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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코프스키 2007-04-18 16:43:46, Hit : 590
Subject   [인사회]허세욱 열사를 기리며
허세욱 열사를 기리며  

번호 : 5628   글쓴이 : zorba
조회 : 7   스크랩 : 0   날짜 : 2007.04.18 10:24



“나는 한번도 내 자신을 버린 적이 없다”란 유서를 남기고 떠나신 허세욱 열사는 저에게 많을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저는 이 사회에서, 양심적인 한 시민으로의 삶에 대한 고민을 간혹 하곤 했습니다. 그 양심적인 시민의 표상을 저는 허세욱 열사를 통해 만나게 되었습니다.




허세욱 열사는 삶의 구체적인 현장인 봉천동의 철거민들과 함께한 철거투쟁에서부터 시작해서 민주노총 조합원으로, 참여연대 회원으로, 민주노동당의 당원으로서의 활동까지, 사회의 모순을 사회구조적인 문제로 함께 풀어가기 위한 활동을 많은 동지들과 함께, 그러나 뒤에서 묵묵히 소신껏 챙겨오셨지요. 택시 운전을 하면서 없는 시간을 쪼개어 수많은 신문 스크랩과 집회 전단지를 통해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파헤치는 안목을 스스로 키워 오셨지요.




120만원의 박봉으로 각종 단체 회비와 후원금에서부터 인문사회과학서점 ‘그날이오면’의 부흥을 위해 애쓰신 그 모든 것을 볼 때, 고르게 가난한 삶의 표상 또한 보게 됩니다. 진정한 풍요가 무엇인지를 저에게 다시 한번 일깨워 주셨습니다.




그렇습니다. 세상은 경제적 풍요로 변하지 않습니다. 경제적 풍요는 수많은 모순을 그대로 남겨둔 채 소수의 기득권 세력의 부만 더욱 채울 뿐 오히려 사회적 약자들의 생존을 더욱 핍박하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허세욱 열사가 보여주었듯 우리 스스로 자발적 가난을 선택할 수 있을 때, 저 기득권 세력과 맞서는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조금 덜 가지고, 덜 가진 우리들이 연대할 때만이 세상은 조금씩 조금씩 변해가리라 확신합니다.




그러나 세상은 우리의 기대와는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천민자본주의가 찍어내는 물신주의에 찌든 너무나도 이질적인 사람들과 경쟁에서 낙오하지 않으려는 독기로 가득 찬 사람들이 대부분인 이 사회는 신자유주의가 활개치기 딱 좋은 환경입니다. 주위를 돌아보지 못하고 오직 자신만을 바라보고 자본의 명령에 복무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현대인들이 넘치는 사회가 오늘의 현실입니다.

  

어디에서부터 문제를 풀어나가야 합니까?

문제의 핵심은 이 시장자본주의의 힘이 너무나 막강하다는 것입니다. 군사독재 치하에서도 살아남은 젊은이들의 자유와 평등의 기개는 신자유주의가 활개치는 오늘날에는 흔적조차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




인문사회과학서점들이 거의가 문을 닫고, 인문학의 위기란 말이 오늘의 대학의 현실을, 20대들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거기에 50%가 넘는 20대들이 한미 FTA를 찬성한다는 현실은 이를 증명하기까지 합니다. 이 서글픈 현실을 어떻게 합니까? 이런 현실에서 허세욱 열사의 유지는 과연 누가 받들까요?




힘들 현실입니다만 그러나 허세욱 열사가 보여준 삶의 표상을 저는 잊을 수 없습니다. 이런 현실일수록 더욱 정신 바짝 차리고 주의집중할 것입니다. 그분의 삶을 본받아 그동안 건성으로만 대한 내 가족부터, 내 친구부터, 내 이웃에서부터 작은 변화를 이끌어봐야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그리고 80년대는 대학생들이 농활로, 위장취업으로 사회를 의식화시켜냈듯이 이제는 반대로 대학으로 눈을 돌려 20대들의 의식을 바꾸어내는 데 노력을 해야 할 것같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서 저의 모교라도 찾아가서 후배들을 만나는 계기를 자꾸 만들어야 나가야겠습니다. 그곳에 희망의 씨앗이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보면서 말입니다.




저는 이런 노력들이 허세욱 열사의 유지를 이어받는 길이라 생각하면서, 조금더 깨어있는 정신으로,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의 변화에 밀알로 남으신 허세욱 열사의 뜻을 이어갈 것을 다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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