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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자 2002-08-15 16:07:54, Hit : 1697
Link #1    http://www.ddanzi.com/ddanziilbo/80/80ch_701.asp
Subject   인터넷 통행 자유를 보장하라!
2002.8.3.토요일
딴지 사회부

세상에, 씨바, 조또리, 허거덕, 닝기미, 졸라.... 지난 31일 새벽, 본지 남성 기자들의 하늘이 우와르르 무너져 버렸다.

사건은 에로스 아시아(http://erosasia.com)가 접속이 안 되는 데부터 시작했다.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본격성인 빠굴싸이트. 해외에 서버를 두고 한글로 서비스하는 이 싸이트는 꽤나 유명했더랬다. 뻘생각 들 때마다 접속해 데굴데굴 데굴링거리기에 으뜸이었는데. 물론 유료긴 했지만, 이 싸이트의 다운로드 서비스는 빠굴무림 최강이라 일컬어졌었고...

접속이 안된다니 섭섭하지만 우짤 수 있냐? 본 기자가 뜸했더니 망했나 부다. 그래서 자동적, 본능적, 습관적, 무의식적으로 다른 유알엘을 누질렀다. 이름하야 트위스트 김 (www.twistkim.com). 그런데 허거덕. 또다시 똥꼬가 탈장되는 철푸덕 효과음과 함께 여기도 접속이 안되는 거였다. 얘네 왜 이러시나? 본 기자가 그간 바쁜 고로 안 만져줘서리 삐졌나? 아님 동종업계 종사자끼리 모여 바깡스라도 떠났나?

아름다운 그녀, 소라

그러나 아직 실망은 금물. 대한민국 남성들의 영원한 보루가 있다. 다시 빤스끈 추스리고 타자수 천타의 속도로 유알엘을 누질렀으니 거기가 바로 그 이름도 유명해버리신 소라의 가이드(www.sorasguide.com). 이름부터 얼마나 엘레강스하시냐. 소라가 빠굴싸이트들을 가이드해주신단다.

바로 그런데!!!! 원모티메 세상에, 씨바, 조또리, 허거덕, 닝기미, 졸라... 소라의 가이드가 접속이 안되는 것이었던 것이었다. (전용선 업체에 따라 www.sorasguide.net은 접속이 되고 있다)

외로운 새벽, 그뇨와 함께 울고 웃고 자빠라지고 침 흘리며 흥분하고 노곤해하던 세월이 그간 몇 해였던가. 예비군 7년차 아저씨의 빠굴 환타지를 훌륭히 땜빵해주던, 그것도 꽁으로 땜빵해주던 그뇨가 "HTTP 404 찾을 수 없습니다"란 차가운 작별인사를 끝으로 차마 떨치고 가버린 거다. 날카로운 첫 접속의 추억은 뒷걸음쳐 사라져 버린 거다....

망. 연. 자. 실.

그렇다. 망연자실 바로 그거였다.

하지만 소라의 가이드까지 접속이 안되자 뭔가 심상찮은 느낌이 들었다. 이건 "남성발기능력 저하에 따른 인구감소를 통해 인류가 말살되기를 기도하는 외계인들의 음모"라며 본지 편집장은 울부짖었다.

그 애절한 울부짖음에 본 기자는 전지구적 사명감을 가지고 자료 디비기에 돌입했다. 그리고 마침내 아래와 같은 내용을 만나게 되었으니...

긴급! 한국 ISP에서 필터링

인터넷 상에서 본인이 접속하고자 하는 곳에 접속하는 것은 네티즌들의 기본 권리입니다. 한국에서는 그러나 통신법 상 음란물(?)로 간주 되는 것을 전송할 수도 없으며 열람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정부의 관리 감독 하에 원초적으로 인터넷 접속 시에 사용자들이 접속하는 사이트를 감시(모니터)하다가 사용자가 외국의 성인 사이트나 유해한 사이트들을 모두 근본적으로 차단시킨다면 그것은 통신법이라는 명분 아래 국민의 가장 기본권을 침해하는 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현재 한국에서는 정보통신부의 지시 하에 대형 인터넷 서비스 업체인 한국통신(메가패스), 하나로, 두루넷 등의 인터넷 접속 서비스 회사(ISP: Insternet Service Provider)들이 필터링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필터링이라는 것은, 인터넷 사용자들이 인터넷 서핑을 하고 있는 동안 웹사이트에 접속하는 매순간 접속 서비스 회사(한통, 하나로, 두루넷 등)에서 사용자들이 어느 사이트에 연결하려고 하는지 모니터(감시)하고 있다가 사용자가 특정 사이트에 접속하려고 하면 사이트를 걸러내어(필터링하여) 사용자로 하여금 해당 사이트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차단하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필터링? 두루넷, 한국통신같은 ISP 업체들이 내가 인터넷 상에서 어디로 가는지 짱보고 있다가 특정 싸이트에 접속하려고 하면 막아 버린다는 얘기 아닌가. 그리고 그 특정 싸이트가 소라의 가이드, 트위스트 김, 에로스 아시아 같이 해외에 서버를 둔 성인 싸이트라는 얘긴데...

