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클랜 게시판/링크/물물교환/파일공유/아나키즘 읽기자료
잡민잡론잡설/안티 다국적기업/관리자방/English

아나키즘저널발행준비위원회/투쟁과집/투쟁과밥/군대반대운동
아나키FAQ번역프로젝트/재활센터/여고생해방전선/전쟁저항자들

View Article     
Name
  스머프 2007-12-26 18:36:11, Hit : 2083
Subject   대선 잠정 평가와 향후 투쟁 전망
[옮긴이주]-다함께 운영위원이 한 말이니 다함께가 생각하는 대선 평가라 할수 있습니다. 이글을 보고 이번대선에 대해서 한번정도 생각할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와 반대로 레디앙-전진쪽 입장을 대변하는 언론이라 할수 있습니다-을 보면 권영길을 안찍을것을 자랑으로 하는 글과 권영길을 은퇴시키려는 글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인지 제목을 "권영길을 찍지않은 이유"라고 한것이 있으니 보기 바랍니다  

이사람들은 선거기간에도 조승수라는 사람이 "선거운동못하겠다"는 식으로 글을 올렸습니다. 한나라당과 다른 입장이라고 할수 있습니다 즉 이명박을 보호하기 위해서 당경선과정에서 싸우던 사람들이 이명박 기살려주려고 하는데 민주노동당은 기죽이려고 하거나 선거운동자체를 거부한것을 보면 참 암담합니다 그리고 분당이야기까지 나오는것을 보면 민주노동당 미래가 그리 밝지 않다고 할수 있을것입니다.

제가 보았을때 이명박의 높은지지율때문에 당선되면 한자리 얻으려고 줄서는 사람들이 열심히 선거운동한거라 생각합니다 이와 반대로 엔엘이 지지했네 코리아 연방공화국을 슬로건으로 했네 후보가 나이가 많네 너무 대선(3번)나왔네 하지만 나이와 대선 3수한 이회창은 15%얻은것은 무었으로 설명해야 할까요?

 당을 열심히 비난하는 사람들을 보면 당에서 한자리 하겠다고 난리치다가 지금은 그자리를 얻을수 없으니 분당을 이야기 하고 있다고 봐야 할것입니다 그리고 겉으로는 당혁신 하겠다고 하지만 속으로는 당권을 장악하려고는 수작이라 볼수밖에 없습니다. 한마디로 겉다르고 속다르다고 할수있을것입니다.

문제는 이러다가 민주노동당이 분당후 자멸할지 모르겠습니다 저야 당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라고 하지만 다른정당과 다르게 그래도 노동자 농민 민중을 생각하고 이랜드투쟁에서 보여주듯이 민주노동당만 유일하게 기존 정당들은 외면할때 이랜드 뉴코아 비정규직문제에 개입하고 사회공론화 시킨것은 부인할수 없을것입니다.  이렇듯 완벽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기존 정당과 다르게 비정규직이나 가난한 민중을 위해서 정책을 하던 정당이 없고 오직 가진자을 위한 정당만이 소수의 가진자들을 위해서만 법을 만들어서 지킬것을 요구하고 이에 저항하면  공권력이라는 폭력앞에 우리민중들은 미국처럼  힘없이 무너지지 않을까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아무튼 이글을 보고 대선이후 평가와 향후 우리사회에 무슨일이 일어날지 다함께 입장의 글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이 글은 12월 22일(토) 오후 3시 다함께 주최 대선 평가 토론회에서 다함께 운영위원 최일붕 동지가 한 연설의 녹취록이다. [ ]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녹취자가 첨가한 구절이다.

