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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돕헤드 2006-06-29 02:51:27, Hit : 1019
File #1    FTA자료집.hwp (80.0 KB)   Download : 28
Subject   한미 FTA의 거짓말과 진실을 알려줄께 (한글 파일 첨부) 1편
http://www.nofta.or.kr/ 에 가면 자료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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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저지를 위한 국민교양 자료집

자본의 이익 위해 국민 생존권 파괴하는 한미FTA를 결사 저지하고
양극화 해소/사회공공성 강화 위한 대안투쟁에 적극 참여합시다!

  
1. 한미FTA 무엇이 문제인가?  
(1) 총론
(2) 기대효과 비판
(3) 비민주적 졸속 추진 비판

2. 부문별 문제점
■ 공공서비스
■ 교육
■ 금융
■ 노동
■ 농축수산업
■ 보건의료
■ 시청각미디어
■ 영화
■ 지재권
■ 환경

3. 외국사례
(1)나프타
(2)기타

4. 대응계획

5. 참고자료 및 사이트



한미FTA저지를 위한 범국민운동본부
1. 한미FTA 무엇이 문제인가?

(1) 총론

① FTA란 무엇입니까?

○ FTA는 용어상으로만 보면 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의 영문 앞자리를 딴 줄임말로 국가 간 관세장벽을 낮춰 상품 무역을 자유화 시키는 협정입니다. 80년대까지만 해도 그 대상에는 농업이나 서비스 부문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현재 추진되고 있는 FTA는 단순히 상품 무역 자유화를 위한 협정이 아니라 사회경제생활의 전 부문을 포함하는 포괄적 협정의 성격을 지니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의 의미를 제대로 알려면 약간의 역사적 검토가 필요합니다.

○ 미국은 2차 대전 후 비동구권 지역에 자유무역을 확대하기 위해 GATT(General Agreement on Tariffs and Trade, 1947년) 체제를 구축했는데 당시 약자였던 유럽 측에서 미국의 독주를 막으려고 고안해 낸 것이 바로 FTA입니다. GATT 체제 하에서는 FTA에 농업이나 서비스가 무역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90년대 초 동구권이 붕괴하자 확대된 세계 시장을 놓고 미국과 유럽연합이 경쟁관계에 돌입하게 되자, 미국은 유럽연합의 출범(94년)에 대응하기 위해 멕시코, 캐나다와 NAFTA(94)를 체결하면서 일반 상품만이 아니라 농업과 서비스 분야 전반은 물론 노동과 환경 규제 등 비관세 제도 문제까지 협정에 포함시키게 됩니다. 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허용하게끔 강제로 시장을 여는 이런 흐름을 세계적 차원에서 제도화한 것이 바로 WTO(World Trade Organization, 1995)입니다. 이후 초국적 기업과 자본들이 전 세계 농민들의 생존권이나 공공 서비스를 마구잡이로 상품화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입니다.

○ 그러나 미국의 의도대로 WTO 체제가 잘 가동되지 않자 미국은 2000년대에 들어 WTO의 다자주의 원칙을 스스로 위배하고 새로운 형태의 양자간 FTA를 공세적으로 추진하면서 약육강식의 일방주의 시대를 열어나가기 시작합니다. 2002년 부시는 미국 의회가 국제협정에 관한 모든 권한을 행정부에 위임하는 ‘무역증진권한(TPA: Trade Promotion Authority)’ 법안을 통과시킨 후 이전의 다자주의적 무역 정책을 군사 안보 정책과 긴밀히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일방주의적 경제안보통합 전략으로 전환시켰습니다. 부시 정권은 이때부터 미국의 전략적 거점 역할을 해온 국가들과 군사안보 강화를 매개로 한 보다 포괄적인 FTA를 추진해 왔습니다. 가령 약소국 요르단과의 FTA는 경제적인 이득보다는 중동 지역의 전략적 거점 확보라는 성격이 강합니다. 또 태평양 지역의 거점을 공고히 하기 위해 2003년에는 호주와 FTA를 체결한 바 있습니다.
  
○ 하지만 미국식 FTA는 미국의 초국적 자본과 기업에게만 유리하게 틀이 짜여 있어 대다수 국가들은 미국과의 FTA 체결을 꺼리고 있습니다. 미국에게는 '자유'(Free) 로운 협정이지만 상대국에게는 '치명적'(Fata) 협정이 되기 때문입니다. 미국이 오랫동안 경제개방의 필연성을 강조해 왔는데도 불구하고 그간 미국과 FTA를 체결한 나라들이 15개국에 불과하고 멕시코, 캐나다, 호주를 제외하면 모두가 중남미와 중동의 약소국이라는 사실에서 이런 문제점이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 따라서 FTA라는 용어는 그 실제의 내용과 전혀 합치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용어가 그대로 사용되고 있는 것은 ‘자유무역’이라는 중성적 이미지로 그 파괴적인 내용을 위장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일 뿐입니다. 미국(과 그에 동조하는 친미관료들)은 이렇게 내용과는 괴리된 자유의 이미지라는 가면을 일방주의 경제 전략의 관철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으며, 동시에 이에 반대하면 쇄국주의로 매도하는 흑색선전의 무기로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② 한미FTA는 다른 FTA와 어떤 차이가 있습니까?

○ 이번 한미FTA는 부시가 공표했듯이 <경제+정치+외교안보+군사적 포괄협정>으로 이제까지 미국이 추진해온 9개의 FTA 중에서 가장 강력한 전략적 통합 FTA입니다. 평택에 285만 평에 달하는 통합기지를 건설하고 전략적 유연성을 강화하려는 군사전략과 연결된 한미FTA가 중국에게 커다란 위협이 될 것임이 틀림없음에도 미국이 이렇게 초강수를 두는 것은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수단을 2008년 올림픽 이전에 확실하게 구축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구도 하에서 한국은 미국의 대중국 견제전략의 가장 강력한 교두보로서 경제적, 군사적으로 자신들의 구미에 맞게 일방적으로 요리할 수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 미국의 일방주의는 사실상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미국은 대외적으로는 언제나 ‘자유무역’과 ‘개방’을 외쳐대 왔지만 실제로는 지구상에서 보호무역주의의 전통이 가장 오래되고 강한 나라입니다. 호주와 FTA를 체결할 때도 농산물에 대해 호주는 즉각 개방했음에도 미국은 18년이라는 유예기간을 설정했습니다. 미국은 한국과의 FTA 협정에서도 슈퍼 301조와 같은 관세장치를 철폐할 용의가 전혀 없음을 이미 확고하게 표명한 바 있습니다. 지난 3월 초 롭 포트먼(Rob Portman) 미국 무역대표부 대표는 미 의회에 이런 서신을 보냈습니다. “미국 자본과 기업에게는 한국 안에서도 미국법이 적용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입니다.

○ 미국의 일방적 의도가 이렇게 노골적으로 공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정권은 중국의 추격을 벗어나려면 세계 최강의 경쟁력을 가진 미국과의 FTA가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면서 사회생활의 모든 측면을 미국식 스탠더드에 맞게 통째로 변화시키는 것이 이번 한미FTA의 실제 목표라고 선언하고 있습니다. 그간 미국에게 일방적으로 끌려온 우리의 역사를 되돌아보면 한미FTA는 결국 경제와 정치와 군사안보 등 모든 면에서 미국에게는 유리하지만 우리에게는 매우 불리한 방식으로 체결될 것이 분명합니다. 한미FTA를 ‘제2의 한일합병’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 때문입니다.

③ FTA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인가?

○ 정부는 FTA가 거스를 수 없는 세계적 조류라고 주장합니다. ‘05.7월 현재 WTO에 통보된 180건의 지역협정 중 96년 이후 체결된 것이 120건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이 중에서 미국이 체결한 FTA는 9건에 불과합니다. 같은 FTA라도 다 같은 FTA가 아닙니다. 유럽연합이 주도하는 ‘유럽식’이나 개발도상국 사이에서 맺어지는 ‘남-남식’ FTA가 상호주의에 입각한 것이라면 미국식 FTA는 자본과 투자자의 이윤만을 추구하면서 상대국의 보호 장벽을 깨는 동시에 미국의 보호주의는 철저하게 유지하는 모순적인 일방주의적 협정입니다. 이런 점에서 “FTA가 대세”라는 표현은 “어떤 FTA가 대세”인가라는 표현으로 수정되어야 합니다. 숫자상으로 보아도 120 개의 FTA 중에서 9개에 불과한 미국식 FTA는 결코 대세가 아닙니다.  

○ 최근 세계은행(IBRD)조차도 미국식 FTA의 심각한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투자자(초국적기업)가 투자유치국(한국) 정부를 제3의 기관을 통해 제소할 수 있는 등 미국에 유리하고, 협정 상대국에는 독소조항이 될 수 있는 사항들 투성이라는 것입니다. 론스타 같은 사태가 발생해도 한국 정부는 눈치만 보고 있는 현실을 보십시오. 현재 「국제투자분쟁조정센터」는 주로 미국 기업이 자유무역협정(FTA)나 투자협정(BIT)을 근거로 개도국 정부를 제소하는 곳으로 제소자는 모두 초국적 기업이고, 제소를 당한 38개국은 아르헨티나, 멕시코, 루마니아와 같은 개도국 일색입니다. 물론 미국은 한건도 제소되지 않았습니다. 캐나다조차 미국 업체의 가솔린 첨가제가 해로워서 수입 금지를 하려다 제소당해 벌금만 1천만 달러를 물고 금수조처를 철회했습니다.

○ 미국식 FTA의 이런 문제점이 드러나면서 현재 미국이 진행하고 있는 FTA 협상은 도처에서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지난 1월에는 스위스가 ‘농업분야 전면 개방’을 요구하는 미국의 압력에 반발해 미국과의 FTA 협상을 중단했고, 3월에는 ‘아랍계 국가에 미국의 기간산업을 넘길 수 없다’는 미국의 강력한 보호조치에 반발해 아랍-에미리트가 미국과의 FTA 협상을 무기한 연기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4월에는 카타르가 ‘무리한 요구를 강제한다며’ 미국과의 FTA 협상을 중단했고, 5월 중순에는 반대로 에콰도르의 자국산업 보호조치에 미국이 반발하며 FTA 협상을 중단했습니다. 이야말로 미국과의 FTA가 대세가 아니라는 확실한 증거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④ 왜 지금 한미FTA여야 하는가?

