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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돕헤드 2008-05-27 20:17:37, Hit : 864
Subject   대운하는 대량 학살을 부른다
대운하는 대량 학살을 부른다

많은 사람들이 지난 20세기를 전쟁과 폭력의 세기라고 부르고 있다. 양대 세계대전과 이후 줄곧 이어진 냉전체제 때문에 한 세기 내내 세계 전역에서 전쟁이 이어졌고, 설령 베트남 같은 뜨거운 전장이 아닌 곳이라도 언제든 전쟁을 치를 수 있도록 사회를 새롭게 조직하는 ‘전쟁체제’가 가져온 일상적 폭력이 만연했다는 것이다. 이제 21세기가 시작된지 얼마 되지 않은 지금 시점에서 우리는 이 새로운 세기를 무엇이라 불러야 할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21세기가 ‘인간이 일으킨 환경재앙의 세기’라고 불릴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는 것이다.

새천년이 다가온다면서 나팔을 불며 야단법석을 부린지 채 10년이 지나지 않아 세계는 지금 환경재앙의 공포 앞에 속수무책으로 ‘다음은 또 어디에 재앙이 몰아닥칠까’를 두려워하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에서는 역사상 최악의 자연재해라는 2005년 8월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문에 2천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목숨을 잃고, 백만 명 이상이 집을 잃고 난민이 되어야 했다. 2004년 12월 남아시아를 강타한 지진해일(쓰나미)로 죽은 사람은 15만 명이 넘는다고 하고, 수백만 명이 가족과 집을 잃었다고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얼마전 버마에서는 태풍이 몰고온 대홍수로 10만명이 죽었다고 하고, 중국 쓰촨성에서는 대지진으로 지금까지 8만명이 죽었다고 하는데, 양국 모두 피해자는 날이 갈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도무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으며, 겨우 살아남은 사람들은 그 어마어마한 인적, 물적, 정신적 피해를 안고 또 얼마나 고통스런 삶을 살아가야 하는지 짐작조차 하기 힘든 실정 아닌가.

20세기에 미국이 떨어뜨린 원자폭탄이 수십만 명의 목숨을 순식간에 앗아간 ‘메가데스’를 일으켰다면 21세기에는 이보다 끔찍한 메가데스인 ‘환경적 대량 학살’이 지금 우리의 눈 앞에서 벌어지고 있다. 환경적 대량 학살이 더욱 끔찍한 이유는 이것이 어디서 발생할지 아무도 모르며, 이것을 막을 방도가 사실상 거의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런 환경학살이 몰고올 피해가, 전 지구적으로 불평등을 심화시켜온 신자유주의 정책에 따라 구조적으로 빈곤에 시달리고 있는 지역과 국가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 역시 이 문제의 심각성을 말해 준다.

우리는 쓸모 없는 상품(광우병 쇠고기나 유전자조작 농산물도 바로 철저히 이윤의 논리에 따라 대량으로 생산된 상품이다)을 대량으로 만들어 세계 각지에 쏟아부으려는 대기업 중심의 글로벌 자본주의가 지금 어떤 지옥을 만들어내고 있는지 똑똑히 목도하고 있다. 더많은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면 환경에 대한 착취는 마음껏 해도 좋다는 20세기 야만적 자본주의가 지구 전역에 걸쳐 기승을 부린 결과 발생한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는 이제 지구의 생태계를 영영 돌이킬 수 없는 지점까지 몰아가고 있는 것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지진이나 태풍이 몰고온 피해를 단순한 자연재해라고 볼 수는 없다.

