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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코프스키 2008-04-10 23:37:35, Hit :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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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리장]찝찝한 18대 총선 : 과연 선거는 민주적인가?
찝찝한 18대 총선 : 과연 선거는 민주적인가?



찝찝한 18대 총선 : 과연 선거는 민주적인가?
'민주주의'의 탈신비화를 말하다~

우선 어제(9일) 있었던 18대 총선에서, 나는 어느 누구에게도 투표하지 않았다. 민주노동당이건 진보신당이건 한나라당이건 민주당이건...개인의 절대적 자유와 권리를 교묘히 갈취해 국가와 기득권을 존속.유지시켜주는 선거.투표제도 자체를 거부하기에 이번 총선은 지난 대선과 마찬가지로 내 관심사가 아니었다. 올바른 즐거운 투표(원더걸스의 선관위 광고도 조내 보기 싫었다...)를 통해 살기좋은 세상과 올바른 사회를 구현할 수 있을거란, 헛된 희망과 기대조차 품지 않았다. 그게 정치무관심이건 정치혐오건 간에 상관없이 말이다.(정치무관심이건 정치혐오건간에 그건 개인의 정치적인 판단일 수 있다. 집단적인 기성정치 참여와 제도.의무 강요는 또다른 자유-정치적 의지-에 대한 침해는 아닐까?)

* 관련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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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대선, 당산의 선택을 신뢰할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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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만적인 선거를 거부하라! 그리고 당신의 자유와 권리를 찾아라!
- 투표와 선거 기권은 국가권력에 대한 최고의 저항이다!
- '국가와 정부에 어떤 식으로라도 저항하라!' 헨리 데이빗 소로우 <시민의 불복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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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20대 젊은 세대를 규정하려 하는가?
-
치열한 경쟁과 정체성의 혼돈, 소외속에서 젊은이는 왜 불안한가?

암튼 오후5시에 투표가 끝나자 마자 여기저기서 후보자의 당락을 토해내는 시끄러운 개표방송.보도가 세상을 뒤덮었다. 거실에 놓인 TV에서 터져나오는 개표방송은 가뜩이나 몸상태가 엉망인 나의 귀와 눈, 머리속을 심히 압박해왔다.(요사이 몸이 좋지 않다. 아침에 세안할 때 코피를 쏟지 않나, 입안이 헐고 양쪽 어금니 주변의 이빨이 시큰거려 제대로 먹지도 못한다. 때문에 만사가 귀찮아 불질도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결과가 뻔한데 굳이 저렇게 호들갑을 떨어야 직성이 풀릴까'란 생각도,  투표도 하지 않았으면서 이런 볼멘소리 해봐야 소용없지 않나란 생각도 함께...

그리고 잠이 들었다. 애니메이션 데스노트(Death Note)를 1화부터 내리보다보니 눈도 피곤하고(염세적이라 그런지 세기말적인 애니메인션이 요즘 무척 땡긴다...), 정신없는 개표방송도 거슬려 눈을 붙였다. 그렇게 하루가 지나고, 일터에 출근했더니 오랜만에 휴대폰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누군가 했더니 판도라TV였다.

무슨일인지 물으니, 판도라TV 측에 연락을 취한 한겨레 기자가 '왜 이번 총선에는 지난 대선때처럼 UCC(동영상)을 제작하지 않았는지? 혹시 네티즌과 블로거들의 입에 족쇄를 채운 부조리한 공직선거법 때문에 그런건지?' 내게 물어보고 싶다했다.

