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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저항자들 2005-03-11 15:08:56, Hit : 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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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아래아한글 파일] 오늘의 아나키즘 1호
오늘의 아나키즘 1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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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아나키즘』을 준비하며


1999년 시애틀에서의 반세계화운동 이후, 이런저런 계기를 통해 국내에서 부쩍 아나키즘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고 생각한다. 우리 주위만 둘러보아도, 채 얼마되지는 않지만 아나키즘 관련 서적과 아나키즘을 매개로 한 학술적 밥벌이(활동)를 하는 학자들, 또 무슨무슨 학회·연구소 및 아나키즘 관련 웹사이트나 팜플렛 등등을 접해볼 수 있다.
그러나 어쩌면, 이들을 접하고서 약간은 혼란스럽고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그 이유를 국내 아나키즘의 논의 지형을 통해 살펴보면, 첫째, '아나키즘'이라고 했을 때에는 거기에 부합하는 고유한 정체성(Identity)이 있어야 할 것인데, 여간해서 그것을 발견하기가 어렵다. 이것은 아나키즘을 표방하는 특정 개인이나 개별 집단이 서로 소통하고 연대해 나가는 데에서도 문제로 작용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세계적 아나키즘과의 관계에 있어서도 그러하다.
둘째, 아나키즘의 형상이 다채로운 듯 하지만, 주요 논점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오히려 구조적으로 단조롭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한국의 아나키즘』(이호룡, 지식산업사, 2001)은, 한국 근현대 아나키즘의 역사를 '아나키즘의 본류[像, 精神]로부터 일탈'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는데, 지금 국내 아나키즘의 주류적 흐름도 이와 궤를 같이하고 있다. 따라서, 그것이 아무리 다양한 형태를 갖출지라도 하나의 획일적 구조로 분류될 수밖에 없다. 이 두번째 측면은 첫번째 문제의 원인으로도 작용하면서, 아나키즘에 관심을 갖고 새롭게 접근하는 이들에게 괜한 혼란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구조적 요인이기도 하다.

결국, 여태까지 '오늘의 아나키즘'은,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보하지 못한 일탈과 왜곡의 역사로 인해 혼란과 오해에서부터 조롱, 외면, 배척의 대상으로까지 취급되어져 온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지도 모른다. 따라서, 새롭게 '오늘의 아나키즘'을 고민하고 모색하는 이들이 있다면, 우선 이 현실에 대한 자각과 인정을 그 출발선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그 출발선에 서고자 하는 우리는, 어떤 때는 '아∼, 이런 건 아닌 것 같은데……'라는 비판적 문제의식에서 생겨난 반정립(反定立)의 과정과 '아∼, 이런 것이 아닐까?'라는 자기검증 속에서 생겨난 정립(定立)과정을 통해, 마치 깜깜한 어둠 속을 더듬는 심정으로, 오늘의 아나키즘을 찾아갈 뿐이다.
그리고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뚜렷한 운동의 동기이자 현실의 실천과제이기도 한, 부시의 이라크 전쟁과 전지구적 규모에서 진행되는 세계화와 환경문제, 그리고 온갖 차별의 문제 등에 대해 '우리는 어디서, 어떻게 저항하고, 투쟁할 것인가?', '우리가 모색하는 또 다른 세상과 그 방법은 무엇인가?', 이런 끊임없는 물음을 제기하면서 우리는 아나키즘을 대안적 방법론으로 상정하고, 그 형상을 만들어가면서, 또 그 방향에서 끊임없이 우리의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모색의 과정에서, 우선, 세계적인 아나키즘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는 긴장과 더불어 우리들 가까이 있는 일본 친구들과 연대하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국내에서 새롭게 아나키즘에 접근하는, 또 적극적으로 모색중인 개인, 모임 단위와도 더욱더 교류하려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오늘의 아나키즘』 소책자를 기획한 것이다.
『오늘의 아나키즘』은 상계동모임의 친구들과 대략 2년 가까이 함께 공부했던 자료를 중심으로, 『환경과 反차별』 편집동인이 이 소책자를 기획하면서 추가로 발굴하고 보완한 자료들로 구성되어 있다. 각각의 글이 이가 빠진 듯도 해서 조금씩 덧붙여져야 할 내용도 있고, 의미가 모호하거나 잘 잡히지 않아 여러 사람과 생각을 나누고 논의하고픈 것도 있겠지만, 여기서 다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 같다. 필요를 느끼는 때에, 각자가 언제든지 우리에게 소통을 시도해 볼 것을 제안한다. 우리는 그 소통에 임할 준비를 하고 있겠다(이 소책자 뒤편에 연락처를 적어 놓았다).

덧붙여, 우리가 '오늘의' 아나키즘을 계속 고민하고 문제로 삼는 이상, 『오늘의 아나키즘』은 이 소책자 한 권으로 끝나지는 않을 듯 하다. 우리와 우리의 친구들에게  '오늘의' 고민은 계속될 수밖에 없는, 삶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것은 우리의 다짐이기도 하다.


2003. 3. 4.
『환경과 反차별』 편집동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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