○ 정부는 미국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시장이며, 세계 최대의 시장이자 對韓 최대 투자국이고, 상품 경쟁력으로 승부를 판가름하는 Test Market이기 때문에 미국과의 FTA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런 이유라면 현재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수십 개의 OECD 국가들은 왜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을까요? 상식적으로도 세계 최강국과 관세/비관세 장벽을 전면적으로 해제하는 FAT란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지요.

○ 미국과 FTA를 체결한 나라는 전 세계 15개국에 불과하며, 그 가운데 한국에 비견할 만한(그러나 더 작은) 경제규모를 지닌 나라는 멕시코와 캐나다, 호주 정도에 불과하며 다른 나라들은 아랍-에미리트, 요르단, 파나마 등 미국이 전략적 요충지로 삼고 있는 경제소국들입니다. 또 멕시코, 캐나다, 호주의 경우도 지정학적 이유로 본래 미국 경제권에 속해 있던 나라들입니다. 이런 나라들을 제외하고는 미국과의 FAT를 기피하고 있는 것이 오히려 대세입니다.  
○ 게다가 이미 공개된 바와 같이 2003년 정부의「FTA 로드맵」에서는 한미FTA가 가장 마지막 순위로 잡혀 있었습니다. 세계 최강국이기 때문에 그만한 준비가 필요한 것이지요. 그런데 지난 해 가을부터 정부는 갑자기 한미FTA를 추진하겠다고 서두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6개월도 안 되어 한미 FTA 협상 개시를 기습 발표하고 연내 타결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일 FTA를 준비하는 데만도 3년이 걸렸고 아직도 유보 중인데 한미FTA를 1년 만에 체결하려 한다는 것이 말이 됩니까?  

○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혹 떼려다 오히려 혹 붙이는 격이 될 한미 FTA를 왜 우리 정부가 앞장서서 추진하려 하는 것일까요? 정부는 이제까지 국민 다수가 납득할 만한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으며, 관련된 정보도 제대로 공개하지 않고 있으므로 이 점이야말로 희대의 미스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그렇다고 실물 경제상으로 살펴서 수지가 맞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모든 부문에서 엄청난 피해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경쟁력 강화를 위해, 미래의 국익을 위해 한미FTA는 필수적이라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습니다.  

⑤ 미국은 왜 한국과 FTA를 하려 할까요?

○ 우리 정부가 한미FTA를 추진하는 이유는 이렇게 블랙박스처럼 내막을 알 수 없는 형편인데 반해, 미국이 한미FTA를 추진하는 이유는 너무도 명확하게 드러나 있습니다. 현재 미국이 FTA를 체결한 나라는 요르단, 파나마, 싱가포르, 모로코, 멕시코, 캐나다, 칠레, 호주, 바레인, 이스라엘, 중남미의 5개국 등 15개국에 불과합니다. 이는 미국식 FTA가 단지 경제적인 협정일 뿐 아니라 미국의 지정학적인 패권 확장과 연결되어 있는 중요한 군사정치적 협정임을 잘 보여주는 증거입니다.

○ 요르단과의 FTA는 미국의 중동 재편 과정에서 중대한 기능을 합니다. 미국은 '중동자유무역지대(MEFTA)'을 건설하여 이라크와 이란을 견제하면서 중동지역의 석유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려 노력해 왔습니다. 산유국인 요르단은 MEFTA의 실험적 국가이자 상징입니다. 사담 후세인이 패배한 직후인 2003년 6월 ‘지구적 통상과 중동 지역’이라는 제목의 세계경제포럼(WEF)이 바로 요르단의 수도 암만에서 개최되었던 것도 미국의 이런 포석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 그렇다면 한국은 미국에게 어떤 상대일까요? 한국의 한 외교 당국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미국이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희망하는 20여 개국 중 한국을 파트너로 꼽았다는 건 동북아에서 지주국가(stake state)로서의 역할을 고려한 것 같다.” 한미 FTA가 한국을 미국의 동아시아 '말뚝'(stake) 국가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라는 겁니다. 동아시아를 정치적․경제적․군사적으로 공략하는 데 필요한 전진기지로 삼겠다는 명확한 의도를 잘 설명해 주는 대목이지요.

○ 이런 객관적인 흐름을 보면 올해 초 갑작스러운 전략적 유연성 합의 발표, 군사작전처럼  밀어붙이는 평택 대추리 행정대집행이 한미 FTA와 겹쳐져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이는 그동안 한미FTA가 경제협정이면서도 동시에 군사안보적 협정이라고 한미 양국 정부가 공표한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보면 결국 한국 정부는 미국의 동아시아 지배전략의 말뚝이 역할을 수행하기로 합의했다는 얘기가 됩니다. 스스로 참여민주주의를 구호로 외치는 정부가 한반도의 운명을 좌우할 이런 결정을 국민적 동의 없이 맘대로 내리고 집행해도 된다는 겁니까?

⑥ 제2의 한일합병, 한미FTA

○ 1905년 당시 친일파 매국노들은 합방의 목적이 중국과 러시아의 위협으로부터 한국을 보호하고 아시아 최강인 일본의 선진경제기술을 도입하여 한국을 근대화하기 위해서는 한일경제통합만이 살 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100년이 지난 지금 노무현과 친미관료들은 중국을 필두로 하는 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경제적 추격과 유럽과의 기술격차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세계 최강인 미국의 선진경제기술과 제도를 전격 도입할 수 있는 한미FTA의 체결만이 살 길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협정문을 공개하지 않는 것도 그 때와 똑같은 반복입니다. 이런 논리는 100년 전과 동일한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 따라서 한미FTA로 인한 ‘국익 증대’가 무엇일지를 쉽게 예측하려면 한일합방의 결과를 돌아보면 됩니다. 일제 강점기 동안 일본의 자본과 기술이 대거 들어와 조선은 상당히 근대화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러나 주지하듯이 이는 일본 자본의 초과이윤과 만주 침략용 일본군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근대화였지 조선 백성에게는 가혹한 착취를 뜻했을 뿐입니다. 그런데 친일파들은 아직까지도 식민지 시대 한국이 고도로 근대화되었고 지금의 발전도 그 덕분이라는 망발을 일삼고 있습니다. 97년 IMF 외환위기 이후 대대적 개방의 결과가 바로 수출과 외환보유고 증대라고 정부는 선전해 왔습니다. 그러나 지난 8년간의 개방이 국민 다수에게 준 것은 심각한 양극화와 일자리 상실이라는 고통이었습니다.

⑦ 한미FTA, 누구에게 이익이고 누구에게 손해인가?

○ 그렇다면 한미FTA가 누구에게 이익이고 누구에게 손해인가는 불을 보듯 명확합니다. 일제 강점기 동안 조선 땅에서 이익을 본 자들은 일본 자본과 군부를 제외한다면 단지 소수의 매판관료들과 소수의 국내 자본가들뿐이었습니다. 이들은 매판의 대가로 고위 관직을 36년간 누렸고 거대한 땅을 소유하게 되었고, 친일의 대가로 막대한 돈을 벌었습니다. 이들의 권력과 부는 해방 이후에도 보전되어 이제는 친미관료와 재벌들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 자본과 군부는 엄청난 초과착취와 강제동원을 통해 부를 축적하고 만주사변과 태평양전쟁을 일으킬 수 있었습니다. 반면 조선 백성들은 초근목피로 끼니를 때우며 정신대와 강제노동과 전쟁에 징집되어 참혹한 고통을 겪었습니다.

○ 그와 동일한 구조를 갖고 있는 한미FTA 역시 친미관료와 소수 재벌들에게는 지속적인 권력과 부는 물론 미국식 고품질 교육/문화/의료 서비스라는 특혜가 제공될 것입니다. 또 미국의 대자본과 군산복합체에게는 거대한 이윤과 군사적 인프라가 제공될 것입니다. 특히 핵무기와 최신형 미사일을 배치한 285만평의 평택미군기지는 중국과의 군사적 긴장을 증폭하여 군비경쟁을 가속화할 것이고 동북아시아 전체를 전쟁의 위험 속으로 몰아갈 것입니다. 반면 한국 국민 다수에게는 중산층의 해체와 양극화 심화 및 사회안전망의 해체, 민주주의의 후퇴라는 심각한 불행만을 초래할 것입니다.

○ 일례로 현재 같은 방식으로 한미FTA가 체결되어 제조업만이 아니라 농업과 서비스 분야 전반이 강제 개방되면 농민 100만 명 이상이 실직하고, 대학 등록금은 이천만 원 대로 급증하고 가뜩이나 높은 사교육비는 천정부지로 솟고, 건강보험이 폐지되어 맹장수술 한 번 하는데도 1천만 원 이상이 소요될 것입니다. 또한 미국의 요구대로 전기와 물과 에너지 등 공공서비스가 민영화되면 공공요금은 급증하고 서비스의 질은 낮아질 것이며, 노동과 환경 관련 규제가 철폐되어 고용의 질과 환경 파괴는 극에 이를 것입니다. 나아가 시청각미디어 분야 전반의 규제가 철폐되면 그나마 희박해지고 있는 언론의 공공성은 크게 약화되고, 사회적 해체와 국민적 고통은 뉴스로부터 더욱 철저히 외면당할 것입니다.        

⑧ 한미FTA가 사회생활에 미칠 주요 변화에 대해 개괄해 봅시다.
  
