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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코프스키 2009-03-24 14:10:31, Hit : 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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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울산대신문]21세기 자유, 기지개 켜는 아나키즘 -시민·환경운동 사상 배경으로 떠올라
21세기 자유, 기지개 켜는 아나키즘 -시민·환경운동 사상 배경으로 떠올라
울산대신문 기자

편집자주 : '아나키즘'이 주목받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는 물론 우리 나라에도 아나키즘학회와 단체가 생겨났고, 관련 저서 출판이 잇따랐다. 강단에서도 아나키즘 전공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인터넷상에서도 아나키스트들의 활동이 활발하다.
  최근 우리 나라 아나키즘 활동을 살펴보고 이와 함께 아나키즘 분파에 대해 정리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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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망쳐!'
 
미국 1차대전 참전 반대한 전투적 아나키스트 골드만

  무슨 외침이 아니다. '어느 아나키스트의 고백'이라는 부제를 달고 올해 여름 발간된 박일문의 소설 제목이다. 이렇듯 소설에도 아나키스트가 등장했다. 영화 <아나키스트>가 나온지 1년여 만이다.

  그러나 영화 <아나키스트>가 1920년대 중국에서 격렬한 무장투쟁을 벌였던 '역사 속'의 한국인 아나키스트들을 다룬 반면 이 소설은 지금 '현실 속'의 아나키스트적인 인간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주인공 흑도라는 인물은 대학 입학 전부터 프루동, 바쿠닌, 크로포트킨 등의 아나키즘 저작에 기울어져 있던 학생이었고, 대학에 들어가서도 아나키즘에 몰입해 서클 '검은 깃발'에서 활동하는 등 대학을 포함한 제도교육과 현 지적체계를 전면 부정한다. 또, 자본주의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들을 위해 동해안에 아나키즘 공동체 건설을 꿈꾸기도 한다.

  한국의 아나키스트들은 그러나 더 이상 소설 속에만 존재하지 않는다.

  올해 2월 한국아나키즘학회가 공식 창립했고, 4월에는 첫 학술대회를 열기도 했다. 이보다 훨씬 앞서 이미 93년 대구에서, 94년에는 부산에서 각각 아나키즘 연구회가 결성됐으며 국민문화연구소 산하기관으로 서울자유사회연구회도 발족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현대 아나키즘의 주된 영역으로 자리잡은 '자유학교' 운동도 곳곳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서울 국민문화연구소에서는 매주 자유학교 운영에 관한 모임이 열리고 있으며, '자유학교 물꼬'라는 단체는 2004년 3월 충북 영동에 생태공동체 마을과 자유학교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현재 활동 중이다.
 
 '물꼬'는 "학교가 삶터요 삶터가 곧 학교인 생태공동체 자유학교를 꿈꾼다"를 내걸고 지난 9월부터 계절학교와 방과후 공부로 아이들을 만나며 이미 자유학교를 실험하고 있기도 하다.

  '두레마을' '야마기시즘 공동체' 등 전국적으로 이미 100여 곳에 이르는 생태공동체들은 이미 우리에게 익숙해 있는 아나키즘 운동 중에 하나다. 90년대 중반 이후 급격히 늘어난 이들 공동체들은 환경친화적인 농법으로 논밭을 일구고 노동과 분배를 공동으로 하며 꾸려가고 있다.

  공식적인 행사에도 이제 아나키스트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드러내기를 주저 않는다. 지난 11월 11일 2001 전국노동자 대회에서도 이들은 아나키즘 깃발을 들고 자신들의 주장을 적은 전단지를 만들어 나눠주며 사람들을 만나기도 했다.
 
이들 아나키스트들은 지난해 노동절 때 국제아나키스트동맹(IAL) 깃발을 들고 기습 거리 축제를 벌이기도 했다.
 
또, 노동절 본 행사에서 일군의 아나키즘 지지자들이 아나키스트의 전통적 상징인 '서클 A' 깃발을 들고 시위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아나키즘에 대한 책들의 출간도 빼놓을 수 없다. 박일문씨의 소설도 두드러졌지만, 로버트 볼프의 고전저작인 <아나키즘-국가권력을 넘어서>와 부경대 조세현 교수의 <동아시아 아나키즘, 그 반역의 역사>라는 책이 올해 초 독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지난 5월에는 <아나키스트 이회영과 젊은 그들>이라는 책도 선보였다.

  인터넷 공간에서도 아나키스트임을 자처하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Arnarchy in South Korea' '약골님의 홈페이지' '권상구님의 홈페이지' '꿈꾸는 사람들의 모둠살이' 등이 그 대표적인 사이트들이다. 

  이처럼 아나키즘은 '주류' 이데올로기는 아니지만 우리 생활 곳곳에 이미 똬리를 틀고 있다. 우리 나라 아나키즘은 시민사회 운동이 거세게 터져 나왔던 90년대 들어 역사 현장에 다시 나타나기 시작했다. 80년대 마르크시즘에 회의를 느끼던 사람들이 90년대 이후 자생적인 아나키스트들로 탈바꿈한 사람들도 많다.

