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클랜 게시판/링크/물물교환/파일공유/아나키즘 읽기자료
잡민잡론잡설/안티 다국적기업/관리자방/English

아나키즘저널발행준비위원회/투쟁과집/투쟁과밥/군대반대운동
아나키FAQ번역프로젝트/재활센터/여고생해방전선/전쟁저항자들

View Article     
Name
  중앙일보 2003-06-25 12:49:51, Hit : 930
Subject   네덜란드 '아우토노미아' 운동
[문명 충돌 현장을 가다] 7. 네덜란드 '아우토노미아' 운동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 근교에 있는 조그마한 섬 크리스티아니아(Christiania). 이 지역은 원래 군기지였는데 1971년 50여명의 사람들이 이곳을 찾아들었다.

그 후 집없는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 1천여명이 이주해 1백56개의 버려진 군용 건물들을 점거하기 시작했다.

덴마크 정부가 이들 불법 점유자를 해산키로 한 것은 당연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철거 집행이 예정된 날, 주민들은 코펜하겐 시민들을 초대해 그 곳을 구경시키고 그들의 지지를 얻어냄으로써 위기를 넘어섰다.

나아가 그들은 '사랑의 헌장(Declaration of Love)'을 선포하며 그곳에서 자유롭고 도덕적인 공동체 실험에 들어갔다.

30년 전 덴마크 '문화 정치적 저항'의 근거지였던 이 지역은 아우토노미아 운동의 발상지로 자리를 잡았다.

이 운동은 원래 근대 국가체제의 강요된 삶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자율적인 공동체 경험을 통해 새로운 삶의 의미를 찾자는 데서 비롯됐다.

이 움직임은 유럽 전역에서 권위적이고 억압적인 국가주의를 넘어서려는 운동으로 이어졌다.

이탈리아에서 아우토노미아는 노동자들의 '자본으로부터의 자율'을 추구하는 저항으로 나타났으며, 네덜란드에서는 국가의 간섭이나 통제 없이 자기 삶을 스스로 결정하는 사람들, 즉 '아우토노맨'이 등장할 정도였다.

그렇다면 국가 없이도 인간은 자아를 실현하면서 살 수 있을까. 아무리 근대문명에 부정적이라 하더라도 국가 없이 산다는 것은 매우 위태롭게 느끼는 게 보통이다.

그것을 넘어서는 명백한 대안문명이 등장하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더 그러하다. 더욱이 식민지.분단.권위주의를 경험한 우리에게 '국가'는 더 절실하지 않았던가.

취재팀은 '아우토노미아' 현장을 찾기 위해 수소문했다. 어렵사리 찾은 곳이 암스테르담에서 가장 큰 백화점이자 고풍스런 건물의 위용을 자랑하는 마그나 플라자(Magna Plaza)의 뒷골목. 대부분 오래된 건물 사이에 서로 마주보고 있는 두개의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주변과 달리 밝은 색으로 울긋불긋하게 페인트 칠한 한 건물 앞에서는 '후앙라에게 자유를!'이라는 플래카드가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건물 입구의 간판에는 여기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 쓰여 있었다.

그 내용은 이렇다. '1980년대 초 여왕의 대관식이 있었다. 일부 사람들은 살 집도 없는데 호화스런 대관식을 하는 것에 반대하는 시위를 했다.

시위는 계속됐고, 이를 기회로 일부의 사람들이 이 건물을 점거해 생활하기 시작했다. 집세 등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은 물론이다. 8년 전 이곳에 살던 후앙라가 연행돼 감옥으로 갔다.

바르셀로나에서 와 그곳 실정도 제대로 모른 후앙라는 영문도 모른 채 단지 그 건물에 살았다는 이유만으로 반국가 사범으로 몰려 감옥으로 끌려갔다.'

초췌해 보이는 한쌍의 남녀가 창문에 걸터앉아 담배를 피워 물고 있었다. 몸 곳곳에 문신과 피어싱을 한 두사람 중 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했다는 피에츠노트(27)는 닭벼슬 머리를 하고 마약을 먹은 듯 연신 담배 쥔 손을 떨고 있었고, 여자는 계속 어디론가 휴대전화를 걸고 있었다.

한마디로 현대화된 도시 속에서 국가의 간섭 없이 자신들의 삶을 자율적으로 살아가겠다는 자유인의 초췌한 모습이었다.

국가의 억압을 넘어 시민의 자발적.자율적 삶을 복원하려는 문명적 시도가 과연 성공하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그 남녀는 아우토노미아가 겪어온 위기와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했다. 이들의 모습에서 아우토노미아 운동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의 징후들을 읽기에 충분했다.

