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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gainst 2002-06-06 11:32:24, Hit : 1771
Subject   일부 몇몇 사이비 자칭-아나키스트들에게
섣부른 판단은 삼가해주시기 바란다. 분명 아나키즘 및 전체 아나키스트들에게 하는 얘기는 아니다. 일부 자칭 아나키스트라는 사이비들에게 하는 얘기다. 난 스스로가 '아나키스트'라는 틀 속으로 넣고자 하는 마음은 없지만, 그 기본 생각에 있어서는 공감하며, 지지하며, 실천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임을 미리 밝혀둔다.

하지만 이 곳의 몇몇은 상당한 모순을 보이는 듯 하다. 일단 월드컵 관련해서, '붉은 악마들'에 대해서 단순한 비난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사람들이 대학로나 광화문에 또는 학교에 모여서 축구를 보든 말든, 또는 붉은 악마가 되든 말든 무슨 상관인가. 보고 싶으면 보고, 싫으면 안보면 되는 거지. 그 사람들이 정말 언론의 민족주의적 강요로 모두 붉은 악마가 되었다고 생각하는 건 정말이지 너무도 단순한 발상이다. 아니키즘의 기본 전제는 '개개인의 스스로에 대한 통제능력에 대한 신뢰'에서 출발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왜 그 개인들의 생각에 대해서 우습게 생각하고, 섣부른, 주제넘는 충고들을 하는건가. 그런 태도 역시 또 다른 통제권력이란 생각을 하진 않는가?

실제 밑의 글들을 보면 자신은 아나키스트라는 스스로에 대한 강요 때문에 축구를 보며 알 수 없는 괴로움에 시달린 듯 하다. 감성과 이성이 따로 논다는 둥 말이지. 그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안스럽기도 하고, 일면 '우습기도' 하다. 보고 싶으면 보는거고, 응원하고 싶으면 응원하면 되는 거지. 스스로의 통제에 의해서 응원하고 싶고, 즐기고 싶어도 계속 죄짓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는 건 스스로에 대한 이해, 그리고 아나키즘에 대한 이해가 실로 왜곡되었거나, '오해'를 하고 있단 생각이 든다. 노예근성이다.

비판대상을 확실히 하라. 비판대상은 개인의 또는 특정 집단의 이익을 가지기 위해 모종의 강요를 하는 언론매체이다. 사람들, 그 정도로 앞뒤 물불 못가리는 바보아니다. 다 그렇게 단순하다면 어떻게 당신네들이 말하는 통제권력 없는 세상을 만들겠는가. 당신네들이 특별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혹은, 특별난 사람들이란 자세가 보이는 것 같아 불쾌해진다. 진정 아나키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그리고 통제권력의 의미에 대해서 고민해 보기 바란다.

어떤 '주의'라는 것에 대해서 회의가 느껴진다. 내 생각엔 어떤 '주의자'가 되는 것에는 두 가지 정도가 있다고 본다. 아나키즘을 그 단어의 예로 들어보자. 첫째는, 원래 아나키즘에 대해서 모르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깐 내가 아나키스트였더라" 와 같은 경우와, 둘째, 아나키즘에 대해서 이해하고 나서, 이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하고 스스로가 아나키스트가 되기로 하는 경우이다. 개인적인 판단으론 첫째가 상당히 이상적이라고 생각하지만, 둘째 역시 큰 의미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문제는 아나키즘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한 얘기같지만 아나키즘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상이-우리나라만 그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상당히 다이제스트화된다는 것이다. 정확한 이해없이 스스로를 어떤 '주의자'로 지칭하는 건 스스로에 대한 모욕이다.

최근 너도 나도 좌파다, 우파다, 뭐다, 하는 꼴을 보고 있자면, 이젠 '사상'도 '캐릭터'가 되는구나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어떤 특정 주의자를 표방하며, 자신을 그 잣대에 맞추는게 멋있나보다. 코메디다.

덧붙여서) 이 곳의 아니키스트들에게 묻습니다. 분명 스스로를 아니키스트라고 지칭한다면 당연, 자신들의 생각의 올바름에 대한 어떤 믿음이 있을 것이고, 그 믿음이 정당한 것이라면 그것을 여러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하여, 많은 공감대를 이끌어내어 필요에 따라선 연대를 할 수 있어야 할텐데(물론 이것이 또 다른 권력이 되면 안되겠지만) 그런 부분들을 위해서 어떤 식의 활동들을 하시는지요?
혹시 "이건 우리만 알고, 우리만 해야 돼" 따위의 생각을 하시는건 아니시겠죠?
윗글과 전혀 관계없는 아나키 분들에겐 어쩌면 기분나쁠지도 모를 글에 대해서 유감을 전하고 싶으며, 여러분들의 발전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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