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클랜 게시판/링크/물물교환/파일공유/아나키즘 읽기자료
잡민잡론잡설/안티 다국적기업/관리자방/English

아나키즘저널발행준비위원회/투쟁과집/투쟁과밥/군대반대운동
아나키FAQ번역프로젝트/재활센터/여고생해방전선/전쟁저항자들

View Article     
Name
  돕헤드 2008-03-03 00:53:09, Hit : 1340
File #1    2008022901031630008005_b.jpg (22.8 KB)   Download : 21
Subject   ‘다중’ 네트워크 ‘제국’을 위협한다

‘다중’ 네트워크 ‘제국’을 위협한다
다중 / 안토니오 네그리·마이클 하트 공저, 조정환 등 옮김 / 세종서적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


근래 국내외 인문·사회과학계에서 가장 많은 논란을 빚은 책이 이탈리아 사상가 안토니오 네그리와 그의 제자이자 미국의 사회학자인 마이클 하트가 같이 쓴 ‘제국’(Empire·이학사, 2001)일 것이다. 그 후속편인 ‘다중’(Multitude)이 “‘제국’이 지배하는 시대의 전쟁과 민주주의”라는 부제를 달고 번역돼 나왔다. ‘다중’은 2004년에 영어판이 나왔었다.

이번 번역은 네그리가 1970년대에 창안한 ‘아우토노미아’(자율)운동을 근 10년간 연구하고 소개해온 조정환(문학평론가)과 그 실천적 모임인 ‘다중네트워크센터’( http://waam.net )에 있는 정남영 서창현 등이 맡았다.

네그리 - 하트는 푸코의 계보학과 들뢰즈 - 가타리의 노마디즘(유목주의)을 이어 받지만 마르크시즘의 입장에서 새로운 지평으로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마르크스의 ‘자본’과 들뢰즈-가타리의 ‘천의 고원’이 그들의 지적 배경이라 할 수 있다. 이들은 새로운 개념을 창안하고 기존 용어도 전혀 다른 의미로 사용해, 책을 독파하자면 상당한 내공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은 과거 개념의 틀로 변화된 시대를 설명할 수 없기에 당연하다. 오히려 ‘낯섬’을 받아들이고 진지하게 접근해 달라는 저자들의 요청이자 주문이다. 번역판에는 후반부에 ‘용어해설’란을 따로 두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21세기 세계를 설명하는데 ‘제국’과 ‘다중’은 네그리의 핵심 키워드이다. 2000년에 출간된 ‘제국’에서 네그리는 현재의 세계가 19세기 말과 20세기 같은 ‘제국주의’시대로부터 ‘전지구적 주권’ 즉 ‘제국’이라는 일종의 세계국가로 이행했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선진제국의 자본 - 군사 - 정치적 네트워크 곧 제국이 전 지구를 장악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국민국가 단위의 자본-노동계급의 제국주의적 구도는 실효성을 잃었다는 것이다.

또한 제국주의 이론에서 인민, 대중, 노동계급 등 지배권력의 대항자로 지칭되었던 개념도 ‘제국’의 시대에는 “다양하게 조직되고 행동하며 지구적 연결(link)을 이루는” ‘다중’으로 불러야 한다고 말한다. 이 책은 ‘제국’에서 간단히 언급했던 ‘다중’을 본격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책에 따르면, 다중은 “하나의 통일성이나 동일성으로 결코 환원될 수 없는 수많은 내적 차이로 구성돼 있다는 점에서 ‘민중’과 구별되며, 무차별성의 본질을 가진 ‘대중’, ‘군중’과도 다르고 전통적 ‘노동계급’ 개념과도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다중이란 무엇인가. 네그리는, 예컨대 이주노동자나 소수인종·민족, 동성애자 등 소위 철학에서 말하는 정체성(identity)으로 다중을 설명하는 것을 극력 회피하기 때문에 독자는 다중을 이해하는데 애를 먹는다. 예컨대, 책에선 다중을 “우리는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사회적 살, 하나의 신체가 아닌 살, 공통적인 살, 살아있는 실체임을 알 수 있다”라고 설명하는 식이다.