이번 대선 결과를 보며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특징은 무엇보다 투표율이 굉장히 낮았다는 것입니다. 전체 유권자 3천7백65만여 명 중에서 2천3백73만여 명만이 투표를 했습니다. 약 1천4백만 명이 투표를 하지 않았습니다. 37퍼센트가 투표를 하지 않은 것입니다. 이것에 대해서 ‘너무 일찍부터 이명박 대세론이 자리 잡고 있어서 그랬다’는 둥 이번 선거에 한정된 특수한 지엽적인 얘기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좀더 크게 봤을 때는 군사독재 뒤, 1987년 대통령 직선제를 실시한 이래 20년 동안 대통령 선거 투표율이 하락해 왔음을 우리는 봐야 합니다. 이번 선거에 한정된 지엽적인 문제가 아니라 그 근저에 놓인 원인을 봐야 한다는 것이죠. 그것은 공식 정치에 대한 사람들의 냉담함, 환멸, 실망, 정서적 괴리감이 그동안 증대해 왔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제가 ‘공식’ 정치라고 하는 이유는 정치 ‘일반’에 대한 냉담함, 무관심이 증대한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한미FTA라든가 아프가니스탄 사태라든가 이랜드 투쟁이라든가 하는 문제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습니까. 그러므로 사람들은 ‘정치’ 자체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냉담한 것은 아닙니다. ‘공식’ 정치에 대해 사람들이 냉소를 갖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죠. 만일 사람들이 ‘정치’ 자체에 대해 무관심하고 냉담하다고 판단한다면 잘못된 결론을 내리기 쉽습니다. 실천과 동떨어진 ‘순수’ 이론에 탐닉할 필요가 있다 하고 추상적 선전 중심의 사고를 한다거나 ‘순수한’ 노동조합 쟁점을 강조해야겠다 하고 노동자주의나 신디칼리스트적인 실천을 한다거나 정치와 구분되는 ‘순수한’ 사회 운동을 해야 한다 하고 사회운동주의를 표방하는 식으로 빠지는 오류를 범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공식 정치에 대한 불만을 갖고 있는 것인데, 그 이유는 공식 정치를 주류 정당들, 다시 말해 이 사회에서 힘깨나 쓰는 자들의 정당들이 지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주류’ 정당들에 대한 사람들의 불만, 실망, 환멸이 이번 대선의 낮은 투표율을 설명해 주는 요인인 것입니다. 사람들이 ‘모든’ 정당들에 대해 환멸과 실망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선 안 됩니다. 주류 정당들인 것입니다. 비주류 정당들, 예컨대 민주노동당이나 사회당 같은 정당들은 사실 검증도 되지 않았습니다. 홍보조차 제대로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민주노동당이 서구 사회민주주의 정당들처럼 그 개량주의적 성격이 입증이 돼 버렸다고 얘기하면서 앞질러 나아가는 사람들, 그래서 민주노동당에 투표하기를 거부하고 이번 대선에서 아무에게도 투표하지 말라고 선동한 종류의 종파적인 입장들은 잘못된 것입니다. 노동계급전체적으로 보자면, 아직 검증도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나타난 두번째 특징은, 모두들 지적하는 것인데, 노무현 정권에 대한 실망에 따른 광범한 이반이 주된 원인이 됐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이미 1년 반 전에, 지난해 5월 말 지방선거 때 입증이 되고는, 그 이후로 여당은 단 한 차례도 선거에서 이기지 못했습니다. 예외가 없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이미 1년 반 전에 예고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이명박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한 것을 설명하지 못합니다. 노무현 정권에 대한 환멸이라는 것은 사람들이 노무현 정권으로부터 이반한 원인은 설명해 줄지언정, 이명박이 그 중 상당수를 끌어당긴 것을, 이명박의 흡인력을 설명해 주진 못합니다. 이것은 지난해 5월 말 지방선거 이후 거의 반 년 동안 “반노무현•비한나라당 정서”(당시 매스컴들이 이렇게 표현했죠)가 지배적이었던 것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여권에 대해 반감을 가졌지만, 과거 군사독재 정권인 한나라당이 집권하는 것에 대해 썩 내켜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의 이런 태도는 지난해 말, 올해 초쯤에 바뀌기 시작합니다. 왜 그랬는가? 이 질문은 바로 우리를 이번 선거의 세번째 특징으로 인도합니다.

이명박의 강력한 흡인력은 광범한 실업, 대량 실업 사태를 배경으로 합니다. 우리 모두 ‘사오정’이란 말을 잘 알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청년 실업자가 굉장히 많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대졸자의 20퍼센트 가량이 실업자라고 하는데, 어쩌면 더 많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사태가 바로 모든 대선 후보들로 하여금 경제 회생을 슬로건으로 내세우게 만들었던 것이죠. 1992년 미국 대선에서 이런 말이 유행했습니다. 아버지 부시가 떨어지고 클린턴이 당선한 당시 클린턴 진영의 주된 슬로건은 “It's the economy, stupid!(이 바보야, 경제야, 경제. 알아?)”였습니다. 경제는 굉장히 중요한 것입니다. 제가 경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니까 어떤 사람들이 저를 경제결정론자라고 비판하던데, 경제결정론은 경제가 위기에 빠지면 혁명이 일어난다, 또는 노동자들의 거대한 반란이 일어나고 사람들이 좌경화한다고 보는 것입니다. 경제가 위기에 빠지면 사람들의 마음에 심대한 충격이 온다는 것, 당장에 먹고사는 것이 어려워지는데 왜 충격이 없겠습니까? 그것만큼은 완전히 결정돼 있는 일입니다. 그것이 오른쪽으로 가느냐 왼쪽으로 가느냐 하는 것이 결정돼 있지 않은 것이지, 경제가 어려워졌을 때 사람들의 정서가 굉장히 급속히 바뀌고 불안정해지고 격렬해진다는 점은 결정돼 있는 것입니다.

그런 상황 때문에 경제가 다른 모든 것을 압도한 주제가 됐던 것이죠. 이번 선거는 경제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운 상태에서 치러진 선거였습니다. 이 때, 아직 경제 위기가 충분히 심화하진 않았지만 경제 위기의 그림자가 드리운 상황에서 사람들은 굉장한 불안감을 갖게 되고, 특히 서민 경제가 엄청 나쁘기 때문에 사람들의 불만이 높고, 무엇보다 미국 경제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엄청 심각해지고 그것이 사람들에게 굉장한 불안감을 주고 있는 이런 상황에서 사람들은 IMF 이후 10년에 대한 토론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10년’으로 볼 것인가 하는 논쟁이 있었지요. 사람들은 그 논쟁에서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평가했던 것입니다. 한나라당이 그것을 이용하긴 했지만, 어쨌든 사람들의 눈에는 지난 10년 동안 도대체 우리의 삶이 나아진 게 뭐가 있는가 하는, 그야말로 자기 삶에서 입증되는 결론을 내렸던 것이죠.

그래서 사람들은 1970년대-1980년대의 강력한 경제 성장을 연상시키는 후보, 강력한 국가 개입을 연상시키는 후보를 택해 보자 해서 이명박을 택한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명박은 대운하라는 공약을 제시한 바 있지 않습니까? 이 점에서 사람들이 왜 도대체 저 시장주의자, 빈부격차를 격화시키고 가난한 사람들을 더 가난하게 만들 저런 인간을 왜 찍었을까 하는 점이 설명이 되는 것이죠. 물론 선진 노동계급 대중이 그를 찍었다는 것은 아닙니다. 더 광범한 노동계급 대중, 후진적인 부분까지 포함한 사람들을 말하는 것이죠.

