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클랜 게시판/링크/물물교환/파일공유/아나키즘 읽기자료
잡민잡론잡설/안티 다국적기업/관리자방/English

아나키즘저널발행준비위원회/투쟁과집/투쟁과밥/군대반대운동
아나키FAQ번역프로젝트/재활센터/여고생해방전선/전쟁저항자들

View Article     
Name
  보스코프스키 2008-03-16 19:28:36, Hit : 2156
Link #1    http://leenyuk.egloos.com/1523186
Subject   [이녁의 모순없는 세계]누가 불법시위를 만드는가

누가 불법시위를 만드는가

지안님 http://thexian.egloos.com/1797779
시수님 http://nimphet.egloos.com/1726937
남무님 http://studioxga.egloos.com/3662470
이녁님 http://leenyuk.egloos.com/1312984


시위 문제를 다룰 때 진짜 중요한 문제는 체포 전담부대도 전기총도 아니다. 바로 시위대와 정부간의 균형이다. 시위대는 집회와 결사의 권리를 행사하는 국민이고 정부는 시위대의 권리 행사가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시위 자체를 막는 게 목적이 아니라 시위가 막나가는 걸 막는 게 정부의 목적인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양자간 균형이 중요하다. 시위대의 힘이 지나치게 강해져서 타인의 권리와 자유를 침해해서도 안되고 반대로 정부의 힘이 너무 강해서 집회와 결사의 자유를 억압해서도 안되는 것이다.

이처럼 양자의 균형이 중요한 문제는 결국 양비론으로 흘러가기 마련이다. 하지만 굳이 어느쪽의 책임이 더 큰지를 묻자면 나는 정부측의 책임이 더 크다고 본다. 최소한 현재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정부 방침 - 전기총을 도입 여부, 폴리스 라인 문제, 즉결심판 방침, 체포전담부대 창설 논의 - 을 놓고 봤을 때는 말이다.

정부와 정부의 입장에 동의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간단하다. 불법시위, 폭력시위를 철저하게 법대로 엄단하겠다는 것이다. 불법이나 폭력을 옹호하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 이러한 주장은 상당히 설득력을 지닌다. 문제는 과연 그 불법과 합법의 정의를 누가 내리며 폭력과 비폭력의 경계, 질서와 무질서의 경계는 어디 있느냐 하는 것이다.

불행하게도 정부가 원한다면 왠만한 시위는 모두 '불법시위' 로 만들어 버릴 수 있는 게 현행 집시법이다. 이를테면 '교통 소통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이를 금지' 할 수 있는 집시법 12조나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 후에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는 집시법 10조가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물론 관할 경찰서장의 재량에 따라 집회를 허가할 수는 있지만 그건 말 그대로 경찰서장 마음에 달린 일이다.

즉 아무리 당신이 평화적인 촛불 시위를 하고자 최대한 법적 절차를 갖추었어도 관련당국이 마음만 먹는다면 교통 소통 방해와 같은 명목으로 당신의 집회를 불법시위로 만들어 버릴 수 있다는 말이다. 아니면 당신이 집회를 하고자 하는 곳에 어떤 유령단체가 집회신고를 미리 해 놓고 당일날 나타나지 않는다고 해도 당신은 그 자리에서 집회를 열 수 없다. 그뿐인가? 만일 당신이 '불법시위' 로 규정된 집회에 참여해서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더라도 폴리스라인을 넘으면 즉결 심판에 회부될 수 있다.

엄정한 법 집행도 좋고, 법치질서 확립도 좋다. 폭력시위 추방도 좋다. 하지만 그 전에 정부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시위대와 정부의 균형추부터 제대로 맞추어야 하지 않겠는가? 역설적이게도 상당수의 '불법시위' 가 정부에 의해 만들어지는 게 현실이다. 그리고 이미 수많은 시민단체는 물론 인권위에서도 집시법 개정의 필요성을 지적했지만 정부에서는 집시법 개정 문제는 뒷전으로 미뤄둔 채 그저 불법시위 엄정 진압에만 목소리를 높히고 있다.

강자와 약자 모두에게 잘못이 있다면(당연히 '불법시위' 를 규정할 능력을 가진 정부가 강자다. 조직력에 있어서도, 무장 수준에 있어서도, 불법 시위에 대한 처리 문제에 있어서도 강자는 정부이다.) 강자가 먼저 양보하는 게 옳지 않을까? 아니 옳고 그름의 판단을 떠나서 강자가 먼저 화해의 손을 내미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빠르고 효과적인 길일 것이다. 강자가 자신의 무장은 일방적으로 강화하면서 약자에게 '너 나쁜 짓 한거 사실이니까 무기 버려' 라고 소리치는 건 아무래도 비겁해 보인다.

by 이녁 | 2008/03/16 13:29 | 제법 진지한 이야기 | 트랙백 | 덧글(3)

트랙백 주소 : http://leenyuk.egloos.com/tb/1523186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Commented by 쌍부라 at 2008/03/16 14:02 #
이건 뭐 장애자 올림픽도 아니고..

시위대하고 전의경이 서로 대치하는 걸로도 모자라서 전의경 출신들이 '불법 폭력시위'만 까고 있네요.
그 와중에 자신들을 정말 고생시키는 윗대가리를 까는 사람은 못봤네요. 안타깝습니다.
Commented by lunati at 2008/03/16 14:56 # x
해가 뜨기 전이나

또는 해가 진 이후라...