○ 관세장벽 뿐만 아니라 ‘비관세 무역장벽’까지 제거되기에 국민 생존권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정부 정책도 취할 수가 없게 됩니다. ‘비관세 장벽’이란 해당국의 정치적, 경제적, 사회문화적 필요에 따라 외국자본과 기업의 극단적 이윤추구를 규제하는 정책으로 경제적 차원에 한정된 관세장벽과는 차원이 다른 것입니다. 공기업에 대한 외국자본의 소유를 제한하거나, 노동, 환경, 보건의료와 관련된 규제정책 등도 외국자본의 자유로운 진출을 가로막는다는 이유로 폐지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영상물 시장을 완전 개방했지만 최소한의 자국 영상물 상영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장치인 스크린쿼터를 축소하는 것도 가장 중요한 비관세 장벽을 허무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런 문제는 농업, 투자와 금융, 방송과 문화산업, 교육과 보건의료, 전기와 가스, 수도를 포함하는 공공서비스 분야 전반에 공히 해당되므로 정부는 외국자본의 자유로운 이동을 위해 모든 보호정책을 내주게 되는 것입니다.  

○ ‘이행의무강제금지’로 인해 한국 정부가 외국기업에 대해 의무를 명령하거나 강제할 수 없게 됩니다. 가령 미국의 자본이 국내 금융기관이나 기업을 인수할 경우 고용승계의무, 정리해고 요건 등에 대해 한국 정부가 강제로 이행하게 할 수 있는 어떤 권리도 갖지 못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 ‘분쟁절차규정’을 통해 무역에서 분쟁이 발생할 때, 초국적 기업은 투자를 유치한 국가와 동급의 지위를 갖게 됩니다. 투자자에게 ‘상대편 국가를 제소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함으로써, 이를 악용한 초국적 기업은 마음껏 이윤을 추구할 수 있는 자유를 얻게 됩니다. 환경오염을 유발한 이유로 영업정지 처분을 당한 미국 기업 메탈클라드사가 오히려 멕시코 정부를 제소해 1,650만 달러를 배상금으로 얻어낸 것은  유명한 사례입니다.

⑨ 한미FTA를 통해 세계 최고와 당당히 겨루어 우리 경제․사회 시스템 전반을 선진화시키는 계기로 활용자고?

○ 업그레이드하고, 주춧돌이 되고, 증대시키고, 향상시키고, 확충하고, 도약하겠다고 다짐하는 정부의 모습은 마치 아무 준비도 안 한 채 내일부터 공부 열심히 해서 세계 최고가 되겠다고 결심하는 열등생 같아 보입니다.

○ 정부는 한미 FTA가 한국 경제의 미래에 있어 유일한 선택이자 미래의 번영을 약속하는 마법의 주문이라고 선전합니다. 그러나 재벌들의 대변기구인 전국경제인연합조차 “한중 FTA 체결 시 사회후생효과 22.99%, 산업생산효과 27.78% / 한미 FTA는 사회후생효과 4.73%, 산업생산효과 -27.37%”라고 우려를 표명한 바 있습니다. 또 한미 FTA에 관한 USITC(미국제무역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체결 4년 후 한국의 대미무역수지는 현재 98억 달러 흑자에서 9억 달러 흑자로 감소할 것이라며 한미FTA가 미국에게 큰 이익을 가져올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이걸 보고도 우리 정부는 한미 FTA가 한국경제 미래번영의 열쇠라고 주장하고 있으니 그야말로 아무것도 모르는 열등생이거나 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사기꾼이거나 둘 중 하나일 수밖에 없습니다.

○ 무역수지에서 완전 적자를 보고, 농업과 제조업도 포기하고, 서비스 분야에서 엄청난 경제적 타격을 감수하는 한이 있어도 완전개방만이 살길이라고 주장하는 이 정부가 얻고자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요? 외국인 투자? 맹목적 개방론자들은 연일 한국에는 좀 더 많은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 달러가 들어와야 한다고 야단이지만, IMF 이후 그토록 많은 달러를 축적한 결과가 바로 일상화된 환율위기입니다. 게다가 미국은 최근 급증한 쌍둥이 적자(무역적자와 재정적자)를 만회하기 위해 달러를 남발하고 있어 원화 가치는 급상승하고 수출 즉시 손해 보는 상황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또한 외국인 투자 역시 론 스타 사례에서 보듯이 단기투기자본이 급증할 경우 우리 경제의 손실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⑩ 그렇다면 우리 정부는 도대체 왜? 무엇을 위해서 한미FTA를 추진하겠다는 것일까요?

○ 그동안 모두가 가져온 이 궁금증에 대해 드디어 노무현 대통령이 속 시원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은 5월 14일 두바이에서 가진 동포간담회에서 “한·미 FTA는 그것을 통해 물건을 얼마 더 파는 것보다 제도를 미국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동안 무역수지의 흑자 폭 감소, GDP 증가나 고용 증대 기여 효과 불투명이 드러났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수치 조작 문제로 망신을 당하게 되는 꼴을 눈뜨고 보기 어려웠던 모양입니다. 반대하는 측에서 요리조리 조목조목 구체적으로 따지고 드니까 점점 불리해져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역시 ‘정면 돌파의 승부사’답게 그는 자신의 심중을 전격적으로 드러내고 한 판 승부수를 두려는 것 같습니다.

○ 한미FTA의 목적이 물건을 더 파는 데 있는 게 아니라는 주장은 파격적이지만 따지고 보면 미국식 FTA의 주요 타깃은 농업과 서비스라는 점에서 문제의 핵심을 짚어주는 발언이기도 합니다. 대통령 자신은 미국 수준으로 기술과 제도를 끌어 올리고자 하는 분야로 “법률, 회계, 금융, 물류, 광고, 미디어 등이 해당 된다”고 지목하고 있습니다. 이 분야에서는 “공부 많이 한 사람이 머리를 써 종사해야 한다.” 거나 “이런 부분이 성장하고 한국의 인력이 세계 최고 수준을 갖출 때 한국에도 허브라는 개념이 성립 된다”는 것입니다. 소위 ‘동북아 금융 허브’를 만들자는 것이지요. 이런 허브가 형성되기 위한 전제조건으로 그는 “기업하는 사람이 모여들기 위해서는 우수 인력이 들어올 수 있을 만큼 편해야 한다.”면서, “교육, 의료, 문화 수준이 높아져야 우수한 사람이 함께 와 살려고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서비스 분야의 우수 기업과 우수 인력의 유치와 육성, 이들을 유치하기 위해(이들이 편하게 지낼 수 있도록) 높은 수준의 교육과 의료와 문화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 이 두 가지가 한미FTA의 목표라는 겁니다. 우수 인력을 위해 높은 수준의 교육과 의료와 문화적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미국처럼 서비스 전반을 시장화 해야 하며, 그 결과로 인한 고비용 고품질 서비스는 결국 부자들만이 감당할 수 있습니다.

○ 한마디로 부자들에게 고비용 고품질 교육/문화/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제도 개혁을 위해 “외부 충격” 장치로 한미FTA를 추진하겠다는 것이지요. 국민경제에서 서비스 분야의 비중이 점점 높아지므로 이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한미FTA를 추진하겠다고 합니다. 그러나 시장화를 통해 높아진 경쟁력의 혜택은 국민 모두가 아니라 부자들에게만 돌아가게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라면 미국이 요구하는 쌀 개방, 약값인하조치 중단, 광우병 쇠고기 수입 재개, 스크린쿼터 축소 등은 마땅히 감수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노동자와 서민의 지지로 대통령이 된 자가 부자들에게 고품질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사회의 구조를 통째로 바꾸는 데 '올인‘ 하겠다는 겁니다. 이것이 곧 그간 우리 정부가 한미FTA를 추진하고자 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었던 다수 국민들에 대한 대통령의 답변인 것입니다. 또 이 사실을 아는 부자와 보수언론들이 그동안 견원지간으로 지내던 노무현 정부를 적극 지지하는 이유이기도 한 것입니다.

⑪ FTA 반대가 쇄국의 논리인가?

○ 오늘의 세계는 과거 19세기와는 달리 자유로운 교역이 이루어지고 있는 개방된 세계입니다. 이미 모든 것인 개방되어 있는데 쇄국이냐 개방이냐는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터무니 짓입니다. 민중의 기본권인 교육이나 보건의료, 문화와 같이 도저히 개방할 수 없는 분야에 대해 막무가내식 개방을 요구하는 새로운 도적의 논리이지요.  1999년 시애틀 투쟁, 2003년 칸쿤 투쟁, 2005년 홍콩투쟁 등 근래에 들어 WTO/FTA에 대한 전세계 노동자-민중의 반대투쟁이 점점 더 격렬해지는 이유는 이것이 단순 ‘무역협정’이 아니라 민중 생존권과 기본권을 유리하려는 강탈 협정이기 때문입니다. 자본의 이윤 추구를 방해하는 모든 정책적, 제도적 규제를 국경 없이 폐지할 것을 요구하는 WTO/FTA에 대한 반대는 개방된 세계 속에서 최소한의 주권과 노동자-민중의 생존권을 지키려는 정당한 요구입니다. 주권과 생존권을 지키려는 정당한 행위를 쇄국이라고 매도하는 것은 과거 한일합방 당시의 매국노들처럼 자신들의 비열한 매판행위를 은폐하기 위한 적반하장의 수사학에 다름 아닌 것입니다.  

○ 우리가 WTO/FTA에 반대한다는 것은 이 막가파식의 개방요구가 평범한 사람들이 성실히 일한 만큼 기본권을 누리고 살아가는 정상적 사회를 파괴하려 하기 때문입니다. 97년 외환위기 이래 우리 사회는 이미 초국적 자본이 자유롭게 활보하며 평범한 사람들의 생존권과 기본권을 마음대로 유린하는 사회로 변모해가고 있습니다. 자본의 이윤추구를 위해 공공서비스가 상품화되고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사회적 양극화는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도 모자라서 초강의 한미FTA를 통해 농업과 서비스 분야도 전격 개방하자는 것은 그나마 남아 있는 최소한의 공공서비스와 일자리를 초국적 자본의 이윤추구를 위해 모두 내놓으라는 것에 다름 아닌 것입니다. 국민의 생존권과 생태계를 남김없이 파괴하려는 약탈행위를 '개방'이라는 이름으로 미화하려는 사기극에 더 이상 속아서는 안 됩니다.  

