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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설수 2004-01-25 01:07:32, Hit : 1910
Subject   아나클랜

아나클랜이 자유의지에 의한 자발적 연대라곤 하는데,
실제로 정말 그렇지는 않아. 하하하.

주어지는 상벌에 의해 움직이거나
혹은 어떤 것에 대한 반대의지로 뭉쳐진것까지
정말로 자유의지에 의해 선택한거라고 볼 순 없잔앙.

아나클랜 내부의 주류 의견에
그냥 그대로 동조해서 생각없이 따라다니는 사람들도 있고
그래서 어떤 일이든 주동적인 사람과 수동적인 사람이 제각각이고-

왜 아나클랜의 참여자 거의 모두가 비폭력주의자라고 생각하니?
그들 모두가 그걸 진정 이해하고 받아들인걸까?

나는 전에도 '비폭력'을 주장하는 주류의견이
게시판에서든, 오프라인에서든 '폭력'을 주장하는 몇몇을 '뭉개는'걸 몇번 봤고
지금도 크게 달라진 건 없는거같고-

아마도 주동적인 몇몇 사람들의 비폭력이
그대로 다른 사람들에게 별 고민도 없이 수용된 듯 한데
그러니 말로는 비폭력평화 어쩌고 하면서도
일상에서조차 혹은 관념에서조차 폭력이 계속 있는것같다.
남들 하는대로 그냥 따라가니까 말이랑 행동이 다르단말야.


전에는 한번 '잭'에게
'달'에는 졸라 겉멋만 든 생각없는 애들 많다고,
자발적인 전체주의라고 엄청 씹었는데

그러고 나니 미안하기도 하더라

100명의 아나키스트가 있으면 100가지 아나키즘이 있다고 하면서도
거의 일획적으로 그어진 아나클랜의 '의식'을 보면서

물론 어떤 압제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여러가지 일을 주도하는 몇몇이 권력을 가진것도, 특수한 이익을 누리는 것도 아니고
결과적으로 나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도 아닌데
(아 결과적으로, 라는 말 되게 싫어하는데-)

여긴 정말로 자유의지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조직에 대해, 폭력투쟁에 대해, 그리고 맑시즘에게서도
단순한 반대도 아니고 엄청난 혐오감을 내보이는 사람도 몇명 봤고
비꼬는 듯한 말투를 쓰면서 비하하는 사람도 몇명 봤는데

그런 사람들이 '똘레랑스'라는 말을 쓰니 참 이상하기도 하여라.
그들이 말하는 똘레랑스는 단지, 자기 의견을 관철시키기 위한 도구에 불과한걸까?


몇몇 주도적인 (채시라말대로는 '권력을 가진') 사람 일부의 조작에 의해서가 아니라
영웅심리에 의해, 혹은 분노에 의해, 증오에 의해, 적대감에 의해 움직이는 사람들이
정말로 아무것도 의식하지 않고 행동하는것이 결국 아나클랜의 문제가 됐다.

모두가 스스로 자율적인 판단하에 자기 의견을 말하고 스스로 행동하는 경우가 드물다.
판단않고 막 따라오는 사람들이 문제란 말이야.

아니, 사실은 문제가 아닐 수도 있지.
문제라고 인식하는게 문제일지도 몰라.
아마도 그걸 문제라고 인식한 사람은 몇몇 안되는것 같다

사실 어디에서나 주류의견이라는게 존재하기 마련이고
어딜가도 주도적인 사람이 있고 그냥 끌려다니는 사람이 있게 마련이고

하지만 나는 최근 그런 사람들 몇몇과 소통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사소한 행위이더라도 그것에 대해
길들여지고 교육받아온 대로의 관념을 버리고
모든 것에 대해 고민하고 스스로 판단해야 된다.

참여자 모두가 그렇게 하면 문제는 저절로 해결된다.

