에도 2005년 5월까지 유효한 고용허가제 비자(E9)를 받은 두 방글라데시 노동자가 김포에서 연행되 인천 출입국관리소에 감금돼 있다며, "합법적으로 일하러 온 노동자를 테러리스트라고 연행하는 것은 부당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신승철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은 계속해 파병반대, 파병군대 철수를 위한 투쟁을 계속해 왔다”며, “이주노동자들은 한국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노무현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헌법에 보장된 권리를 박탈하고 강제출국을 시키는 것은 명백한 인권유린이며,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잘못된 정책을 감추기 위해 인종주의와 민족주의를 이용하고 있다”며, 집시법, 파견법 등 불합리한 법제도를 통과시킨 노무현 정부와 보수 언론에 대해 하반기 총파업으로 정면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 안산이주노동자 센터에서 상담일을 하고있는 티푸씨는 "합법적으로 일하러 왔는데, 테러리스트라면서 잡아가면 얼마나 억울하냐"며 정부의 무책임한 대 테러 정책을 비난했다.
ⓒ2004 전민성
민주노동당 이병현 노동위원장도 “테러리스트라는 낙인을 찍어 이주노동자에 대한 강제 연행 구금 등이 일어나고 있다”며, “시민 사회 단체들과 함께 이 달 말까지 사업장 이동의 자유를 포함한 노동허가제로의 전환을 위한 법안을 발의하고, 11월 초에는 구체적인 내용으로 원내에서 투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산외국인노동자센터의 박천응 목사는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배포된 유인물에서 “지난 2004년 4월 정부가 발표한 ‘불법체류자의 반한 활동에 대한 종합대책’은 “국내 43만 외국인노동자 중 이슬람 국가 출신인 29개국 6만 7068명을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국정원을 비롯한 정부기관이 이슬람 출신 노동자와 이슬람 사원에 대한 사찰을 서슴지 않고 있다”며, 이슬람 사원에 대한 정보원 노릇을 요구하거나, 특히 이란 노동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근무지와 동향에 대해 물고 있어 이란 노동자들이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명동성당 이주노동자들과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투쟁단 소속 혜민(네팔)씨의 결의문 낭독으로 기자회견을 마쳤다.
[결의문]이주노동자를 ‘테러리스트’로 낙인찍는 것은 인권유린
고용허가제의 비현실성 감추고, 단속 강화하려는 속임수
법무부가 투쟁하는 이주노동자를 몰아세우는 것은 알카에다 협박을 빌미로 투쟁이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우리는 작년 11월 15일 명동에서 투쟁을 시작했고, 그것은 권리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우리의 투쟁이 불씨가 되어, 많은 이주노동자들이 자신의 기본적 권리에 대해 확인하고, 실질적으로 노동기본권을 쟁취하기 위해 투쟁했다. 그러나 법무부는 농성단 대표를 납치하거나, 표적수사 등으로 투쟁과 단결이 확산되는 것을 막으려고 했다.
이제 이주노동자를 ‘테러리스트 집단’으로 낙인찍는 것 또한 (이주노동자 투쟁을 탄압하려는) 같은 선상위에 있다. 그것은 테러리스트의 위협을 이용해 현실적 대안이 되지 못하는 고용허가제의 실행이 순조롭지 못한 것을 가리고, 법무부 합동단속에 정당성을 부여하여, 단속을 강화하려는 것이다.
자신의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이주노동자의 인권을 유린하고, 테러리스트로 낙인찍는 것은 이주노동자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까지 말살하려는 인권유린이다.
비판적 시각을 표현하고, 생존을 위해 싸울 수 있는 권리를 반한감정이란 이름으로 호도하는 법무부의 낮은 인식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무차별적인 검문’과 ‘테러리즘’이라는 이름으로 이주노동자를 테러리스트로 만드는 것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를 위한 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강제추방저지와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를 위한 농/성/투/쟁/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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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자보] "외국인노동자를 테러리스트로 몰지 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