⑫ 한미FTA가 아니라면 대안은 무엇입니까?  

○ 정부는 한미FTA가 아니라면 대안이 없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것 자체가 이미 대안입니다. 현재 한국은 외환보유고 2000억 달러가 넘는 세계 4위이며 수출 역시 잘 되고 있어 외자유치가 문제가 아니라 적절한 해외투자가 문제인 상황입니다. 이제 외화가 넘쳐 방출이 필요한 상황에서 국제투기자본에게 문을 활짝 열자는 것은 론스타 사례에서 보듯이 나라를 팔아먹자는 얘기에 다름 아닙니다. 그러니 한미FTA를 저지하는 것 자체가 바로 시급한 대안입니다.

○ 정부는 우리 경제의 70%가 수출에 의존하므로 대미 수출 증대가 살 길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미 몇 년 전부터 미국이 아니라 중국이 한국의 제1수출국으로 부상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FTA와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 허용은 중국과의 관계 악화로 오히려 대중국 수출에 비상이 걸릴 수 있습니다. 또한 최근 달러화 약세로 대미수출이 늘수록 손해를 보고 있습니다. 게다가 쌍둥이 적자를 달러화 약세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미국의 경제위기로 인해 달러화 약세는 장기화할 전망입니다. 정부 보고서조차 한미FTA를 체결하면 4년 이내에 대미흑자가 대미적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하는 상황에서 달러화 약세가 장기화되면 한미FTA 체결은 경제적 자살행위를 뜻할 따름입니다.

○ 장기적인 달러화 약세에 대처하려면 이제는 미국이 아니라 유럽과 아시아, 남미 등지로 수출을 다변화해야 합니다. 2004년 한국 무역협회 보고서에서 FTA를 체결해야 한다면 그 순서는 한-중, 한-유럽, 한-일본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며, 한-미FTA는 가능한 모든 FTA가 체결된 이후 마지막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던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 그러나 FTA보다 더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는 지난 십수 년간 신자유주의 정책으로 파괴된 국내 경제 질서를 건강하게 회복시키는 일입니다. 론스타 같은 국제투기 자본의 불법행위를 규제하고, 내수시장을 악화시켜 온 비정규직 양산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농업과 공공서비스에 대한 정부 투자를 증대하여 식량전쟁과 에너지 전쟁에 대비하는 등 얼마든지 우리 사회 내부에서 할 수 있는 개혁과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 현재 우리 사회는 경제규모 면에서 세계 10위라는 발전된 상황에도 불구하고 사회 양극화 심화와 노동의 질과 삶의 질 악화로 국민 다수가 고통 받는 상황에 처해 있습니다. 이는 성장의 이득이 오직 재벌과 초국적 자본에게 돌아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러므로 재벌과 초국적 자본을 규제하여 양극화를 해소하고 사회공공성을 강화하는 것만이 국제경쟁력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것입니다. 중산층이 튼튼해지고 노동과 환경의 질이 향상되어야 상품과 서비스의 질도 향상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제 더 이상 한미FTA만이 살 길이라는 정부의 대국민 사기극에 속지 맙시다. 우리에게 당장 필요한 대안을 요구하고 실천해 가야 합니다. 신자유주의 정책의 즉각적인 중단과 양극화 해소 및 사회공공성 강화가 바로 그것입니다.
  
○ 우리가 한미FTA는 물론 일방주의적 FTA 모두를 반대한다고 해서 국경을 넘어선 모든 종류의 교역에 반대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먼 과거에서부터 그러했듯이 생명의 필요조건을 파괴하지 않는 평화적이고 호혜적인 국제 교역이 얼마든지 있을 수 있습니다. 현재 남미에서는 베네수엘라와 볼리비아가 제안한 ‘민중무역협정’이 적극적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이 대안적 협정은 무역과 투자는 그 자체로 목표가 아니라 민중적 개발을 위한 수단이며, 해외투자자와 초국적 자본에 대한 일정한 규제를 포함하며, 식량과 농업정책에 대한 주권을 인정하며, 공공서비스는 시장화 될 수 없으며, 소규모 생산자와 협동조합을 보호 양성하며, 국가 간 차이를 감안한 공동체적 원칙 하에서 상호협력 한다는 바람직한 기본 방향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 21세기는 문화와 생태와 평화의 세기라고 합니다. 그러나 WTO 체제 하에서 추진되는 FTA는 바로 이런 시대적 흐름을 역행하고 파괴하려 합니다. 이에 맞서 21세기의 가치를 지키고 확산하기 위해서는 남미와 유사한 방식의 평화적이고 호혜적인 성격의 대안적 무역협정을 새롭게 창출해가야 합니다.  

(2) 기대 효과에 대한 비판

① 한미FTA는 무역수지 확대와 고용 증가 및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인가?

○ 노무현과 한미FTA 관련 책임자들은 한미 FTA를 통해 무역수지의 확대 균형을 이루고, 교역의 확대가 생산, 고용, 국민후생 수준의 증대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관련 부처와 국책연구소조차 한미 FTA를 통해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대폭 줄어든다는 점을 시인하고 있습니다.

○ 한국 경제는 대미․대중 교역에서의 흑자와 대일 무역에서의 적자 구조를 갖고 있는 수출 지향적 경제입니다. 몇 십 년 동안 이런 무역 구조를 가진 한국 경제가 한미 FTA를 통해 금세 무역전환 효과를 발휘하여 대일 수입의존도를 낮춘다는 전망은 맞지 않습니다.

○ 더 중요한 문제는 과연 교역의 확대가 고용 및 국민 후생 수준을 증대시킬 것인가 하는 점입니다. 1997년 IMF 위기 이전에는 수출 증대가 일자리 증대로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1998년부터는 신자유주의 정책 덕분에 수출이 증대하고 경제 성장률이 높아져도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이 특징이었습니다. 따라서 한미 FTA가 교역의 확대를 통해 고용을 증가시킬 것이라는 주장은 새빨간 거짓말에 불과합니다. 일부 고용이 증가하더라도 비정규직의 증가에 그칠 따름입니다.  

② 한미 FTA가 양극화 해소에 도움이 되는가?

○ 노무현 정부는 한미 FTA가 일자리 창출과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를 통해 양극화를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외국인 투자 증대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기 때문에 한미 FTA를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 물론 외국인 직접투자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질 수도 있지만 노무현 정부는 그 효과를 과장하고 있습니다. 외국인 직접투자의 투자형태별로 보면 일자리 창출이 거의 없는 인수합병을 위한 투자가 2000년에 14.1%에서 2005년에는 45.6%로 3배 가량 증대했습니다. 한미 FTA가 체결된다면 외환은행을 통해 4조 5천억 원을 남긴 론스타나 진로를 통해 3조 원을 남긴 골드만삭스 같은 투기 자본이 더 기승을 부릴 것입니다.

○ 한미 FTA가 체결되면 주주들에게 수익을 배분하려는 압력이 더 커질 것입니다. 이미 신자유주의식 정책이 확대되어 기업의 영업이익은 일자리를 늘리는 재투자가 아니라 자사주 매입을 위해 사용되고 있어 성장-투자의 연결 고리가 끊어지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1998년부터 2004년 사이 한국의 50대 기업의 매출은 118% 증가했지만 고용은 오히려 0.4% 감소했습니다.

○ 고용의 질을 보면 상황은 더 열악합니다. IMF 위기 이후 비정규직이 계속 늘어나 지금 그 숫자가 정규직의 숫자를 능가한 850만 명(55%)이나 됩니다. 한국에 투자하는 미국계 기업들이 이구동성으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주문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미 FTA를 체결하면 비정규직의 숫자는 더 늘어날 것입니다.

③ 한미 FTA가 체결되면 미국 경제의 부침에 큰 영향을 받게 되지 않나요?

○ 한미 FTA 체결로 한미 간 무역량이 증대하면 한국 경제는 미국 경제의 부침에 더 큰 영향을 받게 됩니다. 지금도 미국 경기 지표에 따라 환율과 주가가 오르락내리락하고 있습니다. 한미 FTA가 체결되면 한미 경제 사이의 동조화는 더 심각해질 것입니다. NAFTA의 경우도 멕시코 경제는 미국 경제의 리듬에 더 의존적인 것으로 바뀌었습니다.

○ 현재 미국경제는 쌍둥이 적자(무역적자와 재정적자)의 누적으로 심각한 위기 상태로 몰리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누적재정적자가 9조 달러에 육박하여 국가부도위기의 상황에 처해, 미 달러화의 전 세계 유통량을 알려주는 M3지표의 공표를 중단한 바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미 FTA를 체결한다면 한국 경제는 미국 경제의 위기심화로 인한 세계경제의 부침에 독립적으로 대처할 능력을 상실하게 될 것입니다. 그 결과 1990년대의 남미처럼 양극화 확대와 민중의 삶의 파괴가 이어지는 악순환의 길을 밟게 될 것입니다.

(3) 비민주적․졸속 추진 절차에 대한 비판

① 정부의 충분한 사전 준비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 졸속추진, 준비 없는 추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자 정부는 4월말 다음과 같은 변명을 내놓았습니다. 2000년 6월 제13차 한미재계회의를 통해 한미FTA가 최초로 의제화 된 이래 지속적으로 공식의제가 되어 검토되어 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미재계회의는 문자 그대로 양국 대자본들 간의 협력을 위한 회의입니다. 주지하듯이 대자본은 중소기업의 입장을 대변하지 않습니다. 또한 농민들과 문화계와 일반 국민의 입장을 대변해 주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여기서 협의된 내용이 곧 정부 차원의 준비에 상응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이는 곧 한미 대자본의 입장 = 한국 정부의 입장이라고 주장하는 것과 다름 아닙니다. 이는 동시에 한미 FTA가 한미 대자본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공식 시인하는 것에 다름 아닙니다.