사람들은 이명박에게서 단지 신자유주의만을 본 것이 아닙니다. 어차피 주류 정당의 후보라고 나온 작자들이 모두 신자유주의자들인데, 노무현은 지난 몇 년 동안 그것을 입증해 보였고, 그럴 바에야 경제나 성장시켜서 차라리 파이를 키울 후보를 뽑자는 식으로 판단했던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사람들이 신자유주의자를 뽑았고 사람들이 보수화했다는 주장은 맞지 않는 것입니다. ‘한국 사회의 보수화’를 주장하는 것이 틀린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이명박이 신자유주의자가 아니라고 옹호하는 것이 절대 아닙니다. 이명박은 신자유주의자입니다. 하지만 이명박은 동시에 한반도 대운하 같은 거대 토목공사를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습니다. 그것은 신자유주의라기보다는 1930년대 중반 뉴딜 정책, 테네시강 유역 개발 공사를 연상시키는 정책인 것입니다. 사실, 지구상에 순수한 형태의 신자유주의 정부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신자유주의는 자본가들의 계급 이익을 은폐하는 이데올로기일 뿐입니다. 현실의 자본가 정부들은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과 케인스주의 경제 정책을 섞어서 사용해 왔습니다. 이 점은 지난 몇 년 동안 다함께가 여러 차례 강조해 왔던 바입니다.

자신을 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조차도 이명박에게 투표한 이유는 이런 것이었습니다. 그러므로 공식 정치가 우경화할 가능성이 농후해졌다고 하는 말은 맞아도, 사회 또는 대중이 보수화했다고 하는 것은 우리가 결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정확히 말해, 대중의 의식은 지금 진보적 요소와 보수적 요소가 한데 섞여 있는 완전한 모순 상태입니다.

사람들이 이명박에게 투표한 것을 이해하려면 이것을 생각하면 됩니다. 장하준 교수가 왜 공전의 인기를 누렸는가? 장하준 교수는 신자유주의에 반대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나 장하준 교수는 1970년대 개발독재가 사줄 것이 있다고 노골적으로 옹호하기도 합니다. 물론 장하준 교수는 이명박과 완전히 같은 입장인 것은 아닙니다. 그보다는 좀더 자유주의적이죠. 하지만 장하준 같은 사람이 하는 주장, 즉 개발독재 시절이 신자유주의보다 나은 것이 아니냐 하는 이데올로기가 왜 사람들에게 먹혀들었는가?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감이 오히려 1970년대식 국가자본주의가 차라리 나을 수 있다는 반동, 반발이 일시적으로 형성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입니다.

이번 선거에서 드러난 네번째 측면을 봅시다. 이렇게 경제가 굉장히 중요한 상황은 민주노동당에게 매우 불리했습니다. 자본주의의 틀 안에서 치러지는 부르주아 선거에서 ‘경제가 중요하다’는 말은 ‘자본주의’ 경제가 중요하다는 얘기이고, 맑스의 <자본론>을 빌려 말하면 자본 축적의 위기 상황이 중요하다는 주장밖에 안 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분배를 강조하는 좌파는 매우 불리한 처지에 놓이게 되는 것이지요. 말하자면, 학술적 용어로 성장 담론이 분배 담론을 압도한 상황이었다는 겁니다. 이것을 이해해야만 우리는 민주노동당이 10퍼센트 이상, 3백만 표 가까이 얻을 수 있었던 것 아니냐 하는 황당한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있는 것이지요.

또, 이렇게 비춰보자면, 민주노동당 권영길 선본이 처음에 ‘코리아연방공화국’을 주요 슬로건으로 제시하려 했던 것은 오류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물론 이게 잘못이어서 소동이 벌어져서, 결국 권 후보 선거 캠페인에서 민족 문제가 가장 두드러진 공약은 아니었습니다. TV 토론을 봐도 그것을 알 수 있었죠. 그렇기 때문에 “‘코리아연방공화국’ 같은 민족주의 담론을 앞세워서 선거가 패배했다”는 평가는 공정하지도, 정확하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그것을 둘러싼 분파 투쟁들이 문제였죠. 그것을 관철시키려 했던 자민통 계열의 입장, 특히 그 안의 한 분파가 말하는 것처럼 심지어 그것을 못해서 대선에서 성적으로 못 거둔 것이라는 멍청한 입장도 잘못된 것이고, 거기에 대해 선거운동 기피 등 종파적 태도를 취한 것도 잘못된 것입니다. 결국은 이런 내분의 모습이 사람들에게 매우 부정적으로 비쳐졌던 것은 분명 표를 깎아먹은 요인이 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와 관련해 또 한 가지 말하자면, 이번 대선에서 미국이 이명박을 의도치 않게 도와준 것처럼 보입니다. 2002년 대선과 대비해 보면 매우 두드러진 측면인데, 2002년 벽두에는 부시가 북한을 “악의 축”의 하나로 낙인 찍으면서 한반도에 팽팽한 긴장이 감돌았죠. 2002년 말에는 북한이 유엔 핵사찰단을 추방하고 미국이 중동 지역에서 예멘행 북한 선박을 나포하고, 미국 국방장관 도널드 럼스펠드가 중동과 북한 두 전선에서 싸워 모두 이길 수 있다 하고 허풍을 떠는 상황들 때문에 여중생 압사 사건을 매개로 수십만 명이 참가하는 거대한 시위가 벌어졌던 것이고, 그 덕분에 노무현이 당선할 수 있었던 것이죠.