머 공직선거법이 무서워서 그런건 아니라고(
공직선거법이 무섭고 껄끄러웠다면 한나라당 예비후보자의 찌라시 메일에 대해서도 언급치 않았을 것이다...), 총선과 관련해 이런저런 포스팅('선거는 민주적인가'란 책도 빌려놓고, 사진도 찍어두었는데...)을 할 생각이었지만 몸상태도 좋지 않고 게을러서 하지 못했다(선거운동기간 중 퇴근길 며칠 동안 역곡역에서 한나라당, 통합민주당, 자유선진당, 민주노동당 선거운동원-모두 여성들이었다. 아줌마일 듯...남성들은 뒤에서 뒷짐을 지고 있거나 명함을 돌리는 등 성역할이 확연히 드러났다는...-들이 색깔만 다를 뿐 동일한 복장을 하고 각기 다른 기호와 후보자의 이름을 외쳐대는 모습을 보면서, 이게 소위 민주국가, 대의민주주의 하에서의 선거운동인가란 생각이 들었었다. 약장사들의 광대짓을 보는 듯 싶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선거운동원들이 난리를 피우는 모습은 게을러서 촬영치 못했다는...아니 찍고 싶은 맘도 없었다는...


그런데 전화통화를 마치고 나니, 왠지 찝찝했다.
온 나라를 파란색으로 도배한 이번 총선에 대해 늦었지만 머라고 해야하나? 그럴 필요가 있을까? 그래도 해야하나? 괜한 걱정만 늘었다. 가뜩이나 피곤한데....

어쨌든 밀린 일거리를 처리한 뒤,
오랜만에 찾아 온 학보사 기자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총선과 투표율(사실 이번 총선에서 가장 기대한 것은 바로 이 투표율이다. 내심 40% 이하로 떨어지길 고대했다. 정치무관심, 정치혐오를 넘어, 기만적인 대의제와 기성정치에 대한 대표성-국가권력에 대한 암묵적 동의-을 뒤집어 생각케할 기회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이 화두에 오르자, '나는 왜 선거를 거부하는가'란 문제를 다시금 정리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일었다. 그래서 연구소 교수님께 빌린 책 '선거는 민주적인가'를 훑어보았다. 그 속에서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찾아냈다.
'현대 대의 민주주의 원칙에 대한 비판적 고찰'이란 부제를 가진 이 책(저자)은, '1987년 이후 제대로 된? 민주주의를 경험하고 있고, 특히 자유롭게 정부를 임명하고 면직시킴으로써 얻게 되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다시 말해 유럽과 미국의 특수한 상황에서 고안된 보편적 가치를 담고 있는 대의제도가 민주주의이고 민주적이라고 찰떡같이 믿고 아니 세뇌당한, 한국인들에게 실제 대의제(선거, 의회정치, 정당민주주의, 청중민주주의)가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대의정부가 실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대의 민주주의의 다른 면은 어떤지를 친절하게 세련되게 까발려주고 있다. 그것들을 언급하면 아래와 같다.

- 정치적 대의제를 루소는 '18세기 영국 정부를 자유라는 짧은 순간(선거)에 일시 중단되는 일종의 노예제'로 묘사하는 등 당호하게 비판한다. 그는 스스로 법을 만드는 자유로운 인민과, 자신을 대신하여 법을 만들어 줄 대표를 선출하는 인민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보았다.

: 자유로운 인민(개인)이기 보다 대표(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의원 등) 선출을 위해 기계적으로 표를 던지는 훈육된 인민 사이의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다.

- 정치적 대의제를 확립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메디슨은, 고대 민주정과 근대 공화정의 진정한 차이는 "고대 민주 정부에서는 통치로부터 인민의 대표가 완전히 배제되지 않았는데, 근대 공화주의 정부에서는 집단으로서 인민의 참여가 완전히 배제되었다'는 데 있다고 봤다. 그는 대의 정부를, 광대한 국가에서 시민들을 한 데 모으는 것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기술적인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인민에 의한 정부의 유사 형태로 보지 않았다. 반대로 그는 대의 정부를 고대 민주정과 본질적으로 다른, 보다 우수한 정치 체제라고 생각했는데, 그 이유는 "선택된 시민 집단이라는 매개를 거치면서 대중의 견해가 정제되고 확대된느 효과를 가진다. 선출된 집단의 현명함은 나라의 진정한 이익을 가장 잘 분별할 수 있을 것이며, 그들의 애국심과 정의에 대한 사랑은 일시적이고 부분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나라의 진정한 이익을 희생시키지 않을 것이다:"라고 보았다.

