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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스코프스키 2009-01-09 20:25:48, Hit : 1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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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jkphoto/책사람]아나키즘 - 개념정리 / 난 얼마나 아나키스트일까? & 중요문장 스크랩

아나키즘 - 개념정리 / 난 얼마나 아나키스트일까?

  아나키즘 - 비타 악티바 : 개념사 02  하승우 지음
'비타 악티바 개념사'는 한국 사회와 현대 세계를 이해하는 데 가장 기본적인 열쇠가 되는 사회과학 개념들을 뽑아 그 의미와 역사, 실천적 함의를 해설하는 시리즈다. 이 책은 권위와 규제에 반대하는 아나키즘, 차이와 자치의 사상으로 새로운 사회를 꿈꾸는 아나카즘에 대해서 알아본다.


작은 크기에 아나키즘이란 단어가 큼지막하게 박혀있는 이 책은 서점에서 발견한 순간 내 눈을 사로잡았다.
이전에 나의 정치성향을 알아보았을 때도 등장했던 이 아나키즘이란 단어는
내 정치 성향의 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에도,
그저 무정부주의정도로 치부해 버리고 더 이상은 그다지 알려고 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짧지만 핵심개념을 담고 있다고 생각되는 이 책을 읽게 됨으로써 아나키즘에 대한 이해를 키울 수 있었다.
사실 아나키즘에 관련된 책은 이것이 처음이었기에 책이 어느정도 수준인지 판단하지는 못하겠고,
다만 이 책과 같은 시리즈로 인권, 시민, 아방가드르, 계급 편도 나와 있기에
그동안 피상적으로만 알았던 사회과학 개념들을 쉽게 맛볼 수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리라 생각된다.

(단, 책의 두께에 비해 생각보다 가격이 쎄다.
현재의 반정도 가격이었더라면 시리즈로 다 구입해놓고 봐도 괜찮았을 거라고 생각했을텐데 말이다.)

다음은 책에서 밑줄 긋기

"아나키즘을 무정부주의로만 받아들이는 것은 아나키즘을 오해하는 것이며,
이 한 가지 틀로만 해석하면 아나키즘의 다채로운 면들을 깨닫지 못하게 된다.
아나카즘을 삶의 신념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아나키즘을 단순히 '무정부주의'로 번역하지 않는다.
이들은 '반강권주의'가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말한다.
아나키즘은 국가만이 아니라 시장의 폭력에 맞서고
여성을 억압하는 가부장제와 생태계를 파괴하는 개발주의에도 반대하기 때문이다."
- p.12

"모든 아나키스트는 다른 부류의 사람과 구분되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사회조직에서 권위주의를 부정하고 이를 토대로 설립된 제도의 모든 규제를 증오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권위를 부정하고 그에 맞서 싸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나키스트다"
- p.44, 프랑스의 아나키스트, 포르

"계급이나 직함으로 서열을 매기는 사회는 대부분 소수의 사람들이 다수의 사람들을 지배하는 것을
정당화하는 피라미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아나키즘은 이런 피라미드에서 빠져나와 수평적인 네트워크,
서로가 서로의 자유를 위해 관심을 기울이고 싸우는 네트워크를 지향한다.
이런 네트워크의 개념은 개인의 절대적 자유만을 강조할 것 같은 아나키즘이
사실은 강력한 연대의 사상일 수 있게 한다."
- p.116 ~ p.117

개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각종 규제
특정한 목적을 위해 권위에 의해서 움직이는 조직이나 사회
또한 정당한 비판의식 없이 무의식적으로 흘러가는 사회 분위기 등에 강력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던 나였기에
이전의 정치성향 테스트에서도 아나키즘적인 요소가 포함되었긴 하지만
이 책을 보니 더욱더 내 성향이 아나키즘에 가까웠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다만 국가가 필요치 않고, 작은 공동체를 통해 사회가 굴러가야 한다는 급진적인 생각은
아직은 나에게 크게 와닿지는 않는다.
하지만 아나키즘의 기저에 깔린 민중으로부터 민중에 의한 사회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과
그것이 사회주의와와는 차별성을 갖고 있다는 점
또한 현재의 대의민주주의가 가진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아나키즘에서 찾을 수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동감하는 바이다.

