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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돕헤드 2008-05-19 17:41:39, Hit : 1633
Subject   '빨갱이' 조지 오웰의 혁명을 향한 뜨거운 열망 - 스페인 내전을 기록한 세계 3대 르포 <카탈로니아 찬가>


'빨갱이' 조지 오웰의 혁명을 향한 뜨거운 열망

서평 - 스페인 내전을 기록한 세계 3대 르포 <카탈로니아 찬가>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민주주의의 반대는 사회주의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사회주의에 대한 천박한 이해는 반공주의가 널리 지배하는 우리나라에서 당연한 현상이다. 여전히 학교에서는 사회주의가 무엇인지 똑바로 가르치지 않는다.

'나는 공산당이 싫어요' 식의 반공교육이 바로 윗세대까지만 해도 버젓이 있었기 때문인지, 아니면 극우 세력이 득세하는 나라이기 때문인지는 헷갈리지만 어쨌든 사회주의를 가르치지도 않는 주제에 조지 오웰은 초중고 권장도서목록에 올라 있는 단골 작가다.

조지 오웰은 우리나라에서 반공주의 작가로 많이들 알고 있지만 사실 그는 가장 열렬한 사회주의자였다.

<1984년>, <동물농장>이 아마 그가 오해받고 있는 이유일 터인데, 두 작품은 스탈린주의가 보이는 파시즘을 경계하는 책이지 사회주의를 반대하는 책이 아니다.

다시 말해서 오웰은 파시즘을 지독히 증오하는 작가였고 형제애로 연대하는 사회를 꿈꾸었던 민주적 사회주의자였다.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바랐던 영락없는 '빨갱이'다.


열렬한 사회주의자 '조지 오웰'


그런데 우리나라에 왜 그러한 오해가 뿌리 깊게 박혔냐 하면 과거 냉전시대 때 미국이 <동물농장>을 반공서적이라고 슬쩍 바꾸어 선전했기 때문이다. <동물농장>은 미국에 의해 널리 권장되었으며 가장 먼저 번역 출간된 나라도 바로 대한민국이었다. 당시 소련과 미국 간의 긴장이 가장 첨예했던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여러 모로 참 영리했던 미국의 프로파간다는 과연 효과가 있었다. 얼마나 효과가 있느냐 하면, 나는 최근에 메이저 방송사 아무개 기자가 개인 블로그에서 <동물농장>이 사회주의의 허상을 폭로하는 소설이라고 열변을 토하는 걸 보고 기겁한 일이 있었다. 냉전이 한참 지나간 지금 시대에도 '빨갱이' 오웰은 오해받고 있다.

<카탈로니아 찬가>는 조지 오웰이 프랑코 파시즘 세력에게 위협당하는 민중을 위하여 스페인 내전에 뛰어든 이야기다. 스페인의 공화정부가 인민을 위한 혁명 정책들을 실시하자 자본가와 가톨릭을 위시한 보수파의 불만이 터졌고 급기야 프랑코 장군이 쿠데타를 일으키고 만다.

당시 스페인은 대공황의 영향으로 양극화가 극심하여 민중의 분노가 극에 달했을 때였다. 공화정부는 소련의 지원을 받았고 프랑코 반란군은 무솔리니와 나치독일을 비롯한 파시즘 세력의 지원을 받았다. 스페인의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하여 세계 각국의 청년들이 의용군으로 참전해 프랑코의 파시즘에 대항하였다.

<카탈로니아 찬가>는 흔히 에드가 스노우의 <중국의 붉은 별>, 존 리드의 <세계를 뒤흔든 열흘>과 함께 세계 삼대 르포로 꼽힌다. 오웰은 '마르크스주의 통일노동당' 의용군으로서 참전했는데, 스페인 내전은 오웰 말고도 많은 지식인들이 뛰어들어 그야말로 역사의 장이 되었다. 오웰을 비롯한 지식인들은 자발적으로 모여 국제여단을 조직해 파시즘에 맞서 싸웠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에 의해서 재평가되고 있는 매우 중요한 사건이다.


스페인 내전, 특유의 익살로 풀어내

오웰은 스페인 내전을 특유의 익살로 구수하게 풀어낸다. 지금까지도 가장 존경받는 슈퍼스타 지식인답게 입담도 걸출하다. 피범벅 일기를 읽을 것이라는 예상은 완전히 빗나가고, 어느덧 낄낄 웃음을 터뜨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근엄한 지식인의 딱딱한 이야기가 아니라 동네 아저씨가 얼큰히 취해서 늘어놓는 무용담 쪽에 더 어울린다.

가장 매혹적인 부분은 역시 가장 처음에 프롤레타리아(노동자) 계급이 정권을 장악한 카탈로니아의 모습이다. 부르주아(자본가)는 찾아볼 수 없었다. 당시 카탈로니아는 아나키스트들의 혁명이 한창 일어나는 중이었다. 빵이 모자라도 사람들은 희망이 넘쳤고 만족했다. 오웰은 이를 보고 "나는 즉시 그 도시의 모습이 내가 싸워서 지킬 만한 가치가 있다고 확신했다"고 썼다.


