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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코프스키 2009-06-05 20:44:54, Hit : 875
Link #1    http://www.saesayon.org/journal/view.do?pcd=EC01&paper=20080430093314778
Link #2    http://www.saesayon.org/journal/view.do?pcd=EC01&paper=20080430093314778
Subject   [새로운 사회를 여는 연구원]노블리스 오블리제? No! 노블리스!
[황상윤의 삐딱하게 세상보기]
노블리스 오블리제? No! 노블리스!
국민의 직접경영과 직접정치가 필요하다
2008.04.30 ㅣ 황상윤/새사연 운영위원

누군가를 질타하면서 이런 말을 할 때가 있다.
“너, 정치하냐?”

누군가에 대한 일말의 인간적 기대감조차 접게 됐을 때, 이런 말을 할 때가 있다.
“그 인간. 정치인 다 됐어!”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안주 삼아 대한민국의 정치 제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실질적으로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이 국회의원이 될 수 없는 현행 제도의 문제점이 화두에 올랐다. 그 때 난 이런 주장을 했다.
“실질적으로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이 국회의원이 되려면 실질적인 공동체 단위에서 국회의원을 뽑아야 되며, 그러기 위해서는 선거구를 보다 세분할 필요가 있다.”

이 말을 했을 때 즉각적으로 내게 돌아온 반응은 한결같았다.
“그 사기꾼들을 더 늘리자고?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

그랬다. 우리에게 현실 정치인은 도둑놈이고 사기꾼일 뿐이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도둑놈이고 사기꾼인 인간들이 어디 정치인뿐이겠는가. 실질적인 권력 집단이라 할 수 있는 재계는 더욱 심하다. 경제 개혁이나 재벌 개혁까지 언급할 필요도 없다. 현행법만 평등하게 적용해도 대부분의 재벌 총수들과 그 주변부의 핵심 인물들은 감옥에 있어야 할 터이다.

그들의 도둑질을 숨기고 숨기다 더 이상 숨길 수가 없을 때 수사하는 흉내를 낸다. 수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흉내를 낼 뿐이다. 이 수사의 과정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도구는 아마도 휠체어일 것이다. 휠체어를 타고 검찰에 출두하는 재벌 총수의 모습이 언론에 보도된 후, 지금까지 사회적 기여도를 생각하여 어쩌고저쩌고하는 판결문이 한결같이 내려진다.

이런 모습을 보고 일반 서민들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 말한다. 그리고 평등하지 못한 현실의 상황을 한탄한다. 평등하고 공정한 법집행을 바란다. 그러나 특별한 사람들은 특별한 사람들답게 서민들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한다.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필요하다고.

먹물들아! 노블리스 자체가 문제라고!

지도적 인사들이 대한민국을 진단할 때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없는 것이 문제라는 이야기들을 많이 한다. 사회의 지도적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그에 맞는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며, 그에 맞는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서민들에게 요구되는 도덕성과 의무도 다하지 못하는 지도적 인사들에게 서민들보다 높은 도덕성과 의무를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야 사회가 바람직하게 발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지도적 인사들은 지도적 인사답게 서민들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간 주장을 한다. 말도 입 안에서 착 감기도록 ‘노블리스 오블리제’라고 멋들어지게 표현한다. 괜히 지도적 인사가 된 것은 아닌가 보다.

부끄러운 일이지만, 이제와 은근슬쩍 고백하거니와 난 사실 ‘노블리스 오블리제’란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더랬다. 누군가에게 물어보면 쉬울 것을 그래도 명색이 철학 전공자이고, 대학에서 철학 강의까지 한 인간이 그런 것도 모른다고 타박 받을까봐 물어보지도 못하고 전전긍긍했던 적이 있었다. 그래서 혼자 몰래 사전을 펼쳐놓고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찾아 봤다.

noblesse : 귀족, 귀족계급(특히 프랑스의); 고귀한 태생(신분)
noblesse oblige : 높은 신분에 따르는 도덕상의 의무

맙소사! 귀족이라니. 귀족은 귀족에게 통치되어야할 평민을 전제해야 존재할 수 있다. 귀족은 평민을 통치할 권한을 가지며, 평민을 지켜줄 의무가 있다. 이 말은 ‘평민은 귀족에게 보호받을 권리가 있으며, 귀족에게 복종해야할 의무가 있다’는 주장이 없으면 무의미해진다.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부재’를 말하는 것은 그러니까 평민은 자신의 의무를 다하고 있는데, 귀족이 자신의 의무를 다하고 있지 못하다는 질타인 셈이다. 평민에 대한 귀족으로서의 의무를 다하라는 말이다.

책임에 따른 권한이 필요하다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현대판 귀족들이 누리는 권한에 맞는 책임을 진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미 FTA 인준의 권한을 국회의원들은 가지고 있다. 그러나 한미 FTA 인준의 책임을 국회의원들이 어떻게 질 수 있는지 난 알지 못한다. 다음 선거에서 낙선을 한다고, 감옥에 간다고 인준의 책임을 다 한 것은 아니다. 파괴되는 국민 전체의 삶으로 그 인준의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

자본가에게 경영권에 대한 책임을 다하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자본가들이 경영권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질 수 있는지 난 알지 못한다. 경영의 오류로 회사가 부도나면 재산상의 손실로 책임지면 된다고 주장할지 모른다. 그러나 재산상의 오류로도 다하지 못하는 책임이 남아 있다. 결국 부도의 책임은 회사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의 피눈물로, 그 가족의 파탄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삼성같은 거대 기업의 책임은 전 국민의 경제생활로 책임질 수밖에 없다.

그러니까 현재의 문제는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자신의 권한에 맞는 책임을 다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문제는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권한을 소수의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독점하고 있는 데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노블리스 오블리제’를 강하게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사회 지도층 인사들이 독점하고 있는 책임질 수 없는 권한을 실질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일반 국민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한미 FTA 인준의 결과를 자신의 삶으로 책임질 수밖에 없는 국민들에게 그 권한을 돌려주는 것이 지금 필요하다. 기업 경영의 결과를 자신과 가족들의 삶으로 책임질 수밖에 없는 노동자들에게 그 권한을 돌려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게 사회 지도층의 의무를 강화하는 것이 아니라 그 권한을 축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게 노블리스 자체를 해체하고 실질적인 책임을 국민 전체가 갖는 것이 필요하다. 그랬을 때만이 국민과 괴리된 소수의 도둑놈 집단의 정치가 아니라, 국민 전체가 정치를 하는 진정한 정치 개혁도 가능할 것이다.

* 이 글은 월간 <말> 5월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http://www.saesayon.org/journal/view.do?pcd=EC01&paper=20080430093314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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