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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저항자들 2005-06-20 15:48:46, Hit : 2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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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아래아한글 파일] 소식지 <흑색> 1호입니다.


<흑색>1호를 자유롭게 공유하고 의견을 나눌 수 있도록 널리 뿌려주시기 바랍니다.


『흑색』을 내면서

- 몸쓰기 -

자본주의 사회는 본성상 크게 엘리트와 민중으로 나눌 수 있다. 엘리트는 글을 쓰고, 민중은 글을 읽는다. 때로는 읽는 것조차 엘리트의 몫이 되어 민중은 글을 쓰고 읽는 것으로부터 아예 배제되기도 한다. 그래서 민중이 글을 쓰는 위치에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먼저 자문하고 싶다.『흑색』을 준비하는 우리는 소위 말하는 엘리트에 가까운가? 아니면, 민중에 가까운가? 이것은 입장을 묻는 것이 아니라 냉정히 우리의 처지를 직시해 보자는 것이다. 따지다면, 우리들은 민중의 입장에 서서 글을 쓰는 엘리트들로서 민중은 아니라는 것을 부인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입장만 민중에 있고 엘리트의 자리는 고수하는 몸과 따로 노는 엘리트들의 글쓰기는 허약하기 짝이 없어서 오래가지 못하고 변질할 가능성이 크다. 저 깊숙이 땅에 뿌리박지 못한 글쓰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한 엘리트의 글에서 우리가 얻을 것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그 경험까지는 그들의 글에서 발견할 수는 없는 것이다.  이와 다르게, 엘리트의 위치를 고민하며 스스로 ‘흙’을 묻히며 민중이 되는 노력의 과정에서 나오는 글쓰기는, 그것이 진정 민중의 글은 아닐지라도, ‘몸쓰기(이론과 실천이 ‘동시에’ 일어나는 글쓰기)가 될 수는 있기 때문에 민중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민중으로 위장하여 민중의 입장을 대변하면서 민중을 교육하는 역할 따위는『흑색』의 몫이 아니다. 이런 의미에서,『흑색』은 엘리트에서 민중으로 가는 몸쓰기, 그리고 더 나아가, 몸쓰기를 넘어서는 진정한 민중의 글쓰기가 되기를 지향하며, 궁극적으로는 엘리트와 민중의 구분이 없어지기를 희망하는 것이다.

이처럼『흑색』은 <민중의 입장을 가진 엘리트의 글쓰기>를  <민중의 글쓰기> 쪽으로 끌어당기려는 구체적이고 분명한 역할을 인식하고 있다.『흑색』은 비록 논리가 날카롭지 못하더라도, 다양한 방식의 비폭력 직접행동이 분출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는 살아있는 글을 원한다. 물론, 논리까지 날카롭다면야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지만 말이다.

또한,『흑색』은 더 나은 글 보다는 더 나은 행동을 ‘선전’하기를 바란다. 지금 우리는 백 명의 글보다 당장에 한 명의 행동이 더 필요한 그런 시대에 살고 있다. 아직 시작되지 않은 행동을 위한 ‘앞으로의’ 이론보다는 이미 시작된 행동 속에서 오류를 줄여가는 ‘지금의’ 이론을『흑색』은 선호한다. 그래서 『흑색』이 나의 생각과 남의 생각을 서로 소통하는 것뿐만 아니라, 나의 행동과 남의 행동사이에서 접점을 찾아가면서 비폭력 직접행동을 도출해낼 수 있는 실질적인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를 기대한다.


전쟁저항자들 (200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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