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클랜 게시판/링크/물물교환/파일공유/아나키즘 읽기자료
잡민잡론잡설/안티 다국적기업/관리자방/English

아나키즘저널발행준비위원회/투쟁과집/투쟁과밥/군대반대운동
아나키FAQ번역프로젝트/재활센터/여고생해방전선/전쟁저항자들

View Article     
Name
  돕헤드 2009-01-29 14:53:36, Hit : 961
Subject   안양교도소에서 온 이길준의 편지(20090121)
지금 안양교도소에서 수감생활을 하고있는 이길준의 편지입니다.
이길준씨는 작년 촛불집회가 한창이던 2008년 7월 27일 촛불진압 거부 양심선언을 하고 구속되었다가
최근 1월 23일 항소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습니다.

-------------------------------------------------------------------------------------

어제 접견에서 처음 얘기를 들었습니다. 무슨 얘기를 하는건가 싶었죠. 이런 일일줄은 몰랐습니다. 오늘 신문으로 자세한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머리가 무거워졌습니다. 그저께 티비에서 용산 철거민들의 농성 소식을 볼 때만 해도 솔직히 무심하게 받아들였습니다. 다음날 일이 이렇게 진행될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죠.

우선 몇달전 담당 검사와의 조사가 생각나더군요. 그분은 집시법 위반에 대한 물리력 사용의 정당성을 역설하면서 법과 국가권력과 간접민주주의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드러냈습니다. 그걸 의문시하고 따르지 않으면 서로가 서로를 물어뜯는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의 시대가 올 것이란 얘기였죠. 뭐, 상대방이 그러는한 저도 상대방의 생각에 대해 저와 다르다는 이유로 깎아내릴 생각은 없지만, 공권력의 불길이 사람들을 집어삼킨 지금 생각해보면, 그분이 자신의 말을 믿었다면 얼마나 순진한 생각인가 싶습니다. 저는 여기서 '법은 우릴 지켜주어요~'하는 노래를 듣는게 일과지만, 이게 꼭 그렇지 않다는걸, 혹은 그 '우리'라는게 생각과 조금 다른다는걸 모두들 알지 싶습니다.
이번 일을 두고도 그 '법치'라는 말이 만리! 장성 밑에 사람을 묻던 그 시절처럼 끊임없이 옹알대고 있는데, 우선 그 사람들이 왜 골리앗에 올라 화염병을 들 수밖에 없었나를 생각해봐야하지 않을까요? 성격파탄자라서 '도심에서 테러'를 일으키며 희열을 느끼고 있었을까요? 평생 그 자리에서 장사하던 사람들이 안전과 행복을 보장하는 법의 테두리에서 빠져나와 행동을 했습니다. 하지만 어쩌면 그런 테두리는 애초에 없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적절한 보상도 주어지지 않고, 겨울에 강제철거를 하지 않겠다는 약속도 깨고, 하루만에 위험물질이 가득한 곳에 경찰력을 대거 투입하는게 그토록 강조하던 법과 원칙이라면, 적극적으로 지키지 않으렵니다.

그 들에게 무기를 들게하고 사지로 내몬건 바로 그 법과 원칙의 수호자들입니다. 전철연이 예행연습을 했는지, 화염병이 물대포를 맞고 떨어졌는지 아닌지가 문제가 아닙니다. 사람들은 자신들의 삶이 위협받자 가느다란 줄 위에 올라섰습니다. 지지받지 못하더라도, 내려와봐야 법과 원칙이 지배하는 세계에선 살 곳이 없을테니까요. 그리고 법과 원칙은 그런 그들을 흔들어 떨어뜨립니다. 확인사살입니다. 호흡기를 뗀 거죠.
같은 시대 같은 사회를 살고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런 의식이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이렇게 못했을 겁니다. 존중과 배려에 바탕한 대화와 소통은 인간 사회에서 갈등이 생겼을 때 해결하는 기본적인 방법입니다. 그런데 이게 없으니 사람들이 답답할 수밖에요. 법과 원칙의 강조가 이젠 투정으로만 들립니다. 대화같은거 이해도 안가고 그저 모두 같은 뜻으로 오직 한 가지만 보고 일사분란하게 달리기를 원하십니까? 그럼 전국민에게 로보트 시술을 하세요. 그게 아니라면 삽을 내리고 주변을 둘러봅시다. 우린 개미도 아니고 벌도 아니에요.
어 떤 생각이나 행동을 지지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라, 그런게 최소한 존재할 수 있게끔하는 기본요건을 얘기하는 겁니다. 최소한 상대방을 인정하고 가야죠. 인정될 수 있을만큼의 자유로 보장되어야 하고요. 상대방의 생각을 박멸하고 정화할 박테리아쯤으로 여기는 사람들이랑 공존이 될까요. 뭐, 공존할 생각이 없는 듯도 보이지만.

얼마전 그리스 시위를 보면서 이곳에도 저런 일이 있을까 생각해봤습니다. 점점 사람들이 내몰리고만 있으니 그럴 수도 있겠다 싶더군요.
자, 이제 우린 거리로 나가 화염병을 던지고 바리케이트를 쳐야할 때가 온 걸까요? 그럴 수도 있겠지만, 어쨌거나 죽음이란 사실의 무게에 휩쓸리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분명한 목소리로 문제점을 지적하고, 냉정하고 신나게 분노를 드러내야죠.
우리는 춤을 출겁니다. 침묵을 부수고, 폭력을 씻고, 사람들 사이로 진동하며 세상을 뒤덮을 춤을, 하지만 흥분해서 스텝이 엇갈려 넘어지면 안되겠죠.