아나클랜에 강력한 압제적인 분위기가 있는 것도 아니니
(아니, 잘 모르겠다. 그냥 희망인데 그랬으면 좋겠다)
그럴수만 있다면 진짜 자발적 연대가 가능한 셈이다. 물론 지금은 아냐.


생각하고 고민하고 움직이자, 라는 말은
가슴으로 행동하지 말란 소린 아니다.

다만 '뜨거운 가슴'으로 행동하는 것은 결코 최선이 아니다.
'뜨거운 가슴'으로 행동하는 것-
국가와 자본에 대한 분노와 증오,
군대의 야만에 대한 반발,

그것들은 자신들이 반대하는 타자에 대해
강한 적대를 가지기 때문에
쉽사리 변증법적이고 이분적인
그리고 근대적이고 대단히 관념적인 사고와 행위로 나타난다.

예전에 각종 명상서적들을 탐독할때 읽은 내용중 하나가 기억에 남는데
공포와 분노는 같은거라고 그러더라고
어떤 것이 두려워서 나타나는 행위와
어떤 것에 분노해서 나타나는 행위가 같대.

지옥가는게 두려워서 교회다니는 것을 자유의지에 의한 선택이라고 하기 힘들듯이
용역깡패 하는 짓이 화딱지나서 상도동 돕는게 진짜 자율적인 판단에 의한거라 하기 힘들다

그러니까, 너무 많은 사람들이 뜨거운 가슴으로만 행동하는 것이 문제란말이야.
그러다보니 몇몇 사람들이 하자는대로 휘둘려다니고..
그러다보니 아나키스트라는 사람들이 몇가지로 패턴화되어버리고
거기에 동조하지 않거나 혹은 반발하는 사람도 생길 수 있는데
중간에 토론과 설득의 과정이 없는 것이 너무 당연하게 되어버렸으니
일부는 그냥 그대로 소외되어버리고

방금 쓴것처럼
생각하고 고민하고 움직이자, 라는 말은
가슴으로 행동하지 말란 소리가 아니고

뜨거운 가슴으로 행동하지 말고 따뜻한 가슴으로 행동하자는거다.
그 두가진 좀 다르다.


폭력투쟁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
조직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
심지어는 기술의 진보가 환경보다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위 세가지 말고도 여러가지,
지금 아나클랜의 전체적인 흐름과는 거리가 있을 수도 잇는
몇가지 다른 버라-이어티한 의견들이 쏟아져나오는게 필요하고
(그러지 않으면 모두가 비폭력을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
그게 뭔지도 몰라 비폭력을 말하면서 그 반대로 행위하는 지금이대로일거다)

'똘레랑스' 말 그대로 방법의 차이가 있어도
그냥 이해하고 인정해주는게 필요한데

우선적으로 상대에 대해 적의부터 가지고 있으니 참 문제다.
(인포샵에서는 누구한테 '좃같은 다함께새끼들, 졸라 조직따지네 씨발'이란 말도 들었어)
채시라가 뭐라고 말했든, 구체적으로 누굴 거론해가며 얘기한것도 아닌데
너도나도 화딱지부터 내고 보다니 참-
그게 맞덩가 틀리덩가 옳덩가 그르덩가 (이런식의 근대적인 이분은 필요하지 않지만)
아나키라고 할거면, 똘레랑스라고 할거면 그냥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 아니냐.

채시라가 쓴 글을 보고 채시라한테 실망한 사람도 있겠다만
나는 그들을 보면서 더 실망했다
아까 위에 쓴대로 가끔 보이는 '주류에 의한 뭉개기'라고 생각해서다.

채시라 의견에 동조하는 것도 아니고
누군지도 모르는 그를 옹호하려는 것도 아닌데
그가 아나클랜과 앞으로 함께 행동하지 않겠다고 한 거는
아나클랜의 다수 여론이 그를 밀어낸 탓이기도 하다.
결코 그냥 애새끼 확 돌아버려서 '배신'한게 아냐.

아마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하나 둘 사람들이 빠져나갈 지 모르는데
그건 걔네가, 열우당이 민주당 욕하듯이 '반혁명'적이어서 그런게 아닐거다.