○ 또 한미 두 정부는 98년 이래 한미투자협정(BIT) 협상을 진행하면서 주요 한미 통상현안에 대해 심도 있는 협의를 한 바 있고, 2001년 이후에는「분기별 통상현안점검회의」를 통해 이를 충분히 논의하고 검토해 왔다고 합니다. BIT가 한미FTA의 일부이므로 ‘그게 그거다’라는 것인데, 이는 정부가 한미 FTA를 대자본의 입장과 투자자의 입장에서 준비해 왔을 따름이라는 편향된 입장을 시인하는 것일 뿐입니다. 다시 말해서 농업과 제조업, 서비스 분야 전반은 물론 노동과 환경 관련 규제 철폐 등과 관련된 준비는 거의 없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 또 정부는 2003년 10월에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의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에 관한 예비적 검토> 등 정부 발주 연구용역을 시행했고 이후 10여 개의 국내전문가 연구 및 세미나·공청회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그 결과의 하나로 한미 FTA관련 설문조사 결과 찬성비율이 '04.11월 전경련(87%), 12월 무역협회(75%) 및 한국갤럽(80%)로 나왔다고 합니다. 그러나 편향된 연구기관 선정과 조사대상에서 드러나듯이 이런 연구와 설문조사는 대다수의 국민들의 입장을 배제한 대자본만의 입장을 반영하는 것일 뿐입니다.

② 사전에 이해당사자들을 상대로 한 제대로 된 공청회 하나 없는 비민주적 절차

○ 정부는 한미 FTA 협상 개시 발표 하루 전에 형식적인 공청회를 개최해 놓고 반대자들에 의해 공청회가 중단된 점을 “안타까운 일”이라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협상개시 90일 전에 국회가 이해당사자들과 충분한 의견수렴을 하도록 되어 있는 데 반해, 우리는 발표 하루 전에 당사자들에게 이의제기의 기회조차 주지 않은 채 요식적인 공청회를 개최하고자 했습니다. 이런 방식은 소위 ‘장돌뱅이’들이나 하는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꼼수’에 불과합니다. 이게 명색이 ‘참여정부’가 할 짓입니까?

○ 그런 알량한 공청회마저 단 20분 만에 중단해놓고 협상개시 이전에 공청회를 열어야 한다는 대통령령의 규정을 충족시켰다고 강변하며 뻔뻔스럽게 절차적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한-미 FTA 추진이 국민적 공감대 없이 성공하기 어렵다는 점을 잘 인식하고 있으며, 따라서 관련업계의 폭넓은 참여와 의견수렴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3.9일부터 4.28일까지) 외교부 홈페이지 등을 통해 국민과 업계․단체 의견을 수렴했다고 하는데, 홈페이지에 의견을 다는 것이 공감대를 형성하는 정당한 수렴장치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 정부는 현재 소관 부처별로 관련 이해단체들로부터 간담회, 세미나 등을 통하여 협상내용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으며, 일반 국민으로부터도 자유로운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공청회도 없이 의결하고, 협상 결과는 비밀에 부치고, 국민적 공감대는 인터넷으로 수렴하겠다고 합니다. 국민의 생존권 전체를 위협하는 “외부 충격”을 놓고 이런 정도로 의견 수렴해도 좋다면, 아예 헌법 개정이나 대통령 선거도 아예 인터넷으로 하는 것이 어떨까요. 반대자들과의 공정한 공청회에는 돈 한 푼도 쓰지 않고 장미빛 환상만을 내세운 찬성 견해를 예비비 42억원을 들여 홍보하겠다고 합니다. 이렇게 불공평한 게임이 있을까요?

③ 충분한 연구가 있었다?

○ 한미 간에는 ‘80년대 후반부터 다양한 채널로 양국 간 통상현안에 대한 논의가 지속적․주기적으로 이루어져 왔고, 그간 동시다발적인 FTA 정책 속에서 한미 FTA에 대한 필요성과 중요성을 인식하고 다각적인 연구를 진행해 왔다고 합니다. 국무총리실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에서는 2004년 한미 FTA를 협동연구 과제로 선정하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을 주관기관으로 하여 ‘05년부터 한미 FTA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 연구의 부족함은 ‘일류국가로의 도약’과 같은 수사로 때우고, 기껏 나오는 자료도 한-칠레 FTA에 관한 자료인데, 칠레와도 잘 되었으니까 미국과도 잘 될 것이라는 식입니다. 어처구니가 없을 뿐입니다. 전 청와대 보좌관이 다 밝혀놓았듯이 한미 FTA에 관한 정식 연구보고서는 달랑 세 권뿐입니다. 세미나 자료집까지 포함해서 열권쯤 된다고 쳐도, 일본과 FTA를 준비하면서 만든 자료집이 100권도 넘는다는 것과 너무도 대조됩니다. 정부가 공표한 연구자료집은 민간연구까지 모두 합쳐서 23권이며 ‘정부용역’으로 표기되어 있는 성구성과는 달랑 5권에 불과합니다. 또 하나 의심스러운 점은 정부가 나열한 논문들 가운데 ‘정인교’라는 이름을 달고 나온 게 무려 7권이나 됩니다. 다른 연구들은 연구자의 이름조차 제대로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한 사람의 머리에서 나온 연구가 바로 국가정책의 토대가 된다는 것인가요?

④ 충분한 협상력과 협상 전략이 있다?

○ 정부는 2006년 3월 현재 범정부 대표단(24개 부처, 총 137명 규모의 대표단)을 구성 완료한 상태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3월 7일자 한국경제는 김종훈 대표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미FTA 협상단 준비의 부실함에 대해 우려 섞인 보도를 한 바 있습니다. 그 인터뷰 기사에 의하면 현재 정부는 미국, 캐나다, 아세안 등과 동시다발로 FTA 협상을 벌려놓았는데 전문 인력 부족으로 5월 한미FTA 본 협상이 시작될 때까지도 공식 협상단이 구성되기 어려울 전망이라고 했습니다. 한미FTA 하나만을 위해서도 130여명의 협상단이 필요한데 외교통상부에 설치된 기존 협상단 60여명은 캐나다 등 4개국(아세안 3월 6~10일, 인도 3월 23~24일, 멕시코 4월 중순, 캐나다 4월 24~27일)과 동시다발로 진행 중인 협상에 투입되어 있어 정부는 이 인력에서 일부를 차출하고 나머지는 신규 채용해야 할 형편이지만 절차를 밟는 데만 물리적으로 2달이 걸릴 뿐 아니라 전문 인력 확보가 어려워 난망한 형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 특히 중간급 관리자(3~5급) 수십 명을 구하는 일이 문제가 아닌가라고 기자가 묻자 김종훈 수석대표는 새로 사법연수원생을 뽑아 2~3개월 훈련시켜 교체 보강할 계획이라는 엉뚱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이에 반해 미국무역대표부의 협상단은 139명으로 모두 한 분야를 5~10년 씩 다룬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사정이 이러하니 예비협상 과정에서 만들어질 텍스트 작업에는 기존 협상단의 일부인 10여명만이 참여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던 겁니다. 다시 말해 150년만의 “제2의 개항”이라할 중차대한 협상을 139명 대 10명의 말도 안 되는 비율로 치러야 하는 셈이지요. 시작하기도 전에 지는 게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또 기존 협상단이 대거 차출되면 일상 조직이 와해될 뿐 아니라 다른 나라와의 신뢰가 손상될 수도 있는 바, 3월에 캐나다 측에서 문제제기가 있었다고 합니다.

○ 대체 이 정부가 정신이 있는 것일까요? 한미FTA가 무슨 동네축구인줄 아는 모양입니다. 협상 개시 전에 이미 최대 쟁점이던 4개 쟁점을 모두 양보해 버린 것도 모자라, 이제는 아예 130 대 10의 전력으로 국운을 좌우할 협정문 작성에 임해 놓고서는 137명의 범정부대표단 구성을 완료했다고 허풍을 떠는 것이 참여정부의 현실입니다.

⑤ 4대 현안 미리 퍼주고도 과연 협상이 가능한가?

○ 정부는 협상 개시 전에 의약품값 인하 문제, 광우병 쇠고기 수입 문제, 자동차 배기가스 기준 완화 문제, 스크린쿼터 축소 문제 등 4대 쟁점 현안에 대한 미국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대 쟁점현안을 미국의 요구대로 따른 것이 “미리 퍼주기”가 아니며 한미FTA와는 무관하다고 억지를 쓰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양국 간에 협의가 있었고 한·미간 원만한 통상관계 관리 차원에서 시기적으로도 해결을 늦추기 곤란한 사안들이었다는 것입니다.

○ 미국의 요구를 수용해서 미국에게 미리 퍼준 것이 아니라면 필요 없어서 우리 스스로 내버린  거라는 말인가요? 평택으로 기지 이전하면서, 기지 이전비용은 한국정부가 다 감당하고 있으니 이는 한국의 주체적인 결정이라는 것과 비슷한 논리입니다.

○ 그런데 묻고 싶은 것은 “시기적으로도 해결을 늦추기 곤란한 사안”이라는 말은 무슨 뜻입니까? 마지막 쟁점인 스크린쿼터 축소 결정 발표는 1월 26일에 있었고, 설이 끝나자마자 2월 3일 양국은 한미FTA 협상 개시를 기습 발표했습니다. 시기적으로 해결이 2주일만 늦어졌더라도 과연 2월 3일에 한미FTA 협상 개시 발표가 가능했을까요?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는 게 이런 데 적합한 표현이 아닐까요?

○ 그런데 미국이 그렇게도 갖고 싶어 했던 이 무기들, 특히 98년부터 BIT협상을 불발로 그치게 만들었던 장본인인 스크린쿼터라는 강력한 무기를 이렇게 맥없이 내주고도 어떻게 본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유할 수 있을까요? 한국 정부가 최근 개성공단의 원산지 인정을 위해 주력하고 있는데, 이렇게 우리가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면 본 협상에서 미국이 원하는 카드를 놓고 줄다리기를 해야 하는 게 상식인데 말이죠. 그러니 미국의 요구에 질질 끌려 다닌다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는 것이지요.
2. 부문별 문제점

■ 공공서비스

① 공공서비스의 개방은 곧 공공성의 해체

○ 최근 정부는 2006년 4월 21일 관계부처 합동회의 자료를 발표했습니다. 여기에서 “정부는 전기 가스 수도 등 공공서비스 분야는 해당 공공서비스의 특성, 국민경제적 중요성, 국제적인 관례, 자유화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되, 최대한 공공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한다는 것이 기본입장임.”이라고 근엄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진실일까요?

