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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ayul.net 2003-12-09 19:36:25, Hit : 2481
Homepage   http://jayul.net/view_article.php?a_no=388&p_no=3&key=
Subject   자율주의와 아나키즘의 협력
[6호를 내며] 6호를 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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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자율주의와 아나키즘의 협력

자율주의를 아나키즘이라고 (아나키즘은 비난받아 마땅한 것이라는 불변의 전제를 진리인 양 여기면서) 비난하는 사람들, 혹은 그보다는 조심스럽지만 명확한 경계가 필요하다는 전제하에서 몇몇 차이점을 대립의 지점으로 삼으려는 이들에게 [기획2: 바쿠닌, 크로포트킨 그리고 아나키즘]은 적지 않은 당혹감을 안겨줄지 모르겠다. 그들이 전제로 삼는 관념들로는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 관점에 입각해 이 섹션이 구성되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전제는 다음과 같이 표현될 수 있다.

‘자율주의와 아나키즘은 어떤 특정한 이론적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규정 내려진 특정한 행동방침이 있을 것이다. 두 이론이 같다면, 굳이 달리 부를 이유가 없다. 두 이론이 다르다면, 사안별로 다른 행동이 요구될 것이며, 그것이 서로를 경쟁하게 만들 것이다. 즉 무엇이 올바른 사상 혹은 이론인가의 문제가 대두될 것이다. 결국 우리는 둘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두 가지 모두를 버릴 수밖에 없다.’ 여기에 너무나도 쉽게 정당화된 관점이 추가된다. ‘아나키즘은 무정부상태이며, (홉스식으로 표현하면) 자연상태이다. 이것은 무정형의 질서이며, 부도덕의 혼돈이며, 따라서 대안없는 허무주의이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자율주의는 아나키즘과 다르지 않다’는 결론을 이끌어낼 지도 모르겠다. (우리는 한 때 이 흥미로운 전제들과 맞서야 한 적도 있다.) 이 섹션이 저 부당한 전제들에 답변하기 위해 구성된 것은 아니었지만, 소모적인 논쟁을 피하고 보다 진전된 소통을 이뤄내기 위해 요구되는 몇 가지 답변을 선취해서 제시하는 것은 의미가 있겠다. 나는 그러한 과정을 통해 기존에는 자율주의와 아나키즘 사이에서 부각되지 않았던 새로운 협력의 길이 항상 열려져 있으며, 서로가 서로에 대해 상호적으로 응답하고, 또 그것으로 서로를 상승시킬 것으로 기대되는 관점으로 안내해고자 한다.

먼저 다음의 질문에서 시작해보자. ‘자율주의와 아나키즘은 고정된 체계를 갖춘 이론인가?’ 그것들이 고정된 체계를 갖췄다면, 차이점은 쉽게 밝혀질 것이며, 무엇이 더 옳은가라는 가치의 우위를 따질지도 모르겠다. 그러한 전제 속에서 이론들은 관념적 실체로, 그리고 유토피아에 대한 기술로 간주되곤 하는데, 이는 종국에는 이데올로기라는 결론으로 내달린다. 클리버Clever의 평가([크로포트킨, 자기가치화 그리고 마르크스주의의 위기])에 따르면, 자율주의와 아나키즘은 그러한 전제들과 거리가 멀다. 그것은 그들이 ‘인간 사회의 지속적이고도 (변화)발전하고 있는 측면에 대한 분석’에서 출발하기 때문이다. 크로포트킨의 언급은 그것을 잘 보여준다. [청년에게 호소함]에서, 크로포트킨은 “아나키즘은 .. 우리가 우리 모두를 위해 합리적이고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자유와 협동의 사고들을 지금 당장 적용시킬 필요성을 강조”하며, “우리에게 우리들의 삶을 의미있고 행복하게 만드는 즉각적 행동의 방법을 제공해준다”고 말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은 “미래가 이미 현재 속에서 어떻게 출현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며, 우리들의 삶을 현재적 실천 속에서 새롭게 구성해 나갈 수 있는 방식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이 맑스에게서도 발견된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맑스는 코뮤니즘이 “조성되어야 할 하나의 상태, 현실이 이에 의거해 배열되는 하나의 이상”이 아니라 “현재의 상태를 지향해 나아가는 현실적 운동”이라고 여겼다.

