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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코프스키 2007-02-01 01:17:09, Hit : 1453
Subject   [한겨레21]탱크 대신 학교를 지었다면…
탱크 대신 학교를 지었다면…

현재까지 미국 이라크 전쟁 비용 3600억달러, 연금 등 포함하면 2조달러까지 추정…‘새 이라크 정책’은 바그다드의 거리가 아니라 미 의회 청문회장에서 결정될 수도

▣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2억1480만여 명의 어린이에게 1년 동안 무상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또는 4752만 명의 어린이에게 무상 유치원 교육을 실시할 수 있다. 공립학교 교사 621만여 명을 추가로 고용하거나, 323만 동의 공공 주거시설을 새로 지을 수도 있다. 대학생 1739만 명에게 4년 전액 장학금을 제공하는 방법도 있다.” ‘국가 우선순위 프로젝트’(NPP)란 단체가 예로 든 ‘3600억달러’(약 337조2480억원)란 천문학적 자금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다. 이 단체가 집계한 미국의 이라크 전쟁 비용 총액은 2007년 1월 현재 3600억달러에 다가서고 있다.


△ 지난해 12월31일 미 델라웨어주 도버 공군기지에서 미군 병사들이 이라크에서 숨진 장병들의 주검이 담긴 관을 수송기에서 내리기 전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이날은 이라크 참전 미군 전사자 수가 3천 명을 넘어선 날이다.(사진/ REUTERS/ NEWSIS/ HO NEW)


2006년 회계연도 예산 10%가 ‘빚’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이라크 주둔 미군 증파 계획이 나온 뒤 워싱턴 정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늘어만 가는 재정 적자에도 아랑곳 없이 천문학적 전쟁 비용을 쏟아붓고 있는 부시 행정부에 대한 의회의 견제가 본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반전 여론을 등에 업고 새롭게 상하 양원을 장악한 민주당 주도의 의회가 ‘돈줄’을 죌 경우, 부시 행정부의 새 이라크 정책은 출발부터 삐걱거릴 수밖에 없다.

지난해 10월1일 끝난 ‘2006 회계연도’ 동안 미 연방정부의 재정 적자 규모는 모두 2480억달러에 이른다. 미 연방정부 예산의 10%가량이 ‘빚’이란 얘기다. 이를 달리 표현하면 미국인 1인당 825달러의 부채를 지고 있는 셈이다. 민간 싱크탱크인 ‘예산 및 정책 우선순위 센터’(CBPP)는 “지난 2001년 도입된 감세 조처가 유지된다면 향후 10년 동안 연평균 3500억달러의 재정 적자 규모가 유지될 것”이란 암울한 전망치를 내놨다.

지난 2001년 부시 행정부 출범 이후 미 연방정부의 적자 규모는 지속적으로 늘어났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지난 반세기 동안 최악의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클린턴 행정부 말기인 2000년 국내 총생산의 2.4%에 이르는 재정 흑자를 기록한 직후 매년 적자 폭이 기록적으로 늘어가면서, 지난 2006 회계연도에는 재정 적자 규모가 국내총생산의 1.9%에 이르렀다.

재정 적자 폭 확대의 주원인에 대한 분석은 엇갈린다. 일부에선 2001년 이후 하강 곡선을 그리고 있는 미국 경제를 재정 적자 확대의 주범으로 꼽기도 한다. 하지만 ‘예산 및 정책 우선순위 센터’는 미 의회예산청(CBO)의 자료를 근거로 “2001년 감세 조처로 인한 세수 하락과 지속적인 예산 증액 조처로 발생한 적자 규모가 전체 재정 적자의 3분의 2를 차지한다”고 반박한다.

사회복지나 보건의료·교육 등 국내 정책 예산이 늘어난 것을 재정 적자의 주요 원인으로 꼽는 것도 사실과는 거리가 먼 얘기다. 지난 2001~2006 회계연도 기간에 국내 정책 관련 예산은 전체 연방 예산의 16%에 불과하다. 반면 나머지 84%는 감세로 인한 세수 부족분 충당 예산과 국방·국토안보 등 대외정책 관련 예산이 차지하고 있다.


