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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돕헤드 2002-08-13 14:34:32, Hit : 1276
Homepage   http://www.hani.co.kr/section-005000000/2002/08/005000000200208122122228.html
Subject   “목숨걸고 지하철타야 하는 현실 안타깝다”
한겨레가 만난 사람 - 박경석 장애인이동권 연대 대표


“월드컵 4강에 오른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게 부끄럽습니다.”

지난달 31일 서울시청 앞, 장애인이동권연대 박경석(46) 대표는 절규했다. 휠체어에 탄 그와 30여명의 장애인은 지난 5월 서울 지하철 발산역 휠체어 리프트 추락사망 사고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시청 진입을 시도했지만, 경찰에 둘러싸인 채 꼼짝도 못했다.

그는 잘 들리지도 않는 메가폰을 잡고 부르짖었다. “우리는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걸고 지하철을 타야 합니다” “저기 횡단보도가 없는 곳에서 휠체어를 타고 (찻길을) 건너보십시오” “장애인단체 찾아가서 라면박스 갖다놓고 사진은 잘 찍더라”. 그는 투사였다.

7월말 현재 서울지하철에서 엘리베이터가 있는 역은 29%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현실에서 지하철역 엘리베이터 설치 등 장애인 이동권 보장요구 시위를 이끌고 있는 박 대표를 만났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역에서 사람들 손에 들려 올라갈 때의 기분이 어떤가.

=짐짝이다. 어쩔 수 없이 누군가를 부르는 게 민망하다. 불러도 바쁘다고 간다. 4명쯤 불러야 한다. 그게 창피해 승무원을 부르면 잘 안온다. 장애인을 도와주는 일을 더 중점적으로 하는 직원이 있어야 한다. 리프트를 한 번 타는 데 적게는 20~30분, 환승장이 있으면 30~40분이나 걸린다.

-지하철역에서 전동휠체어를 타고 휠체어리프트를 타다가 일어나는 사고가 잦은데.

=리프트가 중간에 서거나 아예 작동이 안되기도 한다. 전동휠체어는 중증장애인이 탄다. 손 놀림이 부자연스러워 리프트를 타고 가는 도중에 오작동이 종종 일어난다. 그것을 고려한 안전장치가 없는 게 문제다. 그래서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라는 것이다.

-몇 사람을 위해서 너무 많은 돈을 투자한다는 불만도 있다.

=엘리베이터에 적지 않은 돈이 드는 건 사실이지만 장애인만을 위한 시설이 되어서는 안된다. 엘리베이터는 교통약자인 노인과 임산부 등에도 유효하다.

-리프트가 위험하지만 없는 것보다 낫지 않나.

=더 적극적으로 엘리베이터를 만들어야 한다. 2006년까지 엘리베이터를 설치한다는데, 그때까지 리프트를 보완하기보다는 엘리베이터를 만드는 데 돈을 써야 한다. 구조적으로 엘리베이터 설치가 어렵다면 같이 검증을 해야된다. 종종 리프트를 달기 위한 핑계일 수 있다. 정말 안되면 외국처럼 계단 3개가 연결돼 장애인도 탈 수 있는 에스컬레이터로 바꾸는 방법도 있다.

-장애인용 순환버스를 타면 되지 않나.

=절대로 그렇게 돼서는 안된다. 그 버스가 하루에 2~3차례 동사무소와 관공서, 복지관을 가는 데 쓰인다. 장애인은 동사무소나 복지관만 가나 학교도 가고 친구도 만나고 친척도 만나고…. 장애인 밀집지역에만 사는 것도 아니다.

장애인만 따로다. 특수교육을 따로 시키고, 노동도 따로 보호작업장에서 한다. 교통마저 순환버스를 타면 사회속에서 참여하며 정상적으로 살아가는 데 정면으로 반대된다. 순환버스는 어쩔 수 없는 보조교통수단이 될 수는 있다. 하지만 일반 시내버스를 그 원칙에서 접근하지 않고, 보조수단인 순환버스가 이동권 대책인 양 선전하는 것은 왜곡이다.

