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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멍청이 2003-06-07 12:08:33, Hit : 1279
Subject   소식지에 실으려구 쓴 글...OLIBproject
올리브 프로젝트는 정말.
선언적인 구호가 아닌
구체적 실천을 보여주는.
멋진 운동인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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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IB Project

올리브는 Open LIBrary 의 준말이다. 대학교의 도서관을 지역 주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는 뜻으로 대학 도서관의 본원적인 기능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고, 도서관에 대해 여러 개혁적인 주장을 펴는 올리브 프로젝트가 지금 고려대학교에서 활발하게 진행중이다.

현재 많은 도서관이 학생증의 유무로 바코드 출입기를 지날 수 있는 자격을 아예 제한하고 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원광대학교 도서관은 지역주민들이 신청서를 작성하면 이용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대학교 도서관은 그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만의 전유물인 것이다. 이것이 정말 대학교 도서관의 올바른 모습인지 우리도 함께 문제를 제기한다.

대학교 도서관은 어떠한 역할을 담당해야 하는지를 살피기 위해서는 교육의 역할, 그리고 대학이 한국 사회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살펴야 한다.

교육은 공공성을 가져야 한다고 누구나 이야기 한다. 이것은 누구나 평등하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교육은 그것을 받는 사람이 '수혜'를 입는 것이 아니라, 지식에 대한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키는 작용이다. 하지만 지금은 기본적인 욕구에서 우러나온 교육이 아닌, 정규수업을 강요하는 것이 교육의 공공성이라고 정의되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공공성은 모두가 획일적인 교육받을 의무가 아닌 누구나 원할 때 교육받을 수 있는 권리이다. 본래 교육의 역할은 지금처럼 입학하기 위한, 취업하기 위한 실습이 아닌 지극히 단순한 '앎에의 요구'에서 찾아야 한다. 대학의 기능도 여기에서 정의된다. 대학은 본래 지식을 독점하기 위해서가 아닌 원하는 사람이 지식을 연구하고 그것을 사회로 환원하기 위한 사회적 재산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학은 그 자체만으로 지위를 부여받고, 지금도 그 대학생 고유의 정체성을 사회적으로 인정한다. 그리고 대학교 도서관은 교육의 공공성에 바탕하여 대학의 기본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역할을 규정받는다. 흔히들 대학교 도서관을 대학교의 얼굴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그만큼 도서관이 학문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교육과 대학의 본래 목적에서 크게 벗어나 대학이 학벌에 따라 단지 신분 결정의 도구로 이용되고 그 안에서 연구되는 결과물도 대학의 지위를 유지시키기 위한 도구로 이용된다. 대학교 도서관의 모습 역시 교육과 대학의 현재 모습을 정확히 보여주고 있다. 학교의 구석에 존재하는 도서관과 빈약한 장서, 도서관 이용제한 등은 학생들에게 별 의심없이 당연히 그래야 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도서관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서 간략하게 살펴보면, 그것이 공교육을 담보할 수 있는 가장 가까운 공간이라는 점이 있다. 누구에게나 열려있을 수 있고, 그곳에서 보관하는 지식의 총량은 어느 곳과도 비교할 수 없다. 한국의 교육은 국정교과서를 통해 그 안에서 배울 내용을 미리 다 정해놓았다. 하지만 이런 정규교육 과정에서 배우는 지식이란 한쪽의 편향된 사고, 즉 국가가 주입시키는 코드 뿐이고 이는 학생들에게 열린 사고를 원천적으로 봉쇄한다. 또한 대부분 학교 관계자들은 공교육 강화를 단순히 정규학교 교육 강화로 받아들이며 보충학습, 자율학습 시간을 늘려 학원 가는 시간을 줄이는 게 그 방안이라고 생각하는 게 현실이다. 학교 교육이 학원 교육에서 담보하는 수준도 갖추지 못하면서 학교에 붙잡아 두려는 것도 우습지만, 진정한 의미의 교육이 단지 교과서를 달달 외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생각할 때 초점이 잘못 맞아도 한참 잘못 맞았다. 이런 측면에서 도서관에 있는 수많은 장서들은 교과서가 단지 하나의 이론 내지 가치관일 뿐이라는 사실을 쉽게 가르쳐 줄 것이고 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에서의 교육이라고 부를 수 있다. 그리고 공교육 강화라면 이런 도서관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고 학생들에게 보장하는 형태여야 한다. (물론 공교육 문제가 단지 도서관 이용을 통해 해결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도서관을 중심으로 바라보는 교육의 모습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이런 열린 도서관을 주장하면 공공도서관도 있는데 왜 하필 '대학 도서관'이냐는 질문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나는 엄연히 등록금을 내고 그곳을 이용하는데, 그것을 왜 돈도 내지 않은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해야 하냐는 일종의 자기 권리 찾기 식의 주장도 있을 수 있다.