△ 미군 증파는 해답이 될 수 있을까?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1월11일 조지아주 포트베닝 기지에서 미군 장병들에게 연설을 하고 있다(왼쪽). (사진/ REUTERS/ NEWSIS/ JASON REED)

그럼 지금까지 이라크 전쟁을 포함한 ‘대테러 전쟁’ 수행에 든 비용은 얼마나 될까? 지난해 말 현재까지 대테러 전쟁 비용 총액은 6천억달러에 다가서고 있다.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1월16일 “(대테러 전쟁 비용이)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현재의 달러 가치로 환산한 베트남전(약 6500억달러)과 한국전(약 6910억달러) 비용을 조만간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의회조사국(CRS)은 지난해 9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한 달 평균 이라크 전쟁 비용이 약 80억달러, 아프간 전쟁 비용이 약 15억달러에 이른다”고 전한 바 있다.

유례없이 높은 부상자 비율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드러난 비용에 불과하다. 감춰진 비용, 미래에 지불해야 할 비용까지 계산할 경우 대테러 전쟁 관련 비용의 총액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린다 빌머스 하버드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가 최근 내놓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귀환 장병들: 상이군인에 대한 의료·연금 지원의 장기적 비용’이란 제목의 보고서에는 이런 우려가 구체적으로 계산돼 있다. 빌머스 교수는 이미 지난해 초반 대테러 전쟁의 총비용이 2조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2006년은 이라크 파병 미군 전사자가 3천 명을 넘어서는 것과 함께 막을 내렸다. 하지만 전사자 통계 못지않게 관심을 기울여야 할 수치가 있다. 전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수많은 미군 병사가 ‘대테러 전쟁’의 최전선에서 부상을 당한 채 귀국하고 있다는 점이다. 빌머스 교수는 미 원호청(VA) 자료 내용을 따 “지난해 9월 말 현재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등 전선에서 다친 미군은 모두 5만500명에 이른다”며 “이는 1명이 전사할 때마다 부상자가 16명 늘어나고 있음을 뜻한다”고 전했다.

‘전사자 대비 부상자 비율’이 이 정도로 높은 것은 미국이 치른 전쟁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게 빌머스 교수의 분석이다. 실제로 베트남전 당시만 해도 ‘전사자 대비 부상자 비율’이 1:2.6에 불과했다. 한국전 때는 1:2.8 수준이었고,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 때는 각각 1:1.8과 1:1.6에 머물렀다. 이런 변화는 무엇을 의미할까? 부상자 치료와 회복 과정에 드는 비용은 물론 이들이 영구적 장애를 입었을 경우 평생 의료지원과 연금 등 원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함을 뜻한다. 당연히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빌머스 교수의 설명을 들어보자.


△ ‘이라크에서 숨진 3019명의 미군 장병을 기리며.’ 이라크 참전 미군 전사자를 기리는 수천 개의 십자가가 캘리포니아주 라파예트의 한 언덕을 가득 메우고 있다.(사진/ REUTERS/ NEWSIS/ KIMBERLY WHITE)

현재 미국에는 약 2400만 명의 참전군인들이 생존해 있다. 이 가운데 11%가량이 영구적 장애로 인한 원호연금을 받고 있다. 지난 2005년 현재 미 연방정부는 △제1차 걸프전 상이군인 61만여 명 △베트남전 상이군인 91만여 명 △한국전 상이군인 16만여 명 △제2차 세계대전 상이군인 35만여 명 △제1차 세계대전 상이군인 3명에 대해 각각 원호연금을 지급하고 있다. 이에 소요되는 예산만 한 해 234억달러에 이른다. 신체 장애 정도에 따라 1304달러에서 4만4천달러까지 연급을 차등 지급하고 있는데, 지급되는 연금의 평균 액수는 8890달러다.

미 국방부의 자료를 보면, 미군 장병의 평균 연령은 대략 25살이다. 이를 감안할 때 영구적 장애를 입은 부상자에 대해선 40~50년 동안 원호연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지금까지 대테러 전쟁에 참전한 미군은 연인원 140만 명으로 이 가운데 2006년 9월 말까지 전역한 이들은 63만여 명에 이른다. 이들 가운데 15만여 명이 최근까지 장애에 따른 원호연금 지급 신청을 했다.