○ 전기 가스 수도 등 공공서비스 분야를 헐값에 팔아먹기 위한 정부와 자본의 의도된 움직임은 거의 10년도 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한국전력, 한국가스공사,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상수도 사업본부 등은 그야말로 자본의 입장에서는 알짜배기 공기업입니다. 선진국과 초국적 자본은 항상 개발도상국에게 개발원조의 명목이나 혹은 우리도 경험한 바 있는 IMF와 같은 외환위기를 빌어 알짜배기 국가기간산업을 내어놓으라고 요구합니다. 남미와 아시아의 대다수 개발도상국은 개발원조와 외환위기 시기에 공공서비스 국가산업을 초국적 자본에게 내주어야만 했고, 이로 인해 엄청난 요금인상과 공급중단 사태에 직면했습니다. 예를 들어, 볼리비아에서는 수도요금이 30배나 상승했으며, 호주 빅토리아 주에서는 이윤을 남기기에 급급했던 사기업에 의해 전력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 이 뿐만이 아닙니다. 공공서비스 민영화를 주도했던 선진국인 영국은 대처 정부의 신자유주의 중독 사태에 따라 모두 팔아치웠다가 결국 전력 공급 중단 사태에 직면하여 속속 재국유화하고 있습니다. 미국 역시 캘리포니아 전력 비상사태로 현재는 에너지 산업을 보호하고 국가 차원에서 육성해야 한다는 소위 “에너지 산업 보호무역주의”에 돌입한 상태입니다. 이렇듯 철저한 보호무역주의를 추구하는 미국이 한국의 공공서비스와 에너지 시장은 개방하라고 요구하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라 할 수 있습니다.

○ 공공서비스 분야는 그 어떤 경우에도 쉽게 팔아치우고 말 그런 대상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현 정부는 졸속적으로 한미 FTA를 추진하면서 “공공성이 훼손되지 않게”라고 선언합니다. 이미 팔아버린 나라에서도 다시 국유화하는 이 시점에, 거꾸로 한국 정부는 공공서비스를 매각의 일순위로 내어놓고도 공공성을 훼손하지 않겠다니, 대국민 사기극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오히려 한국 정부는 BIT, WTO 등 투자협정과 개방에 대한 논의가 있을 때마다 초국적 자본과 미국의 꼭두각시 노릇을 해오며 그들의 요구를 대부분 들어주었습니다,

○ 외환위기가 터졌을 당시, 98년 7월 산자부는 “한미투자협정(안)에 대한 검토”라는 문서를 외교통상부에 보냈는데, 이 내용은 전기사업 및 천연가스도매업에 대한 즉각적 시장개방 요구에 대한 유보를 요청하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는 98년 8월 24일 다시 산자부가 외교통상부에 보낸 “한미투자협정 유보안”을 통해 유보의 의지를 재차 확인하기도 하였습니다.

○ 그러나 98년 12월 17일 주미한국대사관은 미 국무부 및 무역대표부 등 미국정부의 한미투자협정 담당자를 접촉하여 파악한 미국입장을 산업자원부 미주협력과에 보냈습니다. 이 내용은 “공기업 민영화의 최초단계 정부 지분 10%에 대해서만 내국민에게 우선 배정하고, 잔여분은 내외국민 차별을 없애며, 그 이후 단계에서는 외국인에 대한 차별적 요소를 완전 폐지하라. 또한 이러한 방식으로 민영화 대상이 되어야 할 기업명단을 5개미만으로 정해 미국에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미국 측이 요구한 것입니다.

○ 결국 99년 2월 3일 산업자원부는 공공 발전 사업에 대한 외국인 지분을 제한하겠다던 종전의 입장을 철회하고, 발전자회사의 해외 매각과 천연가스 도매업 분야에서 이 같은 미국의 입장을 받아들여 해외 개방 시 내외국인을 동등하게 대우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재차 주미한국대사관은 산업자원부에 99년 5월 1일 문서를 보냈는데, “가스공사의 외국인 지분을 제한하겠다는 정부 입장에 대해 미국 측은 미국 기업이 관심이 많고 공익성 확보를 위해 차별의 필요성이 없다”고 주장하여 가스공사의 지분제한을 폐지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 이렇듯 이미 98년부터 미국의 요구 아래 전기와 가스 등 에너지 분야의 매각은 기정 사실화되어있었으며, 이에 따라 민영화 절차는 차곡차곡 추진되었습니다. 이렇듯 알짜배기 공기업을 탐내는 자본의 요구에 따라 2003년 한국전력에서 발전 5개사는 순전히 팔아치우기 위한 명목으로 분사화되었고, 철도 역시 공사와 공단으로 분리되었습니다. 가스공사는 직도입권을 국내외 초국적 자본에 내주어야 했습니다. 그리고 상하수도 사업의 민간위탁을 통한 사유화 정책 역시 추진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리고 거짓말을 거듭하는 정부의 꼭두각시놀음은 현재 FTA 협상에서 여전히 진행 중입니다. 더욱 굴욕적인 형태로 말입니다.

② 공공서비스의 공공성은 최소한의 인간적 삶의 조건

○ 2005년 7월, 돈이 없어 전기요금을 내지 못하여 촛불을 켜고 공부를 하다 잠들고 만 한 여중생은 결국 타죽고 말았습니다. 이 사태로 정부는 혹한기와 혹서기를 맞이하여 단전과 단수조치를 하지 않겠다고 하지만, 언제나와 같이 국민을 생각하지 않고 실효성조차 없는 이벤트 성 조치만이 난무할 따름입니다.

○ 지난 해 정부는 단전 가구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소위 소전류 제한기라는 것을 도입했습니다. 그런데 이 소전류 제한기는 쉽게 말하면 단전이 되더라도 순간 전력 110w라는 최소전력을 사용할 수 있는  기기입니다. 그런데 이 110w가 실생활에서 의미하는 것은 20w 형광등 3개를 켜고 14인치 TV 한 대를 간신히 사용할 수 있는 전력양입니다. 형광등 3개 켜고 TV 보다가 다른 가전제품을 실수로라도 눌러버리면, 혹은 TV대신 냉장고라도 켜면 전력은 과부하로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것입니다.

○ 이뿐만 아니라, 정부는 실효성도 없는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였고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 국민들은 쉽게 속아버리기 일쑤였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결코 속지 않습니다. 식량, 에너지, 물! 이는 인간이 살아가는 절대 절명의 필수요소입니다. 기본을 지키기 위해, 인권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이 기본권을 결코 놓칠 수가 없습니다.

○ 공공서비스는 모두의 생존을 위한 기본토대입니다. 그래서 무상으로 국가가 보장해야 할 인권 이기도 합니다. 또한 공서비스란 인간으로 살아가는 가장 평범한 삶의 지표이자 기본권입니다.
우리가 바라는 사회는 어찌 보면 평범합니다. 성실히 일하고 그런 만큼 기본을 지키고 살아가는 사회입니다. 돈을 많이 가진 사람만이 그럴 듯한 외국계 학교를 다닐 특권을 부여받고, 쟁쟁한 의료 서비스를 향유하며, 심지어 한 병에 만원에 육박하는 물을 먹는 그런 사회는 채 20%로 안 되는 특권 계층만을 위한 사회일 따름입니다. 80%가 넘는 사람들은 모두가 소외되어버리는 우리 삶의 구조는 잘못되어도 한 참 잘못된 것입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단전과 높은 에너지 요금에 겁을 내고, 엄청난 사교육비에 시달리며, 오염된 물에 노출되어 마실 물조차 걱정하는 그런 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머리를 다쳐 머리에 구멍이 나도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치료하지 못해 모자를 쓰고 다니는 그런 미국 사회의 비참한 뒷면이 바로 우리 곁에 다가와 있습니다. 깨끗한 물을 먹고, 기본적 삶의 영위를 위해 에너지를 소비하며 나아가 이 물과 에너지가 다시 순환하여 미래의 세대가 영위할 수 있도록 지켜나가는 그 자연의 순리에 따라가는 삶을 지켜나가야 합니다.

③ 공공서비스의 개방이 대세? 오히려 공공성 확보가 세계적 대세!!

○ 98년 프랑스에서는 실업자들의 목소리가 쩌렁 쩌렁 울렸습니다. “개인이 생활하는데 필요한 기본적 경비에 상당하는 금액을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조건 없이 매달 지급하라!” 이것은 결코 황당한 요구가 아닙니다. 우리 정부가 목매어 외치는 신자유주의가 가장 먼저 관철된 영국의 경우만 보더라도 거의 모든 병원은 국유화되어 있고 의료진들은 모두 국가로부터 봉급을 받는 공무원들이자 공공기관입니다. 많은 국가의 극장, 레스토랑, 빈민구호소, 여름 캠프, 수영장과 레저시설 등은 시의회와 지자체가 운영하는 공공기관이기도 합니다. 유럽의 많은 나라에서 대학 무상 교육이 실제로 실시된 시기는 현재의 한국 경제력보다 훨씬 못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현재 우리보다 열악한 경제력으로 알려져 있는 남부유럽과 제 3세계 국가에서도 대학 무상 교육은 이미 일반적으로 실시되고 있습니다.

○ 프랑스 대학의 예를 살펴봅시다. 프랑스 대학은 등록금이 거의 없고 학생 본인이 부담하는 것은 1년 동안 사용하는 공공비용 즉 도서관 사용료 및 기타 보험 경비 등에 불과함에도 오히려 국가는 학생들에게 주거비도 지원합니다. 그런데 2003년 신자유주의 망령이 또 공공서비스를 박탈하고자 시도하여, 프랑스 정부는 수업료를 인상(우리나라 돈으로 10만 원 가량!)하고자 했지만, 결국 학생들의 거센 저항으로 무산된 바 있습니다. 이렇듯 공공서비스, 사회공공성은 우리의 사고를 조금만 넓혀나가면 충분히 확장해나갈 수 있는 우리의 권리입니다. 그러나 현재 진행되는 한미 FTA는 이제 막 시작해 보려하는 우리의 권리 투쟁, 우리의 인권 투쟁을 시작부터 철저히 유린해나가고 있습니다.