이번 대선에서는 북미 간의 긴장 완화가 오히려 올 초부터 지속돼 온 상황입니다. 그런 상황 때문에 북한과 관련한 담론이나 한반도 평화라거나 반전•반제국주의 등과 관련한 담론들이 지배적이지 못했던 것이지요. 바로 여기에 역설이 존재합니다. 주체사상을 핵심으로 하는 좌파 민족주의 사상은 기본적으로 냉전 시대에 기원을 두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미국이 한반도에 제국주의적 위협을 가하고 북한이 연루된 긴장이 벌어지는 상황을 기원으로 하고 있는데, 이 긴장이 완화되면 좌파 민족주의가 사람들에게 유용한, 효과적인 이데올로기로 어필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지요. 좌파 민족주의 자신은 긴장을 완화하라, 우리는 평화를 원한다, 미제국주의는 북한에 대한 위협을 중단하라 하고 요구하는데 이 요구가 성취되면 바로 자신의 지지 기반이 오히려 약화된다는 역설이 존재하는 것입니다.

이 역설은 여러 가지를 설명해 주는데, 이명박은 이것을 이용해 자신은 그저 경제다 하고 자신은 실용주의자다 하며 대북 관련한 논쟁을 피해갔습니다. 북한에 대해 오히려 약간 양보하는 듯한 말도 했습니다. 북한이 핵 포기하면 1인당 국민소득을 3천 달러를 만들어 주겠고, 투자를 얼마를 하겠다고 등등 약간의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했죠. 그러다 보니 이회창이 이명박은 선명한 보수가 아니라며 튕겨나가 이명박을 공격하지 않았습니까? 이명박이 이런 상황을 이용한 겁니다. 자신을 ‘실용’으로 포장한 것이지요. 이명박을 ‘실용적 보수’로 보는 것은 맞지 않는 주장입니다. 실용주의라는 것은 무원칙하게 그때그때 편의대로 행동한다는 것인데, 이명박은 그런 작자가 아닙니다. 그는 명확한 원칙을 갖고 있는 자입니다. 반노동자, 철두철미 머리끝까지 시장주의로 무장돼 있는 우파적인 이데올로기와 원칙들을 갖고 있는 자이기 때문에 이 자를 신보수라고 규정하고 신보수는 구보수와 달리 실용적 보수라고 하는 말들을 믿지 마십시오. 이 자는 곧 자기 색채를, 자기 이빨을 곧 드러낼 것입니다.

북미 간 긴장 완화의 효과가 보여 주는 또 한 가지 점이 있습니다. 저는 다시 북미 간 긴장이 강화될 수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미국이 북한의 국가자주권을 억눌러 왔던 이유는 북한 때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북한이 핵무기를 가졌다거나 북한 정권이 스탈린주의 이데올로기를 고수하고 있는 것이 전혀 원인이 아닙니다. 중국을 겨냥해서 북한을 악마화하고 속죄양 삼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기 때문에, 중국과 관련해서 중미 간 사이가 틀어지는 경우에는 미국 내에서 대북 긴장을 지지하는 입장이 득세하게 됩니다. 정확히 말하면, 미국의 권력자들 사이에서 북한에 대한 태도는 온건파와 강경파로 나뉘어 있습니다. 지금 현재는 온건파들의 입장이 채택돼 있는 상황이지만 이것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습니다. 이것이 바뀌게 되면 상황은 달라질 것입니다. 다시금 좌파 민족주의 이데올로기가 효과적인 이데올로기로 사람들 사이에서 진지하게 고려되기 시작할 것입니다. 이명박 정권 하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질 수 있겠죠.

마지막으로, 이명박 정권의 앞날에 대해 간략하게 말하며 끝내도록 하죠. 이명박의 부패 문제를 얘기하면, 당장에 이명박이 이 위기에서 살아남을 가능성은 꽤 됩니다. 이명박이 기소되느냐 마느냐, 기소를 퇴임 후로 미루느냐 하는 시나리오 중 타협[시나리오]이 있을 수 있는데 이런 가능성도 꽤 크기 때문에 이명박이 기소되고 재판에서 유죄 판결을 받는 등의 상황이 될 가능성은 그다지 크지 않습니다. 그러나 낙인으로 남아 있을 것입니다. 그것은 언제든지 경제가 악화된다면, 경제는 악화될 가능성이 지금 90퍼센트 이상입니다. 지금 시작이거든요. 미국 경제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를 넘어서 올해는 프라임 모기지 자체가 위기에 빠지고 있고, 중국도 지금 경기가 안 좋은 상태로 진입할 조짐을 보이고 있고 그럴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게 되면 근본적으로 경제 성장의 90퍼센트 이상을 세계 경제에, 특히 중국과 미국 시장에 의존하고 있는 한국 경제가 위기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그게 언제냐 하는 것만이 오히려 쟁점이라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이명박은 노동계급뿐 아니라 지배계급 내부로부터도 공격을 받을 것이고 그런 상황은 부패 추문하고도 맞물려 상당한 정치 위기의 상황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밖에도 암초가 많습니다. 한나라당 정권은 근본적으로 1963년에 미제국주의자들의 강력한 종용 하에서 박정희 군부와 당시 형성된 지 얼마 안 된 재벌과, 기존 국가 관료, 이 3자를 연합해 만든 정권이었던 것입니다. 그 일당 국가는 1997년이 되서야 와해됐던 것이죠. 34년 동안 일당 독재를 했던 자들이 바로 지금 한나라당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자들은 10년 동안 권력에서 밀려나 있던 것에 대한 엄청난 반감을 갖고 있고, 이 자들 중 일부는 오버하는 자들이 반드시 나오게 됩니다. 벌써 심재철은 좌파를 적출해야 한다는 말을 했고, 이명박이 이랜드 사태에서 노조가 책임 있다고 하자 밑에서 경찰이 알아서 공격한 것 아닙니까. 그러므로 이 자들은 반드시 오버를 합니다. 그리고 이 자들은 34년 간 일당 독재를 하면서 엄청나게 부패했던 작자들입니다. 열우당도 신장개업해 부패한 자들이지만 한나라당은 그전에 훨씬 더 부패했던 자들이기 때문에 부패 추문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이명박 정권 앞은 완전히 암초 투성이입니다. 따라서 저는 만일 우리 운동이, 노동자•민중 운동이 강력하다면 이 정권이 제 임기를 채울까 의문을 가지는 입장입니다.

