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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코프스키 2007-06-18 10:34:41, Hit : 1400
Subject   [오마이뉴스]군복무 보상수단, '가산점'밖에 없나
군복무 보상수단, '가산점'밖에 없나
[강인규 칼럼] 금전·세제 혜택이 나아... 부활 법안 폐기돼야
텍스트만보기   강인규(foucault) 기자   
▲ 논산 훈련소의 훈련병들이 각개전투 훈련을 받고 있다(기사 내용과 특정 관련이 없습니다).
ⓒ 연합뉴스

어떤 말로 미화시켜 표현하든, 군복무는 개인에게 상당한 희생과 수고를 요구한다. 우리는 국가안보를 위해 소중한 시간을 바치는 젊은이들에게 감사와 존경의 마음을 가지는 것은 물론, 그들이 복무 기간을 최대한 건설적이고 즐겁게 보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한다. 전역 이후에는 그들이 순조롭게 사회에 복귀하도록 도와야 하며, 사회에 돌아온 이후에도 성실한 군복무의무 이행에 대해 충분한 기간동안 보상해야 한다.

8년 전 한국의 헌법재판소는 공무원시험에 가산점을 주는 '제대군인가산점제'가 위헌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 제도가 "사회공동체의 다른 집단에게 동등하게 보장되어야 할 균등한 기회 자체를 박탈"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여성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의 희생을 초래"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시 나는 군 복무자 가운데 한 사람으로서 이 판결을 환영했다. 군가산점제는 군복무자들의 수고와 희생에 대한 '보상'과는 거리가 먼 비합리적 제도였기 때문이다.

보상은 언제나 절대적인 것이어야 한다. 감사의 대상에게는 아무 것도 주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의 것을 빼앗는 것을 '보상'이라고 부르지는 않는다. 군가산점제도는 군대를 다녀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대신, 군대에 다녀오지 않은 사람에게 불이익을 줌으로써 차등을 유도하는 제도였다. 정부로서는 돈 한 푼 안 들이고 생색을 내는 '손 안 대고 코 푸는' 정책이기도 했다.

본질을 벗어난 군가산점제 논쟁

그러나 위헌 판결 이후, 기묘하게도 논쟁은 핵심을 벗어난 '남녀갈등'으로 번져갔다. 사실 가장 먼저 비판받았어야 할 대상은 정부였다. 그들은 성실하게 군복무를 마친 사람들에게 제공해야 할 보상제공의 의무를 '상대적 차별'로 유기해 온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수혜 대상에도 문제가 있었다. 같은 군복무를 하고도 공무원이나 공·사기업에 취업하지 않는 사람은 혜택에서 제외되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군복무에 대한 보상은 종사하는 직업과 무관하게 동등하게 이루어 져야 하며, 다른 이들에게 불이익을 주는 '상대적 혜택'이 아닌 금전적 보상이나 세제혜택 등의 '절대적 혜택'의 형태로 이루어 져야 한다.

1999년 헌법 재판소의 판결은 이 문제점을 명확히 지적하고 있다.

"공무원 및 공∙사기업체의 채용시험에서 제대군인에게 각 과목별로 만점의 3% 또는 5%를 가산하도록 하는 제대군인가산점제도를 그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방법에 있어 적절하지 않으며, 제대군인에 대한 보상은 금전적 또는 다른 합리적인 범위 내의 처우이어야 하지…다른 기본권 주체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방법으로 하여서는 아니된다." (1999년 12월 24일 헌법재판소 결정 "제대군인지원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항 등 위헌확인")

헌재판결의 취지도 이해 못한 고조흥 의원의 개정안 발의

▲ 서울 종로구 가회로 15(재동 83)에 위치한 헌법재판소.
ⓒ 권우성
▲ 고조흥 한나라당 의원(자료사진).
ⓒ 오마이뉴스 권우성
최근 한나라당 고조흥 의원을 대표로 한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 13명이 군가산점 부활을 위한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위헌판결을 받은 과거의 가산점 부여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되, 비율만을 줄여 총점의 1~2% 정도의 가산점을 주도록 하는 것이다. 그들은 평등권 논란에 대해 '선발 예정 인원의 20%를 넘기지 않을 것이며, 가산점 횟수도 3회 정도로 제한하고 적용기간도 제대 후 몇 년 후로 제안할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럴 경우 양성 평등권 침해라는 논란을 비켜갈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이 말하는 개정안 발의의 취지다. 보도에 따르면, 국방부측에서도 "헌법재판소의 판결취지는 가산점이 총점의 3~5%나 돼 채용시험의 당락을 좌우해선 안 된다는 것이었다"고 설명하며, "총점의 2%이내라면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본다"고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결국 고조흥 의원을 비롯한 국방위 의원들과 국방부 관계자까지 1999년 헌법재판소의 위헌판결의 취지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군가산점제 부활을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중요한 것은 "논란을 비켜가는 것"이 아니라, 과거의 제도가 어떻게 헌법정신을 위배했는지를 파악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다.

당시 헌재의 판결은 가산점이 너무 높거나 가산점 혜택자가 너무 많다는 문제가 아니라, 다른 이들의 권익을 박탈하는 방식으로 '혜택'을 주는 방식 자체가 국민기본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박탈을 통한 상대적 보상'은 어느 경우라도 합리화 될 수 없다. 게다가 수혜대상을 국가공무원으로 한정하기로 한 이번 법안은 대부분의 군복무자를 혜택 대상에서 제외하는 또 다른 차별을 낳는다.

군복무자들에게 제대로 된 보상을 하라

고조흥 의원은 2005년부터 군가산점제 부활을 주장해 왔으며, 최근에는 "장병들에게 햄버거 대신 떡을 먹이자"고 제안하는 등 군복무 관련 입법과 개정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왔다.

그는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한 우리나라의 젊은 청년들은 자부심을 갖기도 전에 냉혹한 현실 앞에 병역의무의 이행으로 희생한 시간과 기회의 손실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한다. 옳은 말이다. 이것이 군가산점 위헌판결 때문이라는 그의 판단을 빼면 말이다.

고조흥 의원이 진정으로 "국가는 젊은이들의 희생에 보답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믿는다면 예산 한 푼 마련하지 않고 생색내는 가산점제도가 아니라, 금전 지급·학자금 지원, 취업교육 확대 등의 실질적 도움을 주는 방안을 모색할 일이다. 그럼에도 이미 위헌판결을 받은 가산점 제도를 계속 주장하는 것은 헌법에 대한 정면도전일 뿐 아니라, 실질적 혜택도 없는 유명무실한 제도를 되풀이함으로써 군복무자를 기만하는 것이다.

충분한 이해와 고민 없이 발의된 이번 군가산점 부활 법안은 폐기되어 마땅하다. 이 과정에서 의원들이 소모적인 논쟁에 다시 불을 붙인 무책임한 행동 또한 비판받아 마땅하다.

▲ 논산 육군훈련소 연병장에서 훈련병들이 제식훈련을 받고 있다(기사 내용과 특정 관련이 없습니다).
ⓒ 연합뉴스 조용학
2007-06-13 13:43
ⓒ 2007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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