○ 다행히도 전기를 직접 생산하는 발전소 노동자들과 가스를 직도입하는 노동자들, 그리고 역시 철도라는 공공산업을 국민의 것으로 지키기 위한 노동자들이 미국과 초국적 자본, 그리고 국내 정부와 자본이 결탁한 공공서비스 산업의 민영화 정책을 막아내었습니다.

○ 발전소가 한국전력에서 매각을 위해 분할되었고, 철도 역시 공사로 전환되었으며, 천연가스의 직도입권이 포스코, GS, SK 등(이들 자본의 50% 이상은 이미 국내 자본이 아니랍니다)에 열렸지만, 여전히 공공의 기업과 국민의 기업으로 남아 있는 것은, 노동자들의 투쟁과 사회공공성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 여전히 교육과 의료에 종사하는 노동자들과 공공서비스를 향유하는 민중들의 공공서비스 확장에 대한 요구는 거세게 일고 있습니다.

○ ‘베올리와’와 ‘온데오’ 등 초국적 물 산업이 속속들이 한국의 하수도 산업을 노리고 있고 상수도 산업의 민간위탁 확장과 경쟁체제 확대를 통해 진입하려 하고 있으나, 한국의 노동자와 민중들은 마산과 전주, 그리고 서울의 암사정수장 위탁을 막아내고 있습니다.

○ 이 힘, 이렇게 공들여 쌓아왔던 공공서비스 쟁취를 위한 노동자 민중의 열망을 다시 세워 나갑시다. 민중의 삶을 유린하는 한미 FTA에 맞서 노동자 민중의 삶, 그 기본이 되는 공공서비스 시장화와 개방화에 맞서 나가도록 합시다.

■ 교육

① 교육개방은 곧 교육의 ‘시장화’, ‘영리사업화’

○ 2006년 노무현 대통령은 신년연설에서 교육은 서비스 산업이라며, 과감하게 개방하고 서로 경쟁하게 할 필요를 역설했습니다. 근거는 교육과 의료의 서비스산업화와 개방화로 고학력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하며, 기득권의 해외소비를 국내에 이전시켜 사회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것입니다.

○ 그렇다면, 교육 ‘개방’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요? 개방이란 닫아놓았던 장벽을 제거하여 소통을 자유롭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한미 FTA로 인한 개방은 단지 자유로운 교류에만 그치는 추상적인 개념이 아닙니다. 특히 교육에서는 심각한 문제를 야기합니다. 즉, 교육이 서비스산업이므로 과감하게 개방하자는 것은 교육도 국경을 넘어 소통하는 상품으로 간주하자는 것입니다. 상품은 시장을 전제로 합니다. 따라서 교육 ‘개방’이란 교육 자체를 국가의 공적 영역이 아니라 상품이 유통하고 가격격쟁을 하는 시장을 전제하는 것입니다. 이런 의미의 교육 ‘개방’은 당연히 교육의 ‘영리산업화’를 요구하게 마련입니다.

○ 그러므로 정부가 말하는 교육개방은 교육시장화이며, 교육을 국가가 국민에게 제공해야 할 공적 서비스 영역에서 제외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교육의 시장화 영리산업화로 교육은 이제 국민 모두에게 제공되어야 하는 기본권이 아니라, 비용을 지불할 수 있는 수요자만이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선택권의 문제가 됩니다. 초등학교나 중학교 교육은 누구나 받아야 할 당연한 교육 권리라는 상식이 전혀 상식이 아니게 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경제력이 높은 사람들은 모든 교육 조건을 갖춘 초등학교에서 자녀들을 교육시키게 되며, 저소득층은 아예 학교를 보내지 못하게 되는 상황이 오는 것입니다. 이런 현상이 이미 우리 사회에서 가시화ㆍ전면화 되고 있습니다.

② 초중등교육 개방의 진실

○ 사실은 이렇게 표현해야 합니다. ‘이번 한미 FTA를 통하여 추가로 개방하지 않겠다.’고 말입니다.  왜냐하면 고등교육과 성인교육만이 아니라 초중등교육도 이미 충분히 개방했기 때문입니다.

○ 사실이 이러함에도 정부는 WTO 양허안을 제출할 때마다 초중등교육분야는 제외했다며 자랑스레 떠들곤 했습니다. 그동안 이루어진 개방의 대표적인 사례로 경제자유구역과 제주도에는 외국교육기관과 외국인교사들이 들어와서 국내규제를 받지 않고 영리행위를 할 수 있도록 이미 법적 조치가 정비되었습니다.

○ 또 지역특구, 혁신도시, 기업도시 등 각종 지역개발 수단을 동원하여 외국인 교원 채용, 외국 교육과정의 도입이 법적으로 가능한 상황입니다. 이렇듯 지역개발 정책 외에도 자율학교, 공영형 혁신학교, 국제학교 등 공교육제도의 틀에서 벗어나는 ‘특별한’ 학교들을 무분별하게 허용해주고 교육과정, 교원자격, 학생선발 등에서 기존의 규제를 면제하여 외국인교원의 진출과 외국 교육과정 운영 등을 ‘합법적’으로 인정해주고 있습니다.

○ 뿐만아니라 외국유학의 경우 원칙적으로 중졸 이상의 학력소지자만 유학이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초등학생까지 이미 광범위하게 유학을 나가고 있습니다. 이것이 개방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입니까?

③ 외국 대학 유치의 진실

○ 한미 FTA를 체결하면 미국의 유수한 명문대학들이 한국의 교육 수준을 높이기 위해 들어온 다는 정부와 기득권층의 주장은 완전히 거짓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들이 자선사업가도 아닌데 한국의 교육수준을 높이기 위해 들어올 이유가 있을까요?

○ 만약 들어온다면 이유는 단 하나입니다. 한국의 학생들과 부모를 상대로 장사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나 얼핏 보면, 미국의 입장에선 유학생들이 직접 미국본토에 와서 거주하면서 지출을 하게끔 만드는 것이 이익이지 막대한 자금을 들여가며 실익도 없을 투자를 할 리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 그렇다면 FTA를 통해 교육개방이 되었을 때, 어떤 고등교육기관들이 들어올까요? 예상의 하나는 미국 본토 유학 유입을 증가시킬 수 있는 2년제 과정 기관입니다. 이 기관은 특정 교육과정을 들여와 이를 이수하면 미국에 있는 본교나 기타 정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자격을 부여함으로써 미국 유학을 더욱 부추기는 역할을 담당할 것입니다. 두 번째는 WTO 협상 당시 미국이 한국에 요구했던 것 중 ‘직업훈련 서비스’ 관련 기관입니다. 직업자격을 부여하는 고등교육기관이나 성인교육기관이 들어와 각종 자격증을 남발하며 장사를 할 공산이 큽니다.

○ 결국 정부와 기득권층이 소리 높여 외치는 교육개방을 통한 경쟁력 강화는 교육 장사꾼의 경쟁력 확보인 것입니다.

■ 금융

① 금융시장 개방의 진정한 문제

○ 금융시장(특히 자본시장) 개방 및 자유화는 금융시장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초국적 금융자본은 상대국가의 자본시장이라는 통로를 통하여 특정 산업 내 주요 기업들의 주식을 소유합니다. 이들 초국적 금융자본은 주요 주주로서 경영전반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하여 개별기업은 물론 국내 산업전반에, 나아가 한국경제 전체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발휘합니다. 만약 이러한 영향력이 국민경제나 개별기업 차원에서 장기적 성장 동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면 다행이겠지만, 문제는 이들 초국적 금융자본이 단기적 관점에서의 수익극대화만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 IMF 구제금융 협상과정에서 무분별한 자본시장의 개방과 더불어, 이들 초국적 금융자본이 주도한 은행권 구조조정 과정은 이들의 성격을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초국적 금융자본은 M&A 과정에서 수많은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몰았고, 국민경제 차원의 요구는 무시한 채 주주이익극대화의 기치아래 자신들만의 이익을 추구했습니다. 그 결과 서민들은 이전에는 없던 정체불명의 각종 수수료를 물어야 했고, 중소기업은 사채시장을 전전해야 했습니다. 현재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심각한 양극화 현상이나 성장둔화 문제도 따지고 보면 이들 초국적 금융자본이 주도하는 對한국 투자가 단기적 수익획득 차원의 주식투자에 집중하는 기형적인 구조에 기인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자본주의 경제에서 금융 산업의 역할 및 위상은 경제의 동맥과 같은 것입니다. 금융자산을 생산적 투자와 서민경제에 재분배하는 금융의 공공적 기능이야 말로 경제전반의 균형발전을 위해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추가적인 금융시장 개방을 논의할 때가 아닙니다. 동전의 양면과 같은 금융 산업의 공공성과 수익성간의 균형과 조화를 복원하는 일이야 말로 가장 시급한 과제인 것입니다.

② 미국이 한미 FTA를 통해 진정 얻고자 하는 것 : 금융시장

○ 한미 FTA가 우리 사회의 중요한 의제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아직 우리 사회는 한미 FTA의 본질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미 FTA의 핵심의제 중 하나는 금융인데, 미국 중심의 초국적 금융자본은 상대국의 자본시장을 통하여 모든 산업, 결국 상대국의 경제 전반을 지배하려 하고 있습니다.