우리는 이명박 정권 하에서 또한 우파들이 분열할 가능성이 있음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그들은 이번 대선에서 분열할 가능성을 걱정했는데, 아닌게아니라 이회창이 튕겨나왔죠. 이명박이 대운하 얘기하며 등장하기 전에는, 서울시장 그만두고 대선 하반기에 급속하게 떠오르기 전에는 반열우•비한나라 정서가 지배적이었습니다. 이명박은 좀 새로운 세력들, 즉 박형준이나 이재오 같은 좌파 출신 배신자들, 한국판 네오콘을 데리고 만든 새로운 정치 기반에 토대를 두고 있습니다. 이명박의 정치 기반과 전통적인 한나라당 정치 기반 사이에 지금까지는 ‘잃어버린 10년’의 권력을 되찾기 위해 뭉쳤지만, 이 자들이 다시 정권을 운영해 나아가면서 자기들 사이에 격렬한 언쟁과 투쟁을 할 가능성이 있는 것이지요.

이명박 정권 하에서는 탄압이 강화될 것입니다. 이것에 맞서 우리 운동도 한편에서는 굉장히 절망하고 실망해서 떨어져 나가는 유약한 사람들도 있겠죠. 다른 한편으로는, 정치적으로나 조직적으로 단단해지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이 단단해지는 게 잘못 나타나서 종파주의적으로 단단해지는 경향도 계속 나타날 것입니다. 또 다른 한편으로, 이명박 정권의 우파성 때문에 너무 급진적인 것은 안 된다면서 현실주의를 내세우며 기회주의•개량주의 경향도 똑같이 강화될 것입니다. 다시 말해, 좌파 내에서 기회주의와 종파주의 경향의 양극화도 강화될 것입니다. 바로 이런 이명박 정권 하에서 변혁적 반자본주의자들이 공동전선을 잘 구사하면서 동시에 맑스주의의 정치 원리들을 현실에 잘 적용하면서 활동해 나아간다면 오히려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많은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정리 발언>

제가 경제 위기 때는 분배 담론이 불리하다고 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 점에 대해 이렇게 다시 한 번 말하도록 하겠습니다. 경제 위기는 사회 양극화, 즉 빈부격차를 격화시키고, 원래 자본주의 경제 자체가 그런 경향을 갖고 있는 건데, 위기가 되면 그걸 더 격화시키는 데다가 사회 양극화가 격화하면 정치 양극화, 즉 좌우 대립이 격화한다는 것이죠. 이 부분은 결정돼 있다는 겁니다. 그러나 이것이 좌파에게 유리하다거나 혁명적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는 주장은 결정론이라는 것이죠. 저는 그런 관점에 반대한다는 것입니다. 맑스도 그렇게 말한 적 없습니다. 저는 그것이 좌로도 갈 수 있고, 우로도 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대선, 현 시기에는 성장 담론이 지배적이었는데 그 속에서 분배 담론을 말한 권영길 후보는 굉장히 불리한 처지에 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세력 관계가 뒷받침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겁니다.

우리는 이런 물음을 던져야 할 것 같습니다. 적잖은 사람들, 특히 1980년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많이 좌절감 또는 절망감을 느꼈을 것 같아요. 1980년대에는 워낙 운동이 폭발적으로 고양되던 시기였고 지금까지 운동에 남아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그 당시 학생들이었는데 주변에 5퍼센트에서 15퍼센트의 학생들 사이에 극좌파적인, 매우 급진적인 좌파 사상이 굉장히 급속도로 번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고 그렇지 않은 다른 학생들도 반독재라는 사상에 대해 대부분 공감하고 있었고 심약해서 그 운동에 뛰어들지 못하고 멀리서 지켜보는 사람들도 먹을 것이라도 사주고 돈이라도 주는 그런 분위기 속에서 386세대가 살았기 때문에 1990년대나 이런 시기가 상당히 좀 견디기 어렵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저는 1970년대를 살았습니다. 1970년대 후반에 대학을 다녔는데 당시 제 옆에 있던 사람들 가운데 급진 좌파들은 구경하기도 힘들었고 그 당시 운동권들조차 맑스주의에 근접하지 못했습니다. 리영희 선생 정도의 책이 엄청나게 급진적인 축에 속했으니까요. 지금 보면 평균적인 자유주의보다 조금 급진적인 정도죠.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지금이 전혀 실망하고 절망할 때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우파 정부의 등장이 결코 운동의 침체기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 됩니다. 1987년에 그 거대한 폭발이 일어난 뒤 대선에서 누가 당선했습니까? 노태우가 당선했습니다. 당시 3김과 1노를 놓고 운동권은 [김대중에 대한] 비판적 지지 입장이었죠. 당시에도 종파주의자들은 있었습니다. 그래서 비판적 지지를 한 사람들에 대해 비난을 가하고 그랬죠. 김대중이 3위의 성적을 거두자, 당시 CA와 그 아류 경향들은 비난을 가했습니다. 어떡하란 말입니까? 당시 89.2퍼센트의 사람들이 투표장에 몰려와 군사독재를 쫓아내고 싶어하는 상황에서 투표를 기권하라는 것입니까? 이건 말도 안 되는 것입니다. 당시 선택은 김대중에 대해 비판적 지지를 하는 것 외엔 달리 없었죠. 그런데 김대중이 3위를 했습니다. 좌절감이 많이 찾아왔던 것은 사실이죠.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에요. 잘못이 있다면 ‘비판적’ 지지를 해야 하는데 [NL 진영이] ‘무비판적’ 지지를 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노태우가 당선했어도 운동은 전혀 수그러들지 않았습니다. 1989년까지 운동은 승승장구합니다.

