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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꼬뮨 2002-09-09 00:44:34, Hit : 1585
Subject   친구가. 죽었다. 군대에게.
엄밀히 말하면 친구라고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같은 동아리 활동을 하던 친구의 가장 친한 친구녀석의 친구다.
관계가 복잡하다고 힐난하고 싶은가? 뭐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냥 인간이라고 해두자.
그래. 그냥 인간이다. 얼굴한번 본 적이 없지만. 감히 친구라
부르고 싶은 그냥 인간이다.
그래. 친구다. 이 땅에 사는 인간이다.

그 친구가 죽었다.
군대에서 죽었단다.
내무반가서 경제학 논문 읽겠다고 가져간 그 친구가.
군대에서 죽었단다.

내일 신문에는 한 줄도 안 나겠지.
그리고 그 친구는, 얼마전에 타살로 판명된 허 일병처럼.
자살로 판명되겠지.

아니. 자살이든 타살이든 그 뭐가 중요한가.
사람이 죽었다.
군대가 그를 죽였다. 단지 그녀석이 약한 녀석이라
그리도 덧없이 스러졌다고. 단지 그렇게 말하고 싶은가.
아니다.
군대가 그를 죽였다.
설령 자살이라 할 지라도.
군대가 그를 죽였다.


이 땅에 살고 싶다.는 평화롭고 작은 나의 소망이
이 땅에서 살아남고 싶다는, 전투적인 투쟁구호로 변해간다.


이.땅에서.살아남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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