  이들이 자신들의 존재를 처음으로 알렸던 계기는 96년 <아나키, 환경, 공동체>라는 책 출간이었다. 이들은 "아나키즘은 좌절한 실존들의 추억 만들기가 아니다"라는 말로 자신들의 존재를 현실화시켰다. 또 이들은 책의 서문을 통해 아나키즘이 21세기 '제3의 노선'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19세기와 20세기 초 마르크스주의자들로부터 쁘띠부르조아적 운동가, 과격한 슬라브민족주의로 폄하당했고, 우리 나라 식민지 기간 중에는 불온한 지식인으로 외면됐던 아나키즘이 21세기에 다시 부활하고 있는 연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반(反)권위성과 다원성에 뿌리를 둔 이들의 주장이 신자유주의 세계화 시대 초국적 자본과 시장경제의 획일성을 비판할 무기가 된다는 점이 지식인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그런 면에서 아나키즘은 세계적으로 시민운동과 NGO운동 및 환경운동의 사상적 배경으로 떠오르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아나키즘은 늘 우리 곁에 '없는 듯' 있다. 아나키즘은 구조화한 혁명이론으로서가 아니라 일상 삶의 문제에 가까이 밀착해 있으며, 하나의 단일한 '주류' 흐름이 아니라 여러 '경향'으로서만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왜일까. 미국의 저명한 언어학자 노엄 촘스키는 이렇게 답한다.

  "아무도 아나키즘이란 용어를 독점할 수 없다. 아나키즘은 학설이 아니다. 사상과 행동의 역사적 경향이다. 이 경향은 계속해서 개발하고 발전 중인 수많은 길을 가지고 있으며 내 생각에는 인류의 역사가 있는 한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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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키즘 정의하기
                        
                         '에코 아나키즘'에서…
                                                   '라이프 스타일 아나키즘'까지 
 
 
 아나키즘에 대해선 이런 말이 있다.

  "열 명의 아나키스트들에게 아나키즘의 정의를 물어 보라. 열 가지의 각각 다른 대답을 내놓을 것이다"라고. 그만큼 아나키즘 내부에는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우선 아나키즘이란 단어는 그리스어에서 '아니다', 혹은 '반대'를 의미하는 '안'(An)과 '권위적 통치', '전제'를 뜻하는 '아르코스'(Archos)의 합성어로 '권위적 통치를 배격한다'는 의미다.
 
흔히 '무정부주의'로 불려지는데 이것은 식민지 시절 일본이 아나키스트를 탄압하기 위해 붙인 잘못된 번역이라고 한다. 

  아나키즘이 등장한 것은 19세기 유럽. 당시 프랑스 사회주의자 프루동이 처음 이 용어를 사용해 이론을 세웠고, 이후 러시아 사회주의자인 바쿠닌과 크로포트킨 등이 이를 이어 받아 더욱 체계화시켰다.
 
당시 마르크스주의자들에 의해 테러리즘과 몽상가들로 낙인찍혀 이후 아나키즘은  대중들에게 그 본래 의미와는 다르게 허무하고 폭력적인 이념으로 왜곡된 채 전달됐다. 

  1960년대 유럽사회에서 아나키즘의 본질이 새롭게 연구되기 시작했고, 환경친화적 생태주의, 공동체운동 등으로 발전됐다.

  아나키즘의 최근 흐름 가운데 주류를 이루는 것은 단연 '에코-아나키즘'이다. 이것은 생태학(Ecology)과 아나키즘을 접목시킨 것으로 환경생태 문제가 단순히 자연과 인간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문제라고 보는 것이 기존 생태학과 다른 점이다.
 
 인간사회의 위계질서, 억압과 착취 및 선진국과 3세계간의 불균형 등을 없애야만 진정한 환경생태 문제 해결이 가능하다고 본다. 우리 나라에서는 동국대학교 구승회 교수가 95년 <에코필로소피>라는 저작을 통해 최초로 이 주장을 펼쳤다.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아나키즘의 전통이 강한 유럽 국가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은 '아나코-생디칼리즘'이다.
 
아나키즘과 생디칼리즘(Syndicalism.노동조합주의)이 결합된 말인데, 이것은 공동체를 강조하는 것으로 노동조합을 기반으로 한 공동체적 재산의 공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스페인에는 아나코-생디칼리스트 노조인 전국노동총연맹이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다. 프랑스에서도 전국노동연맹이 4천여 명의 회원을 확보할 만큼 대중적 지지기반을 얻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스페인의 '몬드라곤 협동조합 복합체'에 대한 체계보고서인 <몬드라곤에서 배우자>라는 책이 지난 92년 출간돼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미국 아나키즘의 주류라면 '개인주의적 아나키즘'을 들 수 있다. 이것은 문명거부와 반도시적 성격을 특징으로 한다. <월든>, <시민불복종>의 저자 헨리 데이빗 소로우도 이에 해당하는데 대체로 자연주의적 경향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최근 미국에서는 '라이프스타일-아나키즘'이라는 것도 등장했다고 한다. 이것은 조직적 운동이라기보다 자녀 학교에 안보내기, 특정물건 소비하지 않기 등 개인 생활양식을 변화시킴으로써 아나키즘을 실천하는 운동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