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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돕헤드 2003-03-17 23:36:28, Hit : 1538
Subject   프로스페르 메리메 <타망고>


이 이야기는 흑인매매가 성행하던 시대에 흔히 일어나곤 했던 노예들의 반란에 관한 것이다.
프랑스 국적의 에스페랑스(희망)호는 튼튼하게 건조된 훌륭한 노예선이었다.
몇주 전 낭트를 떠난 그 배의 지휘자는 르두 선장이었다.
당시 미신을 믿는 이들은 에스페랑스호가 금요일에 출항한다는 사실을 염려했다.
이야기는 배가 아프리카의 호알레 지방, 코트데제스클라브(노예해안)에 처음 기항하면서 시작된다.

그곳에서, 이름난 전사이자 노예상인이인 타망고는 르두 선장에게 30명 가량의 노예를 팔아넘겼다.
거래의 성사를 축하하며 당사자들은 브랜디에 흠뻑 취했다.
이튿날, 타망고는 술기운이 단번에 달아남을 느낀다.
술에 취해 인사불성이 된 상태에서, 그의 여러 아내 가운데에 가장 아끼던 에이셰를 르두 선장에게 팔아버린 것이다...

이런! 이미 돛을 올린 노예선이 난바다로 나서고 있다.
고통과 분노에 사로잡힌 타망고는 서둘러 작은 배에 몸을 싣는다.
이윽고 에스페랑스호를 따라잡은 그는 담판을 지으려 한다.

노예선 선장으로서는 절호의 기회이다.
힘세고 건장한 타망고가 그의 손아귀로 굴러들어온 것이다.
아주 비싼 값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르두 선장과 그의 부하들은 타망고를 배 밑바닥에 처박는다.

어느날 아침, 타망고는 갑판 위에서 에이셰를 발견한다.
르두 선장의 몸종이 되어버렸지만, 그녀는 여전히 발랄하고 애교가 넘친다.
타망고는 피가 거꾸로 치솟아오르고, 가슴이 찢어지는 듯하다.
그러나 그는 자유로운 몸이었을 때만큼이나 결연하고 당당한 표정으로, 눈길조차 주지 않고 에이셰의 곁을 지난다.
그를 알아본 그녀는 어쩔 줄 모르고, 애원하며 타망고의 발밑에 엎드린다.

"용서해 주세요. 타망고, 용서해 주세요!"
절망에 빠져 그녀가 말한다.
타망고는 그녀를 오랫동안 바라본다.
1분은 좋이 되는 시간이다.
타망고는 그제서야 간수들에게 발각되지 않도록 숨죽인 소리로 에이셰에게 요구한다.

"줄!"

다음날, 그의 곁을 지나던 에이셰는 그만이 알아볼 수 있는 신호를 보내며 구운 빵을 하나 던져준다.
그 속에 줄이 있다.

타망고는 자신과 그의 동료들의 몸을 단단히 묶고 있는 사슬을 줄로 조금씩 갉아낸다.
엄숙한 맹세로 굳게 뭉친 공모자들은 이미 계획을 세워놓았다.
타망고를 대장으로 한 가장 용감한 이들이 간수들의 무기들을 빼앗을 것이다.
다른 몇몇은 선장실로 가서 그곳의 소총들을 탈취할 것이고...
어느날 마침내 모든 사슬이 끊긴다.

타망고는 커다란 고함을 지른다.
복수의 순간, 자유의 순간이 온 것이다.
가장 먼저 죽음을 맞은 이는 당직사관과 족쇄의 열쇠를 가지고 있는 부선장이다.
이제 무리를 이룬 흑인들이 갑판 위로 쏟아져 나온다.
무기를 손에 넣지 못한 이들은 노를 들고 싸운다.

싸움이 한창 무르익고 있다.
그때 자신이 죽인 흑인들의 피로 범벅이 되서 서 있던 르두 선장은 타망고를 알아본다.
이윽고 그가 이 모반의 주동자라는 사실을 알아차린 르두 선장은 큰 소리로 그를 부르며 칼을 높이 쳐들고 달려든다.
타망고는 총신의 끝부분을 잡고 소총을 마치 곤봉처럼 잽싸게 휘두른다.
두 우두머리는 앞갑판과 뒤갑판을 연결하는 좁은 통로에서 맞부딪친다.
얼마 안 있어 선장의 무력한 손아귀에서 칼이 빠져 나가고, 그것을 집어 든 타망고는 이미 초주검이 된 적을 몇 번이고 내리친다.
잠시 후 타망고는 몸을 일으키고, 이어서 그가 부르짖는 승리의 외침이 길게 이어진다.
백인들은 남김없이 갈가리 찢겨 바다에 던져진다.
하지만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흑인들은 배를 다루는 법을 모른다.
한번의 실수로 돛대 둘을 부러뜨린다.
그들은 공포에 사로잡혀 구명정에 몸을 싣는다.
그러나 너무 많은 사람을 태운 배는 뒤집히고 만다.
구사일생으로 목숨을 구해 선박으로 돌아온 몇 안 되는 이들도 며칠 못 가 죽게 될 것이다.
몇 주일 뒤, 인근 해역을 지나던 영국 선박이 돛도, 돛대도 갖추지 않고 정처없이 바다를 떠도는 선박 하나를 발견한다.
거기엔 겨우 사람이란 것을 분간할 수 있을 몰골의 생존자 한 명이 남아 있다.
앙상하게 뼈만 남아 초췌한 모습을 한 그는 시체나 다름없다.
부러진 돛대의 발치에 앉아 있는 그는 말하지도 움직이지도 못한다.
그가 바로 타망고이다.


프로스페르 메리메
<타망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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