먼저 도서관 이용 실태를 살펴 보면 (통계청 자료 2001년 기준)  우리 나라의 공공도서관은 420여 곳이 있고 보유한 장서량은 약 2500만 권이며, 한 해 이용자는 약 8400만 명이다. 이에 비해 대학도서관 수는 공공도서관 수와 같지만, 보유한 장서량은 약 7500만 권으로 공공도서관보다 5천만 권이 많은데 한 해 이용자는 약 6000만 명으로 훨씬 적다. 대학교 도서관에 훨씬 여유가 있는 것이다.

두 번째 내가 내는 등록금으로 운영되는 시설을 왜 다른 사람이 이용하느냐는 무임승차 반대 논리는 교육의 공공성을 생각할 때 쉽게 풀린다. 대학이 본래 담보해야 할 기능을 살펴볼 때 그 공공성을 과연 누가 보장해야 하는가 문제이다. 지금 모든 사립학교들이 그 책임을 학생들에게 온전히 전가하고 있지만, 교육이 평등한 권리를 가지기 위해서는 원칙적으로 무상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그것이 불가능하다고 이야기한다면, 도서관 개방을 주장하면서 도서관에 대해 학교나 사회에서 보장해야 한다고 같이 이야기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현실이 이렇다고 그 본질적인 면에 눈감는 것은 진정한 권리 찾기라고 이야기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이런 문제제기가 조금은 엉뚱한 방향에서 들어오기도 하는데, 열람실이 부족해진다는 주장이다. 도서관 대출 순위를 살펴보면 상위 10위 안에 대부분이 판타지 소설, TV 책소개 프로그램에서 소개하는 책들이다. 그만큼 대학생들의 도서관에 대한 인식이 협소한게 현실이고, 먼지만 수북히 쌓인 채 사람의 손길을 기다리는 장서들이 대부분이다. 도서관을 단지 시험 공부하는 도서실, 동네 책방 정도로 인식하는 사람들에게 도서관의 기본적인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한다고 이야기할 수 밖에 없다.

물론 열람실의 필요에 대해 간과하는 게 아니다. 하지만 이런 측면에서 도서관 개방을 반대한다면 학교측에 열람실 확충을 이야기하며 싸우는 게 더 정당하다. 대학설립운영규정 법률을 살펴보면 학교 정원의 20%이상의 열람실을 확충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실제 원광대학교의 경우 자료상으로 20%넘는 열람실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그것은 각 강의실 좌석까지 끼워 맞춘 것으로(정확히 확인은 못해봤지만, 약도 열람실 좌석과 각 단과대 열람실 좌석을 세어봤을 때 3400석에 턱도 없이 부족한 건 사실이다.) 실질적인 열람실 좌석과는 차이가 있다. 이에 대해 문제제기 하고 권리 찾기 싸움을 한다면 얼마든지 동의하고 같이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권리 찾기 싸움도 교육의 공공성 개념과 열린 대학을 생각하면서 지역 주민들까지 고려한 열람실 확충을 이야기해야 할 것이다.

또한 학벌구조 상에서 위쪽에 속하는 대학일수록 도서관에 대해 쉽게 개방하지 않는 것은 그 대학교 학생들이 도서관을 어떤 용도로 이용하느냐와는 별개의 문제로 대학교 도서관이 지역 주민들에게 개방되지 않는 이유에 대한 하나의 실마리이다. 직설적으로 그것은 대학교 도서관에서 유통되는 지식을 그 대학 안에 가둬놓고 그 대학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발상이라고 분석할 수 있다. (모든 대학을 다 돌아본 게 아니어서 정확하게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서울에 있는 대부분의 대학교들은 도서관 출입조차 제한하고 있다. 이에 반해 대부분 지방의 대학들은 열람이나 대출이 가능한 곳이 많은 편이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고등학교를 다닐 때 주변 대학교 도서관에 다니면서 책을 열람했었다. 그러다 언젠가 서울에 볼일이 있어 올라가서 시간이 남길래 대학교 도서관에 들렸는데, 당연히 들어갈 수 있을 줄 알았던 곳에 바코드 출입기가 떡 버티고 서 있었다.-충격- 뒤에 몇몇 대학교에서 계속 출입을 제한당하고서 이게 단순히 특정 대학의 운영 특성이라고 바라볼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특히 국립대학교 도서관은 운영에 세금이 들어가는 만큼 개방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지역주민의 당연한 권리를 뺏는 것이건만 그곳도 도서관 앞에 높은 문턱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런 논의는 현재 도서관이 어떠한 상태인지를 살펴보면서 같이 진행할 수 있다.