1992년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습니다. 당시는 김대중과 김영삼의 대결이었는데, 이 때 김대중이 다시 패배합니다. 이 때 운동은 굉장히 큰 패배감을 느꼈습니다. 이후 침체기가 찾아왔는데, 이 침체기는 그 전에 소련의 붕괴와 그 직전 ‘분신 정국’에서 거대한 91년 5월 투쟁이 성과를 남기지 못했다는 인상 ― 사실 성과가 없었던 것이 아닌데, 군사독재의 공안 정국 그 극악한 시도를 좌절시킨 성과가 있었는데 사람들의 기대가 컸던 나머지 좌절감을 느꼈던 것이죠 ― 거기에 1991년 중엽부터 찾아온 경기 후퇴로 노동조합 운동이 위축된 상황 등이 결합되며 찾아온 것이었습니다. 운동의 침체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는데 대선에서까지 패배했던 것이죠. 그래서 운동의 침체는 1990년대 중엽까지 이어집니다.

서구에서도 이런 사례는 많이 들 수 있어요. 1979년에 대처와 레이건이 당선했을 때 1980년대 운동은 침체했습니다. 그러나 침체는 이미 시작되고 있었어요. 서구에서 1997년 이래 좌파 정부들이 대거 등장했었는데, 지금까지 이탈리아나 프랑스나 여러 차례 우파 정부들이 등장했다 다시 좌파로 바뀌곤 하며 업치락 뒤치락 하는 상황이 되풀이됐습니다. 운동은 여전히 전진했고 지금에서야 비로소 프랑스에서는 운동이 갈림길에 서 있는 상황이죠.

제가 이런 사례들을 들며 말하는 것은, 우파 정부의 등장이 단순히 우리 운동의 약체를 반영한 것이고 이것 때문에 운동은 더욱 사기 저하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굉장히 기본적인 역사적 경험들을 무시하는 것입니다. 구체적 상황에 달려 있습니다. 현재 우리 나라 상황에서 비춰봤을 때,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것을 절망 내지 사기저하의 의미로 받아들일 이유가 없습니다.

세번째, 민주노동당을 세계적 급진좌파 정당들의 위기 속에서 봐야 한다는 것은 제가 앞서 발제에서 말하려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못했습니다. 신문에서 쓴 바는 있죠. 신자유주의 세계화에 반대하는 운동은 세계적인 것이었습니다. 반전 운동처럼 말이죠. 따라서 신자유주의 세계화와 제국주의적 전쟁에 반대하는 정치 정당 운동으로서 급진좌파들, 스코틀랜드의 스코틀랜드사회당, 잉글랜드와 웨일스의 리스펙트, 이탈리아의 재건공산당, 포르투갈의 좌파 블록,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운동, 볼리비아의 모랄레스 운동, 독일의 좌파당은 세계적인 반신자유주의•반전 운동의 정치적 표현이었던 것이죠. 그런 정당들이 왜 위기에 처해 있는가? 세계적 반신자유주의 운동이 교착 상태에 처해 있기 때문입니다. 다함께는 올해 초에 협의회에서 그렇게 말한 바 있습니다. “반전 운동은 제국주의가 수세에 몰려 있지만, 반신자유주의 운동은 프랑스와 라틴아메리카를 제외하고는 지금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그나마 우리가 이런 말을 한 후에 프랑스는 대선에서 패배했고, 최근 영국의 리스펙트에서는 이른바 혁신파를 표방하는 우경 분파가 분리해 나가는 등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독일 좌파당 안에도 아직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논쟁이 있습니다. 그런 맥락 속에서 민주노동당의 위기를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민주노동당의 일부 지도자들이 허황하게 백만총궐기 등을 말했는데, 우리 나라처럼 국가 탄압 수준이 높은 나라에서 1백만 명이 서울 거리로 나온다는 것은 거의 준혁명적 상황입니다. 그래서 저는 ‘백만’이라는 표현은 함부로 안 썼으면 좋겠습니다. 매우 현실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3백만 표 획득도 황당한 것입니다. 내부적으로는 2백30만 표를 예상했다고 하는데, 제가 보기에 그것조차 너무나 야심 찬 목표였습니다. 예컨대 우리 나라 한 실업축구팀이 월드컵에 나가 8강 안에 들 수 있습니까? 말도 안 되는 것입니다. 객관적인 세력 관계라는 것이 있는 것입니다. 그런 것에 비춰본다면, 민주노동당이 이번에 얻을 수 있는 득표 수준이 있는 것인데, 명백히 그 수준보다 못 얻은 것은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도 민주노동당이 위기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그 위기 사태의 주된 원인은 바로 세계적인 반신자유주의 운동의 교착 상태에 있다고 봅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반신자유주의 운동이 교착 상태 내지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것에 대해 상세히 얘기할 시간은 없지만, 장하준 교수 같은 입장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 나라 반신자유주의 운동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장하준 교수의 책은 신자유주의를 폭로하는 데는 좋은 책이기도 하면서 개량주의, 즉 신자유주의에 매우 타협하는 모습도 함께 보여 주는 책이기도 합니다. 이것을 보면 우리 나라의 신자유주의 운동이 초보적인 상태이며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의 표현이 오늘날 민주노동당의 위기라고 할 수 있겠죠. 그리고 그 위기의 형태는 나라 별로 다르게 나타나는데, 우리 나라의 경우에는 선거를 앞두고 또는 선거를 치른 뒤에, 도대체 좌와 우가 누군지 모르게 뒤섞여 가지고 도대체 자신의 비판이 좌우 어디로부터의 비판인지도 모른 채 마구 혼란스런 언쟁들을 하고 있는 상황이 지금 당의 위기를 나타내고 있다고 할 수 있겠죠.

