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피자매연대는 왜 그렇게 사무실이 자주 비어있느냐', '왜 그렇게 전화는 받지 않는 것이냐' 같은 질문들을 받곤 합니다.
피자매연대는 오래 일하지 않습니다.
하루 네시간 정도 일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부지런해야 배고픔을 면할 수 있고, 쉬지 않고 몸을 움직여야 인간답게 살 수 있다는 것이 1970년대를 거쳐온 개발성장주의 세대의 정언명령입니다.
망령과도 같았던 이 저주를 깨트리고자 노동자들은 ‘하루 8시간 노동제’를 주장했고, 이제는 주5일 근무제가 완전히 정착이 되었지요.
그런데 그렇게 죽도록 일한 뒤 지금 우리에게는 무엇이 남아 있습니까?
돌이킬 수 없을 지경으로 생태계의 파괴는 지속되고 있으며, 많은 노동자들이 비정규직화되고 사회의 양극화가 심해졌습니다.
그 피해와 부담 그리고 차별은 고스란히 여성들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가 짊어지게 되었습니다.
아직도 여성들의 임금은 여전히 동일직 남성노동자의 임금에 70%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게을러서, 민중들이 일을 하지 않아서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30개 회원국들 가운데 한국 노동자들이 제일 오랜 시간 노동하고 있답니다.
등골이 휘도록 일을 해도 대다수의 민중들이 사회적 빈곤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을 어떻게 돌파해야 할까요?
어쩌면 우리는 이제부터 하루 네시간 노동제를 위해 싸워야 하는 것은 아닐까요.
이를 통해 미친듯이 질주하고 있는 이 체제를 아예 멈춰야 하지는 않을까요.
당분간 이 자리에 머물러볼 필요는 없을까요.
그래서 우리가 과연 어디로 가고 있는지 다시 물어봐야 하지 않을까요.
지난 20년간 매일 8시간씩 노동하며 우리가 얻은 것이라곤 지구의 끝까지 장악한 신자유주의 이윤경주이며, 이 경주를 계속하다가 결국 우리가 도달하게 될 결승점은 탐욕과 오만의 제국 뒤꽁무니에 달라붙어 비참하게 사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닐 것입니다.
한 명이 일을 멈추면 결근이 되지만 노동자들이 함께 일을 멈추면 총파업이 되고, 민중이 모두 일을 멈추면 이 폭주의 체제를 돌릴 수 있게 됩니다.
이윤추구가 아니라 공생과 돌봄의 가치를 위해, 기득권 유지가 아니라 위계질서의 해체를 위해서 우리는 게을러져야 합니다.
일단 피자매연대는 하루 네시간 노동제를 실천하기로 합니다.
피자매연대는 평일 오후 3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일을 합니다.
토요일과 일요일 그리고 공휴일은 물론 쉽니다.
그래서 주당 노동시간은 20시간을 넘기지 않을 작정입니다.
모두가 함께 게을러질 때 우리는 생명평화의 가치가 존중되는 사회로 걸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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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6월 13일 무대륙에서 피자매연대 공개워크샵 그리고 대안달거리대 교환행사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