○ 미국은 ‘달러 기축통화국’입니다. 즉, 실질적인 생산(제조, 일반서비스 등)보다는, 초국적 금융자본 중심의 경제체제를 형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미국이 다른 나라들과의 FTA 협상에서 금융자유화를 주요하게 관철하고자 하는 이유는 상품교역의 자유화도 중요하지만, 초국적 금융자본의 요구를 대변하기 위합입니다. 미국 중심의 초국적 금융자본은 1990년대 이후 한국을 비롯한 신흥 개발 국가들의 금융위기나 체제전환 등을 활용하여 전격적인 금융(자본)시장 개방을 요구했습니다. 이후 개방된 시장체제에서 상대국의 금융 산업에 대한 주식투자는 물론이고, 민영화된 기간산업이나 전략산업에 대한 주식투자를 통하여 경제전반에 대한 지배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하면서 자신들의 투기적 이익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 한미 FTA를 통하여 미국의 초국적 금융자본이 얻고자 하는 바는 다음의 두 가지입니다. 첫째, 초국적 금융자본이 보다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하고, 투자원금뿐만 아니라 수익금 회수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이 때문에 미국은 한미 FTA를 통해 자국의 금융제도나 환경을 한국 시장에 그대로 복제하여 사실상의 금융국경을 없애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미 FTA에 포함될 ‘양자간투자협정(BIT)’은 초국적 금융자본의 투자 및 회수와 관련한 안전판 역할을 하게 될 것입니다. 따라서 BIT를 포괄하는 FTA 협상이 통과 된다면 ‘론스타게이트’같은 사태가 재발되어도 정부는 아무런 제제를 취할 수 없게 됩니다.
둘째, 미국은 한국시장의 미 개방 영역(의료, 교육 등)의 추가 개방이나 정부 소유의 공공기업 민영화(우리은행, 산업은행, 한국가스공사, 인천국제공항, 우체국 등 준정부 금융기관)는 물론 외국인 투자제한 기업들의 한도를 철폐함으로써 초국적 금융자본의 투자기반을 확대하려, 즉 한국시장에서의 파이를 키우려 하고 있습니다.

○ 이처럼 한미 FTA는 초국적 금융자본의 투자를 완전히 자유롭게 하고, 자본의 소유권을 더욱 철저하게 보장하는 것, 즉 초국적 금융자본의 수익기반을 다원화하고 투자원금 및 수익의 회수와 관련한 안전망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입니다. 한미 FTA가 체결되면 ‘후퇴금지의무 (이미 개방한 부분은 -아무리 문제가 있어도- 사후적으로 제한 불가)’와  ‘이행의무부과금지 (정부는 상대국 투자가에게 어떠한 의무나 약속도 강제할 수 없음)’,  ‘투자분행해결절차 (초국적 기업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 가능)’ 조항 등으로 인하여 국민경제 전반에 대한 정부통제력은 급격히 상실될 수밖에 없습니다. 무분별한 금융시장 개방의 폐해를 보완하거나 양극화 해소라는 국민적 요구를 충족하기는커녕, 한국정부는 자본의 이익만을 쫓는 초국적 금융자본의 횡포에 휘둘리게 될 것입니다.

■ 노동

① 한미 FTA는 곧 노동자의 비참함

○ 대다수 노동자들은 미국과 FTA가 체결되면 고용불안과 삶의 질이 악화됩니다. 제일 먼저 미국과의 무역 수지는 대폭 축소됩니다. 대미 무역수지는 최소 45억불, 최대 78억불의 무역 수지 적자가 발생(KIEP-정부 연구소 추정치)한다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무역 수지 적자는 대미 수입이 늘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미국 상품이 국내시장을 잠식하는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제품을 생산하는 국내기업은 공장문을 닫아야합니다. 노동자들은 고용불안과 정리해고의 위협에 노출되고 실업자는 늘어나며,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전락합니다.

○ 한미 FTA는 포괄적 무역협정입니다. 한미 FTA는 한미 양국의 시장을 통합하고, 관세를 철폐하며, 외국인에 대한 모든 규제를 철폐함으로서 미국 자본의 자유로운 기업 환경을 조성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외국 자본에 대한 정부의 규제는 불가능해집니다. 이는 고용보장이나 고용 창출과 같은 투자에 상응하는 의무이행을 강제 할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물론 미국 현지 시장에서 한국민의 자유로운 기업 활동이 보장되지만 실익이 별로 없습니다. 미국은 세계에서 노동자들을 정리해고하기 가장 쉬운 나라이며 노동시장 유연화가 가장 높은 나라입니다. 미국의 요구는 자국의 노동조건을 한국에 요구하고 있는 것을 넘어서 자국보다 훨씬 높은 노동시장 유연화 정책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노동시장 유연화를 확대하기 위해 비정규 악법을 국회에 제출했고, 노동삼권 특히 파업권(쟁의권)을 제한하기 위해 노사관계선진화입법을 올 정기국회에 제출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② ‘좋은 일자리 증대’의 진실

○ 한미 FTA가 체결되면 좋은 일자리가 많이 늘어난다고 정부와 재계는 주장합니다. 하지만 이는 불가능합니다. 이유는 이렇습니다. 과거에는 수출이 확대되고 산업자본의 투자가 늘어나면 신규 고용이 창출되는 것이 일반적인 경제구조였습니다. 최근에는 수출 증가가 고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경제구조가 사라진지 오래되었습니다. 최근 한국의 수출은 역대 최대 규모로 확장되었지만 기업은 대기업 성장/중소기업 몰락이라는 기업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습니다. 한편 기업의 이윤은 확대되지만 고용은 늘어나지 없는 ‘고용없는 성장’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만약 고용이 되더라도 정규직 임금의 반도 안 되는 비정규직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 10년 전 미국과 자유무역 협정을 체결한 멕시코는 좋은 사례입니다. 멕시코의 학자는 미국과의 FTA협정 체결은 “악마와의 입맞춤이었다.”라고 FTA을 비판하고 있습니다. 멕시코에 미국의 공해산업이 많이 진출했고 고용환경은 악화되었습니다. 일자리는 거의 비정규 일자리로 채워졌습니다. 따라서 한-미 FTA는 좋은 일자리를 보장하기는커녕, 오히려 대다수의 정규직을 비정규직화 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공공서비스의 전면적인 개방은 교사, 교수, 의사, 변호사, 공무원, 공기업사원, 방송국 직원 등 상대적으로 안정된 직종의 노동자들도 상시적으로 고용불안에 떨게 할 것입니다.

■ 농축수산업

① “핵폭탄 10개가 동시에 떨어지는 것”과 같은 피해

○ “농업총생산 20조 중 17조 감소, 즉 한미 FTA는 한국농업에 10개의 핵폭탄이 동시에 떨어지는 것”이라 할 정도로 농축산분야에서 엄청난 피해를 한국 정부조차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 하지만 한국 정부는 한가하게 노력에 따라 쌀을 협상 대상에서 제외할 수 있으며, 다른 품목의 피해도 줄일 수 있다는 공허한 말만 남발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산업계에서 한국과의 FTA를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농업 부문 때문입니다. 모든 농축산분야에서 가격, 생산량 등의 우위를 점하고 있는 미국은 결코 한국 농축산 시장을 포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 미국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세계 최고의 농업강국이며, 생산량이나 가격 면에서 우리와 비교가 불가능할 정도입니다. 한미 FTA가 체결되면 쇠고기, 닭고기, 돼지고기, 낙농, 우유, 사과, 배, 오렌지, 밀, 콩, 수산물, 심지어 쌀까지 모든 분야가 쏟아져 들어옵니다. (대표적인 품목만 살펴볼까요? 미국산에 비해 한국산은 쌀이 4.5배, 쇠고기가 3.6배, 사과가 4배, 콩이 11배나 가격차이가 납니다.)
쌀을 제외하면 농업총생산액이 2조 3천억 원 감소하고, 쌀을 포함하면 8조 9천억 원(농업총생산대비 45%)이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세계 최대 농업국가인 미국과 FTA를 추진하면서 DDA 농업협상에서 개도국 지위를 요구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어지기 때문에, 만약 DDA 농업협상에서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지 못 한다면 8조 3천억 원이 추가로 감소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농업총생산 20조 중 17조가 감소되는 것으로 이는 한국농업의 붕괴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 그럼에도 농축산계의 피해 예상이 과장된 것이며, 그 피해 역시 최소화 할 수 있다고 한국 정부가 주장하는 것은 여론 무마용으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꼴이라 아니 할 수 없습니다.

② 농민뿐만 아니라 농업금융, 농업유통, 나아가 나라를 죽이는 한미 FTA

○ 농축산업의 피해는 단지 농업품목에만 그치는 것이 아닙니다. 농협의 경우, 한-미 FTA가 체결되면 특별법에 의한 각종혜택이 모두 사라지게 됩니다. 공금고와 정책자금 수신 등 30%에 달하는 주요 수입이 사라지고 농가 목돈 마련저축 등 비과세 통장이 사라집니다. 정부의 보조금으로 2차보전하는 정책자금의 낮은 금리도 보조금으로 분류되어 사라지게 되면서 정책금리가 올라가게 되고 신용사업에서 벌어들인 돈을 지도사업비로 사용할 경우 손비처리가 안되면서 교육, 생산 등 농민의 이익을 위한 다양한 사업들이 유명무실하게 되는 것입니다.

○ 현행 제도에서는 미국 농산물 수출회사들이 국내에서 농산물 유통 도매 시장을 설립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한미 FTA가 체결되면 ‘카길’과 ‘썬키스트’ 등 미국계 거대 유통자본이 공영 농산물 도매 시장의 경우 몇 안 되는 도매법인을 인수할 경우 도매시장이 수입농산물을 유통시키는 전초기지가 되는 동시에 초국적 자본의 유통독점으로 이어져 그 피해는 농민은 물론 소비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것입니다.

○ 이러한 피해가 단지 농업에만 국한하는 것이 결코 아니라는 점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농업의 붕괴는 농촌의 몰락으로 이어질 것이며, 이는 이미 도농격차를 더욱 심화시킬 것입니다. 또한 생존하기 위해 도시로 유입한 농민들은 도시의 하층민을 형성할 수밖에 없습니다. 농민의 빈민화, 도시 빈민의 증대, 사회양극화의 확대와 고착화는 더욱 빠른 속도로 브레이크 없이 질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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