시장개방과 불공정한 무역을 강요받으며 무한경쟁의 정글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대다수 가난한 지구인들에게 기후변화의 피해가 고스란히 쏠리고 있는 반면, 전 지구적 이윤경쟁과 자원약탈전쟁에서 승리한 극소수의 부자들은 사상 유례없는 부를 누리고 있다. 세계의 100대 부자들이 소유한 재산이 가장 가난한 10억 명의 재산보다 많다지 않은가. 이런 불평등한 자유무역에서 천문학적인 부채를 안은 채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은 제대로된 보건과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한 채 환경적 대량 학살의 첫 번째 희생자가 되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환경적 대량 학살에서 안전한가? 전혀 그렇지 않다. 작년 12월에 삼성중공업 소속의 예인선단이 태안 앞바다에 정박중이던 유조선을 들이받아 발생한 끔찍한 원유유출 사건 역시 돈으로는 계산하기 불가능한 피해를 일으켰으며, 서해안 생태계를 말살시켰고, 회복하는데 수십년 이상이 걸린다는 점에서 환경적 대량 학살이라 부르지 않을 수 없다. 세 명의 어민이 자살한 것을 제외한다면, 이 원유유출 사고로 인해 인간이 당장 직접적으로 목숨을 잃지 않았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생태계의 먹이사슬 하단부에 축적되기 시작한 원유의 독성이 결국엔 최상위 포식자인 인간의 신체에 수십 배로 농축되리라는 점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결국 우리는 21세기가 시작되면서 이윤을 위해서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자연을 착취해온 글로벌 자본주의 체제에 대해 생태계가 보내온 경고는 지구 전역에 걸쳐 한 두 번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다. 환경을 망치는 것은 곧 사회적 약자의 목숨을 앗아가는 것이며, 이것이 계속된다면 그 누구도 이 재앙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경고를 우리는 똑똑히 기억해야 하는 시점에 다다른 것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지옥의 묵시록을 완전히 외면한 채 여전히 더많은 이윤을 위해 자연을 마구 착취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자가 있다. 바로 이명박 정권이다. 이 정권이 추진하고 있는 한반도 대운하 사업이란 두말할 나위없이 환경재앙을 일으키는 사업이다. 그 본질을 꿰뚫어 보고 있는 대다수 국민들의 귀를 현혹하기 위해 이 정권이 꺼내든 카드가 이른바 ‘친환경 사업’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 정권이 처음엔 물류대란을 막기 위해 대운하를 해야 한다고 거짓말을 했다가 국민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이번엔 관광과 내륙개발을 위해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을 바꾸는 모습을 보았다. 국회의원 선거가 끝난 다음에도 대운하 사업을 강행할 뚜렷한 논거를 찾기 힘들게 되자 약간의 잠복기를 거친 이 정권은 이제 ‘친환경적으로 4대강을 정비하겠다’는 해괴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 이런 계속되는 눈속임을 참을 수 없었던지 결국 정부의 녹을 먹던 과학자까지 양심선언을 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몇 년 전 인권활동가 대회가 열리던 충주에서 평택 대추리까지 자전거를 타고 온 적이 있었다. 때는 마침 겨울 갈수기라 남한강은 무릎 높이까지밖에 오지 않았다. 그렇게 천천히 흐르던 물이 가까이서 보니 어찌나 맑은지 팔뚝만한 잉어들이 노닐던 모습이 생생히 보였다. 이 정권은 먼저 4대강을 정비하겠다면서 바로 그 남한강의 강바닥을 파내겠다고 한다. 그 이유는? 강이 하도 오래되어서 퇴적물이 쌓였으므로 물고기가 잘 살 수 있도록 친환경적으로 파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그 준설공사가 무엇을 뜻하는지 단번에 알아버렸다. 바로 강에 배가 다닐 수 있도록 바닥을 파내려가 최소 깊이 6미터 이상이 되도록 만들겠다는 것 아닌가.