-사회참여를 강조하는데.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적 관계속에서 자기를 발견하고 나타낸다. 교육과 일도 하고, 친구도 만나고 문화활동도 해야 하는데, 중증장애인이 20~30년 집에서 나가지 못하면 모든 것을 잃는다.

그래서 사회적 관계를 못 만들고, 장애을 가졌기 때문에 그렇다는 죄의식과 편견이 생긴다. 국가가 아니라 가족이 책임을 진다. 든든하지 못한 가족에서 태어난 장애인은 수용시설에 가야 하고, 동생 친구가 오면 골방에 처박혀 있어야 된다. 사회적 참여와 관계, 자립적으로 사회속에서 살 수 있는 사회적 제도가 마련되야 한다.

-이동권뿐 아니라 장애인 인권에 관한 여러 문제가 있는 것 같다.

=교육, 노동, 문화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로 나타난다. 이동권이 먼저다. 더 중요하다는 게 아니라 이동의 문제부터 풀 수 있다는 것이다. 시혜적 차원에서 장애인 버스를 만든다는 것은 쉽겠지만, 사회참여를 막는다. 대중교통은 누구다 다 이용할 수 있고, 우리도 누구나의 한사람처럼 그래야 한다. 장애인을 사회적으로 차별하는 가치에 대한 도전이다.

중증장애인이 저상버스(버스 출입구 턱이 낮아 휠체어를 타고도 쉽게 탈 수 있는 버스)에 타려면 5분 정도 걸린다. 우리 사회는 그것을 참을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다. 장애인들이 밖으로 나와서 돌아다녀야 한다. 그러면 아무리 몸이 비틀어져도 외계인처럼 보이지 않고 친구, 이웃으로 보이게 된다.

-외국에는 얼마나 잘 되어 있나.

=일본에서는 목만 움직일 뿐 아무것도 혼자할 수 없고, 전동휠체어 조정장치를 턱에 달아 움직이는 사람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간다. 국가에서 돈을 줘서 잠자고 설거지하고 화장실 가도록 24시간 도와주는 활동보조인이 있다.

또 일본에서는 버스의 20% 정도를 저상버스로 하는 법이 최근에 마련됐다. 지하철에서 우리는 역무원이 바빠서 못 나오지만, 일본에서는 두명이 달라붙어 지하철에 태워준다. 장애인이 타면 몇번차 몇번째 칸에 탔는지 알아두었다가 내리는 역에서 기다릴 정도다.

-위헌소송을 냈는데.

=올해 1월22일 오이도역 추락사고 1주기 때, 버스를 못타는 것은 위헌이라고 냈는데 기각됐다. 지하철역에서 들려올려가는 것도 차별이라고 서울시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는데, 구체적 위법사항이 없고, 유예기간이 있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법적으로만 따지고 현실을 모른다. 지금 고통받고 다치고 하는 문제다. 국가인권위원회에 건교부를 상대로 제소한 것은 결판이 안났다.

-서울시에 공개사과를 요구하고 있는데.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앵무새처럼 앞으로 잘하겠다고만 한다. 저상버스 도입을 위한 추진본부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장애인 대중교통 권리보장법’을 제정해야 한다.

-끝으로 강조하고 싶은 게 있다면.

=우리도 버스와 지하철을 타고 싶다. 아픔이 있고 차별이 있는데 눈감고 언제까지 넘어갈 수는 없다. ‘내 가족 이나 친구 중에도 장애인이 있는데 그 마음 모르겠느냐’고 하는데, 그 말이 더 무섭다. 무엇이 문제인가를 얘기하지 않고, 다 안다는 식의 자세가 문제를 풀기 어렵게 만든다.

나쁜 편견보다 좋은 편견이 더 무섭다. 장애인이라고 순수하지도, 더 열심히 일하지도 않는다. 장애인 문제가 사랑과 봉사의 단어속에서 미화된다. 그래서 사랑과 봉사로 치장하지 않으면 성금모금 전화도 오지 않는다. 사회와 몇푼의 돈이 장애인을 시혜의 대상으로 각색시킨다.