그러나 20세기의 맑스주의는 오히려 지배이데올로기로 자신들을 자리매김 했었다. “서유럽에서 권력을 다투는 사민주의자들이건 소련에서 집권하고 있는 레닌-스탈린주의자들이건, 맑스주의는 자본주의적 착취와 노동자의 자기해방투쟁 사이에 존재하는 적대적 투쟁의 이론적 분석으로부터 집중화된 권력과 사회주의적 축적에 대한 이론적 정당화로 전화”되었으며, “모든 사회가 경유해야만 하는 선형적이며 목적론적인 발전 과정 속에서 자본주의는 점진적으로 공산주의를 낳게 될 이행과정을 통해 대체되어야만” 했다. 맑스주의를 지배이데올로기로 전락시킨 이러한 과정 외부에서 그것에 반대하는 다양한 혁명적 경향들이 존재했는데, 아나키즘과 자율주의가 바로 그것이다. 모든 것을 그것의 가치체계로 총체화하고, 다양성을 오직 착취의 메커니즘 속으로 흡입하는 자본과 그것의 지배와는 정반대의 목적으로 작동하는 상호부조의 경향, 자본과의 적대 속에서 다중의 자기-가치화를 통해 자율성의 영역을 확장하는 경향은 그렇게 서로를 닮아있다.

물론, 이들 사이에 차이점이 있는 것 역시 사실이다. 예컨대 크로포트킨은 맑스의 계급분석을 피해가려 했는데, 맑스와는 달리 크로포트킨이 일관되게 관심을 기울인 것은 인간본성과 사회에 관한 이론이었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의 [아나키즘의 도덕]을 참고하라) 그러나 이들 양자가 자본이 노동을 분할하고 노동자들끼리 싸우게(혹은 경쟁하게) 만듦으로써 개인들이 비참해지는 자본의 메커니즘에 주목하고, 또한 생산성 수준의 핵심에 자리잡고 있는 협력의 근본적 힘을 인식하고 분석했다는 점을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겠다. 그리고 그들은 국가와 전위 정당에 대한 거부(이에 대해서는 아래의 [국가없는 사회주의-바쿠닌]을 참조하라) 및 사회적 행동의 직접적 실천(인민의 자기-행동성), 그리고 다양한 영역(예컨대 여성, 흑인, 농민 운동)에서의 자율성을 인정하고 이질적인 영역들 간의 창조적 네트워크와 연대하고, 이를 구성하려 노력한다는 점에서 ‘대안없는 허무주의’라든가 ‘포기된 조직화’라는 비판과 거리를 둔다.

자율주의와 아나키즘을, (그리고 페미니즘, 생태주의 등을) 협력의 관점으로 접합시키는 시도는 다분히 혁명적이다. 상호 이질적인 형태의 운동들이 서로 결합하고 상호적으로 상승할 때에야 비로소 자본과는 질적으로 판이한 공동체를 우리 속에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코뮤니즘이 당이나 전위조직을 통해 국가의 행정기관을 장악하려는 시도 속에서 이해된다면 코뮤니즘적 실천은 자본 속에 편입 및 포섭될 수밖에 없다. 자본은 그렇게 모든 것을 총체화하는 힘을 자기의 운동 법칙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들이 진정 원하는 자유로운 공동체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우리들의 삶을 자본의 힘에 내맞기고 그것의 경쟁 메커니즘 속에 함몰시키기보다, 자신에게 통합하려는 자본의 힘에 맞서 다양하고 이질적인 힘들을 상호적으로 결합시키는 방법을 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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