  
▲ 현대미술의 거장 파블로 피카소의 유명한 걸작 <게르니카>는 스페인 내전의 비극을 그렸다. 나치독일 콘돌 군단은 바스크 지방의 마을 게르니카를 무차별 폭격하여 무고한 목숨을 학살했다.  
ⓒ Pablo Ruiz Picasso  게르니카

사람들은 이제 자신의 인간적 존엄과 품격을 지키기 시작하고 있었다. 굴종적인 말이나 행동은 사라지고 식당 종업원은 손님을 서슴없이 '동지'라 칭하며 떳떳하게 대했다. 거리의 구두닦이조차 허리를 당당하게 펴고 '팁'을 거부하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평등하니까 팁은 노동에 대한 모욕이라 생각했다. 자본주의 통념에 익숙한 우리는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풍경이다. 그때 카탈로니아는 혁명의 땅이었다.

오웰은 전쟁 일지를 쓰면서도 시종일관 재치를 잃지 않았지만 사실 그는 누구보다 절박한 상황에 있었다. 목숨의 위협을 받은 때가 많았다. 한번은 오웰의 귀 바로 옆으로 총알이 날아간 적도 있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카탈로니아는 오웰이 목숨을 걸고 지킬 만했다. 조지 오웰에게 혁명 카탈로니아는 파시스트의 군홧발로 절대 더럽힐 수 없는 순결한 희망이었던 것이다. 극심한 추위에 떨고 진흙탕에서 뒹굴며 담배 부족에 투덜거리면서도 오웰의 의지만은 굴강했다.


아군에게 뒤통수 맞은 혁명 전쟁

그러나 오웰은 곧 고단해지고 서글퍼진다. 전쟁이 길어지며 공화파는 분열하고 혁명의 불길은 꺼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공산당은 혁명을 포기하고 전쟁에서 승리하기를 원했다. 때문에 공산당은 스페인 내전을 민주주의 대 파시즘의 싸움으로 한정하고 혁명적 측면을 최대한 축소시켰다.

그러나 오웰의 생각은 달랐다. 그에게 공산당의 주장은 "혁명에 대한 배신"이었다. 오웰의 통일노동자당은 공산당의 민주주의를 부르주아 민주주의라 비난하며 혁명과 전쟁은 분리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 '영원한 블루칼라의 시인' 켄 로치 감독의 <랜드 앤 프리덤>은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민주주의를 위한 양심적 투쟁을 묵묵하게 찍었다. 칸 영화제 비평가상, 유럽영화상 수상.  
ⓒ Parallax Pictures  랜드 앤 프리덤


결국 공산주의자들과 무정부주의자들 간의 심각한 노선투쟁과 분열이 있었고 급기야 공산당은 통일노동자당이 파시스트의 앞잡이라며 대중을 선동했다. 소련은 공산당을 지원했고 결국 통일노동자당은 트로츠키주의자로 몰려서 극심한 탄압을 받게 되고 말았다.

그야말로 아군에게 뒤통수를 맞은 격이었다. 조지 오웰은 막바지에 극적으로 탈출하여 겨우 목숨을 건진 후 진실을 은폐하는 공산당에 대해 분노의 글을 쓰기 시작했다. 결국 스페인 내전은 프랑코 반란군의 승리로 끝났고 혁명은 실패했다. 유쾌한 <카탈로니아 찬가>에서도 공산주의자들에 대한 분노와, 혁명에 대한 열망은 숨김없이 드러나 있다.

평등과 자유를 바랐던 오웰의 따뜻한 눈

<카탈로니아 찬가>의 진정한 가치는 꼭 스페인 내전을 생생하게 증언한 역사적인 기록이라는 데에만 한정되어 있지 않다. 그보다 혁명을 바랐던 한 사나이의 뜨거운 투쟁 이야기라고 하겠다.

오웰은 한때 영국 식민지 관료였으나 제국주의의 폭력을 느끼고 스스로 도시 빈민 생활을 선택했을 만큼 양심이 투철했던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를 목숨을 걸고 실천하였다. 민중의 온전한 평등과 자유를 바랐던 오웰의 따뜻한 눈을 따라가면 어느덧 가슴이 먹먹하다.

"1936년 이후 내가 진지하게 쓴 작품들은 그 한줄 한줄이 모두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나 전체주의에 반대하고 내가 아는 민주적 사회주의를 위해 씌어졌다."

"사회주의의 진정한 목표는 행복이 아니다. 행복은 여태껏 (사회주의의) 부산물이었고 우리가 아는 한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사회주의의 진정한 목표는 인간적인 형제애이다."

-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


2008.05.17 10:43 ⓒ 2008 Ohmy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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