그렇다. 그래서 소라의 가이드가 접속이 안되는 것이었다. 그러나 얘네가 과연 우리의 인터넷 항해를 이처럼 간섭해도 되는 일일까?

본 기자 그래서 업체의 이용약관을 뚫어지게 디벼봤지만 이같은 필터링에 해당하는 내용은 찾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추후에 통보라도 했는가? 그런 거 역시 조또 없었다. 서버가 해외에 있는 싸이트들이니 국내법이 적용되지 않아 "불법"이라고 단정할 수도 없는 싸이트들 아닌가.

만약 위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거 그냥 넘어갈 문제가 아니었다. 본 기자, 그래서 ISP 업체에 대뜸 전화질을 해댔다.

"엽세여."
"네. XXX XXXX실의 XXX입니다. 무엇을 도와드릴까여?"
"필터링을 한다는 데 정말이예여?"
"어떤... 싸이트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소라의 가이드요!!!!"
"아... 네... "
"그럼 XXX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은 몽땅 다 못보는 거예요?"
"그...그렇죠..."
"왜 필터링을 하는 건데여?"
"그건 저희가 하는 게 아니라 정통부에서..."
"정통부에서 지시한 거라구여?"
"네. 그쪽에 문의하시면 그 내용을 알 수 있을 거예요."
"어떤 싸이트들을 필터링하고 있는데요?"
"그건 목록이 너무 많아서 여기서 말씀드리기에는..."
.
.
.
두루넷, 하나로, 한국통신 측에 전화를 다 해본 결과 대답은 엇비슷했다. 현재 필터링을 하고 있으며 그건 하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정부에서 시키니까 우짤 수 없이 하는 거라는 내용이었다. 모 업체의 경우에는 필터링으로 차단하고 있는 싸이트들의 목록까지 대강 알려줬는데 파라 라이브TV, 라이브10TV, 캠걸, 마스터라이브, 히든라이브, 마스터X, 에로스 아시아 등등등의 싸이트들을 현재 필터링하고 있다고 했다.

정통부 지시라... 그렇다면 문제는 그쪽이라는 얘긴데 그렇다고 해서 ISP 업체에 아무런 책임이 없는 건 아니다. 계약시에 공지를 해야 하고, 추후에라도 알려줬어야 했다. 그리고 첨에 인터넷 서비스에 가입할 때는 접속이 됐던 싸이트들이 이제는 접속이 안된다면 그만큼 보상을 해줘야 한다. 자동차를 샀는데 은근슬쩍 핸들을 빼고 파는 짓꺼리 다름아니잖나.

아무튼 문제는 명확해졌다. 현재 필터링을 하고 있으며 그건 위에서 내려온 지침이라는 사실. 그래서 이번엔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쪽으로 전화질을 했다.

그쪽 얘기는 이랬다.

?현재 해외에 서버를 둔 채 한글로 서비스하는 싸이트들을 필터링하고 있으며...

?그런 싸이트들은 국내법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우짤 수 없이 필터링하는 것이며...

?필터링하는 싸이트는 30개 정도고, 국내 15개 ISP 업체에 지침을 내렸으며...

?이건 강제적으로 하는 게 아니라 ISP 업체와 충분한 협의하에 하는 일...


...이라는 거다.

업체쪽에서는 지시로 하는 일이라는데 여기서는 충분한 협의하에 하는 일이랜다. 협의를 했든, 협상을 했든 간에 그건 니덜 문제고 중요한 건 현재 필터링이 되고 있다는 거다. 그렇다면 이처럼 국가가 나서서 필터링으로 소비자의 권리와 네티즌의 자유를 태클놓을 수 있는 법적 근거는 뭘까?

그래서 법적 근거에 대해 물었더니....

"글세요.. 하하.. 네네.. 굳이 말하자면... 하하... 건전한 정보를 제공해야 된다는... 네네.."