잘못봐서 해가 지기 전에나 해가 진 이후로 보여서

그럼 일몰의 순간에 하란거냐??? 라고 생각했음 -_-;;



폭력시위도 별 상관도 없는 전경들 다치고 문제가 있긴 하지만

폭력시위라도 하지 않으면 관심도 별로 안가지고 그러는 상황도 문제 -_-;
Commented by 말하는당근 at 2008/03/16 18:30 #
폭력 시위를 하면 언론은 타겠지만, '저 빨갱이들 왜 저래' 소리밖에 못 듣지요. 안타깝습니다.

http://leenyuk.egloos.com/1523186





No
Subject
Name
Date
Hit
5250    [붉은 수염]스쾃하라! 저항하라! 창작하라! 보스코프스키 2008/09/24  2202
5249    이명박과 1% 부유층은 '아나키스트' [10] 돕헤드 2008/04/15  2201
5248    한사람 있다 [2] % 2007/02/01  2200
5247    [stupa84]한국 아나키즘 100년 보스코프스키 2008/05/26  2198
5246    '요술공주 밍키'에 담겨진 꿈과 희망에 관한 이야기 두개 이슈타르 2007/03/08  2197
5245    정혜민//사랑이랑님 답변. 팅크왕자 2011/01/30  2195
5244    [리베르테]'아나키즘'과 '리베르테르'에 대한 오해와 이해 [2] 보스코프스키 2009/03/25  2195
5243    [문화파괴의 리뷰]야만의 주식회사 G8을 말하다 [1] 보스코프스키 2008/09/26  2192
5242    [이주노조 성명] 법무부의 이주노동자 ‘강제단속 할당제’를 강력히 규탄한다 퍼옴 2008/05/22  2191
5241    [소유란 무엇인가 읽기] *1 : 들어가기 크로폿킨 2009/01/27  2184
5240    파업 조합원을 전원 해임하겠다고? 사장들이 무노동 무임금의 원칙을 지킨다고? dope 2002/03/22  2183
5239    아나키즘이 방송을 타는 세상? [1] 보스코프스키 2008/05/13  2179
5238    [오마이뉴스] 촛불들을 '지도'하지 마세요 [11] 문화파괴 2008/05/29  2178
5237    "우리가 쓰다 버리는 나무젓가락인가?" dope 2002/04/29  2176
5236    이 퍼포먼스할때 들리는 노래 제목좀 알려주세요 촛불하나 2008/03/29  2174
5235    "21세기 인류의 희망은 인디언 아나키 민주주의" 2009/12/06  2172
5234    [펌]파금은 아나키스트인가? [2] 보스코프스키 2009/03/23  2172
5233    촛불집회 사회 봤던 청소년 활동가 '또또' <열린 세상>에서 정부 비판 [2] 돕헤드 2008/05/23  2167
5232    질문좀 드릴게요. [2] Rhinov 2009/10/31  2162
5231    용산국민법정의 모든 것을 알려줘 2009/10/03  2161
5230        [re] 대북전단 관련한 논제 zara 2011/05/02  2160
5229    [초록정당을 만드는 사람들]표현의 자유와 사상의 자유의 차이 : 감옥의 송두율과 박홍 이사장 보스코프스키 2008/04/02  2159
5228    10월 1일 국군의날 군사퍼레이드 반대 - 대안퍼레이드 함께 만들자! [3] 돕헤드 2008/09/16  2157
   [이녁의 모순없는 세계]누가 불법시위를 만드는가 보스코프스키 2008/03/16  2156
5226    "불법" 사람은 없다.- 단속추방 중단 촉구 결의대회 [1] 2009/10/27  2155
5225    1월 15일, 프루동 탄생 200주년입니다, [2] 크로폿킨 2009/01/01  2155
5224    [하승우]국가 없는 삶은 어떨까(실천문학) 보스코프스키 2008/08/10  2155
5223    [프로메테우스]정말 군대가 없어지면 전쟁이 날까요? 보스코프스키 2008/06/28  2154
5222    아나키스트적 시각에서 바라본 5.18? [4] 돕헤드 2008/05/24  2151
5221    점점 아나키즘에 빠져드는... [10] 셜록 2008/04/30  2151
5220    엠마 골드만 티셔츠 만들기 워크샵 [1] 돕헤드 2008/09/26  2150
5219    시애틀 추장의 편지 [1] 조각조각 2002/02/27  2150
5218    투밥게시판 보다가 uhhm 2009/06/17  2146
5217    비정규직을 보호하는 가장 좋은 방법 [6] 雷神의槌 2007/07/17  2145
5216    freeschool listserve C. 2002/01/10  2143
5215    cold play uhhm 2009/06/11  2141
5214    이번 토요일 미군 반대 범국민대회 안내 - 태극기를 들고 참가하라는 지침이군요*_* [5] dope 2002/07/26  2141
5213    허허허....웃음만 나오네요.... [3] punkcock 2002/06/23  2139
5212    11월 11일 '뭐라도 팀' 이주노동자 단속추방반대 액션합니다 [1] 2009/11/10  2138
5211    [행동하는 라디오] 쌍용자동차 - 억울하게 일터를 빼앗기지 않겠다는 것뿐인데 언론재개발 2009/07/23  2134
Prev [1][2][3][4][5][6][7][8][9] 10 [11][12][13][14][15]..[141] Next
Copyright 1999-2020 Zeroboard / skin by lifes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