: 하지만 이론과 현실은 너무나 다르다. 메디슨이 우수한 정치 체제라 생각한 민주정하에서의 대의제, 그리고 그것에 의해 선출된 이들이 어떤지 직접 눈으로 보시라! 현명? 정의? 애국심? 민중의 대표? 그런 것은 쥐뿔도 보이지 않는다. 불법과 비리를 자행하고 권력과 돈을 탐내는 추잡한 모리배들에 불과하다.

- 몽테스키외는 "추첨에 의한 선발은 민주정의 특성이요, 선거에 의한 선발은 귀족정의 특성이다. 추첨은 누구의 감정도 상하게 하지 않는 선발 방법으로, 각각의 시민에게 조국을 위해 봉사하고자 하는 희망을 준다"라고 썼다. 추첨의 경우 민주주의자들이 다른 어떤 것보다 소중히 여긴 원칙, 즉 평등과 일치한다. 왜냐하면 추첨은 각각의 시민에게 어떤 공공 기능을 수행할 "적절한"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몽테스키외는 "민중은 자신의 권위의 일부를 위탁할 사람을 선택하는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민중은 자신이 무시할 수 없는 것과 자명한 사실에 기초해서 결정하기만 하면 되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명제를 설명하면서 '민중은 최고를 선출하지만, 최고는 대개 상위 계급에 속한다'고 주장한다.

: 이는 선거가 불평등한 요소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다시 언급하겠지만. 아참 '현명한 민중'과 '훈육된 우매한 국민'과는 구분해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제대로 된 정치.사회교육(
명문대 진학을 목표로 한 과도한 입시교육을 보시라~리얼정글고 진성고등학교를 보시라~)이 이뤄지지 못하는 한국사회에서 투표권을 가진 국민들 중에 탁월한 선택능력을 가진 이들이 얼마나 될런지...

선거는 민주적인가, 이미지 출처 : yes24


- (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표는 자신을 선출한 사람보다 사회적으로 더 뛰어나야만 한다는 대의 정부의 또 다른 불평등한 특징이 서서히 도입되었다. 사람들은 선출된 대표는 재산, 재능,  그리고 덕성이라는 측면에서 대부분의 유권자보다 우위에 있어야 한다고 굳게 믿었다....절대적 의미에서의 사회적 지위뿐만 아니라, 선거권자들의 지위에 대한 대표의 상대적 지위가 중요하게 생각되었다. 선출된 대표는 선출하는 사람과는 사회적으로 다른, 탁월한 시민이며 또 그런 사람들이어야 한다는 뚜렷한 자각 속에서 대의 정부는 제도화되었던 것이다.

: 초기 대의제와 대의 정부의 이런 불평등하고 비민주적 특성은 지금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유권자들은 자신들의 이해관계와 맞물린 대표(사회와 국가를 위해 봉사, 헌신할 대표가 아닌...)를 정치우상화 시키고 그들에게 자신들의 권위의 일부가 아닌 전부(투표를 통해 유권자들의 최고 권위인 입법권마저...)를 내어준다.