추가 병력 투입이 없더라도…

원호연금 신청자 가운데 지금까지 연금 지급이 확정된 이들은 10만4천여 명이며, 거부된 이들은 1만3천여 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3만4천여 명에 대해선 심사 절차가 진행 중인데, 전체적으로 신청자의 약 88%가량에게 연금 지급 결정이 내려지고 있다는 게 빌머스 교수의 분석이다. 이런 분석을 토대로 그는 “대테러 전쟁 참전 상이군인에 대한 연금으로만 장기적으로 최소 676억3천만달러에서 최대 1267억6천만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것”이란 계산을 내놨다.


△ 해가 바뀌어도 이라크의 거리에선 유혈폭력 사태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1월10일 한 미군 병사가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250km 떨어진 키르쿠크에서 차량폭탄 공격으로 폐허가 된 건물 앞을 지나고 있다.(사진/ REUTERS/ NEWSIS/ ALI ABU SHISH)


상이군인에 대한 의료 서비스는 이보다 훨씬 막대한 예산을 필요로 한다. 현재까지 대테러 전쟁 참전 경험이 있는 제대군인 63만여 명 가운데 20만5천여 명이 각급 원호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았다. 이는 현재 각급 원호병원 환자의 4% 남짓에 불과하지만 비율은 점차 늘어날 전망이다. 제1차 걸프전 당시 참전 군인의 48%가 각종 의료 서비스를 요청했으며, 이들에 대한 1인당 평균 의료비 지출액은 연 5천달러에 이른다. 대테러 전쟁에 추가 병력이 투입되지 않고, 이들 가운데 48%만이 의료 서비스를 요청한다고 가정하더라도 약 70만 명에게 각종 의료 혜택이 주어져야 함을 뜻한다.

빌머스 교수는 “추가 병력 투입이 없더라도 장기적으로 상이군인에 대한 평생 의료 서비스 제공 비용은 적게는 2080억달러에서 많게는 315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정했다. 특히 신규 병력 투입으로 참전 군인이 연인원 200만 명에 이르고, 의료 비용 인상률이 지난 90년대처럼 두 자릿수까지 급등하는 최악의 상황을 상정할 경우 상이군인 평생 의료 비용은 6천억달러에 육박할 것이란 게 빌머스 교수의 추정이다. ‘2조달러’란 계산은 그냥 나온 게 아닌 것이다.

“새해 미국 경제는 수많은 불확실성에 둘러싸여 있다. 2006 회계연도 말 현재 미국의 가구당 부채 비율은 가처분 소득의 130.9%라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2001년 3월부터 2006년 9월 현재까지 가처분 소득 대비 개인 부채 비율도 매 분기 평균 1.6%포인트씩 꾸준히 늘었다. 이는 1990년대에 비해 5배나 빠른 상승률이다. 이로 인해 2006년 3/4분기에만 가구당 가처분 소득의 14.5%를 부채에 대한 금융 비용으로 지출해야 했다.”

민주당 성향의 민간 싱크탱크 ‘미국진보센터’(CAP)는 지난 1월12일 내놓은 보도자료에서 미국 경제가 처한 암울한 현실에 대해 단호한 평가를 내렸다. 이 단체는 특히 “미 재무부가 지난 2001년 3월~2006년 9월 발행한 국채의 78%를 외국 투자자가 사들였고, 2006년 3/4분기를 기준으로 무역 적자는 국내총생산의 6%를 넘어섰다”며 “지난 한 해 미국 정부가 외채 이자를 갚는 데 쓴 비용이 미국이 보유한 대외채권으로 벌어들인 이자보다 많았으며, 이는 관련 통계 수치를 모으기 시작한 1960년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천문학적 전쟁 비용을 더는 감당하기 어려운 현실로 몰리고 있는 셈이다.

1960년 이래 처음 있는 일

미국 언론들은 “부시 대통령이 오는 2월5일 2008 회계연도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전한다. 부시 행정부는 그동안 의회의 검증 절차를 우회하기 위해 ‘긴급 추가 경정예산’이란 편법을 동원해 대부분의 전쟁 비용을 공식 예산안과는 별도로 따내왔다. 올해도 약 1천억달러 규모의 추가 예산 편성을 의회에 요청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반전 여론을 등에 업고 12년 만에 상하 양원을 장악한 민주당이 이를 더 이상 두고 보지만은 않을 것이다. ‘새 이라크 정책’의 성패는 바그다드의 거리가 아니라 미 의회 청문회장에서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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