...이랬다. 통신법 몇 조 몇 항에 의거 우짜고 저짜고 할 줄 알았더니, 그래서 그 법조항을 디빌링해볼라구 했더니 "글세요..." 랜다. 다시 말해, 법적 근거가 없다는 썰이다. 또 다시 말해, 법적 근거가 없는 "불법" 필터링이란 얘기다. 지네 맘에 안 든다고 법에 의거하지 않고 지조뙈로 소비자의 권리와 네티즌의 자유를 제한하고 있었다는 얘기다. 이것이 울나라 국민이 누리고 있는 개인의 자유의 꼬라지다.

물론 안다. 청소년 보호라는 커다란 이유가 있었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 국내법이 적용되는 싸이트라면 어찌됐건 터치를 하겠는데 그게 불가능했다는 것도 알겠다.

하지만 울나라 국민은 고딩만 있고, 청소년만 있나? 이거 청소년 보호라는 명목으로 내가 술 한 잔 하러 술집 들어가려는데 낼름 태클 들어와 술집을 원천봉쇄하는 짓꺼리며 담배 한 가치 꼬실리려는데 낼름 옆차기 들어와 담배 빼앗가는 짓꺼리잖아. 그것도 법에 의거하지 않고 말이다. 게다가 이 경우에는 서비스를 받기 위해 돈까지 지불하면서 정작 서비스는 못 받고 있는 경우인 거고... 소비자가 홍어좃인가?

청소년 보호는 해야되고, 또 해라!! 단 청소년이 아닌 성인 소비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말고 해라. 그리고 만약 성인 소비자가 이런 싸이트에 접속할 권리가 없다면 왜 없는지 법적으로 밝혀라.

과거 국가가 임의로 금지했던 수많은 노래들, 수많은 책들, 수많은 영화들에는 한결같이 '반공'이라는 이름이 낑궈져 있었다. '반공'이라는 명분으로 우리는 그것들에 접속을 금지당했었고 '반공'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의 자유는 무시됐었다. 이젠 '반공'이 아닌 '청소년 보호'라는 이름이 은근슬쩍 그 자리를 대신할라구 한다.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어쩌면 읽고픈 것을 못 읽고, 듣고픈 것을 못 들으며, 보고픈 것을 못 보게 될 지도 모르는 거다. 그리고 그같은 논리로 현재 인터넷 상에서 우리가 누려야 하는 '통행의 자유'가 필터링당하고 있는 것이다.

1997년 미국 연방최고재판소는 만장일치로 "인터넷은 전통적인 미디어와 같이 동일한 표현 자유의 보장을 가져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포로노영상물이 불법이 아닌 이상 인터넷 상의 포로노 역시 불법이 아니라는 얘기다.

그런데 공화당의 존 메케인과 어네스트 이스툭 의원이 공공 도서관 컴퓨터 단말기에 필터링 소프트웨어를 부착하자는 법안을 청원했다. 그러자 수많은 시민단체에서 반발하고 나섰다. 아래는 그 중 ACLU(American Civil Liberties Union)라는 시민단체의 반대 성명 중 한 구절이다.

"맥케인-이스툭 법안은 어린이에 의한 인터넷 사용만을 제한하는 것이 아니다. 이 법안은 어른들에게 자신이 온라인에서 무엇을 검색할지를 도서관원에게 설명하고 컴퓨터의 차단프로그램을 손으로 풀어줄 것을 요청하게 하고 있다. 그러나 어른들은 그들의 공공 도서관에서 자료들을 검토할 때 어린이처럼 취급되어서는 안된다."

미국에서는 공공 도서관에서의 필터링이 문제가 됐었나 보다. 하지만 현재 울나라에서는 공공 도서관은 말할 나위도 없이 전국의 거의 모든 인터넷 사용자들이 아무런 법적 근거없이 자신의 자유를 필터링당하며 애취급받고 있는 것이다.

본지는 앞으로 이 문제에 대해 뽕빨 스피릿으로 접근하겠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이러한 필터링이 업체의 일방적인 사용계약 위반이 아닌지, 그렇다면 어떻게 보상을 받을 수 있는지를 따져 물을 거고, 국민의 입장에서 이것이 과연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는 일이 아닌지 따져 물을 거다.

ISP 업체와 정보통신윤리위원회 측에서는 법적 근거를 제시하는 등 성실한 변명을 준비해보시라. 아님 보상금을 준비해보든지....

쪼매만 지둘리겠다. 졸라~

딴지 사회부
철구(chulgoo@ddanz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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