이들을 위협했던 대표적 변수는 국가체제로 편입되느냐 마느냐로 집약된다. 크리스티아니아도 자신의 실험을 인정받는 대신 집세를 비롯한 각종 세금을 내는 등 사실상 국가의 일원으로 변해갔다.

이곳에 살고 있는 에머릭(여기서는 성을 사용하지 않는다)은 e-메일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대안적 삶의 모습을 추구했다. 우리의 저변에는 '공동체적 삶'과 '자유'의 정신이 있다.

우리는 정부의 권위를 부정했고 각종 국가의 의무사항을 수행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세월이 지난 지금은 국방부에 집세를 내고,전기.수도료.기타 각종 세금도 납부한다"고 자신의 삶을 소개했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들의 자율성마저 포기한 것은 아닌 듯했다. 에머릭의 e-메일 인터뷰에서도 자율성에 대한 나름의 자부심이 뭍어났다.

"이곳에는 자치기구와 팅(Ting)이라는 독특한 의사결정 방식을 갖고 있다. 고대 덴마크의 전통에 따라 문제가 생긴 현장에서 먼저 토론하고, 그래도 해결되지 않으면 이웃들이 모임을 갖고 토론한다. 그래도 해결이 안되면 팅후스(Tinghus)에서 전체 공동체 모임을 갖고 토론과 합의의 과정을 거친다. 이때 투표나 평의회 방식은 따르지 않는다."

아우토노미아에 '빨간 불'이 되고 있는 또 다른 변수는 윤리적 공동체를 건설할 수 있느냐 여부다. 크리스티아니아의 공동 주거운동도 점차 마약 중독자나 프리 섹스주의자들에 의해 점거되다시피했다.

그러나 그들 스스로의 표현대로 '삶의 마약'(마리화나, 해시시, 머슈룸)들은 허용하는 대신 '죽음의 마약'(각성제, 코카인, 헤로인)들은 금지시키고 지나친 감정 폭발은 문화적 행위를 통해 발산하는 것으로 위기를 극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암스테르담 공동 주거운동 현장 건물을 나서고 있던 다른 청년 한 명은 의외였다. 말끔한 청바지를 입고 자전거를 세우고 만난 그는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의 설명도 이해할 수 있는 범위의 내용이었다.

"아우토노미아 운동은 과거에도 항상 위기였다. 국가적 법 체계로 편입되는 것보다 더 우리를 힘들게 하는 것은 도덕성의 상실이다. 우리가 국가의 억압을 거부한다고 해서 모든 타락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다. "

아우토노미아 운동의 현장을 떠나면서 여전히 머리는 복잡했다. 국가가 해체되고 나면 개인은 이기적 갈등만 야기하지 않을까. '극단적인 개인주의와 도덕적 타락의 가능성'을 극복하고 '국가는 없다'를 넘어 '미래에 ○○가 있다'는 대안을 제시하고 그에 걸맞은 윤리적 공동체를 만들 수 있느냐에 새로운 문명적 실험의 성패가 달렸다.

'자율적인 공동체'를 강조하며 열변을 토한 피에츠노트의 모습은 좀처럼 지워지지 않았다. 마약 기운이 떨어졌는지 계속 몸을 떨면서 주삿바늘 자국이 촘촘히 박혀 있는 양손을 연신 비비고 있는 그에게서 대안과 현실 사이의 딜레마를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암스테르담=김의영 교수(경희대.정치학),이동수 교수(경희대.정치철학), 김창호 학술전문위원 wjsans@joongang.co.kr  


중앙일보   2002-08-19 17:55:43  


[문명 충돌 현장을 가다] 7. 이상향 추구 '아우토노맨' 피에츠노트  
피에츠노트는 아우토노맨(아우토노미아를 추구하는 사람)이다. 그는 "여기 산 지는 3년 됐고, 아우토노미아 운동은 7년 전부터 시작했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다음은 그와 일문일답.

-이 운동을 하는 이유는.

"별 달리 거창하지 않다. 처음엔 살 집이 없어 빈 집에 들어와 살면서 이들의 생각에 동감하게 돼 이 운동에 본격 뛰어들게 되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회를 재구성해보고 싶다."

-남의 집을 무단 점거하면 불법 아닌가.

"물론 불법이지만 폭력적인 것은 아니다. 더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것은 국가와 경찰이다. 우리가 익숙해 있지만 국가는 사실 우리의 일상사를 모두 관여, 억압하고 있다. 우리와 함께 살고 있던 후앙라가 아직 감옥에 갇혀 있다. 정부는 그를 국가전복을 시도한 테러리스트로 규정하고 반테러 경찰 특공대를 동원해 체포해갔다."