- 부루투스는 선거인과 피선거인 사이의 유사성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렇게 말한다.
"대표라고 하는 용어는 이런 목적에서 선택된 사람 또는 기관이 반드시 그들을 임명한 사람들과 닮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즉 미국민의 대표라는 말에서, 만약 이것이 진실이라면, 대표는 국민과 유사해야 한다...그들은 기호이다-국민은 그 기호에 의해 표현되는 내용이다...따라서 국민들을 대신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그들의 감정과 느낌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그들의 이익에 의해 통제되어야 한다. 다른 말로 하자면, 그들이 대리하고 있는 사람들과 최대한 닮아야 한다. 의회가 어느 지역의 사람들과 진정한 유사성을 갖기 위해서는, 의원들이 상당히 많아야 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 피선거인을 대표하는 선거인이 한국사회에서 존재하는가? 투표율 46%가 무엇을 말하는가? 바로 선거인고 피선거인사이에 '닮은 점'은 반도 채 되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런 자들이 나머지 54%의 국민들의 권위를 통제로 빼앗아 통제하려는 발상 자체가 억지스럽지 않은가? 이것을 민주주의라 할 수 있는가?

- 사무엘 체이스는 이렇게 말한다.
"몇몇 소수의 사람이 수많은 갖가지 계급이나 사회 집단-상인, 농민, 대농장주, 기계공과 상류층 또는 부자들-을 포함하는 미합중국의 감정과 이해를 충분히 알린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확하고 진정한 대의제를 만들기 위해서, 각 사회집단은 반드시 그 집단에 속한 어떤 사람을 자신의 대표로 선택할 기회를 가져야 한다....오직....극소수의 상인과 부유하고 야심에 찬 사람들만 그런 기회를 잡게 된다. 대다수의 농장주와 농민은 그들 집단의 대표를 기대할 수 없다-그들이 뜻을 품기엔 그 위치가 너무나 높다-국민과 그들의 대표 사이의 거리는 너무나 멀어서 농민이나 농장주가 선출될 가능성이 없을 것이다. 모든 부문의 기계공은 일반적 목소리에 의해 의석에 배제될 것이다-단지 상류층, 부자, 귀족만이 선출될 것이다.


: 이명박 정권 출범후 '강부자' '고소영' 내각을 보시라! 이번 총선에 출마한 이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의 대부분은 사회적 약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대표들이 아닌, 기득권에 몸담고 있던 정치꾼들이 대부분이다. 이 가운데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의 당선은 정말 큰 의미를 가진다.

- 윌슨은 귀족적 정부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국민이 최상의 권력을 갖는 것이 아니라, 선택된 사람이 그 권력을 갖는 정부입니다. 이들은 공석이 생기는 경우, 그들 스스로의 선택과 선거를 통해서 새로운 인물을 뽑거나, 세습의 원칙이나 영토의 소유, 또는 개인적인 특성의 산물이 아닌 다른 자격으로 그 자리를 채웁니다. 내가 말하는 개인적인 특성이란, 두뇌의 우수성과 심성을 의미합니다."

: 결국 국가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발현하는게 아니라 기득권에 의해 세습.유지.존속 된다는 말이다. 현실에서는 정당공천제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고 말이다. 정당민주주의란 말을 무색하게 말 만큼의 짓들(돈선거 등)도 서슴치 않는다.

-19세기와 20세기 초, 선거권(보통선거권, 재산 자격요건이 사라짐.)의 확대가 대의제도 발전을 지배했다. 이는 대의제가 민중적 정부를 향해 진보하고 있다는 믿음?을 불러일으켰다. 모든 성인 시민들이 자유로운 선거를 통해 대표를 뽑는 것은 사실상 민주주의와 전적으로 동일시되었다. 이런한 맥락에서, 선거가 불평등하고 귀족주의적인 차원을 포함할 수 있다는 가정은 이론적으로 탐구할 가치가 없는 것으로 보였다. 19세기 초반 이후 선거의 귀족주의적 속성은 아무런 개념적 탐구나 정치적 논쟁도 일으키지 못했던 것 같다.