사실, 역사적으로 보자면, 사회민주주의 정당이 집권 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자본주의의 위기가 아주 심각한 상황, 심지어 거의 혁명적 상황에서 사회민주주의 정당이 집권했습니다. 자본가들이 좀체 사회민주주의정당에게 권력을 안 주려고 하거든요. 왜 기꺼이 주려 하겠습니까? 온갖 방해가 다 있지. 자본가들이 통제하는 미디어, 자본주의 사회의 제도들이 결코 좌파 정당에게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민주주의 정당은 굉장한 위기 속에서 집권하게 된다는 모순을 갖기 마련입니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에 대해 단견을 갖고 접근하는 사람들은 너무 이론도 없고 역사적 경험도 무시하는 입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요컨대 우리는 1990년대 중엽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을 갖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엥겔스가 지적했듯이 “국가 자체가 이데올로기로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국가를 우파가 장악한 만큼 우파적인 이데올로기가 강화되겠지만, [우파] 이데올로기가 강화한다는 것을 [좌파] 세력의 약화라고 느끼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자본주의 국가라는 것은 기본적으로 탄압하는 국가입니다. 노동운동이 강력하게 등장하면 굉장히 탄압을 하게 돼 있습니다. 계급투쟁은 한 편만, 우리 편만 하는 것이 아니잖아요? 저들도 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그동안 이쪽의 투쟁이 강력했던 만큼 저들의 반동이 나타난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반동은 이데올로기 또는 법률적 탄압으로 나타날 것이고, 그러므로 우리는 이런 상황을 매우 여유 있는 눈으로 분석을 하면서 대처를 해야지 사기 저하해선 안 될 것입니다.

1990년대 중엽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일 테지만 그 때와는 상당히 다른 것이 있습니다. 우리도 그 때보다 강력해졌고, 저들도 그 때보다 강력해졌습니다. 그 때는 포스트모더니즘 따위가 횡행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죠. 지배자들도 그 때보다는 강력해졌습니다. 저들도 군사독재 잔당이라는 멍에를 어느 정도 세월이 지나며 사람들이 많이 잊어서, 특히 청년 세대가 그것을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점을 이용해서 저들도 어느 정도 정당성을 얻은 듯이 행동하고 있습니다. 우리나 저들이나 다같이 강력해진 상황에서 1990년대 중엽 같은 상황을 맞이했다는 것은 다시금 우리가 1990년대 후반 같은 첨예한 계급투쟁의 상황 속에 던져질 것임을 뜻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단기적으로 우리는 비록 이명박을 권좌에서 끌어내리는 것까지 되지는 못할 지라도 저항해야 합니다. 단기적으로 1월에 특검 검사가 선정되는 즈음해서 세계사회포럼이 호소한 세계행동의날이 있습니다. 우리는 특검 검사가 선정되는 때에 맞춰서 대통령 당선자 부패 진상 규명을 위한 투쟁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3월에 이라크 전쟁 5주년에 맞춰 국제반전운동의 일부로서 투쟁을 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정권이 기선을 잡으려는 상황에서 우리도 결코 쉽게 죽지 않는다는 점을, 강한 저항 의지를 보여 줘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4월이면 총선이 있습니다. 총선이 앞으로 겨우 4개월 뒤지만 어떻게 될지는 모르는 상황입니다. 예컨대 1987년 대선에서 노태우가 당선하고 김영삼이 2등을, 김대중이 3등을 했지만, 4개월 뒤 치러진 총선에서는 김대중의 평화민주당이 승리했을 정도로 상황이 급변했습니다. 이처럼 급변하는 상황, 필름이 늦게 돌아가는 듯한 변혁기에서 단견적으로, 이론도 없고 역사적 경험도 무시하는 식으로 12월의 상황이 4월에도 되풀이될 것이라고 봐선 안 될 것입니다. 4월까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4월에도 민주노동당이 고배를 마실 것이라는 식으로 예정된 것은 전혀 없습니다. 우리는 총선에서도 최선을 다 해서 이명박 정권 하에서도 저항할 수 있는 정치적•이데올로기적 진지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중장기적 상황에 대해서는 제가 앞서 결론을 내린 바 있죠. 우리는 굉장히 역동적이고 첨예한 상황, 모든 것이 갈갈이 찢기는 상황, 우파도 선명 우파와 덜 선명한 우파가 갈리고, 좌파 쪽도 개량주의와 급진 좌파가 갈리고, 급진 좌파 쪽에서도 종파주의자들이 튕겨나가는 식으로 굉장히 어지러운, 필름이 천천히 돌아가는 듯한 혁명적 상황, 물론 지금이 혁명적 상황은 전혀 아니지만, 다양한 우연적 변수들이 등장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그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단단히 준비를 하고 사기 저하되지 말고 저항을 하고, 이론적 역량을 포함해 정치적 역량을 쌓아가야 할 것입니다.





