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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드라 2004-05-25 02:48:26, Hit : 1937
Subject   학벌 컴플렉스
저와 같이 일하는 고아 친구가 있습니다.
이 친구는 중학 다니는 도중에 나와 중졸도 아니지요.
하지만 일본어 독학을 하여 일본인 친구와 전화로 대화할 수준이 되었습니다.

고아 친구들 중에는 고졸도 있고 대학도 다니는 이도 있고
중졸도 있고 고아 친구도 중졸도 아닌 이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들간에도 묘한 차이가 있습니다.
가령 이태원에서  명품과 비교하여 거의 손색이 없을 정도인 물품을 팔아
짭짤한 수입을 올리는 이가 있습니다. 이 친구는 단속 때문에 감빵도 다녀
왔는데 그럼에도 이 일을 계속하려나 봅니다. (하지만 명동 노점상처럼
연 순수입이 천오백되는 건 아닙니다만. )

둘 다 일본어를 독학하였는데 이태원 이 친구가 더 일본어를 잘 합니다.
저랑 같이 일하는 친구는 그야말로 내가 준 일본어 책 한권을 달달 외워서
독학하였다면, 저 친구는 이태원에서 장사 회화를 통해서 독학해서인지
그가 더 잘 하거든요.

그런데 둘의 공통점은 고졸 출신으로 삼성에 입사가능한 이들과는 차이를
느낀다는 것이지요.

아, 참, 고아친구들, 이야기는 너무나 재미있습니다.
책에서는 도저히 구할 수 없는 생생한 이야기들이 많지요.


정반대로 어떤 유학파가 있었는데 이 사람 경우는 서울대 별로 안 쳐줍디다.
아이비리그 이런 걸 더 쳐준다 이런 이야기지요.
한국에서만 서울대 어쩌구지, 그냥 한국에 있는 무수한 대학 중의 하나일 뿐
이다,라는 것이 이 사람의 인식입니다.
자기가 아는 외국인들도 그렇게 여긴다나?
그리고 민족사관고 같은 이들은 곧바로 미국 유학코스로 가는 이들 많다면서요?
아울러 신문에도 가끔 나잖습니까? 국내대학 진학 하지 않고 해외로 간다 등등.

내가 왜 이런 이야기를 하느냐면,
흔히  이런 학벌 문제를 거론하면
게시판에서 익명으로 (본명으로는 이런 식으로 하는 이들이야 한나라당에
좀 있었지만) 이렇게 하는 이들이 이렇게 말하곤 하지요.

- 그러게. 그때 열심히 공부하지 그랬어.
- 억울하면 지금이라도 시험봐라.
- 서울대 컴플렉스냐?

이런 식으로 대응한다는 것이지요.

또한 같은 서울대 출신 안에서도 법대, 의대랑 인문대, 이공계, 농대
이런 차이도 있더군요.

나는 이러한 주장들을 보면서 오히려 다른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즉 오히려 저렇게 서울대 컴플렉스냐,라고 말하는 이들이 오히려 컴플렉스가
심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것을 감추기 위해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책임을 남에게 전가한다는 것이지요.

저의 입장은 열등/우등을 나누는 건 우월적 가치판단에서 열등이 나온다고
여깁니다.

가령 일제의 조선을 강점하였을 때,
일제 학자들은 조선의 열등함을 강조하였습니다.

조선인들은 더러워 위생적이지 못하고,
당쟁만 맨날 하여 나라를 이 꼴로 만들었으며,
사대근성이 농후하여 오랫동안 중국의 속국으로 만족했으며,
본시 게을러서 사흘에 한번씩 두들겨 맞아야 하는,
열등의식이 많은
엽전 놈들이다.

그런데 저의 관점에서는 이것을 역으로 일본인에게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
이죠.

위생적이다? 이건 근대의 관점인데요.
서구에서도 가령 문명의 도시라는 파리가 얼마나 지저분했었나요?
또한 당쟁, 사대근성, 게으름, 열등의식 이런 것 상기한 식으로 얼마든지
일본인에게 적용가능합니다.

그리하여 제가 볼 때에는 상기한 식의 조선인에 대한 발언은
오히려 자신의 열등감을 감추고 싶어하는 일부 일본인, 일제의
민족 컴플렉스에 기인한다고 본다는 것이지요.

자신보다 약자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철저히 짓밟고,
강자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는 고개를 수그리는 그런 것 말입니다.

다른 말로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하는 것이라 보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보통 우리들은 이를 일본인 근성이라고 비판합니다.
하지만 과연 이것이 일본인 고유의 근성일까요?

서양인들이 일본인을 그간 대한 것, 아니 중국인을 대한 것을 보세요.
그리고 서양인들 내에서도 그들 내부에서 각자 다룬 것을 보면,
이런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습니다.

제가 아나키와 기타 등등에서 쓴 '이발사 이야기'는 바로 그러한 점을
반어적으로 쓴 것입니다. 이는 실제로 있었던 일인 것입니다.

그 이발사가 나와 싸울 때 말발이 딸리자
한 말이 보아하니 중졸은 나온 듯싶은데....하는 말이었거든요.

그 다음에 내가 어떻게 했느냐, 비웃었느냐 하지 그러하지 않고
항의를 끝냈다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비아냥거리기 위해서 자신을 감추고 비꼰 것이 아니라
실제로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그는 고졸이었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나는 그가 학벌 컴플렉스가 있다고 말한 것입니다.

그러나 요즘 많은 이들이 고졸이고 대졸과 고졸 사이가 문제가 되는
시기이니 이 문제는 사소한 것처럼 보일 수 있겠지요.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학부졸업과 석사, 박사 학위 여부가 중요하겠
고, 이 차이를 또한 두지만 말입니다.

그의 학벌 컴플렉스는 현재 한국사회에서 별다른 영향력을 주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과거에 많은 우리 부모들이 초등학교 졸업도 못한
이들이 많았다는 점에서는 과거에는 문제가 있는 발언이었습니다.
그보다는 대학나와서 고졸자를 비하하는 태도가 요즘 가장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지요. 혹은 일류대를 나와서 그렇지 못한 학
교를 문제삼는 경우도 있겠지요.

그러한 까닭에 나는 어떤 이와 이발사를 대비시킨 것입니다.
그에 대한 서울대 어쩌구하는 발언도 이발사의 일처럼 시대가 흐르면
그의 대학출신이 별다른 영향력을 주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란 점이지
요. 그리고 요즘 서울대 대학원 미달되는 경우도 많지 않습니까?

정리하지요.

내가 말한 강조점은 서울대 컴플렉스에 빠졌냐,하는 식의 발언을 하는
이들이 오히려 저의 입장에서 의심의 대상이 된다는 점입니다.

내가 아는 몇몇 이들은 자신이 서울대를 나왔어도 상기한 식으로 말하
지 않습니다. 아니, 말만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그렇게 생각
하고 있더군요.

그리고 전공학부에 대해 쓸 데 없이 비교우위 주장하며 잘난 척하면서
다른 전공학부를 비난하지도 않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했던 핵심은 바로 저런 컴플렉스 운운하고 주장하는 이
의 심리상태인 것입니다.

나는 그런 이들이 겉으로는 진보, 좌파, 노동운동 운운하지만
속으로는 출세한 이들을 부러워하면서 내가 저 새끼보다 못한 게 뭐야?
하면서 제일 먼저 그들 머리 속에서 떠오르는 것이

나는 서울대 출신이다,라는 것이 아닐까 싶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를 본아이디가 아닌 다른 필명의 아이디로 이런 걸 내세울 때
나는 더더욱 그들을 의심한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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