이 점이 사실은 네그리의 장점이자 고유성이라고 할 수 있다. 다중이 특정한 주체성으로 명명되는 순간 그것은 자본주의의 틀속에 묶여버린다. 곧 그 질서를 보존하는 가운데 헤게모니를 장악하려는, 단순한 지위상승 운동에 멈춰버린다. 이는 역사적으로도 노동운동과 페미니즘 운동 등의 경험에서 증명됐다. 특정한 정체성에는 가능성과 한계가 동시에 있는 것이다.

역자 조정환의 도움을 받자면, “한마디로 ‘다중’은 우리 시대를 살아나가고 있는 아주 ‘특이하고(좌표상에 표시할 수 없는)’ ‘(막연하지 않은)다양한’ 삶(life)을 지칭한다”는 것이다.

“‘민중’은 하나이다. 이와는 달리 다중은 다수이다.(…)다양한 문화들,인종들, 민족들, 성별들, 성적 지향들, 다양한 노동형식들, 다양한 삶의 방식들, 다양한 세계관들 그리고 다양한 욕구들. 다중은 이 모든 특이한 차이들의 다양체(multiplicity)이다.”

중요한 것은 다중은 그 ‘다양체’의 특이성(singularity)과 차이(difference)에서 변혁의 힘이 발휘된다. 개개의 힘들을 하나의 정체성과 동일성에 모으는 일사분란한 군대식의 힘은 ‘동일한’ 세상을 만들 뿐이다. 이 점에서 네그리의 저작은 차이의 철학자인 들뢰즈 사상을 정치적 장에 적용시킨 것이다. 곧 그 ‘괴물적인’ 특이성과 다양한 차이야말로 자본주의가 전면적으로 쳐놓은 그물망에 포획되지 않고 가로지르며 제국에 균열을 만드는 위협이 된다.

또 하나 중요한 것은 다중은 ‘생리적으로’ 네트워크를 만들어 소통하고 함께 활동하며 공통된 것(the common)을 찾고 생산한다는 점이다. 그것은 평등하고 자유로운 삶과 세상을 추구하는 다중의 본원적 욕망과 연결되며, 제국이 네트워크화될수록 더 창조적이고 자주적인 방식으로 인종, 민족, 지역, 성별을 넘어서는 지구적 연대와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열어간다는 것이다.

다중은 ‘경제적’ 측면에서 종래의 노동생산을 넘어 사회관계, 소통, 삶양식까지를 모두 생산하는 주체이고, 또한 ‘네트워크’ 측면에서 웹을 통한 연결과 본래의 개방성으로 언제나 제국을 위협할 잠재력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중’이 번역되면서 인문·사회학적인 많은 논쟁들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가장 앞선 좌파이론들이 소위 세계화 시대의 ‘질서’를 어떻게 분석하고 다른 실천을 모색하고 있는지를 들여다 볼 수 있다.

