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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코프스키 2005-10-07 17:02:41, Hit : 1680
Subject   [우리모두/교수신문/대자보]바그너 니벨룽의 반지 공연비평
제가 재섭서하는 김경원이 한국바그너클럽인가 뭔가의 회장이란게 재섭게 생각나는군요.
괴테가 바그너랑 생애가 겹쳤다면 바그너를 어떻게 평했을지 궁금합니다.
아마 '악마적'이란 표현을 썻을듯도 싶고...
나는 바그너의 과장이 불편하더군요.
물론 때로 과장이 필요할 때도 있긴 하지만 말입니다.



언론이 더 호들갑을 떤 '니베룽의 반지'  
[공연비평] 바그너도 잘모르고 특별한 소수계층만을 위한 언론의 흥분


박홍규  

  
바그너의 ‘니베룽의 반지’ 한국 초연을 두고 언론이 ‘인터넷에서 대본 읽기’, ‘공개 특강’, ‘감상회’, ‘해설서와 DVD 출간’, ‘TV 방송’, ‘체력단련’, ‘시간안배’, ‘김밥특수’ 등으로 지면을 도배하다시피 한 현상은 과연 정상적인 것이었을까. 1회 25만원까지 했던 입장권(전부 보려면 1백만 원, 세금 10% 별도)을 사서 그렇게 ‘예습’한 사람들은 모두 몇 명이었는데 언론이 그렇게 법석이었을까.

우리나라 오페라 입장권 값이 세계적이라는 것은 이미 유명하다. 이번 마린스키 오페라 공연을 러시아의 그 극장에서 보려면 외국인이라도 최고 1백 달러를 내면 된다(국내인용은 훨씬 싸다). 그것을 서울에서 보니 2~3배 값을 치르는 게 당연할지 모르지만 다른 나라에서보다는 훨씬 비싼 값이어서 그렇게 야단이었을까.  


▲오페라 '니베룽의 반지' 한 장면     © 인터넷 이미지  

그러나 더욱 중요한 문제는 그 내용에 있다. 가령 그 오페라 공연을 한 나라가 소수에 불과하다고 하면서 “차원 높은 정신문화를 귀하게 여기는 한국의 문화적 척도를 가늠케 하는 기회”라고 한 것의 소개는 그래도 괜찮다. 우리나라에서도 바그너는 1970년대에 ‘로엔그린’ 등 세 편의 작품이 공연된 후 약 30년 만에 이번 ‘니베룽의 반지’가 처음으로 공연되었으니 ‘역사적’이라고 하는 것도 좋다.

사실 바그너 오페라는 다른 나라에서도 잘 공연되지 않는다. 그러나 그 이유는, 다른 나라의 문화가 낮아서가 아니라, 가령 이스라엘처럼 바그너의 반유태주의라는 정치적 이유로 인해 거의 공연되지 않고, 심지어 독일에서도 그렇다. 몇 년 전 독일 대통령이 우리나라에 왔을 때 만난 한국인 바그너 애호자에게 독일인이 바그너를 좋아하면 인종차별주의자로 오해받는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나도 독일에서 그런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어떤 신문이 ‘니베룽의 반지’가 “수많은 영주국으로 분할되어 근대적 민족개념이 싹트지 못한 독일 민중에게 민족이라는 새 개념을 심었다”고 한 것에는 의문이 있다. 말하자면 민족의식을 고취한 오페라라는 것인데, 그렇다면 왜 독일인들이 바그너를 싫어한다고 하는 것일까. 나는 단순히 인종차별문제가 아니라 이미 아도르노가 '니베룽의 반지' 주인공 지그프리트를 "제국주의적 불량배"라고 지적했듯이 그 주인공이 나치적 인간상을 대표하고, 특히 전쟁을 예찬했다는 이유에서 독일인들이 싫어한다고 본다.

이미 언론에서 충분히 소개된 대로 '니베룽의 반지'는 약 30년에 걸쳐 작곡된 거대한 4부작이다. 작곡을 시작한 35세의 한창 나이였던 1848년은 유럽 근대를 결정한 혁명의 시기였고, 그가 작곡을 마친 63세의 1876년은 독일 제국이 통일된 6년 뒤에 그는 배타적인 국가주의자였다. 젊은 바그너는 혁명적인 유토피아 사상에서 작곡을 시작했으나 늙은 바그너는 유토피아를 부정하고 나치적인 인간상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점을 지적하는 언론 비평은 단 하나도 없다. 도리어 “마지막에는 사랑에 의해 만들어진 인간의 새로운 세계가 태어나는 이상을 그리고 있다”는 해설이 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

신화로 짜여진 '니베룽의 반지' 제1부 '라인의 황금'에는 인간이 없이 신, 거인, 소인 그리고 라인강의 세 무녀만이 등장한다. 그래서 이를 민족 신화라고 해석하는 견해도 있으나, 도리어 이번에 간행된 버나드 쇼의 해설서에서 보듯이 경제적 권력을 둘러싼 사회주의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신들은 모두 반지의 소유를 둘러싼 투쟁에 가담한다. 그것은 권력을 향한 것으로서 권력에 대립하는 가치인 사랑을 부정한다. 사랑이나 가정 또는 즐거움을 대표하는 자들은 남성 권력추종자에 패배한다. 따라서 그것은 사랑을 거부하는 탐욕과 냉혹의 공적 세계일 뿐이다.
  

