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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mazing Mets 2011-02-20 13:06:33, Hit : 2206
Homepage   http://www.newmets.net
Subject   제 생각엔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아나키즘이야말로 사회계약론에 충실해야하는 사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글 쓰신 분께서 아나키즘이 사회계약론에 반대한다고 생각하시는 이유는 짐작컨대
사회계약론은 어떻게 국가가 성립하게 되었는가를 설명한 이론이라는 것 때문이 아닌가 싶은데요. 보편적인 아나키스트라면 국가의 성립이란 지배계급의 보다 효율적인 착취를 위해 일어난 사건이라고 봅니다. 질서있고 정의로운 사회를 구축하기 위해 민중들 스스로가 국가를 만들고는 기꺼이 국민으로서 지배자들의 통치를 받겠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으며, 오히려 지배자들의 이윤수탈을 은폐하고 그들의 통치를 정당화할 수 있는 방편으로 국가가 생겨났다고 인식하는 것이죠.

물론 이는 전적으로 옳은 말입니다. 왕과 백성의 관계로 그 계급적 위치의 차이가 노골적으로 드러났던 봉건국가뿐만 아니라 정치적-경제적 자유가 보장된다는 오늘날의 자유주의 국가에서 역시 그 노골성이 줄어들었을 뿐 여전히(어쩌면 훨씬 더 큰) 착취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국가가 지배계급의 착취를 보편타당한 현상으로 둔갑시키고 있다는 사실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분명 사회계약론은 그것이 루소가 제창한 인민의 절대적인 자유의지를 바탕으로 한 소규모 정치공동체이든 홉스가 부르짖은 이기적 개인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리바이어던의 창조이든 어찌됐건 '국가'라는 착취기구를 피착취자 스스로가 만들어냈다는 역설을 포함하고 있다고, 대부분의 아나키스트들은 그렇게 여기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이는 전적으로 옳습니다.

하지만 전 사회계약론이 아나키스트들에게도 꽤나 매력적인 영감을 주는 사상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봅니다. 사회계약론은 본질적으로 사회구성원들의 자율적 사회재조직을 다룬 이론이기에 그렇습니다. 우리가 살고있는 이 국가는 자연발생한 기구가 아니므로 사회의 내부속에서 살아가고있는 우리들은 새로운 국가를 다시 한 번 재창조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내포하고 있는겁니다.

여기서 혼동하지 말아야 할 것은 사회와 국가는 같은 크기, 같은 존재가 아니라는 겁니다. 엄밀히 말해 사회가 국가보다 더 큰 차원입니다. 남한이라는 국가가 자유주의 사회에 종속되어있다는 사실만 봐도 그렇습니다. 즉 사회는 국가보다 더 큰 개념이므로 사회가 변동하면 국가는 이에 자연스레 따라오게 되어있습니다. 우리의 사회가 아나키즘 또는 사회주의적 사상에 걸맞는 사회가 된다면 국가 역시 그렇게 됩니다. 국가를 사회주의 국가로 바꾼다고 사회가 그렇게 되지는 않지만.

각설하고, 민중들 스스로의 힘으로 사회의 규율을 창조하는 것이 아나키즘에서의 공동체 - 소비에트! - 라고 한다면 사회계약론은 부정해야될 대상이 아니라 적극 수용해야할 대상입니다. 지배자들의 강권은 자연발생적이지 않으며, 그들의 착취를 위해 지금의 공동체가 건립되어왔다면, 앞으로의 공동체는 이전의 모든 것을 '파괴'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창조'될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쿠닌의 그 유명한 경구는 바로 이런 차원에서 빛을 발하고 있습니다.

프루동이 사회계약론에 맹공을 퍼부은 데는 그 속에 포함된 자유주의자들의 음모를 간파했기 때문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근원적으로 프루동이 비난한 것은 국가가 합의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아니라 이렇게 만들어진 국가는 사유재산제를 옹호하고 이를 기반으로 민중을 착취하고 있음에도 자유주의자들은 이것이 민중들 스스로가 원했던 '자유'에 기초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는 사실이라고 봅니다. 자유주의자들의 사회계약을 헐어버리고 새로운 아나키즘의 사회계약을 맺는다면 프루동 역시 기꺼이 사회계약론자가 되려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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