대체 뭣때문에 개아에 집착하는지도 모르겠고
그걸 그대로 그냥 따라가는 수많은 생각없는 사람들은 또 뭐며

그것이 아나클랜에 나타난 강력한 압제적인 분위기가 아니었음 좋겠다.


이상할 정도로 표방하는 가치가 일원화된
다른 사람들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나는 문제라고 생각하는 지금의 아나클랜에서 벗어나려면

진짜 모두가 자유의지에 따른 판단을 하고 그에 의해 자발적으로 연대하기만 하면 된다.
말하는 대로만 하면 돼.

헌데 생각없이 우루루 남들 따라서 몰려다니는 사람들이
그게 정말 자기 판단에 의한 행동이 아니라는걸 인식하지 못하니
참 힘든 부분이긴 하다.
(거, 작년 여름 아나클랜을 소개한 어느 언론에서처럼
이곳의 아나키가 '십대들의 일탈을 위한 해방구'라는 것도 더러 맞는것같다)


적의 적이면 친구냐? 하는 질문에
아마 대개의 사람들은 '적의 적은 친구가 아니다' 하고 대답할거다.
대단히 관념적인 대답이다.

적의 적은 친구다.
'적'과 '친구'를 경계를 나눠 구분하고
그 양자의 위치를 정반대로 설정했을 경우를 전제로 두면 그렇다.

적의 적은 친구다.
'적'과 '친구'를 변증적으로 구분하지 않고
구분을 두더라도 '나'를 중심으로 구분한 경우가 아닌
좀 전의 근대적인 전제를 깔지 않았을 경우에도 그렇다.

하지만 우리들중 많은 사람들은 관념에 의해 다르게 대답할거다.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그것은 단순히 내려진 '결론'에 불과할거다.
그리고 그게 길들여진 대로라는 건 깨닫지 못할거다.


내가 좀 전에 위에

아나클랜에 강력한 압제적인 분위기가 있는 것도 아니니
(아니, 잘 모르겠다. 그냥 희망인데 그랬으면 좋겠다)

라고 썼다고 해서 욕나오는걸 참진 마
욕하고 싶으면 욕하고 돌던지고 싶으면 돌던져

피아를 구분하고 주체와 객체를 나누어 설정하고
그 반대에 있는 것에 대해, 그것이 국가나 자본같은 정말 악질적인거라고 해도
정반대 대척점에 서서 분노하고 증오하는 많은 '근대인'들이
화딱지가 안났다고 말하면 그래서 내 말에 뭐라고 하지 않으면 그것도 위선일거다

요약하면 아나클랜 좃같다는거고
욕먹을 각오로 썼다

나는 꽤 전부터 주위 사람들에게
한동안은 '달'과 함께 하지 않을것 같다고 얘기했고
아마 앞으로 정말 그렇게 될 것 같다
삐딱한 새끼 혼자 튈려고 그러는게 아니라,
정말 거기엔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발적 연대라는게 없고
거기 참여자들 일부와 소통하는게 대단히 괴로와

아니 물론 그렇다고 나는 인간적인 유대관계까지 홀랑 끊을 수 있는 사람도 아니고
그리고 아까 위에서 과정이야 어찌됐든 결과가 나쁜 방향으로 움직이는 게 아니라고 한거처럼
좃같네, 라고는 해도 거기에 반대한다는건 아니다.

다만 다른 사람들이 그러는 것처럼
그냥 우루루 몰려서 남들 하는대로 따라가지는 않겠다는거고

그러니 내가 아나클랜이나 달과 경계를 긋고 대립적 위치에 설 일도 없을거다

하지만 소통의 과정이 괴롭다
몇몇 친구들에게 얘기할때에는 그래서
졸라 덜떨어진 멍청이들이라고 싸잡아 욕도 했는데
좀 자기 스스로 판단좀 했음 좋겠다. 다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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