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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nic 2002-08-10 22:36:29, Hit : 1261
Subject   여성과 국가
저번 아나키스트의 여름이 펑크가 났고
"여성과 국가"에 대한 발표가 내일로 다가왔다
펑크가 난 데에 대해서는 이유를 불문하고 그날 비가
오는데도 와 준 여러 사람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
제목을 뭘로 하겠냐는 말에 얼떨결에 "여성과 국가"라고
말했는데 글쎄...
솔직히 나 조차도 아나키즘에 대해서 잘 모른다.
머리가 모르는 것 보다 몸이 잘 모른다.
어제는 사람들과 어울려 술을 마셨다.
캐나다 친구가 하나, 미국 친구가 넷, 한국 친구가 하나.
한국 친구 하나는 "여자"랑 노는 얘기에만 관심이 있고
미국 친구 하나는 한국에 오니 너무 좋다고
미국에는 일자리도 없고 너무 비참하다고 했다.
사람들은 미디어와 약에 취해 있고 한국에 살다가
미국에 가니 그게 정말 견디기 힘들었다고.

다른 캐나다 친구 하나는 오랜 "방랑" 생활을 하다가
한국에서 한번 생활다운 생활을 해보자는 친구인데
한번 자기 세계에 빠지면 친구도 애인도 전화도 무시해버리는
그런 타입이다.
모두들 취해서 2차를 가자고 하길래
빠져나와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홍대 놀이터 앞을 거닐다가
인형 뽑기 기계 앞에 멈추었다.
싸구려 인형 몸에 둘려 진 싸구려 시계들을 한참동안 바라보고
있는데, 어떤 여자가 "어머 저 시계들좀 봐. 요새는 시계가 너무 흔해"
하고 말하며 지나간다.
갑자기 서글퍼 진다.
조잡하게 만들어진 손목시계들이
마치 살아있는 것 처럼
쓸쓸한 표정을 짓는것처럼 보였다.
억눌러왔던 연민이 솟아 오르려는 순간.

어설픈 정형화와 일반화보다 혼란과 모순을 살아내는
강인함을 사람과 사물에 대한 연민 속에서 얻을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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