과연 현재의 민주주의만이 올바른 것인가에 대한 깊이있는 생각이 필요한 때인것 같다.
작금의 어이없는 선거 결과와
내가 생각하는 상식과는 어긋나는 지금의 현실
그리고 그 속에서 꿈틀대고 있는 섬뜩한 이미지들을 생각해 보면
지금의 아니 우리나라의 민주주의는 아직 멀었다라는게 너무나 느껴지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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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런데 아나키즘을 삶의 신념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아나키즘을 단순히 ‘무정부주의’로 번역하지 않는다. 이들은 ‘반강권주의’가 더 정확한 표현이라고 말한다. 아나키즘은 국가 만이 아니라 시장의 폭력에 맞서고 여성을 억압하는 가부장제와 생태계를 파괴하는 개발주의에도 반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아나키즘이 추구하는 미래는 완전한 무질서가 아니라 내가 합의한 질서를 뜻한다. 내가 스스로 복종하기로 마음먹었다면 그 질서는 나를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뜻을 완성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아나키스트는 모든 권위를 무조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강압적익고 억압적인 권력을 거부한다. 아나키스트는 스스로 동의한 권위이면 전체의 결정이라도 자신이 결정한 것처럼 따르려 한다. 따라서 아나키즘을 무정부주의로만 받아들이는 것은 아나키즘을 오해하는 것이며, 이 한 가지 틀로만 해석하면 아나키즘의 다채로운 면들을 깨닫지 못하게 된다. (12면)




2. 자연히 보살핌이나 돌봄보다 경쟁력이 최고의 가치로 여겨지고, 나보다 약한 사람을 배려하기보다는 나보다 강한 사람에게 잘 보이는 것이 성공의 법칙으로 권장된다. 우리의 미래는 함께 살고 함께 즐거운 사회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13면)




3. 아나키스트들은 자급이 가능한 소규모 사회를 꿈꾼다. 그리고 자급자족의 기본은 농업을 터전으로 삼아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할 때에만 갖춰질 수 있다. (14면)




4. 자유무역협정(FTA) ... 선의의 협정 같지만 실제로는 강대국이 약소국을 지배하고 약소국 내의 기득권층의 배만 불리는 도구로 쓰이고 있다. (15면)




5. 인도의 전통적인 마을 회의기구인 판차야트Panchayat에서 스와라지의 토대를 찾은 간디는 “진정한 민주주의는 중앙에 앉아 있는 스무 명의 사람들에 의해 작동될 수 없다. 그것은 마을의 모든 주민들에 의해 아래로부터 작동되어야 한다”라며 자치의 원리를 강조했다. (17면)




6. 아나키즘은 잘못된 결정이나 부당한 대우에 맞서 저항하고 싸울 때에만 나의 자치와 행복이 보장될 수 있다고 믿는다. (19면)




7. 무정부주의라는 잘못된 낙인과 함께 아나키즘이 가장 많이 받는 오해는 테러리즘이라는 비난이다. 하지만 아나키즘은 무차별적인 테러를 찬양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회 정의와 모두의 행복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스스로 찾으라고 권한다. 아나키즘은 어느 한 가지길만이 옳다고 주장하지 않고 각자의 삶 속에서 자신이 선택한 결정과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19면)




8. 하지만 아나키즘은 세상 만물이 서로 연결되어 있으므로 경쟁할 때보다 협력할 때 더 잘 살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 점에서 쌀 한 톨이 우주를 품고 있다고 보는 동양의 사상은 절대적인 자유를 주장하는 아나키즘과 공통점이 많다. (20면)




9. 하지만 아나키즘이 강조하는 자유는 사회적 자유, 다시 말해 개인의 자율성이 사회적 관계에 의존한다는 의미의 자유이다. “지상의 단 한 사람이라도 자유롭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나는 자유롭지 않다”라는 바쿠닌의 말처럼 아나키즘은 나만의 자유가 아니라 모두의 자유를 추구한다. 아나키즘에서 자유와 평등은 대립하지 않는다. (21면)