엄주엽기자 ejyeob@munhwa.com

기사 게재 일자 2008-02-29




No
Subject
Name
Date
Hit
5052    오스기 사카에 - “나는 자유를 원하기 시작했다.” 돕헤드 2008/03/25  1925
5051    1926년 3월 25일, 日박열-가네코 사형 언도 [4] 돕헤드 2008/03/25  1499
5050    독립영화에 참여하여 출연해주실 백인 남자 두분을 찾고 있어요 [1] 노원 2008/03/25  1894
5049    [미디어스]앞으로 시위하려면 목숨 걸고 하라? 보스코프스키 2008/03/25  1374
5048    [임승수/민중의 소리]왜 이명박 정부는 ‘준법’을 강조하는가? 보스코프스키 2008/03/25  1283
5047    [제안] 아나클랜 새로 태어나도록 하자 [3] 돕헤드 2008/03/24  1922
5046    2008년 인디다큐페스티발에 가자 돕헤드 2008/03/21  1488
5045    엠마 골드만과 알렉산더 버크만의 삶과 사상 [1] 돕헤드 2008/03/19  2161
5044    [다함께 성명] 중국 정부는 티베트인들에 대한 억압과 학살을 중단하라 스머프 2008/03/19  1404
5043    아나키의 정체 [1] 귀신 2008/03/18  1610
5042      [re] 아나키스트는 스스로 정의하는것이라 생각합니다. [2] 스머프 2008/03/19  1279
5041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급진좌파와 사민주의 보스코프스키 2008/03/17  1385
5040    Anarcho-Liberal Shapirus 2008/03/17  1447
5039      번역은 아나키즘 FAQ라는 게시판이 일단 밖에 있습니다. [2] 보스코프스키 2008/03/17  1205
5038    [이녁의 모순없는 세계]누가 불법시위를 만드는가 보스코프스키 2008/03/16  1720
5037    [한겨레21 외]이땅의 개인은 어떻게 시련을 겪었나 외 - 추억의 뉴스 보스코프스키 2008/03/16  1364
5036    싸이트 참조아여 아나 2008/03/15  1157
5035     [한국 인권행동]군대의 것은 군대로 보내라! 보스코프스키 2008/03/14  1855
5034    3월 22일 토요일 평화행진 '총대신 꽃을' [3] 돕헤드 2008/03/13  1426
5033    3월 15일 토요일 저녁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하는 연대의 밤에 오세요 돕헤드 2008/03/13  1411
5032    3월 11일 5시 이주탄압분쇄비대위 농성단 해단식이 있습니다. 이주탄압분쇄비대위 2008/03/11  1449
5031    미향마을에 꿈과 희망을 [1] 카라 2008/03/10  1652
5030    루시 파슨스(Lucy Parsons)와 헤이마켓 아나키스트들 그리고 메이데이에 대하여 [1] 돕헤드 2008/03/10  4067
5029    [민중의소리] 김광일 반전활동가 체포영장발부 통보 스머프 2008/03/09  1371
5028    [프로메테우스]사람연대 만들어 세상을 바꾸자! 외 1편-사회당이 보는 아나키즘 관?? 보스코프스키 2008/03/07  1872
5027    이라크 민중의 피로 석유 얻자는 파병, 함께 반대합시다 [2] 스머프 2008/03/07  1198
5026    [현동훈]아나키스트가 되기 위한 노력. 보스코프스키 2008/03/03  1405
5025    [펌][안내]성공회대 인권평화센터 '평화공감 오인오색' 개최(3.12) 보스코프스키 2008/03/03  1368
5024    나는 아나키스트인가. [3] 촛불하나 2008/03/03  1402
5023    새로운 아나키즘 잡지를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6] 돕헤드 2008/03/03  1330
5022    절대적 자유를 향한 반역의 역사 - 이호룡의 새 책 [1] 돕헤드 2008/03/03  1322
5021      [교보문고/도서의 큰 이미지 등] 절대적 자유를 향한 반역의 역사 - 이호룡의 새 책 보스코프스키 2008/03/03  1101
   ‘다중’ 네트워크 ‘제국’을 위협한다 [1] 돕헤드 2008/03/03  1340
5019      [교보문고]도서의 대형 표지이미지 & 누리꾼 서평... [1] 보스코프스키 2008/03/03  1909
5018    [격주간 다함께]여전히 강력한, 그러나 위기를 겪는 조직 좌파 - PD 일부 계열의 아나키즘 관 등?? [10] 보스코프스키 2008/03/02  1626
5017    [월간 다함께]인민전선이란 무엇인가 - 트로츠키의 아나키즘에 대한 인식?? 보스코프스키 2008/03/02  1418
5016    돕님 인권교육센터 개소식에서 하승우 교수님 만나셨는지요? [2] 보스코프스키 2008/03/01  1135
5015    돕헤드님 글 봐주시길 바랍니다^^ [10] 촛불하나 2008/02/29  1473
5014    켄 로치 감독 관련 글은 영화에 있어서의 아나키(즘)적 유통 방식이 무었인가를 ... [9] 보스코프스키 2008/02/28  1843
5013    법 관련 질문 [3] 노원 2008/02/27  992
Prev [1][2][3][4][5][6][7][8][9][10][11][12][13][14] 15 ..[141] Next
Copyright 1999-2018 Zeroboard / skin by lifes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