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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코프스키 2008-08-01 13:45:31, Hit : 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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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민중의소리]인권정책...MB정부 출범후 한순간에 20년 전으로

"인권정책...MB정부 출범후 한순간에 20년 전으로"

[인터뷰] 박래군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윤보중 기자
bj7804@nate.com
인권운동사랑방 박래군 상임활동가
ⓒ 김미정기자


이명박 정부는 인수위 시절부터 국가인권위원회의 대통령직속화를 추진함으로써 국내 인권운동진영과 마찰을 빚어왔다. 인권운동진영은 성소수자운동에서 장애운동부문까지 모든 영역에 걸쳐 저항에 참여함으로써 광범위한 연대의 결속력을 과시했다. 수주에 걸친 운동가들의 저항은 국민적 여론을 등에 업고 이명박 정부로부터 ‘대통령 직속화 철회’라는 ‘항복’ 을 얻어냈다. 하지만, 많은 활동가들이 ‘승리’에 대해 만족하기보다는 인권정책의 후퇴를 우려하며 새로운 투쟁을 준비했다. 이미 많은 영역에서 인권의 후퇴를 예고하는 정책들이 입안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정권 출범 4개월이 지난 현재, 인권운동가들의 예상은 150% 적중했다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인권운동사랑방 박래군 상임활동가는 이명박 정부의 인권정책에 대해 이렇게 평가한다.

“이명박 정부의 인권정책에 대해서 말하라고 한다면 글쎄요. 할 말이 없다? 그 정도...”

그는 인권의 모든 영역에서 “공격받지 않는 영역이 없다”고 전했다. 장애인 운동가들에게는 정부가 약속했던 복지정책이 예산을 이유로 시행될 수 없다는 입장 번복이 있을 따름이었고, 성소수자들에게는 그들을 차별로부터 보호해 주어야 할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답변이 돌아올 뿐이었다. 다문화 사회를 이야기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단속과 추방이라는 정책을 강화함으로써 외국인들에게 고유한 정체성을 포기할 것을 강요하는가 하면, 그동안 일궈낸 시민정치적 권리의 영역은 ‘질서유지’라는 미명하에 일순간 80년대식 공안탄압으로 억압당하고 있다.

그는 최근 인권대사 내정자로 제성호 씨가 거론된 사실을 상기시키며 “이명박 정부의 인권정책의 상징”에 다름 아니라고 혹평했다.

“인권대사로 제성호 씨를 임명한다는 것은 단적으로 표현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이것이 '이명박 정부의 인권정책이다'라고. 인권대사라는 것이 직명대사이고 유엔대사를 보조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하지만 그러다보면 국제사회의 여러 관계자들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세계인권선언의 정신조차도 부정하는 분이라 그들을 만나면 한국의 인권침해 상황에 대해 변명으로 일관하고, 글로벌 스탠더드를 부정하지 않을까 염려스럽습니다. 그런 분이 인권대사로서 활동을 한다는 것에 의문을 품을 수밖에요. 어찌 보면 그러한 선택 자체가 한국정부의 인권 의식을 드러낸 것이라고 봅니다."

그는 지난 수개월간 너무 많은 영역에서 인권정책이 후퇴하다보니 “인권운동의 패러다임 자체도 변하지 않을 수 없는 조건이었다"고 회고했다.

“많은 인권운동가들이 현재의 인권 후퇴 양상이 '매우 급격하고 과격하다'는 점에서 당혹해하고 있습니다. 한순간에 모든 것을 20년 전으로 되돌려 놓은 것 같은 모습이죠. 올해 초, 많은 인권단체 활동가들이 인권위의 독립성을 지켜내자며 명동성당에서 농성을 진행했습니다. 농성을 하면서 이명박 정부 하에서 인권운동의 방향에 대해서 토론할 기회가 많았죠.

자연스럽게 논의의 결과들이 모아지면서 몇 가지 의견으로 집약됐는데 네 가지 정도 됐던 것 같습니다. 시민정치적 권리에 대한 공권력의 탄압,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사회적 약자들의 생존권 위협, 다양한 국가기구들이 반인권적 기구로 전락하는 것, 차별적 제도들의 심화로 인해 사회적 소수자들의 불평등이 심화되는 것을 막자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죠.