No
Subject
Name
Date
Hit
5210    이번 토요일 미군 반대 범국민대회 안내 - 태극기를 들고 참가하라는 지침이군요*_* [5] dope 2002/07/26  2147
5209    <한통계약직노조 파업 투쟁 400일> "다가오는 두 번째 봄은 따뜻하겠죠?" dope 2002/01/18  2147
5208    [로쟈]민주주의와 아나키적 원리 보스코프스키 2009/11/17  2145
5207    [지행 네트워크]마을과 코뮨을 논하다(녹색평론) 보스코프스키 2008/04/09  2145
5206    '차세대 전투기(F-X) 도입 사업 중단, F-15K 전투기 도입 반대'를 위한 제2차 국방부 앞 집중 투쟁(3월 20일∼29일) dope 2002/03/20  2141
5205    그리스 연대집회 12월 23일 화요일 [2] 그리스연대 2008/12/21  2140
5204    좌익과 여성주의자가 반드시 봐야할 영화 밥꽃양 3월 30일 서울 이화여대에서 상영합니다 [6] dope 2002/03/19  2140
5203    긴급- 예루살램 팔레스타인 거주지역에서 평화활동가들을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은국 2003/08/09  2139
5202     [도서/알라딘]나는 왜 불온한가 - B급 좌파 김규항, 진보의 거처를 묻다 [1] 보스코프스키 2005/09/28  2133
5201    스쾃 운동 - “목동 예술인회관은 우리가 접수한다!” [16] 돕헤드 2004/07/15  2133
5200    희망시장에 대한 공지입니다. [4] 승희 2002/10/23  2133
5199    아나키즘에 대해 [4] uhhm 2009/08/16  2132
5198    노무현의 자살건 [2] uhhm 2009/05/31  2130
5197    에릭 홉스봄 - 아나키스트들은 "지금 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진지하게 사유해야 한다" [2] 돕헤드 2008/05/24  2130
5196    영화 '죽어도 좋아' 무료 상영 [1] 돕헤드 2002/08/21  2129
5195    한국의 아나키스트 김준기님!! 범진보진영 경기도지사 후보로 출마. [6] 익산 2002/05/03  2127
5194    2002 아나키의 여름 행사 안내 [7] 조약골 2002/06/28  2126
5193    "총을 버려" 해프닝에 대한 나의 생각... [4] SmackTheState 2002/05/28  2124
5192    인물과 사상 5월호에 돕헤드 님 사진이 실렸군요. [10] 보스코프스키 2008/05/05  2122
5191    5월15일 오후5시 신촌지하철역 맥도날드앞 시위 [1] . 2003/05/15  2121
5190    獨 "면제 많은 의무병역 규정은 불공평" 판결 연합뉴스 2004/01/17  2118
5189    [긴급/정립회관] '비사대기' 혹은 '결합요망'! [1] 무지랭이 2004/07/15  2117
5188    미향마을에 꿈과 희망을 [1] 카라 2008/03/10  2116
5187    1인 시위에 대해서 [20] 황당하네.. 2005/08/01  2115
5186    매일 저녁 신월동 성당에서 이길준 씨를 지지하고 전의경제 폐지를 촉구하는 촛불문화제를 합니다 돕헤드 2008/07/28  2112
5185    짜증 [1] uhhm 2009/05/29  2111
5184    <속보> 도시정비법 위헌제청 아나클랜 2009/05/22  2111
5183    주민등록증 최초발급 십대 청소년을 위한 지문날인 거부 행동지침 발표 조타로 2003/04/03  2107
5182              [re] 대북전단 관련한 논제 박훈인 2011/06/05  2106
5181      [re] 질문 팅크왕자 2011/01/30  2105
5180    68혁명을 매장하려는 시대 돕헤드 2008/05/07  2105
5179    약골, 오랫만입니다. [1] 시니컬 2008/06/12  2100
5178    [초록만사]한국에서 초록정치의 가능성 보스코프스키 2008/05/05  2096
5177    [참세상][고문서]무정부 공산주의 운동의 부활 & 내일의 무정부주의 [1] 보스코프스키 2008/01/24  2093
5176    자전거 행진 [2] 김승현 2008/08/09  2086
5175    어제 팔레스타인 이야기 및 상영회를 다녀왔습니다. [11] 승희 2003/07/27  2085
   대선 잠정 평가와 향후 투쟁 전망 [4] 스머프 2007/12/26  2083
5173    헉 건방진콩 님들아 트래픽 초과임... [2] 도도리리 2009/01/21  2082
5172      [re] ㅎ 교환가치에 관한 내 생각 [2] 화두가 머죠 ㅎ? 2004/07/06  2079
5171    [속보] 밴드 스탑크랙다운 보컬 미누 오늘 출입국단속반에 의해 폭력 연행, 내일중 강제출국 위기!! [3] 2009/10/08  2078
Prev [1][2][3][4][5][6][7][8][9][10] 11 [12][13][14][15]..[141] Next
Copyright 1999-2020 Zeroboard / skin by lifes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