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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루루비데 2004-07-04 18:35:46, Hit : 1288
Subject   [re] 게시판 논쟁을 넘어서자.

아나클랜 게시판을 없애는 것보다, 폰트나 바탕색, 게시판 명칭을 바꿔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는 것이 더 극단적인 방법입니다. 그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회피니까요. "야이 XXX 같은 놈아."를 흰색 바탕에 분홍색 펜으로 쓰느냐, 검은 매직으로 쓰느냐를 토론하고 싶으십니까. 몇몇 유저를 위해 새 게시판 만들어줘도 안쓰면 그만이고, 글의 성격으로 게시판을 분리해도(파쇼적이지요) 따르지 않으면 그만입니다. 마지막으로 게시판 명칭을 바꾸자는 제안은 외부인들의 오해를 줄여보자는 것 외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대안입니다.

아나클랜 게시판의 문제는 거기에 올라오는 글의 성격이나 수준에 있지 않습니다. 그 글들이 전혀 소통하고 있지 못하며(소통을 위해 쓰여진 글이 아니며),  그걸 넘어서서 타인의 소통을 방해한다는데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논쟁성 글, 읽을만한 글, 질문-대답, 자기 생각 vs 잡담, 퍼온글, 혹은 간단한 메모, 연락글" 식의 기계적인 분류는 의미가 없습니다. 그런건 유저들이 알아서 판단할 사항이죠.

문제는 '어떤' 논쟁성 글, '어떤' 잡담, '어떤' 자기 생각들이 '어떻게' 얽히고 설키느냐죠. 이제는 구성을 얘기해보자는 겁니다. 게시판님이나 저는 실천으로 묶이길 원합니다. 담론을 무시하는게 아니라 실천과 분리되지 않는, 보다 구체적인 담론을 지향하자는 거죠.  

문제 설정을 이렇게 하면, 해결책을 위한 논쟁은 아나클랜 게시판을 변화시키는데서 아나클랜 자체를 변화시키는 것으로 확장됩니다.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나온 제안이 아마도, 게시판님의 '아나클랜 게시판'을 없애자가 아닐까 합니다.([제안]아나클랜 게시판) ("니네들 너무 시끄러우니까 이 공간을 빼았겠어!" 차원의 제안이 아닙니다.)

그러나 저는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잠시 다른 창을 띄워서 아나클랜 싸이트 메인의 구성을 보십시오.) 저는 피자매나 투쟁과 밥, 투쟁과 집 등이 '추천싸이트' 아래 배치되는게 아니라, '아나키 온라인 공동체 아나클랜' 아래 배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나클랜이 정말 '공간'이라면 그곳은 일차적으로 저 모임들간의 소통과 연대, (발전적) 경쟁을 위해 기능해야 하며, 그와 동시에 이 모임들을 넘어서려는 무수한 기획들이 시도되는 공간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잡담, 연락글, 질문-답변글, 논쟁성 글 등은 해당 액션 아래에서 활발하게 이뤄질 것이며, '당신이 이들과는 다른 실천을 꿈꿀 때' 또 하나의 모임이 만들어지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게시판이라는 분류 아래 어떤 게시판이 몇 개나 달리든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더이상 활용되지 않는 공간은 옛 기록으로 남겠지요.

p.s. 게시판이 바뀌고 홈페이지가 재구성된다고 해서 아나클랜이 '어떤 변화'를 이루어 내는 건 아닙니다. 이건 일종의 교통정리죠.
정작 우리가 함께 고민하고 부딪혀야 할 문제는 이제까지 해 왔던 액션 속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었던 것들에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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