이명박 정부는 과거 인권운동의 성과들을 완전히 부정하고 있고, 손바닥 뒤집듯 약속과 정책을 번복하고 있거든요. 기존의 운동 방식으로는 먹혀들지도 않을뿐더러 그 영향으로 인해 그동안 뿌리내린 인권의 기준들이 급격하게 무너져 내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찰의 인권침해만 보더라도, 촛불집회 내내 보여준 경찰의 태도는 그동안 ‘인권교육’이니 ‘인권경찰’이니 하는 말들이 수식에 불과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국제앰네스티 조사관의 방문도 비슷한 배경에 따른 것이라고 볼 수 있죠. 지난 20년 동안 한국사회에는 자유권 영역이 경제발전과 함께 성숙하면서, 외국에서는 이를 하나의 모델로 보고 고무적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거든요. 하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수개월 만에 그 성과가 부정되고 있습니다. 그러니 앰네스티도 한국을 방문할 수밖에요. 그런데, 한국 경찰은 앰네스티의 충고를 귀담아 듣기는커녕 민사소송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았으니 두 손 다 들 정도이죠.”

인권운동사랑방 박래군 활동가
ⓒ 김미정기자


그는 한국사회의 인권이 후퇴하고, 그 저항이 드세지는 과정이 반복된다고 해도 “과거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고 단언한다. 비록 지배의 방식은 ‘과거’로의 복귀를 명하고 있지만, 저항의 방식은 ‘실험’과 ‘진화’를 통해 오늘의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권운동가들은 기존의 방식을 활용하기도 했지만 전통적인 방식만을 고집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정부가 공권력을 앞세워 촛불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는 다양한 항의 활동을 펼쳤죠. 모니터링과 더불어 시민들이 스스로 권리를 지킬 수 있도록 권리카드를 만들어 연행, 체포 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했어요. 또한, 광장에서 끊임없이 시민들과 혹은 경찰들과 대화를 시도함으로써 시민의 권리가 무엇인지, 국가가 국민을 보호해야할 의무가 무엇인지에 대해 일깨우려 노력했죠.

광장에서 시작된 일종의 ‘말 걸기’는 ‘헌법1조’ 특강을 비롯해 광장 토론 등 그 자체로 현장이 인권교육의 장으로 변모하는 과정을 거쳤습니다. 형식을 갖춘 토론회나 강연과는 달랐지만 그곳에서 시민들은 직접민주주의에 대한 생각들을 정리하고 그것을 화두로 권리의식에 대해 적극적으로 깨우치려 했다고 봅니다. 그 덕에 집시법 개정운동이나 전의경폐지 운동이 탄력을 받기도 했죠.

많은 시민들은 ‘직접행동’을 통해 정부에게 국민의 뜻을 전하려 했습니다. 6월 10일 소위 ‘명박산성’이라는 것을 두고 시민들이 수 시간에 걸쳐 토론한 끝에 스티로폼을 쌓고 상징적인 집단 퍼포먼스를 벌인 것은 그러한 ‘직접행동’의 사례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인권운동가들은 시민들의 이러한 변화된 의식흐름에 맞추어 ‘시민인권선언운동’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당초 세계인권선언 60주년 행사로 기획 중이었는데, 이 기회에 한국사회도 인류의 보편정신에 기반을 둔 ‘인권선언’을 작성해보자는 뜻으로 발전하게 됐습니다. 어찌 보면 상당히 방대한 분량이 될 수도 있는 작업이지만, 한편으로는 지금의 시대에 맞는 그릇이 필요하고 그것을 완성한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는 작업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는 시민인권선언운동이 성사되기 위해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소통의 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시민인권선언이 완성되면 이를 정부에 요구하는 ‘청원운동’도 가능하고, 국내의 인권진작을 위해 다방면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박래군 활동가는 '촛불'의 의미도 강조했다. 이명박 정부의 인권 정책 전반의 후퇴에도 불구하고 여기에 중대한 변수로 떠오른 것이 ‘촛불’이라는 확신 때문이다.

