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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돕헤드 2003-09-15 08:34:36, Hit : 1901
Subject   교수 성폭력에 맞서 싸우는 최김희정씨
한겨레에서 퍼왔습니다.
http://www.hani.co.kr/section-005000000/2003/09/00500000020030914211300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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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성폭력에 맞서 싸우는 최김희정씨


“행복할 권리 있는 나 침묵할 수 없었다”
담담하다고 했다.

지난 5일 최김희정(32·필명)씨는 서울 신촌의 한 요가원에서 성폭력 피해자들한테 요가를 가르치고 있었다. 수련 뒤에는 차를 마시며 서로 상담도 하고, 격려도 한다. ‘치유’의 과정이다.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담담하다고 했다.

최씨는 2001년 10월 지도교수인 서강대 영상대학원 김아무개 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 그리고 지난달 김 교수는 해임됐다. “너무 긴 여정”이었다. 김 교수는 법원의 유죄판결을 받았지만, 학교는 정직 3개월을 포함한 안식년 1년이란 ‘이상한’ 징계를 내렸다. 그리고 더 이상 거론하지 말라고 했다. 지난 3월 복직한 김 교수는 최씨를 계속 괴롭혔고, 이 때문에 해임됐다.

“유죄판결까지 받은 사람이 어떻게 교수로 남아 있을 수 있나요 복직한 뒤 2차 가해를 할 때엔 학교를 상대로 소송하려고 했었어요. 나와 다른 학생들을 전혀 보호해주지 못했으니까요.”

최씨는 그동안 고통 속에 살았다. 어떤 교수는 ‘내 딸은 정숙하게 행동해 그런 일을 당하지 않는다’며 되레 최씨를 나무랐고, 한 교수는 ‘얼굴 보는 게 불편하다’며 아예 수업에 들어오지 말라고 했다. 최씨는 학교와 경찰·검찰을 오가며 12번이나 똑같은 진술을 해야 했고, 아무런 통보도 받지 못한 채 가해자와 대질심문을 받아야 했다. 심한 스트레스로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기도 했다.

하지만 최씨는 “침묵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서강대 여성위원회 학생 등과 함께 공동대책위를 만들어 ‘긴 싸움’을 시작했다. 결국 이 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학교에 반(反) 성폭력 학칙과 양성평등 성상담실이 만들어졌다. 학교 징계위원회 위원 7명 가운데 3명을 여성으로 임명하게 된 데에도 최씨와 공대위의 역할이 컸다.

최씨는 “피해자들이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그 일을 떠올리기조차 싫었어요. 그래도 나서서 뭔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왜냐하면, 내가 침묵한다고 없어지는 게 아니니까요. 내가 침묵하면, 다른 여성이, 내 자식이 또 성폭력을 겪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최씨는 지난해 6개 대학이 참여한 ‘교수 성폭력 뿌리뽑기 연대회의’에 참가하면서 다른 피해자들을 만났고, 피해자 모임 ‘수련회’와 피해자들을 위한 인터넷카페(cafe.daum.net/sghope)를 만들었다. 그는 피해자들이 “자기 자신이 정말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깨닫고 용기를 내길, 자신이 누려야 할 권리에 대해 당당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금 무엇보다 최씨가 바라는 것은 “자신이 행복해지는 것”이다. 그래야만 그동안의 싸움에 대해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단다. 교수 성폭력 피해자들은 대개 전공을 포기하기 쉬운 처지에 몰리고 만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선택한 길을 포기하지 않는 모델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최씨는 전공인 영상미디어학과 자신의 경험을 접목시켜 ‘소수자들의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한 사회적 실천’을 주제로 박사논문을 쓸 계획이다.

글·사진 이지은 기자 jieu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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