10. 아나키즘은 역사가 정해진 경로를 따라 발전한다고 주장하지 않으며, 미래의 사회가 어떠한 질서를 갖춰야 한다고 규정하지 않는다. 아나키즘은 그런 주장을 하는 기계적인 역사발전 이론을 비판하면서 풀뿌리 민중이 스스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해야 한다고 믿었다. 인간의 미래를 미리 알려주는 예언적인 이론은 불가능하다. 아나키즘은 마르크스가 주장한 과학적 사회주의와 달리 본능적인 반란과 저항의 힘을 믿었다. 사회를 설명하는 과학적인 이론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인간의 본능적인 자유를 억압한다. 아나키즘은 모든 사람이 혁명적인 열정, 즉 자유와 평등을 향한 열정과 반란을 추구하는 신성한 본능을 소유하고 있다고 보았다. 그런데 경직된 이론은 자유롭고 다양한 열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몰아가기 때문에 열정을 과열시켜 결국은 파멸을 부르기 쉽다. 이 점은 사회주의를 추구하던 국가들의 몰락에서 증명되었다. (23면)




11. 아나키즘의 기원은 그리스어 ‘아나르코스’로 거슬러 올라간다. 아나르코스는 ‘선장이 없는 배의 선원’이라는 뜻이다. (26면)




12. 하지만 그런 걱정과 달리 머리를 맞대고 사람들과 나눈 대화는 우리의 생각을 더 풍성하게 만든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는 내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나 놓친 점을 보완하는 소중한 충고이다. 설령 배가 산으로 간다 해도 그 산이 우리에게 또 다른 고민거리를 던져준다면 그 경험은 아주 소중할 것이다. (27면)




13. “지배받는 백성이야말로 가장 존귀한 것이요, 국가를 떠받치고 있는 신들은 다음으로 존귀한 것이다. 그리고 지배하는 군주는 가장 가벼운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평범한 백성들의 마음을 얻는 자라야 천자가 될 수 있고, 천자의 마음을 얻는 자가 제후가 되고, 제후의 마음을 얻는 자가 대구가 된다. 그러나 한 나라의 군주(제후)가 사직을 위태롭게 하면, 그 군주는 곧 변혁하여 새롭게 갈아치워야 하는 것이다. ... 그러나 평범한 백성들이야말로 영원히 갈아치울 수 없다.” 이처럼 맹자는 정치의 근본이 민중에게 있고 민중의 마음이 곧 하늘의 마음이라는 점을 서구의 정치사상가들보다 훨씬 앞서서 이야기했다. (28, 29면)




14. 노자는 백성의 수가 적은 작은 나라가 소박함과 순박함을 잃지 않고 평화를 누릴 수 있다며 ‘소국과민’을 주장했다. ... 노자는 설령 정부가 있다고 하더라도 민중을 다스리는 방식은 ‘악팽소선’, 즉 작은 생선을 삶듯이 자꾸 건드리지 말고 자켜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힘을 가진 사람이라고 해서 자기 마음대로 백성들의 삶을 쥐락펴락해서는 안 되고, 오히려 소중하게 보살피고 돌봐야 한다. (30면)




15. 그래서 임금은 현명해야 한다. 그는 백성들에게 무엇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백성들이 스스로 무언가를 찾아서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존재로서 무위의 철학을 가져야 했다. (30면)




16. 부지런히 자급하고 검소하게 살면서 묵가는 노동으로 먹고 사는 사람들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려 했고 그런 사람들이 서로에게 보이는 겸애와 사랑, 보살핌이 세계를 움직이는 원리라고 확신했다. (31면)




17. 이런 대동사상을 받아들여 자신의 혁명 이론으로 삼은 이가 조선 중기 선조 시대에 대동계를 조직화고 변화를 꿈꾸었던 정여립이다. ... 정여립은 몇 가지 선구적인 사상을 제시했는데, 대표적인 것이 ‘천하공물설’이다. “천하는 공물이니 어찌 일정한 주인이 있겠는가‘라는 물음은 그 시대에 가히 혁명적인 선언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34면)




18. 프루동은 자본주의 사회의 상식, 곧 열심히 노동해서 얻은 것은 영원히 그 사람의 소유물이라는 생각에 도전했다. 땀 흘려 일해서 먹고 사는 것이 중요하지만 일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사람을 몰아내고 ‘나만의 것’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신이 인간에게 자연이라는 축복을 내린 것은 분명하지만 그 축복은 한 사람만이 아니라 만인에게 골고루 내린 것이다. (40면)




19. ... 자본주의 국가와 시장이 프루동의 정의, 즉 “평등한 노동 조건 아래서 각자가 재산을 평등하게 나누”고 그런 관계 속에서 “‘자아’의 통일성과 단일성”을 지키는 정의로운 질서를 거부했기 때문에 프루동은 그들의 억압적인 질서를 거부했을 뿐이다. (41면)