"촛불을 통해서 기존의 운동 방식으로는 대중을 지도하거나 끌고 갈 힘이 없다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솔직하게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어떻게 하면 이러한 흐름들을 지속적인 운동으로 만들어 갈 것인지 고민할 때입니다.

오늘날 운동은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주체가 되지 않으면 외면당하는 것 같습니다. 소위 소수의 운동권만의 노력으로는 역동적인 힘을 만들어 낼 수 없다는 얘기입니다. 저는 이제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고라와 같은 소통의 장에서 사람들이 더 모이는 이유도 그들이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동의를 얻어가는 과정, 그래서 일단 동의가 구해지면 그만큼 힘을 얻게 되는 방식에 있다고 봅니다.

생활정치라는 부분이 표출되는 것이 지금의 운동입니다. 추상적인 당위성만으로는 더 이상 대중을 끌고 갈 수 없습니다. 시민들은 자기 생활과 운동을 연결 지을 수 있을 만큼 성숙했습니다. 위로부터가 아닌 밑으로부터 가져가야 하는 운동을 고민해야 합니다. 자신의 생활공간과 운동공간이 분리되지 않는 풀뿌리 운동 같은 것들 말이죠. 이런 것들이 제대로 다져 질 때, 현재의 촛불이 진보적인 방식의 운동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운동가들이 환골탈퇴하는 마음으로 임하지 않는다면 지금까지의 운동은 소멸될 운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인권운동사랑방 박래군 상임활동가
ⓒ 김미정기자
이어서 그는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짧은 단상을 전하기도 했다.

"촛불현장에서 많은 시민들이 헌법1조를 이야기합니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그러나 이것은 엄밀한 의미에서 보면 대의민주주의의 근거가 되는 조항입니다. 국민으로부터 권력이 나온다고는 하지만 대의제도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이를 실천적으로 해석하는 과정에서 직접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가 높아졌는데, 그것들이 국민소환이나 국민발의, 국민투표와 같은 좁은 범위로만 다뤄지고 있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광장의 직접민주주의가 상위가 되는 이러한 민주주의 체제를 구상할 수 있는 것은 아닌지 되묻기도 합니다. 그런 점에서 촛불은 하나의 '맹아'일지도 모르죠. 그런 맹아들을 살려나가는 방향으로 정치운동이 연결되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박래군 활동가는 거리에서 민중 의회를 진행하는 실험적인 정치들이 남미에서는 실제 존재해 왔다고 덧붙였다. '촛불'이 국내적인 특수한 상황에서만 비롯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인 정치제도의 변화 흐름 속에 한 부분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치제도와 대중의 의식수준, 욕망의 불일치가 곳곳에서 드러나면서 국가가 자본의 이익만 대표하고 조정자의 역할을 하지 못하는 현실. 그러한 측면들이 지난 십수년 간의 반세계화 운동의 흐름 속에서 포착되어 왔으며, 시민들이 운동의 주체로 나서는 것 또한 이와 관련이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인터뷰 말미에 인권운동가로서 '운동의 주체로 나선 시민'들에게 '진정한 권리 주체'로서 가져야 할 문제의식을 전하기도 했다.

"이권과 인권을 구분할 필요는 있습니다. 이권을 인권으로 포장하는 배후에는 자신의 이익을 챙기려는 욕심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것들을 불식시키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연대의 정신입니다. 내가 나의 인권을 주장하려면 고통 받는 사람과 손잡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연대에는 조건이 붙어서는 안됩니다. 촛불은 그런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요인도 공존합니다. "

그는 "남성들의 여성에 대한 차별적 언어","폭력적인 모습" 그리고 여전히 "소수자에게는 열리지 않는 닫힌 광장의 한계"에 물음표를 던졌다. 그리고 '희망'을 담아 느낌표를 찍었다.

"사회적 약자와 손잡을 수 있고, 내 요구만 아니라 그들과 함께 싸울 수 있는 권리를 이야기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은 바로 자신이 찾아내야 합니다."

촛불문화제가 열릴 예정인 서울시청광장을 경찰이 버스를 이용해 사전 봉쇄한 모습
ⓒ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조계사에서 농성중인 촛불수배자들
ⓒ 민중의소리 자료사진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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