: 바로 이것이다. 내가 지적하고 싶은게...보통 선거권이 민주주의를 전부를 대변하고, 구현하고 있다는 사고방식의 틀을 깨는 노력이 그동안 없었다는 것이다. 미국식 근대 정치.교육제도를 답습한 한국은 더할 나위없이, 이런 사고방식의 틀을 깨지 못하고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아니 배부른 소리인지도 모른다. 과거 군부독재정권(권위주의) 하에서의 비경쟁적 선거와 민주화운동의 아픔과 고통을 잊지 못하고 있고, 소위 형식적인 민주주의를 만들었고 민주화되었다는 지금에도 반복.양산되고 있으니...소위 진보적인 지식인들 조차 투표와 선거를 민주주의다라는 도식에 의문을 품지 못하는 것도...되려 기성정당정치에 편승한 이들이 대다수니...

- 근대 정치 이론가들 중, 칼 슈미트만이 선거의 이중적 본질에 주목했다.
"추첨과 비교해 볼 때,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가 올바르게 지적한 것처럼, 선거에 의한 임명은 하나의 귀족주의적 방법이다. 그러나 더 높은 권위에 의한 임명 또는 사실상 세습적 승계에 의한 임명과 비교해 볼 때, 이 방법은 민주적으로 보일 수 있다. 선거는 두 가지 잠재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 즉, 우월한 사람 그리고 지도자를 등용하는 귀족주의적 측면을 가질 수 있거나, 대리기관, 대리인, 또는 하닌을 임명한다는 민주주의적 측면을 가질 수 있다. 피선출자들과 비교해서, 유권자는 하급자로도 또는 상급자로도 보일 수 있다. 선거는 대표의 원칙뿐만 아니라 동일성의 원칙도 만족시킬 수 있다....구체적인 상황에서 어떤 측면이 선거에 주어졌는지를 반드시 파악해야 한다. 만약 선거가 진정한 대표성의 토대를 형성하려고 한다면, 귀족주의적 원칙의 수단이 된다. 반면 만약 선거가 단순히 종속적인 대리인의 선출을 의미한다면, 선거는 엄밀하게 민주주의적 방법으로 간주될 수 있다.


: 선거의 이중성을 간파하고, 선거를 통해 '종속적인 대리인'을 선출하려고 하는 유권자들은 한국사회에서 얼마나 될까? 아무리 '머슴정부' '국민을 섬긴다'라는 입발린 소리를 해도, 그들이 청와대에 오르고 금뱃지를 달고 나면 순식간에 하인이 아닌 상전으로 돌변해 그 권세를 남용하기 일쑤다. 오랜동안 보아오지 않았는가? 그러면서 기득권(지도자, 엘리트, 지식인, 언론인, 자본가 등)들은 '귀족주의적인 선거'를 '민주주의적인 선거'라 거짓말을 하며, 표를 던지라고 사람들을 현혹한다. 그게 바로 현실의 선거가 아닐까 싶다.

- 슈미트는 가장 순수한 형태에서, '민주주의는 대표성과 양립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민주주의가 반드시 통치자와 피통치자 사이의 기능적 차이를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 민주주의가 배제하는 것은, "민주주의 국가 내에서 지배하는 것과 지배받는 것, 통치하는 것과 통치받는  것 사이의 구분이 질적인 차이에 기초하고 있거나, 질적인 차이를 만드는 것이다. 민주주의에서, 지배와 통치는 불평등에 기초할 수 없고, 따라서 지배하거나 통치하는 사람들의 우월성이나, 또는 통치자들이 어떤 점에서 피통치자들보다 질적으로 낫다는 사실에 기초할 수 없다.

: 대표성에 기반한 선거.의회.정당.정부는 필연적으로 지배와 피지배를 낳는다. 이런 불평등과 민주주의는 양립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리고 대부분 통치자는 피통치자들과는 다른 특별한 역할이나 지위를 가지게 된다. 그렇다고 그들의 본성이 피치배자들보다 우월하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피통치자들의 통치 권할을 위임받은 통치자들은 사람들의 의지를 대변(표)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의지를 실현시키는데 정신이 없다. 선출된 대표는 유권자에게 한 약속에 구속되지 않기 때문이다. 한반도대운하를 기를 쓰고 건설하려는 이명박을 보시라~

- 유권자들은 단순히 (자신의 사회적 혹은 문화적 정체성을) '표현하기' 보다는 (매선거에서 제시되는 특정한 조하에) '응답하는' 것처럼 보인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현재의 상황은 정당 민주주의에서 정치적 선호의 형성이 붕괴되었음을 뜻한다. 오늘날에는 투표의 반응적 차원이 지배하고 있다.

