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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돕헤드 2004-05-02 16:46:51, Hit : 725
Subject   [부러진 총 61호] 어떤 군대도 평화를 지킬 수 없다!

전쟁저항자인터내셔널(WRI)에서 발행하는 잡지 '부러진 총(The Broken Rifle )' 61호(2004년 5월 발행)에 실린 글입니다.
http://www.wri-ir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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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roken Rifle No.61 May 2004
어떤 군대도 평화를 지킬 수 없다!

콜럼비아의 메데인은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도시로서 삶의 다양한 형태들이 공존한다. 하지만 이와 병행하여 도시의 여러 구석구석에서는 민중들이 살아가며 일종의 전쟁을 치른다. 그것은 죽음과 장기적인 결여를 제외하고는 이곳에서 마치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는 일종의 묘한 평상적인 느낌을 남긴다.

하지만 여러 가지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사람들은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 무장을 해야만 한다고 하고, 제도적인 일상성이 힘을 얻는다. 이곳에서 세계는 선과 악으로 나뉘게 된다.

청소년들은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갈등의 한 가운데 놓이게 된다. 자신이 사는 동네에서 발생하는 죽음들이 그것이다. 가족과 친구들이 총탄 세례를 받아 몸이 벌집투성이가 되는 것을 보며 수많은 청소년들의 꿈은 끝장나버린다. 다른 방식으로 해결될 가능성을 배제시킨 채 꿈이 현실이 될 수 있는 다른 세계, 다른 사회로 가는 길을 차단하며 결국 군대로 이끄는 것이 바로 이 갈등이다. 젊은이들은 그저 죽지 않고 살아서 열심히 일하고 가끔씩 가족을 먹여 살리며 때때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만이라도 갖게만 해달라는 소원을 갖기도 한다. 젊은이들은 자기 자신의 꿈을 갖기보다는 소비자로서 강요된 삶의 방식을 꿈꾸게 된다.  

폭력의 행위자들
오늘날 메데인에서 벌어지는 무장 충돌의 상황은 젊은이들로 하여금 행동으로 나서게 한다. 이들은 다양한 무장 단체에 가입해 활동을 하게 된다. 몇몇 통계수치들이 이 도시 젊은이들의 중요성을 잘 보여준다. 메데인 인구의 약 4분의 1이 젊은이이며, 그 숫자는 약 50만 명에 이른다. 이들 젊은이들 중 약 9천 명 정도가 메데인 시에만 약 200여개로 추산되는 무장 단체에 가입되어 활동하고 있다. (무장 단체는 게릴라 그룹, 준군사 단체 그리고 조직 폭력배 등이 포함된다)

젊은이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사회문제는 점점 더 예리해지고 있다. 취업과 실업 문제, 질높은 교육을 받을 수 있는가의 여부, 성인 세계의 추악함 그리고 자유를 제한함으로써 폭력을 줄일 수 있다고 선전하는 기관들이 그것이다. 이들은 예를 들면 미성년자들에게 통행금지를 강요한다. 이런 것들은 청소년들이 실제로 그리고 형성되어가는 폭력의 행위자들이라는 이미지를 생산하고 그 이미지를 영속화시킨다.  

자유를 제한하기 위해 메데인 시장이 취하는 조치들은 이 문제를 건드리지 않는다. 올해(2003년) 1월 1일부터 6월 15일 사이에 살인사건이 1,690 차례 발생했다. 이중 873건(전체 49퍼센트)이 14세부터 25세 사이의 청소년들(남성 817명, 여성 56명)이었다.  

공포를 조장하기
이 갈등은 파괴를 이끌어내고, 공포를 견고하게 만들며, 무관심을 강화시킨다. 갈등은 사람들 사이를 갈라놓고 불신을 주입한다. 인간관계의 토양을 갈라놓으며, 우정과 사랑의 가치를 깍아내린다.

그들이 사용하는 한 가지 전략은 공황상태가 되도록 씨앗을 뿌림으로써 사람들이 무장 단체들에 대해 복종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담벼락에 쓰여있는 위협성 문구는 다음과 같다. “말 잘 듣는 아이들은 부모님 말에 따라 잠자리에 든다. 말 안듣는 아이들은 우리 말에 따른다.” (여기서 우리란 이 글을 쓴 준군사 단체를 지칭한다) 또 “모든 두꺼비들은 우리가 살해한다.” (두꺼비란 반역자, 적과 내통한 것으로 의심되는 자 등을 지칭한다) 1998년 자신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선언한 청소년 네트워크 레드 쥬버나일Red Juvenil의 한 활동가는 자신이 사는 동네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우리들은 보통 새벽에 일어나는 시끄러운 소리들에 잠을 깬다. 자동차의 소음은 학교에 지각하지 않으려는 학생들의 다급한 발걸음 소리에 묻혀가고, 이어 총소리가 나고는 울음소리에 이어 경찰차의 사이렌 소리가 들린다. 이웃 주민들은 누가 죽었는지 그리고 왜 살해당했는지에 대해 수다를 떤다.”

어떤 경우에는 지역의 이런 상황들이 너무나 평범하게 느껴져서 공포스럽기도 하다. 우리들은 그저 정보의 수동적인 수신자에 지나지 않는다. 우리가 일이 진행되어 가는 과정을 관리할 수 없는 이유는 우리의 비판적인 시각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이다.  