20. ... 아나키즘은 사회에서 배제된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 속으로 조금씩 스며들었다. (42면)




21. 아나키스트의 역사를 정리한 애브리치Paul Avirich는 아나키즘의 경향을 네 가지로 정리한다. 첫 번째 부류는 아나코-코뮤니스트anarcho-chommunist로 국가와 시장을 대체할 코뮌(공동체)을 건설하려고 노력했다. 크로포트킨으로 대표되는 이 흐름은 ... 두 번째 부류는 노동자들의 조합이 국가를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아나코-조합주의자anarcho-syndicalist이다. 바쿠닌을 따르는 이 흐름은 ... 세 번째 부류는 아나코-개인주의자anarcho-individualist로, 이들은 코뮌이나 노동조합도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또 다른 권력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독일의 사상가 슈티르너Max Stirner가 대표적인 인물로 ... 네 번째 부류는 앞서 세 가지 부류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43, 44면)




22. 볼세비키 혁명은 국가를 해체하기는커녕 국가권력을 강화했다. ...한때 아나키즘과 생각을 같이했던 많은 사회주의자들이 이제는 아나키스트들을 산적이나 혁명의 적으로 비난하기 시작했다. (46, 48면)




23. 데이는 “우리 모두 조금 가난해지도록 노력합시다. 제 어머니께서는 ‘모든 사람이 조금씩만 덜 가지면 한 사람 몫이 나온다’라고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우리 식탁에는 항상 한 사람 몫의 자리가 더 있었어요”라고 말하곤 했다. 가톨릭 노동자운동은 사회 구조의 변화를 거부하지 않았지만 한 사람 한 사람이 그 변화의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55면)




24. 자본주의 없는 세상은 지금 당장 불필요한 물건 생산을 거부하고 무절제한 소비의 쾌락에서 벗어날 때 실현된다. 혁명은 멀리 있지 않고 내 삶 속에 있다. (57면)




25. “노예제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내가 한 마디로 “그것은 살인이다”라고 답한다면, 그 생각은 금방 이해될 것이다. ... 그런데 왜 “소유란 무엇인가”“라는 또 다른 질문에 대해 ”그것은 도둑질이다“라고 달할 때마다, 내 답변이 잘 전달되지 못했다는 노파심에 시달려야 하는 것일까” 사실 두 번째 답은 첫 번째 답이 모양을 바꾼 것에 불과한데 말이다. (66, 67면)




26. 이처럼 프루동은 노동의 대가라 해서 노동한 사람이 그것을 영원히 소유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노동의 대가로 받은 물건이나 생산물을 이용할 권리는 있지만 그것을 소유할 권리는 없는 것이다. 특히 모두가 함께 일해서 얻은 대가는 결코 한 사람의 것이라 할 수 없다. (68면)




27. 그렇다고 해서 프루동은 모든 것을 함께 써야 한다는 공유제를 지지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프루동은 공유제를 “강자에 대한 약자의 착취”라고 부르며 반대했다. ... 프루동은 무제한의 축적을 강요하는 자본주의와 인간을 평준화하려는 공산주의를 모두 반대했다. (70면)




28. 획일성을 규범으로 삼고 평준화를 평등으로 여기는 공유제는 전제적으로 부당하게 변한다. 반면에 소유는 그 전제와 침해에 의해 곧 압제적이고 비사회적으로 변한다. 공유제와 소유는 선을 원하지만 그 두 가지가 낳은 것은 악이다. 왜 그런가? 그것은 이 두 가지가 서로 배타적이기 때문이며 제각기 사회의 두 요소를 무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공유제는 독립성과 비례 균형을 무시하고, 소유는 평등과 법을 존중하지 않는다. (프루동) (70면)




29. 프루동이 점진적인 사회 변화를 추구한 반면에 바쿠닌은 대중의 폭력적인 저항을 지지했다. 바쿠닌은 억압이 있는 한 민중의 본능적이고 즉각적인 반항과 저항이 끊이지 않으리라 믿었다. 혁명의 조건과 방향을 분석하는 과학적인 이론보다 대중의 분노와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이 혁명을 살아 있게 한다. 특히 가난한 대중은 현재의 사회를 무너뜨리는 데 아무런 미련이 없다. 그들은 지금 이 사회에서 아무런 이득을 보지 못하고 착취만 당해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쿠닌은 뭔가 조금이라도 잃어버릴 것이 있는 노동 계급보다 그야말로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도시 빈민이나 실업자들이 진정 혁명적인 파괴를 주도하리라고 믿었다. (75, 77면)