새만금 방조제 공사를 벌이던 현대건설에서 그 흉물스런 방조제에 크게 써붙여놓았던 구호가 아직도 머리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친환경적으로 방조제를 시공하겠습니다.’ 언젠가부터 이른바 토건족들이 즐겨 사용해온 단어가 바로 친환경이다. 여길 가도 친환경 아파트, 저길 가도 친환경 재건축 투성이다. 산을 밀어버리고 거기에 댐을 만들어도 친환경이란다. 국민들이 언제까지 토건재벌들이 날리는 친환경이라는 수사에 속을 줄 아는가? 분명히, 이명박 정권은 4대강 정비사업이 일단 벌어져 삽을 뜨기 시작하면 ‘이미 시작한 공사는 중단시킬 수 없다’ ‘이미 쏟아부은 돈이 얼마인데, 공사를 중단하면 지금까지 들어간 공사비는 헛돈이 된다’는 이유를 들이대며 대운하 공사를 강행할 것이 뻔하다. 이땅의 토건귀족들이 새만금 방조제 공사 때도, 천성산 터널공사 때도 즐겨 사용한 메뉴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바로 그 대기업 건설사 사장 출신이다. 대기업 건설사 사장이 가장 꼴보기 싫어하는 것이 무엇일까? 바로 포크레인과 덤프트럭이 움직이지 않고 그냥 놀고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포크레인과 덤프트럭이 석유를 펑펑 소비하며 부지런히 움직여야 이윤이 들어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화물선이 4대강을 따라 다닐 수 있도록 이어놓아야 핏줄에 피가 돌 듯 경제가 돈다는 것이 그의 생각인 모양인데, 정작 대운하를 통해 전국으로 돌게 되는 것은 환경오염과 생태계 파괴일 것이다.

아마도, 토건족을 대표하는 이명박 정권은 박정희가 경부고속도로를 팠던 것처럼 남한의 국토 대부분을 토목공사로 휘저어놓고싶었을 것이다. 대규모 토목공사로 재벌을 살찌우는 것이 국가경제를 살리는 것이라는 박정희의 1960년대식 가르침을 가슴 깊이 새겨놓은 이명박이 아닌가. 민중의 자립과 공생의 기반인 농업과 환경을 망가뜨려온 박정희의 전철을 이명박 정권은 대운하 사업 추진을 통해 똑같이 밟아나가고 있는 것이다. 지구의 모든 곳에서 환경재앙이 몰아쳐 생태계가 파괴되고 수십만 명의 사람들이 목숨을 잃는 이 현실을, 1960년대에 굳어진 2MB 두뇌로는 아예 파악이 되지 않는다는 말인가? 최강대국 미국이 하라는대로 쇠고기 수입하고, 유전자 조작 농산물 수입하면서 찰싹 빌붙으면 큰형님이 식량위기든 에너지위기든 환경위기든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고 철썩같이 믿기 때문인가? 그리고 행여 민중들이 이에 반발해 들고 일어나면, 미국이 군대를 동원해 이라크 민중 백만 명의 목숨을 빼앗았던 것처럼, 강력한 경찰력을 내세워 진압해버리면 그만이라고 치부하기 때문인가? 건설회사는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터전에 자리잡고 살아온 사람들을 강제철거한다. 건설사 사장에서 대통령이 되었으니 이제는 조폭이 아니라 공권력을 휘두르면 된다 이건가? 더욱 기고만장해진 이명박 정권이 소중한 생태계를 민간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소수 재벌의 이윤을 위해 자기 맘대로 강제철거하려는 것이 바로 대운하 사업의 본질 아닌가! 제 버릇 개 못준다더니.

시대는 변했다. 그만큼 환경은 파괴되었고, 생태계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것이 바로 그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들의 건강이자 우리들의 목숨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자각하고 있다. 그래서 이명박 정권이 추진하는 불도저 식의 친재벌 정책들이 실은 환경을 파괴하고 가난한 사람들의 목숨을 정면에서 노리고 있다는 것을 간파한 사람들이 연일 촛불을 들고 일어나고 있지 않은가. 나는 매일 이렇게 가진 것이 촛불밖에 없는 사람들과 함께 길거리에 나가 외치고 있다. 이명박 탄핵!

- 2008년 5월 26일 웹진 다산인권에 기고한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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