글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사진 황석주 기자 stonepole@hani.co.kr


박경석 대표는 누구인가


박씨는 놀기를 좋아해서 꿈이 선장이었고 그래서 해병대를 갔다. 해병대에서 낙하산 타던 것을 잊지 못하고, 행글라이딩 동호회에 들었다. 대학 2학년이던 1983년 토함산 대학선수권대회 때 고장난 행글라이더를 고쳐 탄 게 화근이었다. 정상에서 뜨는가 싶더니 곧바로 떨어졌다. 하반신이 마비됐다.

“처음 휠체어를 타고 병원의 정원을 돌아다닐 때 조그만 턱조차 못넘었다. 깨끗하게 죽는 게 낫겠다 싶었다.”

사귀던 연인도 떠나보냈다. “장애인이 되니까 어린아이들이 쫓아다녀 다니기 싫었다. 할머니들은 혀까지 찼다.”

5년간 집에만 있었다. 살아야 되겠다는 마음이 생겼다.88년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전산과에 갔다. 프로그래머가 되기 위해서였다. 그는 “헬렌켈러나 스티븐 호킹이 삶의 방향이었다”고 말했다.

거기서 장애인 올림픽 거부투쟁을 벌인 선배를 만나면서 가치관이 바뀌었다. 91년 숭실대 사회사업학과에 들어가 장애인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93년에는 장애인들을 조직하기 위해 노들 장애인 야학을 만들었다. 94년 교사가 된 뒤, 지금은 교장이다.

지난해 1월 서울지하철 4호선 오이도역 리프트 추락사고 때 대책위원회가 꾸려지면서 집행위원장을 맡았고, 같은 해 4월 장애인이동권연대가 만들어지면서 대표로 나섰다.

지난해 7월23일부터 저상버스의 도입을 요구하며 16번의 버스타기 투쟁을 이끌었다. 같은 해 8월29일에는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온 몸과 차 주위를 쇠사슬로 묶고 버스를 점거했다. 그는 늘 투쟁의 맨 앞에 섰고, <오마이뉴스>는 2001년 그를 ‘올해의 인물’로 뽑았다.

박씨의 아내는 지체장애 2급으로, `장애여성 공감’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순배 기자


인터뷰 후기


그를 만난 13평 남짓 노들 장애인 야학 사무실은 에어콘이 없어 무더웠다. 인터뷰는 사무실 앞 복도에 의자를 내놓고 진행됐다.

이날도 그는 시위현장의 모습 그대로였다. 생활한복 바지에 초록색 반팔티, 등에는 ‘버스를 타고 싶다’, 앞에는 ‘이동권 쟁취’라고 씌여진 조끼를 입고 나왔다.

길거리 시위현장에서 만났을 때와 달리 부드러웠다. 특유의 `헤헤’소리를 내는 웃음을 지었다. 지나던 주민들이 자주 인사를 건넸고, 그는 빠뜨리지 않고 웃으며 인사를 보냈다. “어떻게 다쳤느냐”는 물음에, 그는 검은 머리와 흰 머리가 반반은 되어 보이는 긴 꽁지머리를 뒤로 넘겼다.

‘장애인 순환버스가 있는데 지하철에 꼭 엘리베이터를 설치해야 되느냐’식으로 이어진 공격적 질문에 그는 거침없이, 논리정연하게 주장의 정당성을 토해냈다.

인터뷰 뒤 점심을 같이 먹으려던 생각은 물건너갔다. 그날 야학 학생들이 중·고등학교 검정고시 시험을 끝마치는 시간에 맞춰, 그가 비빔밥을 만들어 시험장으로 가야했기 때문이다.

인터뷰가 끝난 뒤, 박 대표가 수줍게 얘기를 꺼냈다. “저희 좀 소개시켜 주실 수 있을까요” 장애인이동권연대=웹사이트 access.jinbo.net, 국민은행 031-21-0887-684(예금주: 이동권연대), (02)766-9101. 노들장애인야학= www.nodl.or.kr,신한은행 353-02-276437(박경석)

김순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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