-테러행위가 아니라고 정당하다고 할 수 있는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인간은 자유로운 존재로 태어났으며, 자유로운 상태에서 자기 삶의 문제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풀뿌리 민주주의의 기본 이념이다. 위계적이고 권위적인 질서 아래서 하급자는 항상 상급자에게 종속, 억압되게 마련이다. 위계적 질서를 강요하는 국가나 정부가 불필요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우리들의 인식만 바꾸면 국가나 정부가 없는 사회적 삶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너무 낙관적인 생각이다.어떤 강제나 간섭이 없이 인간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선한 존재라 생각하는가.

"인간은 원래 선하지도 악하지도 않다. 굳이 나누자면 악에 가깝다. 중요한 것은 인간은 그냥 자유로워야 하며 그러기 위해선 다른 종류의 사회적 삶이 필요하다. 자유로운 사회 속에서만 인간은 자기 결정을 내릴 수 있으며, 사회적 압력을 자발적으로 소화해야만 악한 속성을 선하게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중앙일보   2002-08-19 17:56:15  




No
Subject
Name
Date
Hit
5210    우발적 유물론에 관한 글 [2] 짱돌뢸래 2006/05/28  1131
5209    자전거 이용 활성화에 관한 법률 [3] 짱돌될래 2006/05/28  982
5208    노마드 HOF, Moving Hope , 노마드 호프를 협찬 받았습니다. [5] 진짜아낰 2004/05/05  940
5207    인사동 3시입니다.. ^^ [4] 진짜 아낰 2004/05/06  921
5206    달 근처에서. [10] 진저 2003/04/20  924
5205    이름이 어찌됐더라.. [6] 지혜 2003/03/21  924
5204        [re] 다단계 자치주의적 구상 지역분권 2004/06/16  924
5203    천도 이전에 연방제 실시해야 [11] 지역분권 2004/06/15  942
5202    망명하고 싶다. [1] 지랄도 참. 2002/11/09  924
5201    남는 아날레 지누 2003/11/24  923
5200    칠레에서: anarcho-communist 조직과 요즈음에는 피로한것들 지누 2002/12/23  989
5199    임태훈씨 탄핵 한국 동성애자 연대 성명서. [1] 지나가다 2004/04/27  1228
5198    (펌) 진정으로 WEF를 저지할 준비를 하였는가? [10] 쥴리앙 2004/06/16  960
5197    오늘 16일 풍동 가실분들!! [5] 쥴리앙 2004/05/16  922
5196    중화제국주의 [1] 중화제국주의 2004/05/16  920
   네덜란드 '아우토노미아' 운동 중앙일보 2003/06/25  930
5194    중앙대 대학원총학생회 학술심포지움 -아나키즘- 중앙대 2004/02/06  938
5193    정말 그럴까? -시애틀 추장 이야기. 중독자 2002/03/06  2039
5192    녹색평론과 아나키즘 중독자 2002/01/18  1822
5191    나도 놀자 중독자 2002/01/06  2316
5190    6.30. 홍보영상 만들어보기.. [1] 준비팀(혹은 개인) 2009/06/23  1787
5189    6.30 아나키스트 모임 준비회의를 합니다 [1] 준비팀 2009/06/22  1884
5188    7회 청소년 동성애자 인권학교 준비위 2004/07/28  946
5187    한국 독립미디어센터(Indymedia Center, IMC)는 이렇게 운영된다 준비모임 2005/02/15  967
5186    한국 독립미디어센터(Indymedia Center, IMC)를 세우자 [4] 준비모임 2005/01/25  989
5185    왕따와 아나키의 비교 [25] 주절주절 2003/04/27  1004
5184    꼬뮨에 대한 질문이여~~ [2] 주민 2003/05/20  921
5183    위대하신 주택공사를 알도록 하여라!!! [1] 주공만세 2004/05/14  922
5182    아나키 세상을 실현하자. [2] 좋은세상 2004/12/07  922
5181    [공지사항] 쌈싸페에서 놀아보아요 [2] 조타로 2003/09/18  1207
5180    멍청이 [1] 조타로 2003/08/26  923
5179    고등학교 자퇴를 해도 현역으로 끌려간다는군요 [4] 조타로 2003/05/29  921
5178    자유학교 활동을 다시하는 모임 [3] 조타로 2003/05/20  923
5177    메이데이 준비 모임때 나가지 못했는데요 [1] 조타로 2003/04/30  922
5176      자유학교 조타로 2003/04/20  923
5175    1950년 전주형무소에서 정치범 1천6백여명 집단처형 [4] 조타로 2003/04/17  1442
5174    사실상 종전 [6] 조타로 2003/04/16  922
5173    메이데이때 조타로 2003/04/24  922
5172    전에 있던 [3] 조타로 2003/04/06  948
5171    내일 시위 조타로 2003/04/05  921
Prev [1][2][3][4][5][6][7][8][9][10] 11 [12][13][14][15]..[141] Next
Copyright 1999-2018 Zeroboard / skin by lifes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