: 자신의 일상과 삶속에서 정치적인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가장 민주주의적인 방식을 택하기 보다, 소위 투표권을 가진 국민들은 '축제' '잔치'라 희화되는 선거일에 투표를 하는 행위, 그 짧은 순간만을 고도의 정치참여의 기회, 의무, 책임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 50년간 반복되온 지독한 주입식 공교육 덕분에 말이다. 표현하기 보다 응답하기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피지배자로 살아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투표와 선거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다. 46% 투표율과 한나라당이 몰표를 받을꺼란 암울한 상황을 투표를 통해 극복할 수 있다는 허무맹랑한 기대는 진보신당의 대표격인 심상정, 노회찬의 패배로 여실히 드러나지 않는가? 다른 모색이 필요한게 아닐까 싶다.

- 슘페터는 "(우리가 가족이나 직장과 같은 개인적 관심사로부터 훨씬 더 멀리 떨어진, 직접적이며 뚜렷한 연결 고리를 가지지 않는 국내적, 국제적 사안의 영역으로 나아갈 경우, 현실에 대한 분별력은 약화된다.) 이렇듯 현실에 대한 분별력이 감소한 것은 책임감의 축소뿐만 아니라 효과적인 자기 의사의 부재를 설명해 준다. 물론,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 나름의 어투, 소망, 공상, 불평을 가지고 있다. 특히, 사람들은 자신만이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일상적으로 이러한 것들을 우리가 의지라고 부르는 것에 이르지 못한다. 즉 의식적으로 책임 있는 행동의 심리적 대응물이 되지는 못한다. 또한 슘페터는 '유권자들이 정치가들의 영향력으로부터 독립된 정치적 의지를 가지고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정치 과정에 대한 분석에서 우리가 맞닥뜨리는 것은 대개 진정한 의지가 아니라 가공된 의지다."

: 슘페터가 말한 '가공된 의지'(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를 깨부수는 '정치적 의지'를 가슴속부터 키워나가는 노력이, 투표 참여보다 더 필요한 일이 아닌가 싶다. 미국 헌법 제정자들은 대의 정부와 인민에 의한 통치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어떠한 현격한 변화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원래 비민주적이라고 이해되었던  대표와 그들이 대표하는 사람들 간의 관계(선거와 투표)가, 오늘날 민주적인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아무도(정치.사회학자, 연구자들 조차...) 대의제도의 비민주적.불평등적인 속성을 들춰보려 하지 않는다.

대신 '선거에 꼭 참여해야 되고, 투표는 꼭 해야하고, 선거는 가장 민주적인 방식이고, 의회.정당민주주의가 최고다!'라는 가공된 의지만을 뇌 깊이 처박아 둘 뿐...이제 '민주주의가 좋다' '투표는 꼭 해야한다'는 막연한 말보다, 진정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되돌아볼 때가 아닌가 싶다. 아니면 말고...

덧. 요즘 제대로 된 블로깅을 하지 않고 있다. 밀린 숙제들은 묻혀만 간다...하루에 서너개씩 하던 포스팅을, 며칠동안 아예 블로그조차 열어보지 않고 있었다. 자신이 속물이라는 것을 자책하면서, 자신의 삶을 나락으로 몰고 가서 그런건지 어떤건지 모르겠지만...필살 불질 의지가 타오르지 않는다. 눈도 침침하고 정신이 몽롱하고 피곤하다. 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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