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약골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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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돕헤드
Homepage   http://blog.jinbo.net/dopehead/
Subject   전쟁의 소용돌이, 한가운데
GS 건설의 막가파식 개발에 항의하는 두리반 농성이 230일을 넘기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많은 싸움을 해야 했습니다.

남전디앤씨와 싸웠고, 한국전력과 싸웠습니다.

마포구청과 싸웠고 국가인권위와도 싸워야 했습니다.



두리반 단전이 24일째가 되었습니다.

단 하루도 긴급하지 않았던 적이 없었고, 단 하루도 마음 편하게 넘어간 적이 없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GS 건설에 굴종한 경향신문과 싸움을 해야 합니다.

제가 처음 두리반 투쟁에 연대하기 시작했을 때 솔직히 이 투쟁이 어디까지 벌어지게 될지, 어디까지 미칠 수 있을지 몰랐습니다.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그동안 많은 고비들이 있었지만, 두리반과 흔들림없이 연대하고 지지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하루하루 만나면서 저는 두리반 투쟁이 어디까지 가게 되건 함께 갈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기게 됐습니다.



이것이 전쟁의 소용돌이라면, 이제 우리는 한복판까지 오게 된 셈입니다.

유령시행사 남전디앤씨를 내세워 항상 수면 아래 가라앉아 있던 GS 건설이 드디어 경향신문에 압박을 가하는 방법으로 고개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뒤 에서 팔짱을 끼고 두리반이 어떻게 버티고 있는지, 어떻게 싸우고 있는지 스파이마냥 염탐하고만 있었을 GS 건설도 우리가 남전디앤씨를 해치우고, 마포구청을 쩔쩔 매게 만들고, 한국전력도 벌벌 떨게 만들고, 국가인권위도 넘어서 한 걸음 한 걸음 다가오고 있는 것을 보면서 점점 마음을 졸였겠지요.

그러다가 마침내 이렇게 숨어만 있어서는 두리반 사태가 해결되지 않겠구나 라는 것을 깨달았는지 이제서야 그 더러운 착취의 아가리를 쩌억 벌리기 시작한 것이겠지요.



두리반은, 너희 GS 건설이 짐작하고 있듯 힘없는 두 명의 철거민만이 아닙니다.

단전 24일이라는 매순간 지옥과도 같을 눈물의 고개를 어금니 꽉 깨물고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며 넘어가고 있는 여남은 명의 두리반 활동가들만도 아닙니다.

230 일이 넘는 철거농성 기간 동안 쉴 새없이 이 허름한 농성장을 찾아온, 세상 모든 빼앗기고 짓밟힌 자들이 모두 두리반이며, 가진자와 권력자들만을 위해 짜여진 이 세상을 뿌리에서부터 하나하나 바꿔낼 힘이 지금껏 두리반과 연대해온 사람들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음을 너희 자본의 깡패들은 도저히 짐작조차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당신들은 지금껏 팔짱을 낀 채 뒤에서 쑥덕거리기만 했겠죠.



나는 아직도 두리반의 싸움이 어디까지 커질 지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이제 나는 두리반의 싸움이 어디에 와있는지 명확하게 알게 됐습니다.

바 로 이 땅의 모든 산과 강과 갯벌과 토지와 바다와 들을 무자비하게 파헤치고 그 희생을 바탕으로 막대한 이윤을 챙기는 토건자본, 그리고 그 자본을 엄호하는 정부관료와 정치인들, 그들로부터 떨어지는 떡고물을 받아 챙기는 언론과 지식인들까지, 한마디로 하자면 한국 자본주의 체제의 모순 바로 그 심장부에 지금 두리반 싸움이 와있다는 것입니다.

거대한 한 판 싸움을 앞에 두고 태풍의 눈 속에 들어와 있는 것처럼 지금 제 마음은 고요합니다.



573명의 사람들이 단 며칠만에 적극적으로 이 두리반 싸움에 연대해주었습니다.

나 역시 유채림 선생처럼 그 분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소리내어 읽어봅니다.

따뜻하고 고마워서 마음 속에서 눈물이 나오려고 합니다.



우리는 지금 가장 멋지고, 가장 선명한 싸움을 하려는 이 시대의 증인들입니다.

이제 우리는 천 명이 될 것입니다.

곧 우리는 만 명이 될 것이고, 저 자본의 푸른 기와집을 뒤흔들 백만의 함성이 될 것입니다.

지금 바로 서울 마포구 동교동에서, 함안보에서, 4대강에서, 나아가 이 땅 모든 지역에서 막개발의 삽날을 멈추지 않는다면, 다시 한번 쩌렁쩌렁한 백만의 함성소리를 듣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엔 아침이슬을 들으며 뒷산에서 눈물 따위나 흘리도록 우리가 내버려두지도 않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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