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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eo 2006-08-09 03:15:22, Hit : 1466
Subject   휴- 하는 마음 뿐
저는 2002년에 아나클랜을 알게 되었습니다. 붕어라는 사람이 언론에 비쳤었고, 무까이 꼬오의 폭력론 노트가 번역되어 집회나 혹은 여기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2002년 겨울은 몹시 춥고, 거리 안쪽과 건물의 지하와 지상에서는 많은 수의 여성이 감금 폭력과 함께 성매매를 당하고 있었습니다. 시 당국은 판자촌을 뜯어내어 아파트를 세우는게 좋겠다고 생각했고, 경찰과 조직폭력배를 조직적으로 몰아 가난한 사람들을 때려서 쫓았습니다. 그러면 이내 여기저기서 골리앗이 올라갔고, 그에 따라 사제총을 쏘고 불을 지르고 하는 일들이 잇따라 일어났었지요.

아나클랜에서는 구설수, 구로구, 구멍이니 하는 구씨 형제들이 많은 얘기를 하고 있었고, 프로그래머인듯 정보 기술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하던 Xu 씨와 컬티즌에 이색적인 소식들을 전하던 조약골 씨가 있었습니다. 이렇게 시시콜콜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의 이름들을 거론하는 것은 그 때 제가 보고 있던 풍경들을 떠 올려보려고 하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문제가 있다고 말씀해주시면 확인 후 삭제하겠습니다.

여고생 해방전선이 있었고, 재활센터가 있었습니다. dopehead가 bass를 연주했고, 연주들이 날 것 그대로였기에 친구들에게 들려주면 별 희한한걸 다 듣는다고 우스워했습니다. 하지만 제게는 여고생 해방전선과 재활센터의 노래가 참 소중했었지요. 시기는 어두워져서 미국이 이라크를 위협했고, 대한민국 정부는 나라 안팎으로 전제군주처럼 행동하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여고생 해방전선은 그런 행동들에게 장난인듯 발악인듯 노래를 불렀었고, 재활센터는, 사실 나이키 아나키만 재밌게 들었던 것 같습니다. "sk 텔레'콤'이 그렇게 달'콤'하니"의 '콤'이 참 달콤했던 것 같습니다.

당시에는 10대 모임도 있어서 승희, 조각조각 같은 이름들이 있었던 것도 기억이 납니다. 다들 똑똑하고 자기 자신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사람이었다고 기억해서 지금도 잘 지내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2003년 봄에 미국이 이라크에 미사일을 쏟아 부었고, 때문에 한동안 완전히 무기력하게 지내던 것이 기억납니다. 풀밭 근처의 벤치에 누워 있으면 이대로 잔디가 덮여 버리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많이 했었지요. 그만큼 세상은 뜨거운 봄이었는데 내 몸은 구멍이 숭숭 뚫려 있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비상업적 대안 문학을 얘기하던 시 쓰기 모임과 아나키스트 FAQ 번역 모임과 WRI와 평화인권연대와 기타 등등이 여기저기서 자기의 일들을 벌여내고 있었지요. 은국 씨가 트럭 뒤에서 구호를 외치고, 이라크로 떠나던 일도 기억이 납니다.

정경유착을 넘어 혼연일체가 되어 있던 초국적 자본들과 미국정부는 결국 이라크에 미사일을 다 퍼 부었고, (최근에는 이스라엘이 가지고 이쓴 민족적 피해의식을 힘으로 살라딘과 알마게스트의 땅을 장악하려고 온갖 일을 벌이고 있다고 하더군요.) 사람들은 모두 다 같이 무기력감을 느꼈던 것 같습니다. 서로를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책과 그런 폭력 위에서 살아야 한다는 절망 때문에 참으로 힘든 시기를 보낸 것 같습니다.

그런 와중에 많이 지쳐 있던 운동 진영에 자신의 온 몸을 의탁해 영혼을 불태우던 차가운 불꽃이 등장했고, 구설수는 그와 마주 보고 말하는 방법을 찾지는 않았으나 어쨌든 불꽃이 열정을 불어넣고 있던 많은 생각에 대해 그것이 많이 지쳐 있는 방법이라는 이야기를 하려고 했었습니다. 그러면서 너는 막걸리를 나는 두부를 하는 식의 자치에 대한 글을 썼고, 그에 대해 다른 분이 '이것이 아나키 강령'이라는 이야기를 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걸 끝으로 아나클랜에는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피자매 연대가 등장했고, 투쟁과 밥이 생겼고, 투쟁과 집인가 하는 것도 있고, ㅎ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세계를 보여주며 자기는 산나물을 뜯으면 먹을 수 있는건지 없는건지 알 수 있다 같은 말을 했고, 민노당원으로 돌아온 차가운 불꽃이 선전전을 진행했고 뭐 그런 일들입니다.

그리고 저는 참 휴- 하는 마음 밖에 들지 않고 있습니다. 완전한 자치를 지향하는 세력은 극히 일부이며, 그 일부가 자신의 마음을 지켜가 주는 것이 고맙다는 생각은 들지만, 실제적으로 동참할 수는 없는데, 아나키스트 연맹인 아나클랜은 이렇게 내용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자본과 국가 권력으로부터 벗어나는 일이 목적이어서는 함께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함께 싸우자거나, 채식하는 요령을 공유하자거나, 자치 기술을 모아보자거나 하는 일을 제안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그저 참 아쉽다하는 생각이 든다는 그런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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