여전히 답답한 마음입니다. 그저 꽃을 놓고 애도하는 마음으로 여기 섭니다.

2009. 1. 21.
안양교도소에서 이길준.

--------------------------------------------------

더 많은 편지는 전쟁없는세상 홈페이지와 후원모임까페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전쟁없는세상 http://www.withoutwar.org
이길준과 함께하는 저항 http://cafe.daum.net/resistjun

편지보내기
- 손편지 : (431-600)경기도 안양시 안양우체국 사서함 101호 2656번 이길준 앞
- 인터넷서신 : http://seoul.corrections.go.kr/Index.do   (안양교도소 2625 이길준)




No
Subject
Name
Date
Hit
5292    으웩 [1] 리도 2009/02/07  1105
5291    퀴즈 - 다음은 어디에 나온 구절일까요? [3] 몽환 2009/02/06  913
5290    [최원]윤소영 교수의 비판에 답함 [3] 보스코프스키 2009/02/05  1564
5289    [용산 철거민 학살 추모곡] 일어서라 돕헤드 2009/02/02  654
5288    프랑스 총파업!(유럽 각국 상황) 크로폿킨 2009/01/30  1253
   안양교도소에서 온 이길준의 편지(20090121) 돕헤드 2009/01/29  961
5286    1월 31일 토요일 오후 4시 서울 청계광장에서 2차 범국민 추모대회가 열립니다 [1] 돕헤드 2009/01/21  1040
5285    아나키스트 김승현 텔레비전에 나온다! [1] 돕헤드 2009/01/27  1040
5284    [소유란 무엇인가 읽기] *1 : 들어가기 크로폿킨 2009/01/27  1168
5283    [진보경제연구원]테러리즘 비판(트로츠키 글) [1] 보스코프스키 2009/01/26  895
5282    설날 잡담 [5] 도리 2009/01/26  806
5281    오늘도 잡담~ [5] 몽환 2009/01/25  827
5280    너희가 누구인지 그 때 알았다 [1] 돕헤드 2009/01/24  728
5279    가입인사 올립니다 [6] Amazing Mets 2009/01/24  886
5278    안녕하세요! [5] jucc 2009/01/21  874
5277    헉 건방진콩 님들아 트래픽 초과임... [2] 도도리리 2009/01/21  1094
5276    저도 잡담을 해보고 싶어서, 간만에, [9] 크로폿킨 2009/01/21  1221
5275    두번째 글 [3] 몽환 2009/01/20  829
5274    첫 글 [3] 몽환 2009/01/18  1028
5273    유투브에 올라온 1월 10일 팔레스타인의 해방과 평화를 위한 긴급행동 동영상 돕헤드 2009/01/14  912
5272    아나클랜 사이트를 전면 개편해보는 것이 어떨까요? [17] 돕헤드 2009/01/12  1180
5271    [jkphoto/책사람]아나키즘 - 개념정리 / 난 얼마나 아나키스트일까? & 중요문장 스크랩 [5] 보스코프스키 2009/01/09  1202
5270    [노이에자이트]일본의 혁명가 고도쿠 슈스이의 제국주의론 보스코프스키 2009/01/08  1062
5269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인 학살 중단 촉구 긴급행동 ─ 학살을 중단하라 스머프 2009/01/08  851
5268    "운하 파다 니 무덤 판다" 문자 보내기 돕헤드 2009/01/08  1300
5267     가자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반대하는 직접 행동 [1] 돕헤드 2009/01/07  1082
5266      유럽, 격렬한 반전시위로 새해 열어 [1] 돕헤드 2009/01/07  860
5265     1월 6일 병역거부를 선언한 우공의 병역거부 이유서 돕헤드 2009/01/06  1109
5264      오마이뉴스 관련기사입니다. 보스코프스키 2009/01/09  707
5263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그 지상군 투입 규탄 긴급 기자회견 스머프 2009/01/06  808
5262    르몽드 이번호 아나키즘 특집기사 목록.... [5] 보스코프스키 2009/01/05  849
5261    인디미디어 코리아 준비모임 1월 8일 목요일에 합니다 돕헤드 2009/01/02  1039
5260    이스라엘의 전쟁폭력과 대학살을 반대하는 촛불문화제 1월 6일 화요일 이스라엘 대사관 앞 돕헤드 2009/01/02  968
5259    1월 15일, 프루동 탄생 200주년입니다, [2] 크로폿킨 2009/01/01  1068
5258      [우리모두]르몽드 1월호 주요목차 보스코프스키 2009/01/05  822
5257    연대는 어떻게 이뤄지는지 궁금합니다. [2] 아프리카 2008/12/27  946
5256    Indymedia 한국은 [10] 광기형 2008/12/26  1059
5255    [최원/學] 이론적 아나키즘 관련 {민주주의의 경계들} 인용 보스코프스키 2008/12/23  827
5254    조세희, "젊었을 때 아나키즘에 빠졌던 것 같다" [8] 돕헤드 2008/12/23  1436
5253    그리스 반정부 시위를 지지하는 공개편지 돕헤드 2008/12/22  837
Prev [1][2][3][4][5][6][7][8] 9 [10][11][12][13][14][15]..[141] Next
Copyright 1999-2017 Zeroboard / skin by lifes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