갈등 상태에 놓인 청소년 조직
풀뿌리로 청년을 조직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무장한 행위자들이 청소년들을 강제로 자신들의 군대에 연결시켜버리기 때문이다. 한 활동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 지역에서는 ‘젊은 남자들을 전쟁에 끌어들이지 않으면 그들이 이 지역을 떠나버릴 것이다’라는 말이 공공연히 돌고 있다. 수천 명의 청년들이 메데인에서 조직되고 있는 준군사 단체의 통제 ‘네트워크’에 강제로 입대하게 된다.” 13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 단체 하나는 응급조치를 배울 수밖에 없었는데 그 이유는 청년들이 싸우다가 부상을 당해도 병원에서 치료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른 청년 단체들은 준군사 단체의 요청들을 그대로 따를 수밖에 없었는데 그 이유는 준군사 단체에서 해야할 것들과 일처리 방법들을 모두 지시하고 자료들도 제공해주기 때문이었다. 다른 청년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는지 회의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만약 지역 무장단체가 게릴라들과 연관된 지역에서 사는 청년들이라면 꿈을 이룰 기회는 별로 없다. 왜냐하면 정부군은 그 지역의 모든 청년들을 무장단체와 관련된 것으로 파악하여 이들을 군사 목표로 삼고 적으로 간주할 것이기 때문이다.  

무장 갈등은 가까운 사람을 잃는 것에서부터 우리 자신의 목숨마저 위태롭게 되는 등 많은 차원에서 영향을 끼친다. 목적이 달성되려하면 그것을 잘라내버리고, 우리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갈 자유를 제한해버린다. 다른 지역에 사는 어떤 사람으로부터 공공장소에서 휴식을 취할 권리를 위협받는다. 청년 단체들이 자신의 지역에서 자유롭게 활동을 할 수 있는 자율성에 영향을 끼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인간답게 살아가고픈 꿈, 그렇게 살고자 하는 꿈을 일면적인 삶으로 만들어버린다.  

레드 쥬버나일이 전개하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지난 12년 동안 레드 쥬버나일은 이 사회에서 현존하고 있는 군사주의와 가부장적 전통이 앞으로는 계속 반복되지 않도록 삶을 위한 제안과 저항을 계속해왔다.

우리는 어떤 군대도 평화를 지킬 수 없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어떤 종류의 군대에도 입대하는 것을 거부한다. 우리는 이 전쟁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한다. 우리는 이 전쟁을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우리들 자신을 위한 것도 아닌 특별 작전을 위해 목숨을 바치기를 거부한다. 그래서 우리는 군대에 대한 대안이 있고, 가부장제와 경쟁과 배제 등 군사주의 문화가 갖는 가치들에 대한 대안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왔다. 콜럼비아 독립기념일인 6월 20일 시가행진에서 우리들 30명은 비폭력 행동의 일환으로 행사가 끝난 곳인 운동장에 들어가 사람들이 서로 돕는 게임을 하며 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냈다. 사람들을 초대해 함께 즐기고 놀며, 휴식을 취하는 게임을 하고 저항을 하는 게임도 하였다. 많은 어린이들이 공식적인 행사보다는 우리의 놀이가 더 재미있다고 생각해 함께 놀기도 했다. 우리들은 현재 다양한 방안들을 마련해서 젊은이들로 하여금 전쟁을 거부하도록 독려하고 있으며, 침묵을 지키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활동을 하고 자신들의 대안을 만들어나가도록 독려하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우리들은 충돌이 자주 일어나는 지역의 젊은이들이 일상적으로 어떻게 이런 갈등 속에서 살아가는지 끊임없이 조사하고 있다. 이렇게 얻은 정보를 통해 우리들은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을 인식하게 되고 전쟁에 참여하지 않는 다른 많은 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리라 기대한다. 또한 우리들은 현재 콜럼비아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전 세계에 알리고자 한다다. 왜냐하면 언론은 이것을 막아버리고 있기 때문이다.  

적극적인 비폭력
우리들은 다른 젊은이들과 지역의 단체들과 함께 전쟁에 저항하는 힘있고 가시적인 활동들을 벌여나가고 있다. 현재 우리들이 벌이고 있는 캠페인은 칼리, 푸에블로 누에바, 빌라 리카(코카), 보고타 그리고 메데인 등지의 단체들과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청년 단체들 뿐만 아니라 여성 단체들, 원주민 단체들, 지역 조직들이 함께 하고 있다. 적극적인 비폭력의 가치들을 널리 알리고 전쟁에 반대하는 직접행동을 촉진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우리의 목표는 더 많은 젊은 사람들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전쟁에 대해 “왜”라는 질문을 이해하고 언론에서 이야기하는 것보다 한발짝 앞으로 나아가게 되는 것이다. 즉 이 전쟁을 통해 누가 이익을 얻는가? 누가 죽어가는가? 같은 질문들에 대한 답을 얻고, 전쟁에 저항하는 것이 가진 가치를 이해하는 것이다. 전쟁은 모두를 위한다며 우리 모두의 이름으로 벌어지고 있지만, 전쟁에 참여하기를 거부하는 젊은이들은 전쟁에 빼앗겨버린 우리의 관심을 되찾아오려고 하는 것이다. 이들은 피와 시체 그리고 눈물을 요구하는 전쟁을 반대하는 것이다. 이 젊은이들은 현재의 죽음과 부정의의 상황, 차별과 절망의 상황을 그대로 받아들이길 거부한다. 시체 위에 세워진 세상을 거부하는 것이다. 이루고 싶은 꿈이 있다면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무기가 필요하다는 믿음에 우리들은 저항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저항하지 않는 것은 군대와 무기가 없는 사회에 대한 믿음이다. 그런 곳에서 사람들은 꿈을 꾸지만 그 꿈 때문에 살인을 하지는 않게 된다. 우리는 살아가고 춤을 추자는 욕망에 저항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우리들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고 그런 세상에서 살아가기 위해 우리가 가진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다고 말한다.
메데인의 레드 쥬버나일의 인권 프로그램 간사 아드리아나 카스타노Adriana Casta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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