30. 파괴의 충동이 창조의 충동이다. ... 바쿠닌은 혁명이 부정적인 파괴 만이 아니라 자주 관리와 자유로운 자기 조직이라는 긍정적인 목표를 가져야 한다는 점을 알고 있었다. (77면)




31. 바쿠닌은 “지상의 한 사람이라도 노예 상태에 있다”면 그것은 자신에게는 “모든 사람의 자유에 대한 부정”을 뜻한다고 선언했다. (78면)




32. ‘빵의 쟁취’는 ‘상호부조론’과 함께 코로포트킨의 사상을 드러내는 중요한 저작이다. ‘상호부조론Mutual Aid'이 협력과 연대에 기초한 상호부조가 동물 세계와 인류 문명을 이끌어온 힘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힘은 소수의 엘리트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에게서 나온다는 것을 동물학, 인류학, 역사학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증명했다면, ‘빵의 쟁취’는 그 증명을 바탕으로 인간 사회를 분석하고 다시 구성했다. 크로포트킨은 이런 생각을 아나코-코뮤니즘으로 이론화했고 노동 생산물뿐만 아니라 지식의 공동 소유까지 주장했다. (79면)




33. ... 그것은 소수가 생산에 필요한 모든 것, 즉 토지, 광산, 기계, 교통론, 식량, 주택, 교육, 지식 등을 독점했기 때문이다. (크로포트킨) .... 따라서 크로포트킨은 독점이 사라지면 인류가 진보의 유산을 골고루 나눠 가질 수 있다고 믿었다. 낭비되는 노동과 자원을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것에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지구 상의 많은 빈곤이 해결될 수 있다. 생산 기술의 발달 덕분에 이미 생산은 충분하기 때문이다. (80면)




34. 중간 계급이 왕권에 반항하여 자기의 지위를 확보하고 동시에 노동자에 대한 지배를 강화하기 위해 만든 의회 제도는 중간 계급이 지배하는 독특한 형태이다. (크로포트킨) ... 크로포트킨은 대의제 민주주의가 중간 계급, 즉 부르주아의 지배를 정당화하는 제도라고 주장한다. 선거를 통해 대표를 뽑는 체제가 민주적인 것으로 생각될지 모르지만, 현실에서 대표는 힘과 권력을 가진 사람들만을 대표하고 대다수 국민의 생각을 무시한다. 프랑스 사상가 루소의 말처럼 우리는 선거를 할 때에만 자유롭다. 그리고 대표를 통해서만 말해야 한다는 원칙은 자신의 이해관계를 대변해줄 대표가 없는 사람들은 말을 할 수 없게 한다. 그리고 사회가 발달하고 이해관계가 다양해질수록 대의제 민주주의는 근원적인 한계를 드러낼 수 밖에 없다고 크로포트킨은 날카롭게 지적한다. (83, 85면)




35. 북친Murray Bookchin은 아나키즘에 숨어있는 생태주의의 맹아를 직접 드러냈다. 아나키즘은 인간에 대한 인간의 지배만이 아니라 자연에 대한 인간의 지배를 포함해 모든 지배 관계를 없애자고 한다. (86면)




36. 중앙 집권적인 국가는 개인만이 아니라 생태계의 다양한 생명을 억압하고 그 다양한 생명체들이 자율적으로 자신의 미래를 결정한 권리를 보장하지 않는다. 따라서 생태적인 대안 사회는 단순히 자연을 보전할 뿐 아니라 인간 사회를 자율적이고 분권화된 공동체로 만들 때 실현될 수 있다. ... 북친은 생태적 감수성이 뛰어난 이론적 성과물이 아니라 바로 평범한 민중의 마음속에 있다는 점을 알았다. (89면)




37. 하지만 파괴만으로는 부족하다. 신채호는 바쿠닌의 말을 받아들여 “파괴만 하려고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건설하려고 파괴하는 것이나, 만일 건설할 줄을 모르면 파괴할 줄도 모들지며, 파괴할 줄을 모르면 건설할 줄도 모를지니라. 건설과 파괴가 다만 형식상으로 보아 구별될 뿐이요, 정신상에서는 파괴가 곧 건설”이라고 주장했다. (95면)




