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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코프스키 2006-12-08 00:37:42, Hit : 2847
Subject   [프로메테우스][기자의눈] 한미FTA, 이제는 사양길?
[기자의눈] 한미FTA, 이제는 사양길?
“한미FTA, 한시라도 빨리 줄을 놓아야”
임세환 기자 메일보내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5차 협상이 미국 현지에서 난항을 겪고 있는 와중에, 미국산 쇠고기에서 또 뼛조각이 나와 전량 반송하게 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에서 3번째로 광우병 환자가 발생했다는 소식까지 들려온다. 한미FTA가 사양길로 들어서는 분위기다.

한미FTA가 결국 잠정 중단된다면 Deal Breaker는 역시 쇠고기다. 웬디 커틀러 미국 협상대표가 “미국산 쇠고기 문제는 한미FTA의 협상 대상이 아니”라고 했지만, 동시에 쇠고기 문제는 한미FTA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스스로 인정하고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미국 의회에서 막대한 로비를 벌이고 있는 남부의 목축업자들 입장에서도, 뼛조각 하나에 시비를 걸어 쇠고기를 세차례나 전량 돌려보낸 한국과는 FTA 협상을 하지 말라고 로비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 협상단이 미국의 강력한 쇠고기 수입 전면개방 압박에도 불구하고 고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협상단의 의지라기보다 한국 여론에 떠밀린 결과라고 평가하는 게 타당하다. 애당초 쇠고기가 수입될 때부터 작은 한 조각의 뼛조각도 인정하지 않겠다고 엄포를 놓은 것은 민주노동당과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였다. 실제로 수입된 쇠고기에서 X-ray로도 검출되지 않는 뼛조각을 세 차례나 발견될 수 있었던 것은, 쇠고기를 돌려보내고야 말겠다는 한미FTA 반대 진영의 의지의 결과였다.

결국 한국 협상단도 한미FTA 반대 진영이 친 덫에 걸려, 한미FTA 5차 협상에서 최악의 위기를 초래하고 말았다. 김종훈 한국 협상단 수석대표도 5차 협상이 시작되기 전 쇠고기 문제가 협상을 더 어렵게 했다고 고백한 바 있다.

무역구제 관련 협상 난항이라는 악재가 또 겹치면서 한미FTA가 이대로는 더 이상 진행될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더욱더 우세해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지지도가 대한민국 정치사상 최저인 5%대로 떨어진 것도, 한미FTA의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사태가 이 지경이 되자 한국사회당도 “한미FTA 줄다리기는 그만, 줄을 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여전히 한국 정부가 한미FTA를 끝까지 밀어붙이려는 작전을 벌이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보였지만, 한미FTA에 대한 반대 여론에 다시 힘이 실리고, 한국 협상단의 어깨에 힘이 쭉 빠지는 상황에서 나온 한국사회당의 목소리는 한미FTA 협상중단의 가능성을 예고하는 레퀴엠같다.

하지만 한미FTA가 지금 중단되더라도, 그 중단이 진정한 중단인가의 문제가 남는다. 미국 의회가 USTR(미국무역대표부)에 한미FTA에 대한 협상전권을 양보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미국 민주당은 한미FTA에 대해 반대 입장을 보인 적이 없다. 미국의 차기 정권이 민주당이 된다고 하더라도 한미FTA는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항상 있는 것이다. 부시 때와는 FTA의 초점이 달라질 수 있지만, 민주당 또한 FTA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현재 차기 정권 창출 당사자로 유력한 한나라당도 지난 10월 19일 “한미FTA는 한국과 미국은 물론 동북아시아와 아메리카를 잇는 大무역로를 개설함으로써 양국이 대규모의 경제적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무역질서를 창출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세계질서의 흐름을 보더라도 한국과 미국에서 정권이 바뀌더라도 한미FTA는 다시 추진될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그 때도 쇠고기 뼛조각이 Deal Breaker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까. 유럽연합(EU)과 중국이 한국과의 FTA 협상 개시에 적극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앞으로 FTA는 보다 광범위한 분야에서, 산업과 문화, 생활 영역을 포괄하는 전방위적 논의로, 동시에 여러 나라를 대상으로 지금보다 복잡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한미FTA 반대운동 진영에게는, 쇠고기와 같은 국민의 감성적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Deal Breaker 방식으로는 극복하기 힘든 국면이 오는 것이다. 이는 세계를 지배하는 FTA의 거대한 힘에 맞설 수 있는 보다 근본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반대의 논리, 혹은 생존의 논리를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앞으로 더욱 절실해짐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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