▲'니베룽의 반지' 중 발퀴레 장면     © 인터넷 이미지  

이러한 신들의 세계를 보다가 제2부 ‘발퀴레’에 별안간 나오는 인간의 드라마는 우리를 당혹하게 만든다. 더욱 놀라운 점은 그것이 불륜의 삼각관계, 그것도 근친상간을 중심으로 한다는 점이고, 더더욱 놀랍게도 바그너는 그것을 긍정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어 제3부 ‘지그프리트’에서 바그너가 미래의 인간상으로 그린 지그프리트는 ‘니베룽의 반지’ 전체의 영웅으로 나타나나 그는 바로 피의 순결을 주장하는 반유태주의의 전형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놀랍다. 지그프리트는 제4부 ‘신들의 황혼’에서 용, 소인들, 신들로 상징되는 낡은 질서를 파괴하고 자신도 죽지만, 그 마지막 어두운 부분은 새로운 사랑의 세계가 아니라, 오직 증오에 의한 파괴를 보여주어 저절로 나치스의 제3제국을 예감하게 한다. 그 음악도 지극히 파시즘적이어서 듣기 괴롭다.

히틀러가 그런 바그너를 열광적으로 좋아한 것은 당연했다. 특히 ‘방랑하는 네덜란드인’의 험한 파도를 헤치고 나아가는 선원들의 합창, ‘탄호이저’ 서곡에 나오는 진군의 나팔소리, 전쟁의 여신인 ‘발퀴레’와 ‘로엥그린’의 전투 장면은 전쟁광인 히틀러를 열광하게 했다. 히틀러가 자살하기 직전 1945년 4월 12일, 엄청난 공습에도 불구하고 베를린 필하모니가 ‘최후의 콘서트’에서 ‘지그프리트’의 장송행진곡을 연주하기까지 제3제국에서 바그너 작품의 연주와 상연이 끝없이 이어졌다. 그리고 그 곡이 나오는 ‘신들의 황혼’에서 주인공 지그프리트와 여주인공 브릔힐데가 불에 타 죽는 것처럼 히틀러와 그 애인 에바 브라운은 자살한 뒤 불에 태워졌다. 이어 ‘트리스탄과 이졸데’에 나오는 ‘사랑의 죽음’이 레코드로 울려 퍼졌다.  

바그네리안들이 주장하듯이 바그너의 작품이 그 의도와 달리 나치스에 의해 악용된 것이 아니라, 그의 작품 속에 그러한 이용을 가능하게 한 요소가 포함되어 있었는가 아닌가 하는 점은 여전히 논란되고 있다. 왜냐하면 바그너의 사상과 저작, 특히 만년의 그것이 공공연히 노골적으로 반유태주의와 인종주의를 드러내었고, 1870년대의 바그너와 1930~40년대의 제3제국을 연결하는 문화적, 정치적 전통이 사실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물론 음악은 음악일 뿐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그 음악에 대해서도, 우리에게 ‘세빌리아의 이발사’ 등으로 알려진 이탈리아의 오페라 작곡가 로시니가 “바그너의 작품 중에서 좋은 부분은 몇 순간이고 나쁜 부분은 몇 시간씩이다”라고 투덜거린 것에 나는 동의한다. 그 몇 순간이란 우리도 흔히 듣는 곡을 말하는 것인지 모른다.

예컨대 한국의 웨딩마치를 지배하는 ‘로엥그린’의 결혼행진곡이나 우리 방송국이 뉴스 시그널로도 이용한 ‘파르지팔’의 서곡 등이다. 물론 로시니와 달리 ‘니베룽의 반지’의 15~18시간 모두에 감격하여 이번 공연에 그렇게도 열심히 ‘예습’한 사람들도 있으리라. 그러나 그 음악이나 사상에 대해 좀 더 심층적인 분석이 없이 특별한 소수 계층의 과도한 열기의 분위기만 일방적으로 전해져서 유감이었다.

* 필자는 영남대·법학 교수로 노동법을 전공해 ‘노동법론’, ‘사회정책, 사회보장법’ 등 많은 법률관련 저서를 썼으나, 그 외에 ‘시대와 미술’, ‘내친구 빈센트’, ‘셰익스피어는 제국주의자다’ 등의 예술관련 저서도 활발히 집필해왔다.

* 본문은 대자보와 기사제휴 협약을 맺은 <교수신문>(www.kyosu.net)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2005/10/04 [04:30]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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