원광대학교의 경우 작년 도서구입비가 13억원 이다. 전체 예산에 비교하면 1%도 안 되는 비율이다. (실험실습비는 19억원에 불과했다.) 이에 비해 학교 홍보비는 20억원이나 지출했다. 도서구입비, 실험실습비보다 홍보비가 더 많은 학교. 이건 누가 보더라도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다. 학교가 담당해야 하는 가장 기본적인 책임이 무엇인지 이 학교는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학교는 상점이 아니다.

덧붙여 한국 대학평균 도서관 전체 예산은 9억 2300만원이다. 그리고 미국은 254억원에 이른다. 한국 도서관의 예산은 미국의 그것에 비해 1.6% 정도 밖에 안된다. 미국의 예만 들어서 한국과는 실정이 맞지 않다고 이야기 할수도 있지만, 거시기..어디서 봤는데..못찾겠네... 또한 자료구입예산은 한국 도서관이 7억원 정도인데 비해 미국은 90억원에 이른다. 여기서 또 다른 구별점을 갖는데, 자료구입비/도서관전체예산이 한국은 76.5%이지만 미국은 40%에 불과하다. 이는 도서관에 대한 기본적인 인식의 차이 때문이다. 다음은 올리브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불한당지에서 펀 글이다.

벤쿠버 도서관 로비에서 초등학교 학생들의 캐롤 공연을 한다길래 점심을 먹고 슬슬 도서관까지 걸어가서 공연을 보았습니다.....그런데 더 신기했던 건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있던 사람들의 반응이었습니다. 벤쿠버 도서관은 도서관 전체가 통유리로 되어 있는데, 그 안에 있어도 노랫소리가 다 들립니다. 사람들이 공부하는 열람실에서는 조용히 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었는데, 노래가 끝나자마자 그곳에서 공부하던 사람들이 막 박수를 치는 거예요.
공연이 끝나고 산책을 하면서 자꾸 열람실에서 박수치던 사람들이 생각났습니다. 그들에게 도서관이 어떤 공간이기에 그런 ‘이상한’ 행동을 할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제 상식에 비춰볼 때 도서관에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무례한 짓이었습니다. 그러나 도서관에서는 누구나 조용히 해야한다는 제 생각이 혹시 도서관을 독서실로 상정하고 한 생각은 아니었나, 라는 생각이 들자 제가 본 풍경이 해명되더군요. 입시공부를 하던 공간이 취직준비를 하는 공간으로 바뀐 것일 뿐, 대학의 도서관 역시 독서실 이상은 아니었던 거고, 저는 그러한 현실을 기준으로 벤쿠버 도서관을 재단하고 있었던 겁니다. 만약 도서관이 책을 즐기는 공간이라면, 창문 너머로 노래를 즐기는 이들과 창문 안에서 책을 즐기는 이들은 충분히 아름답게 화해할 수 있는 사이인 게지요.

한국의 도서관이 입시, 취업 훈련의 장이라면 다른 곳의 도서관은 진정한 교육의 장이라는 뜻이고, 도서관에서 단지 '책'만 읽는 게 아니라 다양한 문화행사를 곁들이는 게 우리네 도서관과 다른 모습이다.

도서관의 함의에 대한 여러 가지 논의를 거쳤다. 도서관 문제를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교육에 관한 전반적인 내용을 살피지 않을 수 없고, 그런 논의들은 현재 한국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병폐들을 직시하지 않고서는 올바른 해답을 얻을 수 없다.

대학교 도서관은 교육의 공공성을 담보할 수 있는 공간이어야 하고, 이것은 단지 책을 읽는다는 협소한 의미와는 거리가 있는 교육 접근성에 관련된 문제이다. 그리고 이를 보장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도서관에 대한 공적 지원이 필요한 것이고 그곳을 이용하는 우리들의 의식에도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과 지금까지의 도서관에 대한 고정관념을 파기하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열린 도서관 Open Library 프로젝트를 적극적으로 지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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