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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코프스키 2005-01-28 23:20:02, Hit : 962
Subject   국가폭력(state terrorism)과 관련한 인권하루소식 듀오
국가 폭력을 은폐하는 증거

고문과 살인 방조한 외교문서 공개


20일 대표적인 조작간첩사건인 이른바 '재일본한국인 서승·서준식 형제간첩사건'과 관련된 외교문서가 공개돼, 국가가 고문사실을 은폐해 왔다는 것이 재확인됐다.

공개된 문서는 71년 대선을 한 달 앞두고 간첩 혐의를 받고 투옥되었던 서준식 씨가 74년 5월 3일 자신을 찾아온 당시 일본 사회당 니시무라 간니치 참의원에게 "전향을 강요당하며 고문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폭로한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일본으로 돌아간 그는 이 사실을 언론을 통해 고발했다. 이후 '서승 형제를 구하는 회' 등 단체들은 일본 주 오사카 영사관에 찾아가 고문 중단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고, 총영사는 한국 외교부에 현지상황을 알리며 고문사실을 질의한다. 이에 외교부가 '사실 무근'이라며 고문 사실을 부인하는 답변의 문서들이 이번에 공개된 것.

이에 대해 서준식 씨는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가 전향공작에 의해 죽은 사람 이름까지 다 밝혀내는 등 당시 고문이 없었다는 정부의 주장은 이미 거짓으로 판명이 난 상태"라며 공개된 문서가 거짓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서 씨는 "처음에는 방문자가 누구인지 몰랐다. 단지 일본 의원 뺏지를 달고 있는 걸 보고 절박한 심정에 고문 사실을 얘기했다"고 한다. 그러자 그 자리에 있던 중앙정보부 직원들과 교도관 등이 "거짓말이다. 그만하라"고 고함을 치며 두 사람의 대화를 방해했다. 결국 모든 사실을 다 듣지못했지만 니시무라 의원은 "사상과 양심의 신앙을 잃지 마십시오"라고 서 씨를 격려하며 돌아갔다.

하지만 공개된 문서에서 법무부는 "학대한 사실이 없어 책임문제가 있을 수 없다. 서준식은 현재 건강하다"며 고문 사실을 적극 숨겼고, 심지어 "서준식의 접견 후 동의원(니시무라 참의원)이 광주교도소장에게… 나이가 어린 학생이라서 철없는 일이라고 말한 바 있다"며 거짓 사실로 답변을 대신했다.

폭력적인 강제전향공작은 박정희 정권 시절인 73년 '전향공작반'이 설치되면서 본격적으로 이루어진다. 의문사위 전 조사1과장 염규홍 씨는 "서 씨가 고문 사실을 폭로한 당시에는 각 교도소마다 전향공작반이 설치되어 있었고, 폭력 재소자까지 동원하며 고문을 용인한 상태였다"고 밝혔다. 의문사위의 조사에 따르면, 국가가 저지른 살인행위인 전향공작으로 73∼75년 광주교도소 9명, 대전교도소 4명, 73∼76년 대구교도소 5명, 73∼78년 전주교도소 2명 등이 생명을 잃었다.

염 씨는 공개된 문서에 대해 "외교부와 법무부 등 각 정부 부처들이 독재정치를 지지하며 국가가 저지른 폭력을 은폐하는 데 모든 역량을 투여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일 뿐 정부의 진지한 반성은 아무 것도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당시 외교부 등이 고문을 중지하도록 노력했던 사람들의 뜻을 따랐더라면 서 씨의 고발 이후에 벌어진 고문과 그에 따른 죽음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김영원]



반인권적 국가범죄, 공소시효 없다

공소시효 배제 입법 시급


반인권적인 국가범죄를 저지른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피해자가 구제를 받기는커녕 가해자가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권력과 부를 누리고 살아간다면 어떨까? 결코 용납되어서는 안 되는 일이지만, 한국 사회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그동안 국가권력에 의해 저질러진 범죄에 대해서도 '공소시효'와 민사상의 '소멸시효'를 그대로 적용함으로써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가로막아 온 것.

이와 관련해 27일 열린우리당 이원영 의원은 "국가권력에 의한 범죄에 공소시효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국가가 범죄를 승인하는 결과가 되며, 범인도 형벌을 받았다기보다는 오히려 상당한 사회적 지위를 누려오는 등 공소시효제도의 본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반인권적인 국가범죄에 대해 공소시효를 배제하는 내용을 주 골자로 하는 '반인권적국가범죄의공소시효등특례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법안에 따르면, △국가공권력에 의한 살인, 고문 등의 행위에 대해 공소시효 적용 배제 △국가기관의 고의에 의한 범행의 조작·은폐행위로 공소를 제기할 수 없었던 기간에는 공소시효 정지 △손해배상청구권은 공소시효가 지났더라도 인정하도록 함으로써 국가가 '소멸시효' 완성을 주장할 수 없게 했다.

고 최종길교수사건과 관련한 국가배상청구사건에 대해 "소멸시효가 완성되었음"을 이유로 26일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서울지방법원 제23민사부(부장판사 이혁우)의 판결은 공시시효 배제에 관한 입법의 필요성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있다. 2003년 8월 서울지방법원은 고 수지김 유족들이 제기한 국가배상청구사건에서 "국가가 위법행위에 대해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가 소멸시효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상 도저히 허용될 수 없다"며 국가 책임을 물어 유족들에게 48억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바 있다. 그럼에도 법원은 최 교수의 사건에 대해서는 다른 판단을 함으로써 결국 피해자들의 권리구제를 법원의 판결에만 기대기 어렵다는 것을 증명한 것. 최 교수의 아들 최광준 씨는 "법원에서는 1987년 이후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고 하지만 한 개인이 피해 사실을 입증하기란 어려운 일"이라며 "국가범죄에 대해서는 소멸시효를 적용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법안에 대해 인권사회단체들은 일단 환영의 뜻을 표하면서도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들에 대한 형벌권의 소급 적용 여부에 대한 규정을 따로 두고 있지 않은 점은 아쉽다는 입장이다. 새사회연대 이창수 대표는 "반인도적인 국가범죄에 대한 공소시효 배제의 소급적용을 통해 가해자에 대해 처벌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국제법이 요구하는 인권보장의 의무를 다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인권운동사랑방 박래군 상임활동가는 "민사상의 소멸시효 적용 배제도 중요하지만 반인도적인 국가 범죄의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공소시효가 지난 사건에 대해서도 형사처벌을 할 수 있어야 한다"며 "법정에 세워서 처벌하는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국가의 불법 행위에 대해 사회적으로 공표하고, 가해자에 대해 공직에서 추방하는 등의 처벌은 가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인권단체연석회의는 앞으로 "대공수사기관이라는 국가권력의 조직적 지원 하에 반인권적인 국가범죄를 저지른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에 대한 퇴출 운동과 더불어 공소시효 배제 특별법 제정 운동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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