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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아한글 파일 첨부] 군대, 구려! |
우리는 모든 종류의 전쟁을 반대한다.
그것은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을 전쟁이라는 야만적 폭력으로부터 지키고 보호하려는 가장 인간적이고 윤리적인 요청이다. 이는 나를 포함한 인간을 살상무기로 무자비하게 살해하는 끔찍한 폭력에 반대하는 가장 기본적인 양심에서 우러나온 외침이므로 종교, 국가, 헌법 등 그 어떤 인위적 제도로 막을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에 한국군 파병을 반대한다는 제한적인 참전반대론은 기회주의적이고 민족주의적인 작태라고 생각한다. 내 자식만 죽지 않으면 지구 다른 곳에서 전쟁이 일어나 수백만의 민간이 소중한 목숨을 잃어도 괜찮다는 말인가?
전쟁반대는 누구보다도 노동자들과 일반 시민이 앞장서야 한다. 왜냐하면 전쟁에서 가장 큰 피해자는 자본가도 아니고 권력자도 아닌 힘없고 가난한 노동자와 민중들이기 때문이다. 가진자들은 애국주의를 들먹이고 민족주의를 고취시켜 언제나 가지지 못한 민중들을 군대와 전쟁으로 내몰고 착취를 거듭해왔다. 군대에서 무임금 중노동에 시달린 민중들은 다시 장시간 노동과 해고로 신음하고 있다. 전쟁은 우리의 목숨까지 요구한다. 하지만 누굴 지켜주기 위한 군대이며, 누구에게 이득이 되는 전쟁인가?
모든 전쟁에 반대하는 우리들의 활동은 이제 막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지구 상에서 모든 전쟁이 사라질 때까지 결코 진정한 휴식을 취하지 못할 것이며 따라서 삶의 재미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어떤 쾌락도 하늘에서 미사일이 떨어지고 총알이 빗발치며 지뢰가 터지고 사람들이 피를 흘리며 갈가리 찢겨 죽어가는 전쟁을 생각한다면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우리는 전쟁이 있는 곳에 결코 평화란 없다는 것을 언제나 잊지 않는다.
우리는 또한 전쟁을 수행하는 주체인 군대를 반대한다. 군대는 전쟁을 위해 만들어진 집단이며, 군대의 본질은 전쟁을 준비하고 수행하는 것이다. 그리고 군대가 존재하는 한 전쟁의 가능성은 언제나 남아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군대를 없애지 않고 전쟁에 반대한다는 생각은 곧 탁상공론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전쟁을 반대하면서 동시에 군대를 반대한다. 진정한 평화를 위해 노력한다면 먼저 모든 종류의 전쟁에 반대해야 하며 나아가 모든 군대를 반대해야 할 것이다.
우리는 남한에서, 북한에서, 그리고 중국에서, 일본에서, 나아가 러시아와 미국에서 그리고 전 세계 모든 나라에서 군대가 사라지는 날까지 결코 진정한 휴식을 취하지 못할 것이며, 아무런 재미도 느끼지 못할 것이다. 적을 찔러 죽이고, 쏴 죽이고, 터뜨려 죽이고, 몰래 죽이는 연습을 하는 곳이 군대다. 적이 누구이고, 왜 그가 적인지 고민할 필요도 없이 그저 내가 죽고 싶지 않으면 먼저 죽여야 한다는 살벌하고 끔찍한 야만을 가르치는 곳이 군대다. 군대만 생각하면 어떤 쾌락도 무의미해진다. 우리는 군대가 있는 곳에 결코 재미란 없으며, 나아가 평화 역시 없다는 것을 언제나 잊지 않는다.
이에 우리는 길바닥으로 나선다. 우리의 주장에 공감하는 사람들과 함께 지구 곳곳에서 전쟁반대, 군대반대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다. 한 목소리여, 널리 울려 퍼져라!
마침내 군대가 없어지고, 전쟁이 없어지는 날 인위적으로 나눠진 국경 역시 전 세계에서 싹 사라질 것이다.
재밌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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