38. 그런데 일하는 사람들에게 자유와 풍요로움은 단지 물질적인 것만을 뜻하지 않았고, 같이 일하고 즐거고 누리는 삶 속에서도 자유와 풍요로움이 녹아 있었다. 아나키스트들은 이런 삶의 즐거움과 만족감이 물질적인 풍요로움보다 더 소중하다고 믿었다. (105면)




39. 아나키스트들은 농업에 기반한 소규모 공동체나 작은 전원 도시야말로 인류가 만들어야 할 미래 사회라고 믿었다. 그리고 그런 소규모 공동체에서만 스스로 다스리고(자치) 스스로 삶을 유지하는 것(자급)이 가능하다. (108면)




40. 아나키즘에 여러 가지 다양한 흐름이 포함되어 있지만 모두가 공감하는 점은 자기 삶의 주인이 바로 자신이라는 점이다. 아무도 나를 대신할 수 없고, 때로 어렵고 고통스러울지라도 자기 힘으로 문제를 해결할 때 인간은 성장하고 시민으로서도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다. 어느 누구도 그런 자기 극복과 성장의 기회를 타인에게서 빼앗을 수 없다.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한다”라는 말이나 “너를 위해 내가 희생했다”라는 이야기는 아나키스트들의 귀에 결코 아름답게 들리지 않는다. (108면)




41. 선택과 결정에는 항상 책임이 동반되는데, 그 책임은 언제나 당사자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113면)




42. 영국의 아나키스트 골린 워드Coln Ward는 아나키스트의 조직을 설명하기 위해 네트워크 개념을 받아들인다. “우리는 피라미드 대신에 네트워크를 구성해야 한다. 모든 권위적 기관은 피라미드 구조를 가진다. ... 아나키즘이 원하는 것은 ‘우리’가 피라미드에서 빠져나오는 것이다. 아나키즘은 스스로 결정하고 자신의 운명을 조정하는 개인과 집단의 확장된 네트워크를 지향한다.” (116면)




43. 그(톨스토이)의 시각에서 볼 때 진정한 기독교인이라면 인간을 죽이거나 죽임을 당하는 군대에 입대하면 안 된다. ... 톨스토이는 폭력적인 방식으로 저항하라고 주장하지 않았다. 오히려 톨스토이는 불복종이야말로 능동적인 저항의 방법이라고 보았다. (127면)




44. ‘아나-볼 논쟁’ ... 볼세비키 문인들은 계급해방 운동의 일익을 담당하지 못하는 예술의 가치를 부정하고 아나키스트 문인들을 좌익 문예가의 가면을 쓴 부르주아 문인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아나키스트들은 볼셰비키 문인들이 예술을 정치의 도구로 만들었다고 반박했다. (133면)




45. 실제로 아나키즘을 꿈으로만 생각하지 않고 현실의 진지한 대안으로 다루는 사람들이 있다. 일본의 평론가 가라타니 고진은 ‘세계공화국으로’(2007)라는 책에서 마르크스와 프루동의 사상이 ‘어소시에이션association'이라는 같은 토대에 의존한다고 해석하면서 마르크스의 “사회주의 이념은 명확히 프루동의 것”이라는 파격적인 주장을 한다. (139면)




46. 아나키즘은 변화의 방향을 국가에만 맞추지 않고 다양한 사회적 실천을 장려한다. ... (145면)




47. 아나키즘은 관점의 차이야말로 역사를 발전시켜온 힘이라고 주장한다. 부싯돌이 서로 부딪쳐서 빛을 내듯이, 다양한 차이가 서로 충돌할 때 새로운 사상이 출현한다. 그리고 차이가 서로 충돌하며 만드는 다양함의 가치는 스스로 결정하는 자치를 만나야 그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내 속에서 나오지 않는 차이, 즉 권력이나 자본이 만든 차이는 긍정이 아니라 부정의 대상인 것이다. (148면)




48. 분명한 것은 아나키즘이 단순한 하나의 지적인 경향이나 흐름으로만 머물 경우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나키즘은 아나키스트로서 살아갈 때 실현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아나키즘은 지식이나 학문을 넘어서는 삶의 지혜이다. (150면)




49. 함석헌은 사람은 사회적 존재이고 “인격이란 것은 있기는 개個로 있으나 그 바탕은 사회적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런 점에서 스스로 함 또는 자치는 서구적인 개인의 자치가 아니라, 고립되지 않고 전체 속에 존재할 때에만 의미를 가진다. (15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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